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9,305,37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28.부터 2023. 9.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인테리어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제주시 B에 있는 C 아웃도어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였는데, 위 공사현장에서 목공사를 수행하던 소외 D가 2016. 3. 28.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이동식비계 위에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D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3요추 방출성 골절상을 입었다.
D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7. 7. 24. D가 원고와 사이에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아니라 원고로부터 목공사를 하도급 받아 시공한 사업주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불승인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D는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고(제1심 서울북부지방법원 2018가단3738, 항소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나37056, 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법원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원고와 D의 관계가 노무도급관계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고, 다만 사고의 발생 및 확대에 D의 잘못도 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하여 아래와 같은 손해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2022. 1. 6.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위 항소심 소송에서 원고의 소송고지신청에 따라 보조참가를 하였다.
재산상 손해액 : 57,019,452원(아래 각 항목에 해당하는 손해 합계 114,038,905원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일실수입 101,781,107원(구체적인 산정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기왕 치료비 8,894,120원
향후 치료비 2,891,988원
개호비 471,690원
위자료 : 1,700만 원
이 사건 확정판결에 기하여 원고는 2022. 1. 20.경 D와 사이에 '원고가 D에게 2019. 1. 19.자 원리금 96,038,717원 중 9,600만 원을 2022. 1. 20.부터 2022. 3. 28.까지 분할하여 납부하고, 이를 모두 납부하면 D는 2022. 3. 28.까지의 지연이자를 포기하고,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취지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2. 1. 20.부터 2022. 3. 28.까지 4회에 걸쳐 D에게 합계 9,6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따른 구상권의 발생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그 밖의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의 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피고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재보험 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을 할 수 있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와 D 사이의 고용관계를 인정한 이 사건 확정판결에 따라 D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였고, 원고의 위 손해배상금 지급으로 인하여 피고는 그 범위 내에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면하게 되었다 할 것인바(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 보험급여에 상응하는 부분의 보상책임은 사용자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궁극적으로 피고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가 지급을 면하게 되는 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D에게 지급한 금원을 구상할 수 있다<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산재보험법상 수급권자의 대위권은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가 인정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데, 이 사건 불승인처분에 관하여 D가 항고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공정력과 불가쟁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구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비록 피고가 D에 대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여 이 사건 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D가 항고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채로 제소기간이 경과하였으나, 행정행위의 공정력이라 함은 행정행위에 하자가 있더라도 당연무효가 아닌 한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하여 취소될 때까지는 잠정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통용되는 효력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행정행위가 취소되지 아니하여 공정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이나 이해관계인은 언제든지 그 행정행위가 위법한 것임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누14271 판결 참조), 행정처분이 확정되어 그 처분의 효력을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처분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나 법률적 판단이 확정되고 당사자들이나 법원이 이에 기속되어 모순되는 주장이나 판단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3.8.7. 선고 93누5437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3882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유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구상을 청구함에 있어 장애가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구상권의 범위
산재보험 가입자인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구상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지급한 금원이 산재보험 수급권자인 D가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서 보험급여 지급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살피건대, 만약 D에 대하여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요양승인처분이 있었다면, 피고가 D에게 지급하였을 보험급여의 항목 및 액수는 요양급여 2,547,210원, 휴업급여 25,902,590원 및 장해급여 40,109,85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한편 원고가 이 사건 확정판결에 따라 D에게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일실수입 101,781,107원, 기왕 치료비 8,894,120원, 향후 치료비 2,891,988원 및 개호비 471,690원 합계 114,038,905원 중 D의 과실비율 50%를 공제한 57,019,452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는 D에게 지급한 금원에 관하여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재보험 급여의 범위 내에서, ① D에게 지급한 기왕 치료비, 향후 치료비 및 개호비의 50%의 범위 내에서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금액 2,547,210원, ② D의 휴업급여 25,902,590원의 범위 내에서 D의 일실수입 중 2016. 3. 28.부터 계산의 편의상 D에 대한 치료가 종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 장해진단일인 2017. 1. 11.에 가까운 2017. 5. 6.까지의 일실수입 합계 13,296,633원(위 일실수입 산정내역 표 순번 1-4번 항목을 합산한 금액이다) 중 원고의 과실비율 50%에 해당하는 6,648,316원(= 13,296,633원 × 50%, 원 미만 버림), ③ D의 위 2017. 5. 6. 이후의 기간에 대한 일실수입 합계 88,484,474원(위 일실수입 산정내역 표 중 순번 5-10번 항목을 합산한 금액이다) 중 원고의 과실비율 50%에 해당하는 44,242,237원(= 88,484,474원 × 50%)의 범위 내에서 장해급여 40,109,850원 합계 49,305,376원(= 2,547,210원 + 6,648,316원 + 40,109,850원)을 구상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49,305,376원 및 이에 대하여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더하여 원고는, 피고가 D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을 그르쳐 원고가 D에게 먼저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지급한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확정판결에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이 된 2016. 3. 28.부터 원고가 D와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지연손해금의 발생이 중단된 2022. 1. 19.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구한다.
그러나 재해를 입은 근로자로서는 업무상 재해의 발생에 있어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사용자에 대한 민법상의 손해배상채권과 피고에 대한 산재보험 급여청구권을 모두 가지게 되므로 어떠한 권리든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근로자의 이중의 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산재보험법 제80조 제2, 3항에 따라 보험급여와 다른 보상이나 배상 사이에 조정이 이루어질 뿐이다. 따라서 D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가 손해배상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손해배상채무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손해배상금 지급으로 인하여 피고가 그 범위 내에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므로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나, 이와 달리 손해배상책임의 지급 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의무는 어디까지나 원고 자신의 의무를 지체함으로써 발생한 책임이라 할 것이므로 이를 피고에게 구상할 수 없다(원고는 자신이 D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보험급여의 지급의무를 면하게 된 2022. 3. 28.부터의 법정이자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피고의 위법한 이 사건 불승인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취지로 보더라도, 단지 이 사건 확정판결에서 원고와 D 사이의 고용관계가 인정되었다는 사정 및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소속 공무원이 이 사건 불승인처분을 함에 있어 직무집행상 고의 또는 과실을 범하였다거나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위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민법상 손해배상채권과 피고에 대한 산재보험 급여청구권을 모두 가지며 어느 권리든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D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잘못 판단한 것과 원고의 지연손해금 지급과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49,305,37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D에게 손해배상금을 최종적으로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면책된 2022. 3.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9.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성희
각주1) 보조참가인이 피참가인을 보조하여 공동으로 소송을 수행하였으나 피참가인이 소송에서 패소한 경우에는 형평의 원칙상 보조참가인이 피참가인에게 패소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없도록 구속력을 미치게 하는 참가적 효력이 인정되는바, 피고가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원고를 보조하여 공동으로 소송을 수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와 D 사이의 고용관계유무는 이 사건 확정판결의 결론의 기초가 된 사실상·법률상 판단으로서 피고가 원고와 공동이익으로 주장하거나 다툴 수있었던 사항으로서 위 참가적 효력이 미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에서 원고와 D 사이의 고용관계에 관하여 다툴 수없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9다26825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