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2. 15. 선고 2022가합53482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1. 12. 원고에 대하여 한 전보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해사, 화물에 관한 감정검사 및 증명, 화물의 검량 검척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0. 2. 9.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대산사무소에서 검정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1. 12. 피고의 인천사무소로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이라고 한다)을 받은 사람이다[원고는 2018. 5. 29. C노동조합 D 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를 설립하여 수석 부지회장을 맡다가, 2019. 5. 1. 사무장으로 선출되었고, 2020. 11. 13. 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2)

이 사건 전보 전후로 대산사무24소에 근무하였던 피고의 직원은 원고, E, F, G, H, I, J 등으로, 모두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이다.

나.

피고의 대산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업무 반려 지시

1)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단체협약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평일 09:00부터 18:00까지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경영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대산사무소 직원들에게 유연근무 방식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였고, 대산사무소 직원들은 유연근무가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한 근무형태의 변경을 요청하였다.

2)

대산사무소 직원들은 피고에게 대산사무소의 업무에 관한 업무예상 보고를 해왔는데, 피고의 K 상무는 2021. 3. 19.경 대산사무소 직원들에게 ‘회사는 법을 준수해야되기에 주말 업무로 주 52시간 초과 근무자가 발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주 52시간 초과근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고객에게 정중히 업무 반려를 해주시기 바라며, 향후에도 주 52시간 초과근로가 생기지 않도록 현장에서 필요시 업무 반려를 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3)

K 상무는 이후로도 2021. 9. 15.경까지 ‘대산사무소 직원의 근로시간이 초과하지 않도록 검정요청 접수 시 근무시간 초과와 인력 부족으로 업무수행이 불가함을 안내드리고 반려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다.

대산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전보명령

1)

피고의 L 상무는 2021. 8. 9. 원고에게 ‘대산사무소의 경영상태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안 좋았고, 고객서비스에 대한 위험요소도 많아 향후에는 현 체제로 사업장을 유지하는데 어렵다고 판단이 되어, 사업장을 대폭 축소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하여 대산사무소 직원들의 전보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2021. 9. 2. 원고에게 ‘2021. 8. 26. 2차 추가협상에서 회사에서 제안한 조건에 회신이 없다면, 대산사무소의 규모 및 인원 축소를 하고, 직원 전보 등의 조치를 통하여 고용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재차 발송하였다.

2)

피고의 대표이사 M은 2021. 9. 21. 피고의 전 직원에게 ‘대산사무소 인원 및 규모를 대폭 축소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2021년 들어 직원들의 주간 소정근로 준수에 따른 근로시간 초과로 인하여 고객들의 업무를 반려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고객들로부터 업무지정 건수가 점차 감소하게 되었다, 어제부터 시작된 노조의 파업으로 금일 역시 평택에서 대산 업무지원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고객이 검정료를 인상해 준다고 하여도 직원들이 주간소정근로만을 준수하기에 근로시간 초과로 그런 일들을 수락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1차로 대산사무소 인원과 규모를 대폭 축소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였고, 필요시 2차 감축계획을 단행할 예정이다, 직원 전보 등의 조치를 통하여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 대산사무소의 경영개선책을 계속 찾아보고자 노력할 것이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피고는 2021. 10. 11. 대산사무소의 직원인 G, J을 울산사무소로, E을 평택사무소로 전보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3)

M은 2021. 10. 21. 원고에게 ‘2021. 10. 20. 피고의 N, K, O 상무가 대산사무소 직원들과 개별면담을 가졌는데, 직원들의 자구책이 대산사무소의 경영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고객 관련 리스크를 회사가 감당하기 어렵다, 대산사무소를 축소하여 운영하는 것에 대한 회사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4)

M은 2021. 10. 25. 피고의 전 직원에게 ‘현재 대산사무소의 상황을 놓고 볼 때, 대산사무소를 전면 폐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되어 2021. 12. 31.자로 대산사무소를 전면 폐쇄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피고는 2021. 11. 12. 대산사무소 직원인 원고를 인천사무소로, H를 부산사무소로, I을 평택사무소로, F을 울산사무소로 전보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5)

피고는 2022. 3. 30. 대산사무소를 2022. 3. 30.자로 폐쇄한다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를 하였다.

라.

관련 규정

피고는 2018. 12. 4. 이 사건 지회와 아래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10, 14, 15, 17, 18, 24, 25, 27, 42호증, 을 제3, 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의 필요성이 없이 이루어졌고, 원고와의 충분한 협의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는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전보로서 무효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이유가 없는 전보ㆍ전직은 금지되며, 전보ㆍ전직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해고의 정당성의 증명책임에 관한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6두3339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갑 제23, 28, 30, 31, 34 내지 38, 43 내지 46, 48호증, 을 제1, 2, 4, 5, 6, 8,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는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를 변경하는 것임에도 원고의 동의를 받거나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루어졌고, 그 업무상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데 반하여 원고에게 큰 생활상 불이익을 주게 되므로, 이 사건 전보는 합리적인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다.

1)

근로계약상 근로장소의 한정 및 원고와의 협의

가)

원고의 근로계약서(갑 제45호증)에는 원고의 취업장소가 ‘대산사무소’임을 명시하고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로장소가 특정되어 있다는 점은 문언의 내용 및 형식상 분명하고,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근로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원고의 경우와 달리 피고의 다른 직원의 근로계약서(갑 제31호증)는 그 취업장소가 ‘B’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피고의 특정한 사무소(예를 들어 대산사무소, 인천사무소, 울산사무소 등)로 한정되어 있지 않은 점, 원고는 대산사무소에서만 계속하여 근무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그 주거 또한 대산사무소가 있는 서산시에 위치하고 있는바, 피고가 위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임의로 원고의 근로장소를 대산사무소 이외의 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점, 이 사건 전보 무렵에 이루어진 대산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각 전보명령을 제외하고는 대산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타 지역에 위치한 사무소로 전보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근로계약상 근로장소는 이 사건 전보를 통한 원고의 새로운 근무지인 ‘인천사무소’나 그 밖의 피고의 사무소들이 아닌 ‘대산사무소’로 한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근로계약상 근로장소를 변경하는 것이고, 피고의 단체협약 제49조 제3항에서는 ‘회사는 조합원의 이동 및 전직 발령에 대하여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나아가 원고와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 인천사무소에서 근무함에 따른 출퇴근의 어려움, 그 밖의 정신적ㆍ육체적 불이익 등에 관한 개인적인 협의 절차를 거치거나 이 사건 지회와 협의 절차를 거친 사실도 전혀 없다(피고는 원고가 사실상 면담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원고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전보는 대산사무소의 경영난에 따라 대산사무소를 폐쇄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전보는 2021. 11. 12.에 있었고, 그에 따른 인사발령일은 2022. 1. 1.인데, 피고 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산사무소의 폐쇄일은 2022. 3. 30.로, 이 사건 전보 이후 대산사무소 폐쇄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피고는 위 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산사무소 폐쇄일인 2022. 3. 30.로부터 1년이 경과한 이후인 2023. 4.경까지도 대산 지역에서 기존의 대산사무소가 수행하였던 업무를 계속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직원인 평택사무소의 P 부장은 2022. 1.경부터 2023. 4.경까지 대산에서 매월 159시간 내지 224시간의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실질적으로 대산에 상주하면서 대산에서의 업무를 처리하여 온 점, 피고는 대산사무소의 기존 사무실(서산시 Q, 3층 R호)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다른 장소(서산시 S, T호)를 임차하여 사무실로 사용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기존 대산사무소 폐쇄 이후에 대산에서 새로 이루어진 검정 계약, 피고의 업무수행 내역 등에 비추어 볼 때 새로 임차한 사무실을 단순한 임시숙소, 검정장비 보관 장소 내지 출장소로 보기는 어려운 점<2>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을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를 포함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가 대산사무소의 폐쇄로 인한 것으로서 불가피한 인사명령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2)

업무상 필요성 및 생활상 불이익

가)

피고는 대산사무소의 직원들이 피고 내 관행으로 자리잡은 야간근로 후 익일 주간근무의 시업시간을 변경하는 형태의 유연근무를 거부함에 따라 대산사무소에서의 연장근로, 야간근로가 어려워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2020년경부터 대산사무소의 경영이 악화되어 더 이상 대산사무소를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산사무소 폐쇄 및 그 직원들에 대한 전보명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대산사무소의 2020년 영업이익률은 5.3%로, 2019년의 영업이익률인 16.6%에 비하여 감소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산사무소의 영업이익률은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2021년에도 4월까지는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바(1월 영업이익률 30.5%, 2월 영업이익률 1.0%, 3월 영업이익률 19.9%, 4월 영업이익률 20.2%), 2021년의 영업이익률은 다른 지역에 위치한 피고의 사무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피고가 2021. 3. 19.경부터 업무반려를 지시하고, 2021년 4월경부터 8월경까지 대산사무소의 업무가 반려됨에 따라(반려 건수 : 4월 3건, 5월 11건, 6월 28건, 7월 16건, 8월 1건으로 합계 59건, 을 제3호증 참조) 2021년 4월부터 대산사무소의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로 전환되었고, 2021년 10월경 대산사무소 직원인 G, J을 울산사무소로, E을 평택사무소로 전보발령함에 따라 대산사무소의 영엽이익률은 2021년 11월 –65.7%, 12월 –187.7%로 크게 낮아졌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대산사무소의 경영이 악화된 것은 피고가 대산사무소의 업무 반려를 지시하여 대산사무소의 업무 자체가 감소하였기 때문으로 봄이 타당하고, 대산사무소의 직원들이 유연근무를 거부하였기 때문에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피고와 이 사건 지회 사이의 단체협약은 2018. 12. 4.경 체결되었고, 조합원들의 근로시간은 그때부터 09:00부터 18:00까지로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측면에서도 대산사무소의 경영이 2020년부터 악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또한, 2021. 3. 19.경 업무반려 지시를 하기 이전까지 피고는 대산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시간 준수나 업무 수행 형태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등을 문제삼지 않았고, 대산사무소의 업무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이 사건 전보 이후에도 P 부장을 대산에 상주하여 근무하게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대산사무소의 경영 악화로 인하여 인원감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또는 대산사무소의 다른 직원들을 전보발령하면서, 평택사무소의 P 부장을 대산에 상주하게 하는 등 전보대상자의 선정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나아가 ① 피고와 이 사건 지회는 2018. 12. 4.경 ‘평일 근무는 9시부터 18시까지’라는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피고는 단체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들이 단체협약상 근무시간을 준수할 것이라는 점 및 그에 따라 피고의 업무 일정, 매출 등에 영향이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대산사무소의 운영방안 및 근무형태에 대하여, 원고를 비롯한 대산사무소 직원들은 피고에게 유연근무 외에 대산사무소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들(대산사무소에 직원 1명을 충원하는 방안, 소정근로시간은 준수하되, 출퇴근 시간을 2개조로 나누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대산사무소의 운영방안에 대하여 피고와 교섭하기 위해 노력한 반면, 피고는 대산사무소 직원들에게 유연근무제를 받아들일 것만을 요구하였을 뿐 직원들이 제시하는 방안에 관한 추가적인 검토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대산사무소의 폐쇄 및 이 사건 전보 외에 대산사무소의 경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피고가 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피고가 주장하는 유연근무는 업무가 과다할 때는 다음날의 주간 근로시간을 당일의 야간 근로시간으로 변경하고, 업무가 없는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는 등 매일매일의 업무의 경중에 따라 근로시간을 달리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예정하는 유연근무제(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와는 그 형식을 달리하고 있고, 단체협약에도 반하는 것으로 대산사무소의 직원들로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근무형태로 보이는 점, ④ 대산사무소의 인원 및 규모 축소에 대하여 이 사건 지회가 2021. 9. 24.경 ‘2021. 9. 27. 00:00부터 2021. 9. 29. 09:00까지’ 파업을 결정하자, 피고는 즉시 2021. 9. 24.경 ‘2021. 9. 25. 00:00부터 이 사건 지회의 파업을 이유로 직장폐쇄를 한다’는 공문을 발송하였고<3>, 피고의 대표이사 M은 2021. 10. 21.경까지도 원고, 대산사무소의 직원들과 대산사무소의 축소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나누다가, 불과 4일 뒤인 2021. 10. 25.에 이르러서는 대산사무소 직원들, 원고 및 이 사건 지회와의 추가적인 논의 없이 대산사무소를 폐쇄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바, 위와 같은 행동들은 대산사무소의 운영방안에 관한 대산사무소 직원들 및 이 사건 지회에 대한 적절하지 않은 교섭 태도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의 대산사무소 폐쇄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전보가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반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인천사무소로 출퇴근하게 됨에 따라 출퇴근시간이 편도 2시간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서산에서 인천까지 출퇴근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인 점, 원고가 인천에서 부담하게 될 주거비용 내지 가족들이 위치한 서산까지의 왕복교통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질적 근로조건은 심각하게 저해될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단체협약 제92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부동산 수수료로 최대 100만 원 및 3개월간의 월세 비용을 보조하여 준다는 것만으로는 그 불이익을 상쇄하기는 부족한 점(대산사무소에서 다른 사무소로 전보발령된 다른 직원들이 모두 사직한 사정<4>을 보아도 그 불이익을 짐작할 수 있다), 원고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현재에도 서산에 거주하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바, 원고가 인천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인천에서 거주를 하면서 업무를 수행할 경우에 얻게 될 가족생활상의 불이익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로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각주1) 피고는 2022. 3. 28. C노동조합에 위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각주2) 이 사건 전보 이후 대산에 상주하며 업무를 수행하여 온 P 부장이 위 새로운 사무실을 임시숙소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각주3) 이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46조의 규정에도 반한다.

각주4) 대산사무소의 직원인 G, E, J은 2021. 11. 9., F은 2021. 11. 22., H, I은 2021. 12. 10.경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