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가합53722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지방공기업법과 ‘서울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설립되어 서울 도시철도의 건설, 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으로, 2017. 5. 31. 서울메트로와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이하 ‘도시철도공사’라고 한다)의 합병으로 설립되었다(이하 피고,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를 통틀어 지칭하는 경우에는 ‘피고 등’이라고 한다).

2)

원고들은 서울메트로 또는 도시철도공사에 입사하였다가 피고 설립 이후 피고로 고용이 승계된 근로자들로서, 1959년 출생 원고들(원고 순번 1 내지 425)은 2019. 12. 31., 1960년 출생 원고들(원고 순번 426 내지 833)은 2020. 12. 31., 1961년 출생 원고들(원고 순번 834 내지 1104)은 2021. 12. 31., 1962년 출생 원고들(원고 순번 1105 내지 1289)은 2022. 12. 31. 각 만 60세 정년이 도과하여 퇴사하였고, 1963년 출생 원고들(원고 순번 1290 내지 1395)은 현재 피고에 재직하고 있다.

나.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인사규정 개정 및 임금피크제 도입

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가,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이에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2014. 1.경 근로자의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2)

한편,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2015. 11. 28.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과 사이에, 도시철도공사는 2015. 11. 30. 5678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과 사이에, 근로자의 만 59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10%, 만 60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20%를 감액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각 단체협약을 통틀어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보수규정 개정과 임금피크제 시행

1)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2016. 1. 28. 취업규칙의 하나인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면서, 임금피크제 관련 보수 등 세부사항을 따로 정한다고 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수규정’이라고 한다).

2)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2016. 1.경 이 사건 단체협약과 이 사건 보수규정에 근거하여 임금피크제 추진계획과 세부실행 계획을 마련하여 서울시에 보고하였고, 2016. 1. 1.부터 만 59세에 도달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피고 등은 원고들이 고령자라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면서 만 59세와 만 60세에 지급받을 임금을 삭감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 및 퇴직금에서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중 일부로서 각 4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나.

피고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과, 대상 조치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 등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만 59세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에 관계없이 오직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따라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1)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가)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고,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이를 준수하기 위하여 2015. 8. 19.부터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서울시와 각 업무협의를 마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의견까지 들은 후 노사합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는 데 목적이 한정되어 있지 않고, 정부의 주도하에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공익적인 목적도 가지고 있다.

나)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2013. 5. 22. 개정되어 2016. 1. 1. 시행이 예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을 준수하기 위하여 2014. 1.경 근로자의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미리 연장하였고, 이로 인하여 인건비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보이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근거한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

2)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피고 소속 만 59세, 60세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정년이 만 60세로 유지된 채로 만 59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10%, 만 60세 임금에서 만 58세 임금의 20%만큼 감액되는 불이익을 입었다. 그러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의하면,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빠르게 도입하는 공공기관에는 경영평가점수를 가점하고 총인건비 인상률에도 혜택을 부여하는 반면, 2015년 안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에는 경영평가점수를 감점하고 총 인건비도 동결하는 불이익을 예정하고 있었으므로, 피고 등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경영평가 성과급이 감액되고 총 인건비 재원도 동결되었으리라 보이는데, 이러한 피해는 당장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하는 원고들뿐만 아니라 장래에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하는 전체 근로자들에게 미친다. 따라서 장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전체 근로자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을 때 입은 불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을 때 입었을 불이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가)

피고 등은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한 만 59세, 60세 근로자들에게 2일의 유급휴일을 추가로 부여하였다. 통상근무자의 한달 근로일수가 약 22일인 점을 고려하면, 2일의 유급휴일은 약 9%(= 2일/22일 × 100)에 해당하는 업무경감 조치로 볼 수 있다.

나)

나아가 피고 등은 만 59세, 60세 근로자들에게 사내강사 지위를 부여하여 월 최대 10시간, 시간당 2만 원의 교육훈련비를 지급하며, 그들로 하여금 후임들에게 숙련된 기술 및 업무노하우를 전수하게 하고 있다. 이에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대상기간 동안 최대 480만 원(= 10시간 × 2만 원 × 24개월)의 교육훈련비를 지급받을 수 있고, 숙련된 기술이나 업무노하우를 전수하는 강의가 원고들이 피고 등에게 제공하였던 본래 근로에 준할 정도의 고된 업무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다)

한편, 피고 등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퇴사 직전의 근로자들로부터 6개월 내지 1년 동안 아무런 근로를 제공받지 않은 채 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공로연수제도를 실시하여 왔다. 피고 등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후에도 공로연수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퇴직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를 활성화하였는데, 앞서 본 추가 유급휴일 부여 및 교육훈련비 지급과 같은 혜택이 더하여져 근로자들에게 임금 감액에 대한 상당한 보상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4)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의하면,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절감된 재원을 사용하여 별도 정원으로 관리되는 신규직원을 채용하여야 한다. 이에 피고 등은 실제 2016년 213명, 2017년 440명, 2018년 45명, 2019년 29명 합계 727명을 별도 정원으로 채용하였는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절감된 대부분의 재원이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보인다.

5)

그 밖의 사정

피고 등은 근로자들이 입는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하여 매년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제도도 마련하였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도 다른 근로자와 동일한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임금인상 및 호봉승급을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임금이 감액되는 이외의 나머지 사항에 대하여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도록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