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D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E사업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 1, 2급으로 재직하고 있거나, 1, 2급으로 재직 중 퇴직한 사람들로서, 1959년 하반기 이후 출생한 사람들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구「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개정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피고는 당초 2급 이상 근로자의 정년은 60세, 3급 이하 근로자 및 기능직 근로자의 정년은 58세로 각각 정하고, 근로자가 정년에 달한 날이 1월에서 6월 사이인 경우에는 6. 30., 7월에서 12월 사이인 경우에는 12. 31.에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및 부칙에 따라 2016. 1. 1.부터는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58세였던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피고 내 G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 적용기간, 임금지급률 등 임금피크제의 운영방안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피고는 2015. 10. 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하였다(을 제1호증).
피고는 위 노사합의에 따라 2015. 11. 6.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는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후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2017. 7. 5.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위 후속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후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몇 차례 개정하다가, 2019. 2. 19.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다시 한 번 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 대한 임금지급률을 변경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절차 위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3급 이하의 근로자는 정년이 연장되는 직접적인 이익을 받은 것과 달리 2급 이상 근로자는 정년 연장이나 별도의 대상조치 없이 임금만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과 같은 2급 이상 근로자들에게만 불이익하였다.
2급 이상 근로자들은 성과연봉제의 적용을 받는 반면, 3급 이하 근로자들은 호봉제의 적용을 받아 임금체계가 상이하고, 2급 이상 근로자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2급 이상 근로자와 3급 이하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는 별개의 근로자집단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시 2급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동의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별도의 설명·공고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3급 이하 근로자로만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시행하였는바, 결국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
2급 이상 근로자인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이후에도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의 임금 삭감의 범위 또한 합계 65%~70%로 현저히 불합리한 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를 연령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4>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배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전·후로 동일가치의 노동을 제공함에도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위반된다.
구체적 청구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로 인한 임금감액분의 일부로서 별지 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원)’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2급 이상 근로자와 3급 이하 근로자는 하나의 근로자집단에 해당하므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은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의 변경은 원고들에 대하여도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춘 것으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내용면에서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5>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줄어들었고 업무량 또한 감소하였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원고들이 동일가치의 노동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절차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
그리고 여러 근로자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동의주체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비록 이 사건에서 원고들과 같은 2급 이상 근로자에게는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2급 이상 근로자들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3급 이하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3급 이하 근로자집단과 2급 이상 근로자집단이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고, 3급 이하 근로자집단에게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부분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2급 이상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3급 이하 근로자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집단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조건 체계의 측면
피고의 인사규정은 제2조에서 ‘이 규정은 피고의 전 직원에게 적용하며, 다른 규정에 특별히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외에 별도로 2급 이상 근로자와 3급 이하 근로자를 구분하여 따로 마련한 인사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피고의 직원은 동일 직군 내에서 현 직급 최소 재직기간 요건 등을 갖춘 경우 심사평가절차를 거쳐 상위 직급으로 누구나 승진할 수 있으므로, 3급 이하 근로자와 2급 이상 근로자는 그 직급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 전환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2급 이상 근로자는 성과연봉제에 의하여, 3급 이하 근로자는 기존의 호봉제에 의하여 임금이 산정되어 임금체계를 달리하고 있기는 하나, 임금 산정 방식이라는 근로조건의 일부에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2급 이상 근로자와 3급 이하 근로자의 근로조건 자체가 이원화 되어 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2급 이상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고,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2급 이상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배제한 주된 취지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사용자의 이해가 반영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취업규칙도 이를 반영하여 개정하는 것이 통례(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21806 판결 등 참조)이어서 단체협약의 근로조건 기준과 동일한 기준이 비조합원에게도 적용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2급 이상 근로자에게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2급 이상 근로자가 3급 이하 근로자와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에 있는 이상,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전체 근로자 중 일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그 동의의 주체는 전체 근로자이지 불리한 변경의 적용대상이 되는 일부 근로자만이 아니다(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급 이상 근로자에게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3급 이하 근로자에게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여 3급 이하 근로자에 비하여 2급 이상 근로자에게 더욱 불리한 면은 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이므로 이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되는 3급 이하 근로자에 대하여도 불이익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잠재적 적용가능성의 측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의 내용은 비록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부분과 3급 이하 근로자에 대한 부분이 일부 상이하나, 추후 2급으로 승진한 근로자들도 동일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부분은 3급 이하 근로자에 대하여도 간접적, 잠재적으로 관련되어 그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 및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과 같은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등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3년 또는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3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 보장·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등을 예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는 위 권고에 따라 피고 내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 노사합의를 체결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 및 개정하였고, 그 과정에서 절차적인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6>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4조의5 제4호에서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므로<7>,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위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일부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직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교육훈련비 및 교육시간을 제공하였고,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를 통하여 그 지원 조치를 확대하여 퇴직 후 미래 설계 등을 위한 월 20시간의 교육시간을 제공하고(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실제로 2017년에는 1인당 평균 87.8시간, 2018년에는 1인당 평균 126.9시간의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퇴직컨설팅 및 교육훈련비 등 명목으로 합계 4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는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 대한 직무 조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상 조치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5. 10. 29.자 노사합의에 포함된 부속합의에서 상생고용지원금을 3급 이하 근로자의 처우개선에 활용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절감액 중 일부는 3급 이하 근로자의 처우개선에 우선 사용하기로 하여 2급 이상 근로자보다 3급 이하 근로자에 유리하게 정해진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같은 부속합의에서 직급에 관계없이 모든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조정임금 외에 어떠한 불이익을 주지 않으며, 복리후생, 승진, 퇴직금 정산에 있어 불이익이 없도록 정하였고, 한정된 재원을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에 사용해야 할 경우 피고로서는 그 사용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는데, 피고가 이에 대하여 하후상박의 원칙에 따라 정한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앞서 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위, 절차의 적법성, 내용의 상당성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2급 이상 근로자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여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3급 이하 근로자에 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이 더욱 컸으나, 한편 기존에 3급 이하 근로자에 비하여 유리한 정년규정이 적용되어 왔다. 앞서 본 위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및 취지, 운영 경과 등을 두루 감안하면, 2급 이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도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로 원고들의 업무내역에 변동이 없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월 20시간의 교육시간을 제공하고 2019. 1.부터는 단축근무제도를 시행한 점, 임금피크제 적용 후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문서 결재 건수가 월 평균 약 56건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점(원고 41 H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 6개월간의 문서 결재 건수가 적용 전 4,897건에서 적용 후 2,811건으로 2,086건이 감소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6 내지 61호증의 각 기재를 포함하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에 동일가치의 노동을 제공하였는데도 임금에 있어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인 2급 이상 근로자의 업무량이 감소하지 않았고, 근로내용에 변경이 없음에도 종전보다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도입 목적, 경위, 절차의 적법성, 내용의 상당성 등의 측면에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적법하여 유효하므로, 그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 차액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