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16. 선고 2022가합554217 판결

주문

1.

별지2 부제소 합의 원고 목록 기재 원고들,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 N의 소 및 원고 O의 소 중 2013. 3.부터 2014. 2.까지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지급 청구 부분을 각 각하한다.

2.

원고 P, Q, R, S, T, U, V, W의 청구 및 원고 O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설계,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다 퇴직한 사무직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들 중 별지2 표 기재 원고들(이하 '희망퇴직 원고들'이라 한다)은 같은 표'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희망퇴직하였고, 희망퇴직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일반퇴직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 온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은 성질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업적연봉과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제외한 채 통상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을 뺀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는 원고 X, Y, Z, AA, AB, AC, AD, AE, AF(AG생), AH(AI생), AJ, AK, AL, AM, AN, AO, AP, AQ, AR, AS, Q, AT, AU, AV, AW, R, S, AX, T, U, AY, AZ, BA,BB, V에게 퇴직금 내지 퇴직금 중산정산금을 지급하면서 전항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과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서 제외한 채 이를 기초로 퇴직금 내지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지급하였는바,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과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지급한 퇴직금을 뺀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부제소 합의 성립 여부

1)

항변의 요지

희망퇴직 원고들은 희망퇴직을 하면서 미지급 급여, 퇴직금 등과 관련된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의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원고 M은 2022. 3. 21. 피고로부터 70,157,960원을 지급받으면서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므로, 희망퇴직 원고들및 원고 M의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판단

가)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반증이 없는 이상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에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11133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희망퇴직 원고들이 "본인은 A 주식회사를 사직하며 회사와의 고용관계에 따른 모든 임금과 정규 퇴직금 및 희망퇴직프로그램에 따른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게 됨에 따라, 회사와의 고용관계 및 사직으로 인하여 본인이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급여, 상여금, 제수당(시간외수당, 휴일 및 야근수당, 미사용 휴가보상 등), 퇴직금및 기타 금품이 전부, 최종적으로 정산됨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회사와의 고용관계 및 사직과 관련하여 회사로부터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있는 경우라도 이를 포기합니다. 또한 본인은 회사와의 고용관계및 사직과 관련하여 회사 및 그 임직원 및 기타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여하한 당사자에 대하여도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 등 여하한 항목에 대하여도 행정상 또는 민·형사상 어떠한 형태의 제소, 고소, 진정 등 이의제기 등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희망퇴직원 또는 위 희망퇴직원과 같은 내용이되 그중 "기타 금품" 부분이 "기타 금품(학자금 등)" 또는 "기타 금품(성과급, 격려금, 학자금 등)"으로 기재되거나, "추가로 수령할 금품" 부분이 "2018 BC 성과금을 제외하고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라고 기재되거나 그 뒤에 "(차량바우처 제외)", "(차량바우처와 2012 BCPerformance plan pay 또는 2012 임금합의에 의한 성과급 제외)", "(학자금 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경우 학자금 지원금과 차량바우처 제외)" 또는 "(차량바우처, 2017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금 제외)"라는 내용이 추가로 기재된 희망퇴직원을 제출한 사실<1>, 피고가 그 무렵 희망퇴직 원고들의 희망퇴직을 승인하고 이들에게 위 희망퇴직원에 따른 임금, 퇴직금 등을 모두 지급한 사실, 원고 M은 2022. 3. 21. 피고에게 "본인은 2022.

3. 21.자로 안내된 지급 내역 70,157,960원을 열람하였으며, 본인이 지급받게 될 금원을 확인하였습니다. 본인은 회사가 법률상 원천징수 의무자로서 관련 세법 등에 따라 원천징수해야하는 금액을 공제한 금원을 본인에게 지급함에 동의하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본인은 열람한 금원을 지급받음으로써 현재까지 발생한 법정수당(퇴직금 중간정산금, 퇴직금 포함) 등 각종 임금을 포함하여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일체의 금품을 모두 지급받았음을 확인하고,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있는 경우라도 이를 모두 포기하며, 이와 관련하여 향후 회사와 그 임직원 및 기타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여타 당사자를 상대로 일체의 민·형사, 행정상 소제기 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하고 2022. 3. 31. 피고로부터 위 돈을 지급받은 사실은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희망퇴직 원고들과 원고 M은 희망퇴직원 내지 동의서를 제출하면서 향후 피고와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희망퇴직 원고들은 위 희망퇴직원이 부제소 합의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위 원고들은 부제소 합의 당시 업적연봉 등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및 그로 인한 추가 법정수당 및 퇴직금 채권의 존재 등을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위 부제소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1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근로자들이 가입한 BD노조 BE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는 2006. 12. 8. 피고 사무직원들에게 '체불임금관련 위원장 긴급공지'라는 제목으로 피고가 통상임금을 부당하게 축소 계산하여 지급하고 있어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므로 소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경우 위임장 등을 제출할 것을 공지한 사실, 2007. 3. 26. 피고 근로자들 중 일부가 피고를 상대로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 귀성여비·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 채 시간외근로수당 등이 산정되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24119, 이하 '1차 소송'이라 한다), 2010. 3. 4.부터 2016. 3. 22.까지 위와 같은 내용으로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4건의 소송이 제기된 사실(이하 위 5건의 소송을 통틀어 칭할 때는 '선행 소송'이라 한다), 1차 소송 항소심은 2013. 7. 26.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과 귀성여비·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0나20053), 상고심은 2015. 11. 26.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은 통상임금에 포함되나, 귀성여비·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고(대법원 2013다69705), 파기환송심(서울고등법원 2015나31393)과 재상고심(대법원 2017다52712)을 거쳐 2021. 6. 10. 위와 같은 내용의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희망퇴직 원고들은 선행 소송이 진행되던 도중에 피고와 사이에 급여, 상여금, 제수당(시간외수당, 휴일 및 야근수당, 미사용 휴가보상 등), 퇴직금 및 기타 금품 전부가 정산되었음을 인정하고 향후 민·형사상 어떠한 형태의 이의제기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 제소 합의에 이른 것이므로, 선행 소송에서 업적연봉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추가 법정수당 및 퇴직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부제소 합의에 이르렀다고 봄이 합리적이고, 위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와 희망퇴직 원고들이 선행 소송에서 쟁점이 된 통상임금 부분은 유보한 채 그 이외의 사항에 관하여만 부제소 합의를 한 것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희망퇴직 원고들은 희망퇴직원을 제출하더라도 선행 소송에서 인정되는 통상임금의 범위에 따라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고 여겼고 그로 인하여 희망퇴직원을 제출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위 원고들의 내심에 기대에 불과할 뿐이고 피고와 사이 부제소 합의의 내용에 포함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를 근거로 위 원고들이 피고에게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희망퇴직 원고들은 위 부제소 합의에 따를 경우 사실상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포기하는 결과가 되는바, 이는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희망퇴직 원고들이 희망퇴직 당시 피고로부터 법정 퇴직금 이외에 상당한 액수의 퇴직위로금 등의 금품을 수령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희망퇴직 원고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포기하였다거나 위 원고들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위 부제소 합의에 이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희망퇴직 원고들은 부제소 합의가 기재된 희망퇴직원은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마련된 형식에 위 원고들이 서명만 한 것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의 약관에 해당하는데, 그 내용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계약에서의 개별적 합의 등은 그 형태에 관계없이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다8353 판결 등 참조), 위 희망퇴직원은 희망퇴직 원고들의 희망퇴직 과정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개별적 합의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약관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부제소 합의가 이루어진 경위 등을 고려하면, 위 희망퇴직원에 기재된 부제소 합의 내용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희망퇴직 원고들은 부제소 합의를 선행 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미지급 통상임금까지 포기하는 내용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희망퇴직 원고들은 피고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한 선행 소송이 계속 중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판단과 의사결정으로 희망퇴직을 결정하고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받는 대신선행 소송 결과에 따라 업적연봉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더라도 그에 기한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피고에게 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한 것인바 이러한 부제소 합의의 경위와 내용, 선행 소송의 진행경과, 피고가 희망퇴직 원고들에게 지급한 퇴직위로금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부제소 합의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희망퇴직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라)

결국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희망퇴직 원고들 및 원고 M의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나.

기판력 저촉 여부

1)

항변의 요지

일부 원고들의 소는 확정된 선행 소송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2)

판단<2>

가)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전소의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다23066 판결 참조).

나)

갑 제3, 12호증, 을 제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B, C, E, F, G, H, I, K, L, N는 2013. 1. 24. 피고를 상대로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가 2010. 1.부터 2014. 2.까지의 기간 위 항목들을 제외하고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여 왔다고 주장하며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을 뺀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6266, 이하 '3차 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은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 사실,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1. 11. 16.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2021. 12. 4. 확정된 사실(서울고등법원 2018나10571), 원고 D, J은 2014. 7. 25. 피고를 상대로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가 2011. 1.부터 2014. 2.까지의 기간 위 항목들을 제외하고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여 왔다고 주장하며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을 뺀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38628, 이하 '4차 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은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기는 하나 위 원고들이 기존의 노사 합의에 반하여 업적연봉을 통상임금에 가산하여 시간외근로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 차액분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 이에 위 원고들과 피고가 항소하였는데 피고의 신의칙 항변이 배척되어 업적연봉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 차액분 부분이 추가로 인용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5나32952)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2021. 6. 10. 기각되어(대법원 2017다49297)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원고 O은 2016. 3. 22. 피고를 상대로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가 2013. 3.부터 2014. 2.까지의 기간 위 항목들을 제외하고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여 왔다고 주장하며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을 뺀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4155, 이하 '5차 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은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 O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 사실,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1. 11. 12. 피고가 원고 O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2021. 12. 3. 확정된 사실(서울고등법원 2017나2072974)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N가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에게 구하는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및 원고 O의 2013. 3.부터 2014. 2.까지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부분은 확정된 3, 4, 5차 소송과 실질적으로 그 소송물이 동일하므로, 전소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위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다시 실질적으로 동일한 소송물에 관하여 청구를 하는 것은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3>

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이유 있는 경우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이유있다고 하더라도 종국에는 위 소멸시효의 항변에 의하여 배척될 운명이므로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없이 곧바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4재다665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내지 퇴직금 채권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살피기에 앞서 먼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본다.

나.

근로자의 임금 채권은 임금 지급기일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고(근로기준법 제49조 참조), 퇴직금 채권은 퇴직한 다음 날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참조). 원고P, W는 각 2011. 3.부터 2014. 2.까지의, 원고 O은 2011. 3.부터 2013. 2.까지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을 구하고 있고,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 Q는 2006. 11. 30., 원고 R는 2006. 8. 17., 원고 S은 2005. 7. 31., 원고 T은 2006. 10. 27., 원고 U은 2006. 3. 31., 원고 V은 2008. 4. 18. 각 퇴직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위 원고들은

임금 지급기일 내지 퇴직한 다음 날로부터 각 3년이 지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설령 위 원고들에게 그 주장과 같은 시간외근로수당 내지 퇴직금 채권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 각 채권은 시효로 모두 소멸하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다.

이에 대해 위 원고들은 피고가 선행 소송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소송의 결과에 따라 소송참가자와 동등하게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등을 지급할 것이라고 하여 이를믿고 피고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기다렸으므로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37565 판결 등 참조). 다만, 법률관계에는 불명확한 부분이 필연적으로 내재하는바, 그 법률관계의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둠으로써그에 관한 당사자들의 다툼을 종식하려는 것이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이고, 소멸시효제도는 이러한 법적 안정성의 요구를 기초로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인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한 것이므로, 소멸시효에 신의칙을 원용할 때는 극도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권자에게 객관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그 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변함없이 적용하여 왔던 법률상 장애·사실상 장애의 기초적 구분 기준을, 내용이 본래불명확하고 개별 사안의 고유한 요소에 열려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일반적인 법 원칙인 신의칙을 통하여 아예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더더욱 주의를 요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또한 위와 같이 채권자에게 권리의 행사를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상 장애상태가 있었던 때에도, 일단 그러한 장애가 사라지면 그때부터 상당한 기간에 권리를 행사하여야만 채무자의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여기에서 '상당한 기간'에 권리를 행사하였는지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 청구권의 발생 원인, 채권자의 권리 행사가 늦어진 사유 및 소를 제기하기까지의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 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달성, 입증 곤란의 구제, 권리 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를 그 이념으로 삼는 소멸시효 제도의 대단히 예외적인 제한에 그쳐야 할 것이므로, 위에서 말한 '상당한 기간'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여 단기간으로 제한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205341 판결 등 참조).

우선 피고가 원고 Q, R, S, T, U에 대하여 시효완성 이전에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나아가 객관적으로 위 원고들에게 권리행사 장애사유가 있었다거나, 시효완성 후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위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원고 P, O, V, W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 11, 12호증, 을 제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원고 BF 본인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 P, Q, R, S, O, T, U, V, W의 재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1)

피고는 이 사건 노조가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의 청구를 위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하여 소송에 참가할 근로자들을 모집하자 2006. 12. 8. 피고 근로자들에게'이 사건 노조가 주장하는 조사연구수당은 통상임금과 관계없이 은혜적으로 지급해온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 노조의 주장과 같이 체불임금이라 할 수 없다. 조사연구수당의 신설 취지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법적 판단은 존중할 것이며, 전 사원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설명 및 관련 절차를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공지를 하여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판결에 따라 동일한 처우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는 위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구하는 미지급 임금 내지 퇴직금 채권이 성립하기 전의 것에 불과하고, 위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그 이후에도 피고가 그와 같은 내용을 재확인함으로써 위 원고들에 대하여 권리행사나 시효중단 조치가 불필요하거나 소 제기 없이도 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계속해서 유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2)

위와 같은 공지에도 불구하고 원고 P, V, W는 2007. 3. 26. 1차 소송에, 원고 O은 2016. 3. 22. 5차 소송에 참여하여 해당 소송에서 구한 기간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받았는바(1차 소송에서는 2004. 3.부터 2007. 2.까지, 5차 소송에서는 2013. 3.부터 2014. 2.까지) 위 원고들이 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피고의 태도를 신뢰하여 소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원고들은 위 소송 과정에서 청구취지의 확장 등을 통해 이 사건에서 구하는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거나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설령 피고가 1차 소송 판결 확정 전까지 피고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내지 퇴직금의 지급을 하지 않은 것이 위 원고들이 시효완성 전에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1차 소송 판결이 확정된 2021. 6. 10.경 혹은 늦어도 피고가 위 1차 소송의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선행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한 2021. 12. 31.경에는 이러한 장애사유가 사라졌다고 봄이 타당한데, 위 원고들은 그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정지사유 해소 이후 권리행사기간인 6개월을 초과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에서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을 6개월보다 연장하여 인정하는 것이 부득이하다고 볼 만한 특수한 개별 사정을 찾을 수도 없다.

5.

결론

희망퇴직 원고들 및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 N의 소 및 원고 O의 소 중 2013. 3.부터 2014. 2.까지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지급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 각하하고, 원고 P, Q, R, S, T, U, V, W의 청구 및 원고 O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각주1) 2009년 및 2016년 희망퇴직한 원고들의 희망퇴직원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나, 위 원고들은 위 희망퇴직원과 기본적인 내용이 동일하면서 '추가로 수령할 금품' 등 일부분만 다르게 기재된 희망퇴직원을 제출하고 희망퇴직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다(소장 7면 참조).

각주2) 앞서 각하된 희망퇴직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관하여만 본다.

각주3) 앞서 각하된 원고들을 제외한 원고 P, W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원고 O의 2011. 3.부터 2013. 2.까지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청구(앞서 본 바와 같이 2013. 3.부터 2014. 2.까지 부분만 5차 소송에서 확정되었다) 및 원고 Q, R, S, T, U, V의미지급 퇴직금 청구 부분에 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