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은행은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A은 D생으로 1991. 2. 19.부터, 원고 B은 E생으로 1981. 12. 21.부터 피고 은행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 은행은 2004년경 임금피크제를 처음으로 도입하여 이를 아래와 같이 2차례에 걸쳐 변경하였다(이하 위 임금피크제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에는 아래 순번에 따라 '이 사건 ○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도입하였다.
원고 A은 2018. 9. 1.부터, 원고 B은 2019. 3. 1.부터 각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다가, 원고 A은 2023. 10. 31., 원고 B은 2024. 1. 31. 각 피고 은행에서 정년퇴직하였다.<1>
이 사건과 관련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규정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460,976,527원 및 그중 별지 1 청구목록 제1항의 '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에 대하여 같은 목록 제1항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B에게 478,059,856원 및 그중 같은 목록 제2항의 '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에 대하여 같은 목록 제2항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가합58020
판결선고
2024. 8. 16.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11 내지 14호증, 을 제2 내지 5, 22, 37,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 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내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 은행은 무효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기초하여 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삭감하였으므로, 원고들은 피고 은행에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과 무관하게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55세)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감액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초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갑 제5, 7 내지 10, 18, 19, 23 내지 30호증, 을 제7, 9, 10, 12 내지 21, 24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하여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내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정년 연장과의 연관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근무연한을 '만 58세가 되는 달의 말일'까지에서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까지로 2년 연장함에 따라, 연장된 근무연한의 마지막 5년간 '기본연봉'을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산정된 기본연봉 대비 일정 비율만큼 감액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원고들에게 적용된 이 사건 3차 임금피크제는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의무를 부과하는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시행된 2016. 1. 1.<2> 이후인 2019. 5. 1.경 시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3차 임금피크제는 위 법률에 따라 이미 연장된 정년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임금만을 감액하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3차 임금피크제는 원고들과 같은 1964년 이전 출생 직원의 지급률을 기존보다 유리하게 변경하는 것일 뿐 새롭게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내용이 아니다.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에게는 이 사건 3차 임금피크제가 단독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1차 내지 3차 임금피크제가 결합되어 일체로써 적용된다.
이 사건 1차 및 2차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과 임금의 감액을 함께 규정하고 있고 그 시행시기도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시행일 이전이다.
피고 은행의 인사관리지침 제36조는 2016. 1. 25.경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히 퇴직한다. 다만,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 퇴직한다'는 것에서 '직원의 정년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전제로 만 60세로 하며 정년이 되는 달의 말일에 당연히 퇴직한다'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위와 같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들만 연장된 정년의 적용을 받는다는 개정 이전의 규정과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전제로 만 60세의 정년이 적용된다는 개정 이후의 규정은 모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기존 58세에서 59세(이 사건 1차 임금피크제) 또는 60세(이 사건 2차 임금피크제)로 연장함과 아울러 55세부터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피고 은행 직원들은 정년이 늘어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사용자인 피고 은행은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유사한 내용의 임금피크제는 피고 은행만 도입한 것이 아니다. F연합회와 G노동조합의 2004. 7. 29.자 단체협약은 '종업원의 정년은 58세로 하며 정년에 도달할 때는 자연퇴직하는 것으로 본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정년을 59세로 연장하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지부 노사가 별도로 정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였다. G노동조합 피고 은행 지부가 체결한 2004년 임금피크 도입 노사합의(을 제3호증)는 위와 같은 2004. 7. 29.자 단체협약의 내용을 가져온 것으로서, 정년 59세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함께 받아들인 것이다. 즉, F연합회와 G노동조합의 각 산하단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유사한 내용을 함께 받아들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조치
아래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피고 은행의 직원들이 입은 불이익은 과도하지 않고, 그 불이익을 상쇄할 만한 충분한 대상조치가 실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1964년 이전 출생 직원들의 55세부터 '기본연봉'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산정된 기본연봉(이하 '기준연봉'이라고 한다) 대비 일정 비율(1년차 70%, 2년차 60%, 3~5년차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위 지급률을 산술적으로만 놓고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 피고 직원들은 55세부터 58세까지 기준연봉의 300%(= 100% × 3년)를 지급받을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55세부터 60세까지 기준 연봉의 250%(= 70% + 60% + 40% + 40% + 40%)를 지급받아 기준연봉의 총액이 50%P(= 300% - 250%) 감액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본연봉 외에 수당(시간외수당, 명절상여, 연차휴가보상금, 경영성과급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부터 퇴직 시점까지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고 만 58세에 퇴직하였을 경우에 지급받았을 임금과 비교할 때 아래 표(피고의 산정내역에 대하여 원고가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으므로<3> 피고가 제출한 증거와 산정내역에 의한다. 이하 복리후생 혜택 부분도 마찬가지이다)와 같이 그 차이가 크지 않거나(원고 A), 오히려 많다(원고 B).
피고 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에게도 복리후생 혜택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연장된 근무기간 동안 추가로 지급받게 된 현금성 복리후생비(복지포인트, 통신보조비, 학자금, 건강검진지원금 등)는 원고 A의 경우 19,516,307원이고, 원고 B의 경우 26,069,600원이다. 위 금액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하에서 수령한 소득(임금 및 현금성 복리후생비 합계)은 임금 피크제를 적용받지 않았을 경우보다 많게 된다. 피고 은행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에게 위와 같은 현금성 복리후생혜택 이외에도 여러 복리후생혜택(우리사주지원금, 우리사주배당금, 건강검진지원, 가족의료비 지원 등)을 제공하였다. 이를 고려하면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하에서 얻은 소득 내지 혜택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 얻었을 소득 내지 혜택의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상당한 기간 동안 영업점에서 창구업무 등 영업 일선 업무를 담당하지 않고 본점 H부, I부, J부 등에서 심사업무 등 이른바 후 선 지원 업무를 담당하였다. 세부적인 직무 내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피고 은행의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영업 일선 업무보다 위와 같은 후선 지원 업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영업에 대한 압박이나 고객을 마주하며 업무하는 데에 따른 어려움 등의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상당한 기간 동안 원고들이 후선 지원 업무를 담당한 것은 임금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는 대상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고 은행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변경하지는 않았고,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근태와 관련한 통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PC 종료 및 조작자 등록해제내역(을 제15호증, 피고가 2024. 1. 3. 제출한 참고자료)을 보면, 원고들이 후선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 동안 실질적인 근무시간 내지 강도는 그 이전과 비교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고 보인다.
피고 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직원들은 정년퇴직 직전 6개월간'인사부 어드바이져'라는 직책으로 재택근무를 수행하였다. 위 기간의 근무강도는 일반적인 업무 형태와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고 보인다.
기타 사정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게 부여된 복리후생혜택 등을 고려하면, 피고 은행이 인건비 등으로 지출한 총액을 기준으로 할 때 이 사건 임금 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은행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을 직원의 신규 채용 등에 사용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은행은 피고 은행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그 시행에 관한 합의에 이른 뒤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원고도 피고 은행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방법이나 절차적 하자에 관하여는 다투고 있지 않다[원고는 2024. 4. 18.자 준비서면을 통해 절차적 하자에 관한 주장을 철회하였다(6쪽)].
2015. 10.경 고용노동부에서 K학회, L학회, M학회와 함께 발간한 '업종별임금피크제 일반모델안'(을 제9호증)에 따르면, 피고 은행과 같은 금융업종의 경우, 임금이 해당 연령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임금의 4배에 가까워 노무비의 비중이 높고 정년 연장으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도 심한 점 등을 특징으로 보고, '정년이 연장되는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기존 정년 이전 연령부터(4~5년) 임금을 조정하여 급격한 임금조정을 완화하며 피고 은행과 같은 은행권은 기간 평균 40~50%를 일반적인 임금조정률로 보고 노사 간의 합의에 따르되 복리수행은 동일하게 유지하며 퇴직연금은 매년정산하거나 중간정산 효과가 있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일반적인 임금피크제의 모델로 보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러한 일반적인 임금피크제 모델에 부합하고[피고 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로 하여금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이 위 모델과 비교하여 특별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내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성민 장용
별지
각주1) 원고들은 2023. 4. 12. 원고들이 본문 기재 일자에 정년퇴직 예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퇴직 예정일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계속 중 위 퇴직 예정일이경과하였는데, 원고들이 위 퇴직 예정일까지 계속하여 근무하였는지를 피고가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들이위 퇴직 예정일까지 계속하여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본다.
각주2) 고령자고용법 부칙(2013. 5. 22) 제1호
각주3) 원고는 2024. 3. 14.자 준비서면에서 피고가 2024. 2. 23.자 준비서면에 기재한 원고 A의 임금피크제 5년차 급여지급내역(107,020,139원)이 원고가 제출한 갑 제11호증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는 한다(4쪽 각주 1).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원고 A의 임금대장(을 제20호증)에서 2022. 9.부터 2023. 10.까지의 지급급여를 합산하면107,020,139원과 일치하고, 위 임금대장의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의 산정내역에 대해 구체적인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