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9. 27. 선고 2023노353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실제 경기 용인시 기흥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 실경영자로서 상시 1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로포장공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1999. 7. 19.부터 2019. 12. 30.까지 공사팀장으로 근로하고 퇴직한 E에게 퇴직금 40,481,70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E은 독립적인 사업자였고,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2015. 8.경에는 퇴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E은 그때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나 퇴직금 청구를 하였다. 그러므로 피고인 회사는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인이 퇴직하기 전 월 2,000,000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퇴직금 계산 또한 부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판단

가.

E이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인지에 관하여

1)

원래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지급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의 상근성·계속성·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갱신되거나 반복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8490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적절한 이유를 들어 판시한 바와 같이 E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1999. 7. 19.부터 2019. 12. 30.까지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로 계속하여 일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E이 근로자가 아니라거나 2015. 8.경 퇴직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 회사가 도급받아 시행하는 도로포장공사는 포설, 컷팅, 에폭시 3단계로 진행되는데, E은 1999. 7.경부터 2019. 12.경까지 약 20년간 계속하여 피고인 회사의 지시를 받아 공사현장에서 포설팀장으로 1단계 작업을 하였다. 그에 필요한 장비, 자재, 경비 등은 피고인 회사가 제공하였고, E의 월 평균 근무일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나)

그에 대한 대가로 E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전도금을 받아 인부들에게 일당을 지급한 후 나머지를 자신의 일당으로 하였다. E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매월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을 추가로 지급받았는데, 1999. 7.경부터 2015. 7.경까지는 일정한 금액을, 그 이후부터는 피고인 회사의 공사 수주 감소로 불규칙하게 지급받았다. 위와 같이 불규칙하게 지급된 기간에도 E이 피고인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고, 피고인 회사의 사정으로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이 불규칙하게 지급되었다고 하여 E의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다)

피고인 회사가 2015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E에게 매월 지급한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은 아래와 같다. 피고인 회사가 사업소득세 원천징수를 하고 지급한 경우도 있으나, 2018. 9. 10.경부터는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없이 지급하였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통상임금"으로 정하고 있는바,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이므로 E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매월 지급받은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이 통상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지 못한다고 하여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이상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E이 피고인 회사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피고인 회사가 매월 지급하는 금원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은 사실이 있으나, 이는 E이 신용불량 상태여서 급여가 압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E과 피고인 회사 관리부장 H이 협의하여 4대 보험에는 퇴사한 것으로 처리하고 급여는 E의 딸 명의 계좌로 지급받기로 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의 퇴직금 미지급에 관하여

1)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퇴직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지급된” 임금이라 함은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 아니라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하여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을 포함하는 것이다.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하여는 그 산정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지급된 금품 가운데 임금의 성질을 갖는 것을 모두 합산하여야 한다.

2)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과 함께 E이 피고인 회사에서 퇴사하기 전 마지막 3개월 동안 근무한 일수(2019. 10.경 13일, 2019. 11.경 15일, 2019. 12.경 6일)와 일당(E은 적어도 200,000원<1> 정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회사가 E에게 최종 3개월 동안 지급한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2019. 11. 26.자 1,500,000원, 2019. 12. 31.자 2,000,000원, 2020. 1. 23.자 1,000,000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퇴직금 계산의 기초로 한 월 2,000,000원 이상의 임금을 E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지급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퇴직금의 범위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 회사는 E으로부터 계속된 근로를 제공받기 위하여 그 대가로 E에게 일당 외에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고,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은 피고인 회사가 E의 종속적인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으로서의 성격이 있다고 인정된다.

나)

피고인 회사는 E에게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으로 1999. 7.경부터 2000. 8.경까지 월 1,200,000원, 그 다음부터 2002. 12.경까지 월 1,400,000원, 그 다음부터 2003. 6.경까지 월 1,600,000원, 그 다음부터 2006. 4.경까지 월 1,800,000원, 그 다음부터 2007. 5.경까지 월 1,900,000원, 그 다음부터 2015. 7.경까지 월 2,0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피고인 회사의 사정으로 불규칙적으로 생활비 보조금 명목의 돈이 지급되었으나 이는 E이 양해하여준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의 퇴직금을 미지급하였고,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 결국 원심이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를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숙(재판장) 김정곤 최해일

각주1) 제1심 증인 I의 증언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