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24. 선고 2024노219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액 상당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자 D, E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임금을 대지급받도록 협조하였고, 회사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서 임금채권을 추심할 수 있도록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었으며, 피고인 개인 돈 3,230만 원을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도록 하였고, 근로자 E에게 회사 컴퓨터 등을 대물로 지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였으므로 책임이 조각된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이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 이를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한 최대한의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에는 지급기일 연장을 위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노력,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사정 설명 등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근로자 측과의 성의 있는 협의 노력이 중요한 평가요인이 될 수 있고, 지급가능성의 유무에는 사용자의 자력·수입의 유무, 자금조달의 가능성, 다른 채무의 지급을 행할 필요성, 자금부족에 이르게 된 원인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320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당심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나타나는 사정 즉, ① 피고인이 근로자들이 회사의 임대차보증금채권에서 임금등을 추심할 수 있도록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고, 근로자 E에게 일부 회사 집기를 대물변제해 준 바는 있으나, 미지급 임료 등의 공제로 인하여 근로자들이 추심한 액수는 미지급 임금 등에 비하여 소액에 지나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이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미지급 임금을 체당받는 것에 협조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로서 당연히 취해야 할 행위로서 임금 등 조기 청산을 위한 변제노력이라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이 2023. 10. 31. 근로자 대표이던 H에게 3,23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이 성립한 이후 채무이행을 위한 행위로 보일 뿐, 이 사건 범행 당시 책임조각사유의 존부를 판단할 사정에 포섭된다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게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법,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하나, 피고인은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받은 범죄전력이 없고, 당심에 이르러 피해근로자들 전원과 합의하여 피해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고 있지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 경위 및 범행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