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9. 선고 2025가합1322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는 2007. 5. 21.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2022. 12. 31. 퇴직하였다.

2)

원고 B은 피고 회사의 딜러사인 G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딜러사'라 한다)에 근무하다가 2019. 11. 2. 원고 A와 결혼식을 올린 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2023. 1. 31. 이 사건 딜러사에서 퇴직하였다.

3)

피고 D은 2019. 6. 13.부터 현재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재직중이다. 원고 A가 퇴직할 당시, 피고 E은 피고 회사의 인사관리부장, 피고 F는 피고 회사의 자동차사업부분 필드팀 팀장이었다.

나.

원고 A의 인사발령 경과

1)

피고 회사는 2020. 4.경 조직개편을 하여 전체 임직원 78명 중 74명을 인사발령하였고, 그 중 33명은 기존과 전혀 다른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가)

피고 회사는 2020. 3. 16.경 전 직원 대상 조직개편 설명회를 하였고, 2020. 3.17.부터 2020. 3. 20.까지 인사 대상자들과 개별 면담을 하였다.

나)

원고 A는 조직개편으로 종전의 '모터사이클 사업부'에서 'Social Communication팀'(이하 'SC팀'이라 한다)으로 배치되었다.

2)

SC팀은 2021. 7. 1.부터 1박 2일 동안 소비자서비스교육의 일환으로 리셉션 직원 교육을 실시하였고, 이에 4개 딜러사 직원 7명이 참여하였다.

가)

피고 회사 소속 H 부장이 같은 날 환영식에서 딜러사 직원을 성추행하였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고, 피고 회사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하여 2021. 7. 8.경 SC팀 직원(I 팀장, J 차장, 원고 A)을 참고인으로 조사하였다.

나)

H 부장은 2021. 7. 12.경 피고 회사로부터 징계해고 되었다.

3)

피고 회사는 2022. 4.경 조직개편을 하여, ① SC팀을 해체한 후 CS 업무를 담당하던 J 차장과 원고 A를 자동차필드팀 내 CS 파트로 배치하였고, ② I 팀장을 전략기획팀으로 배치하였다.

다.

원고 A의 퇴직 경위

1)

원고 A는 2022. 10. 18. 종합건강진단에서 '유방 초음파상 결정 관찰되며 양성병변일 가능성이 높으나 약간의 악성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의사와 상담 후 6개월 뒤 추적관찰 필요'라는 소견을 받았다.

2)

원고 A는 2022. 11. 9. 원고 B의 권유로 K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최초로 외래 진료를 받아, ① 광장공포증, ② 적응장애, ③ 우울장애로 진단을 받았고 퇴직 전인 2022. 12. 7.에도 외래진료를 받았으나, 피고 회사에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

3)

원고 A는 2022. 11. 22.경 피고 F에게 최초로 퇴직 의사를 밝혔고, 2022. 12. 2. 피고 회사에 '퇴직사유: 스트레스로 퇴사 희망', '희망 퇴직일자: 2022. 12. 31.'로 기재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가)

피고 F는 2022. 12. 5. 직속관리자로서 원고 A를 면담한 후 퇴직처리서에 '퇴직사유: 타 회사로의 이직이 아닌 건강 및 일신상의 이유', '면담소견: 99기 팀 변경 및 업무 변화 이후 상반기 적응기간을 거쳐 CS 기획 · 조사 관련 업무와 Call Center를 담당하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퇴사하게 된 상황으로, 몇 차례 면담하였으나, 본인의 건강 및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의사가 확고한 상황으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라고 기재하였다.

나)

원고 A에 대한 퇴직처리서는 2022. 12. 13. 피고 D · E · F 등의 결재가 완료되었다.

4)

원고 A는 피고 회사 퇴직 후 K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2024. 7. 3., 2024. 8.12., 2024. 10. 31., 2025. 2. 6., 2025. 5. 8. 외래진료를 받았다.

5)

원고 A는 2025. 2. 13.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라.

관련 사건의 경과

1)

원고 A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가)

원고 A는 2025. 9. 18.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이하 '서울강남지청'이라 한다)에 피고 D · E · F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2025. 10. 14.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나)

서울강남지청은 2025. 11. 6. 피고 회사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개선 지도를 시행하면서, ① 2025. 12. 5.까지 조사 결과를 제출할 것, ② 행위자로 대표이사가 지목되었기에 조사의 공정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노무기관을 선임할 것을 권고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그 무렵 L 노무법인(이하 '노무법인'이라 한다)을 선임하여 조사를 위임하였고, 노무법인은 원고 A를 비롯하여 신고인 · 피신고인 · 참고인 등에 대하여 조사를 실시한 다음, ① 원고 A가 신고한 7개 유형의 18건의 행위 중 15건은 사실관계 자체가 인정되지 않고, ② 3건은 일부 사실관계가 인정되었으나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서울강남지청에 제출하였다.

라)

서울강남지청은 2026. 2. 6. 노무법인의 조사 결과와 근로감독관의 직접 조사를 병행한 다음, ① 피고 D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없고, ② 피고 D · E · F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의무 위반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내사보고를 하였다.

마)

서울강남지청은 2026. 2. 25. 원고 A의 진정 사건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행정종결(법 위반없음) 처분을 하였다.

(1)

피고 D이 원고 A에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일반적 ·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 · 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2)

피고 E· F에게 원고 A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사실을 확인할 객관적 근거가 없어 피고 D · E · F가 조사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특히 피고E · F는 사용자로 보기도 어렵다.

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6. 3. 9. 피고 회사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2)

H의 퇴직 관련

가)

H은 2026. 3. 11. 수원지방법원에 피고 회사 · D을 상대로 2021. 7. 12.자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2026가합1313).

나)

H은 2026. 3. 19. 용인서부경찰서에 피고 D에 대하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고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

1)

원고 A

가)

피고 D은, ① 원고들의 혼인 이후 2020. 4.경 원고 A에 대하여 사전 면담 · 협의 없이 결혼 · 출산 여부를 고려한 성차별적인 이유로 부당하게 인사이동을 하였고, ② 직접 업무보고를 받거나 CR-V 녹 문제, H의 성추행 사건의 처리 등 과정에서 불합리한 행동 · 대우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으며, ③ 이로 인해 원고 A는 정신과 치료 및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았고, ④ 2022. 12.경 원고 A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일이 그렇게 하기 싫어? 그러면 하지 말고 그만 둬. 언제까지 다닐 수 있는지보자.'라고 조그마한 소리로 이야기하였다.

나)

피고 E은 사업관리팀 인사담당자인 M 과장으로부터 원고 A의 고충 내용을 보고받았음에도 원고 A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

원고 A는 피고 F에게 2022. 10. 13.경 K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정인 사실과 피고 D을 대면하지 않고 근무할 수 있도록 부서이동이나 업무변경을 요청하였고,2022. 11. 22.경 피고 D을 마주칠 때마다 불안과 공포감에 정신적 질병이 심해진다고토로하면서 피고 D을 대면하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 F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라)

결국 원고 A는 피고 D의 집요한 괴롭힘으로 우울증과 광장공포증 등을 겪어 피고 E · F에게 고충을 이야기하고 해결을 요청하였음에도 묵살되자 어쩔 수 없이 퇴직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에 대하여, ① 2022. 12. 31.자 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이유로 무효 확인을 구하고, ② 퇴직한 다음날인 2023. 1. 1.부터 정년인 2039. 7. 30.까지 퇴직 당시 급여인 월 478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마)

피고 D의 위 가)항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E · F의 위 나), 다)항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1>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피고 회사는 피고 D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민법 제35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및 피고 E · F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책임에 따라 손해배상액 2억 원<2>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 B

피고들의 원고 A에 대한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모두 퇴직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 B은 원고 A의 유방암 · 우울증으로 인한 간병은 물론 원고 A의 우을증으로 인한 혼인신고 거부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 B에게 위자료 1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피고 D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부 (부정)

가)

먼저, 피고 D이 2020. 4.경 원고 A에 대하여 사전면담 · 협의 없이 결혼 · 출산 여부를 고려한 성차별적인 이유로 부당하게 인사이동을 하였는지 본다.

(1)

원고 A에 대해 사전면담 · 협의가 없었음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는 반면, 피고 회사는 2020. 3. 16.경 전 직원 대상 조직개편 설명회를 한 후 2020. 3. 17.부터 2020. 3. 20.까지 인사 대상자들과 개별 면담까지 한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다(인정사실). 이와 같은 조직개편 경위에 비추어 보면, 임직원의 대부분이 인사이동 대상이었던 상황에서 필요성 · 상당성 및 업무 관련성이 인정됨은 물론 원고 A도 자신이 인사이동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이상, 설령 원고 A의 주장과 같이 사전면담 · 협의가 없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 D이 2020. 4.경 원고 A에 대하여 결혼 · 출산 여부를 고려하여 성차별적인 이유로 부당하게 인사이동을 하였음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는 반면, ① 피고 회사의 여성 직원 중 상당수는 입사 당시 미혼이었다가 결혼하였음에도 부서나 담당업무의 변경 없이 계속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을 제9호증), ② 피고 회사의 2020. 4.경 조직개편은 임직원 대부분이 인사이동 대상자였으며, 특히 원고 A는 종전 '모터사이클 사업부'에서 담당하던 업무와 SC팀에서 담당하게 된 업무의 관련성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인정사실). 결국 피고 D이 2020. 4.경 원고 A에 대하여 부당하게 인사이동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음으로, 피고 D이 원고 A로부터 직접 업무보고를 받거나 CR-V 녹 관련 문제, H의 성추행 사건의 처리 등 과정에서 불합리한 행동 · 대우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는지 본다.

(1)

원고 A의 주장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듯한 갑 제10, 20 내지 22호증은 모두 피고 회사와의 관계에서 계속 중인 민 · 형사상 관련 소송의 상대방인 H의 일방적 주장 내지 주관적 의견이거나 원고 A로부터 들은 내용에 불과하여 객관적인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2)

원고 A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을 제13호증)에서도, ① CR-V 녹 관련 문제에 대한 피고 D의 불합리 · 부적절한 행동은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았고, ② H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피고 D의 부당한 처리에 대한 행위도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으며, ③ 위 성추행 사건 진술 이후 피고 D의 괴롭힘에 대해서도 대부분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원고 A가 PPT로 발표 등 보고하면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물병을 찌그러뜨리거나 볼펜을 탁자에 찍는 행위를 자주하는 행위'에 대해 일부 사실관계가 확인되었으나, 원고 A를 무시 · 위협하는 행동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④ 2022. 4.경 조직개편 과정에서 SC팀이 해체되고 원고 A가 필드팀 내 CS 파트로 배치된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통상적인 조직변경이 아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라는 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3)

결국 피고 D이 원고 A에게 위와 같이 불합리한 행동 · 대우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다)

마지막으로, 피고 D이 2022. 12.경 원고 A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일이 그렇게 하기 싫어? 그러면 하지 말고 그만 둬. 언제까지 다닐 수 있는지 보자.'라고 조그마한 소리로 이야기하였는지 본다.

원고 A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에서도 원고 A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여 '강제퇴사 유도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을 제13호증).

라)

결국 피고 D이 원고 A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상,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2)

피고 E·F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부 (부정)

가)

먼저, 피고 E이 사업관리팀 인사담당자인 M 과장으로부터 원고 A의 고충 내용을 보고받았음에도 원고 A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원고 A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을 제13호증)에서도 위와 같은 사실관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

(1)

원고 A가 M 과장에게 상담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이상, 그것이 통상적인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개인적으로 토로한 것인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호소였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2)

설령, 원고 A가 M 과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충 상담을 하였더라도, 피고 E이 이를 보고받았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나)

다음으로, 피고 F가 2022. 10. 13.경 및 2022. 11. 22.경 원고 A로부터 K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정 사실 및 피고 D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부서이동 · 업무변경 등을 요청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원고 A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을 제13호증)에서도 위와 같은 사실관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

(1)

원고 A가 피고 F에게 K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정 사실을 고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특히 원고 A는 과거에 '○○수술'을 이유로 유급질병휴가(7일)를 신청하여 사용한 적이 있음(을 제12호증)에도, 피고 회사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예정사실을 기재하여 질병휴가를 신청하거나 해당 진료기록을 제출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 A가 피고 F에게 '사장님 보고 때문에 힘들다.'는 정도의 추상적 · 일반적 수준의 토로를 넘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충을 호소 · 신고하였다거나 이를 전제로 부서이동 · 업무변경 등을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다)

더욱이 피고 E · F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를 위반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위 피고들이 '사용자'에 해당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정하였으므로, 피고 E · F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본다.

(1)

피고 E · F가 사업경영의 주체인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음은 원고들의 주장 자체로도 명백하다.

(2)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주가 아니면서도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16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E · F는 원고들의 주장 자체로도 피고 회사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관한 포괄적 위임을 받았다거나 대외적으로 피고 회사를 대표하거나 대리한다고 볼 수 없다.

(3)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아 자신의 책임 아래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해고 등 인사처분을 할 수 있고, 직무상 근로자의 업무를 지휘 · 감독하며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결정 · 집행할 수 있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E · F는 원고들의 주장 자체로도 피고 회사의 단순한 근로자로서 원고 A의 직속관리자(피고 F) 또는 인사담당부서의 팀장(피고 E)에 불과할 뿐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아 자신의 책임 아래 인사처분 또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결정 · 집행할 수 있는 자라고 보기 어렵다.

(4)

원고 A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대한 조사과정에서도, ① 피고 E은 인사관리부장으로서 인사위원회 진행 시 간사로 참석할 뿐 발언권도 없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② 피고 F는 원고 A의 직속상사로서 인사위원회에 참석할 권한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 E· F 모두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위반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을 제13호증).

라)

결국 피고 E· F가 원고 A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상, 원고들의 피고 E· F에 대한 청구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3)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의 성부 (부정)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D · E · F의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 D · E · F의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을 전제로 한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 역시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부분 청구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4)

원고 A에 대한 해고의 존부 (부정)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고 A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① 원고 A가 피고 D의 집요한 괴롭힘으로 우울증 · 광장공포증 등을 겪게 되었다거나, ② 원고 A가 피고 E· F에게 고충을 이야기하고 해결을 요청하였음에도 묵살되자 어쩔 수 없이 퇴직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D · E· F의 원고 A에 대한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은 이상, 이를 전제로 하여 원고 A의 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도 이유가 없다.

(2)

또한, 원고 A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피고들이 관여 · 종용 · 퇴직권유를 하였다거나 또는 원고 A에 대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 불이익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었거나, 원고 A에게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약속 ·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도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직서 및 퇴직처리서의 기재 내용을 보더라도 '스트레스, 건강 및 일신상 이유'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특히최종 근무일을 '2022. 12. 23.'로 기재하여 잔여 연차 중 일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미 사용 연차수당을 지급받기로 하는 등 사직서 제출 전후의 세부사항 및 절차에 이르기까지 원고 A의 자율적 · 자발적인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을 제3호증).

(3)

한편, 원고 A는 2022. 12. 31.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후 2025. 8. 31.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전까지 2년 8개월 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다음에서야 서울강남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 및 고소를 제기하였을 뿐이다.

(4)

결국 원고 A의 퇴직은 2022. 12. 2.자 사직의 의사표시를 피고 회사가 2022. 12. 13. 수락함으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한 것으로 보일 뿐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 A에 대하여 해고를 하였음을 전제로 한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가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각주1) 제76조의3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④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⑦

제2항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및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사용자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각주2) = 유방암 · 정신과 치료비 합계 16,881,830원 + 위자료 183,118,170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