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16. 선고 2025고정79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B, 3층에 있는 ㈜C 대표이사로서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어린이 청소년 영자신문 발행 및 교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직장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4. 16. 입사한 피해자 D가 에디터 E 등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자,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내용을 이유로 2020. 4. 10. 퇴사종용,2020. 4. 13. 업무배제, 해고(해악)고지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104조 제1항, 제2항, 제110조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근로기준법 제104조 제2항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불리한 처우가 근로자의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이어야 하고,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다른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04조 제2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자의 불리한 처우가 감독기관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사실의 통보를 이유로 한 것인지는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된 경위와 그 시기, 사용자가 내세우는 불리한 처우의 사유가 명목에 불과한지, 불리한 처우가 주로 근로자의 통보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도8694 판결).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위반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

살피건대, 아래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에 대하여 직장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처우가 피해자의 직장내 괴롭힘 발생 사실 신고를 이유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1)

먼저 피해자가 작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로 신고한 내용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로 신고한 내용을 보면, 2020. 2.27. 직장 동료이자 상급자인 E가 피해자에 대하여 '미친년'이라는 욕설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E가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경위를 보면, 피해자는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고 있는 상급자인 E에게 다가와 E가 다른 직원과 자신을 차별한다는 등의 이유로 따지듯이 불만을 토로하였고, 이에 E가 피해자와의 대화가 더 이상 어려울 것 같아 그만 하라고 여러 차례 요청하였음에도,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큰소리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E에게 따지듯이 대들면서 서로 말다툼을 하게 된 사실, 그러는 와중에 E가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할 것이다', '한국 국적이냐 미국 국적이냐' 등의 자극적인 말을 듣게 되자 '아 미친년'이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증거기록 제170 ~ 177쪽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E의 위와 같은 표현은 업무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에 피해자가 E의 수차례에 걸친 거절의 의사표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불만사항을 나타내며 말다툼을 하던 중 도를 넘는 자극적인 말을 하자 E가 일시 흥분하여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

(2)

다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피해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보복조치로서 부당한 것인지에 대하여 본다.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00. 10.경 청소년 및 어린이 대상으로 영어 주간신문 발행업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피해자는 2018. 4. 16.경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편집부 기자로 근무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다른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위를 하였고, 자신의 책상 주변을 바리케이트를 치듯이 막아 다른 직원들의 접근을 막기도 하였으며, 동료 직원들과의 대화를 상시 녹음하는 등으로 함께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메일을 통해 업무일지를 제출하였는데, 업무일지 또는 이메일에 업무적인 내용을 기재하기 보다는 회사 동료들에 대한 비난 및 사적인 불만 내용 등을 주로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업무일지 또는 이메일 등을 통해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피해자 및 피해자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해당 직원들을 불러 상황을 파악하는 등 조사를 하였으나, 대부분 피해자의 업무태도나 거친 말투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그동안 피해자가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한편 피해자는 사전 승인 없이 무단결근과 조퇴를 하고 사후에 연차사용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여러 차례 업무에 지장을 주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는 15명 남짓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회사로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주간 영자신문을 발행하는 회사로 기자, 디자이너, 편집자(에디터) 등의 협업이 매우 중요한데, 피해자의 이러한 업무태도나 행위로 인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 제7조 제②항에는 계약해제 사유로서 "피해자가 근무태도불량 또는 기타의 사유로 담당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경우"를 들고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러한 불성실한 근무 태도 등이나 다른 직원들과의 불화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근무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2020. 4. 10.경 이러한 사유를 들어 피해자에게 2020. 4. 30.자로 근로계약 해지예고를 통지하면서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그 후 피해자가 2020. 4. 13. 매주 월요일 마다 진행되는 회사 주간회의에 참석하려고 하여 이와 같은 해지예고 통지를 이유로 더 이상 주간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통보하였다. 그 후 피해자는 피고인의 권고사직 요구를 받아들여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하였다(이상 증제1 내지 증제4호증, 증거기록 182, 190, 191쪽, 증거기록 266 내지 277쪽 참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한 해고예고 처분이나 권고사직 처분은, 피해자가 직장내 괴롭힘 신고 행위에 대한 보복행위라기 보다는 피해자의 불량한 근무태도나 다른 직원들과의 불협화음에 따른 더 이상의 정상적인 근무가 어렵다는 피고인의 판단에 따른 합리적인 조치로 판단된다. 만약 피해자로서는 이러한 해고예고통지나 권고사직 처분이 부당한 것이었다면 이에 대한 불복 절차를 거쳐 그 처분의 부당성을 다툴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해자는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5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당시의 처분이 위법함을 이유로 형사 고소를 하였다는 점도 이러한 사정을 뒷받침한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호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종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