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1997. 2. 25. 선고 96노416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2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60일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산입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같은 C, 같은 D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C, D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1점은, ① 위 피고인들은 공소외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회사를 실제로 경영한 사람은 공동피고인 A이었고, 위 피고인들은 순수 기술적 업무에 종사하는 일개 부서장에 불과할 뿐이었으로 위 피고인들이 위 회사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는 할 수 없고, ② 가사 사용자라고 보더라도 위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위 회사의 자금사정악화, 경영부진 등으로 불가피하게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체불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할 것인데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위 피고인들이 공동피고인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그릇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고, 위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2점은 근로자들과 합의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데 있다.

나.

피고인 A은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위 피고인의 변호인은 1996. 8. 14.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인이 1996. 7. 4.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았으므로 위 항소이유서는 법정기간 경과후에 제출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판단

가.

피고인 B, C, D에 대하여

위 부분 공소사실(피고인 C의 경우는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B은 상시근로자 850인의 건설관련 기술용역업체 주식회사 E 건설사업본부 대표이사, 피고인 C은 감리사업본부 대표이사, 피고인 D은 엔지니어링사업본부 대표이사인바, 1. 피고인 B은, 위 회사의 사주로서 실질적 경영자인 공동피고인 A과 공모하여, 1993. 1. 19. 서울 서초구 F 소재 위 E에 입사하여 1995. 8. 31. 퇴직한 근로자 G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합계 금 5,627,298원을 비롯 원심판시 별지 1. 기재와 같이 위 E 건설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7명에 대한 임금 등 합계 금 86,771,327원을 각 당사자간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2. 피고인 C은 위 A과 공모하여, 가. 1990. 5. 10. 위 E에 입사하여 재직 중이던 근로자 H의 95. 3월 상여금 1,850,000원과 같은 해 6월 상여금 1,850,000원, 같은 해 7월 임금 2,015,000원, 같은 해 8월 임금 2,330,000원을 임금정기 지급일인 매월 해당말일에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원심판시 별지 2. 순번 1 내지 45에 기재한 바와 같이 위 E 감리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45명에 대한 임금 합계 금 229,732,000원을 매월 해당말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고, 나. 1994. 7. 7. 위 E에 입사하여 1995. 7. 18.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합계 금 5,482,890원을 비롯 원심판시 별지 2. 순번 46 내지 70에 기재한 바와 같이 위 E 감리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25명에 대한 임금 등 합계 금 139,980,200원을 각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 합의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고, 3. 피고인 D은 위 A과 공모하여, 1983. 11. 4. 위 E에 입사하여 1995. 8. 31. 퇴직한 근로자 J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합계 금 36,974,690원을 비롯 원심판시 별지 3. 기재와 같이 위 E 엔지니어링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484명에 대한 임금 등 합계 금 5,501,969,033원을 각 당사자간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5조에 의하면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근로자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 할 것인바,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 및 증인 K의 우리 법정에서의 진술, 수사기록 제3책 제1권 제144쪽 내지 제147쪽에 편철된 법인등기부등본, 제369쪽 내지 제372쪽에 편철된 기안용지, 제373쪽에 편철된 사령장, 제374쪽 내지 제376쪽에 편철된 실행예산품의서, 제377쪽 내지 제385쪽에 편철된 위임전결규정, 제474쪽에 편철된 주식회사 E의 조직표, 수사기록 제3책 제2권 제92, 93쪽에 편철된 기안용지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주식회사 E은 1978. 3. 29. 건설관련 기술용역업을 목적으로 공동피고인 A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인데, 위 A은 위 회사의 사주로서 그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가 비록 1992. 7.경 그 사임등기를 경료하고, 1995. 3. 이사로서의 사임등기까지 경료하기 했으나 위 회사가 부도난 1995. 6. 21.경까지 위 회사의 회장으로 위 회사를 직접 경영하여 왔던 사실, 위 회사에는 토목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사업본부, 감리용역을 담담하는 감리사업본부, 도로, 항만, 교량 등의 설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사업본부, 자금에 관한 모든 업무와 경리,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사업본부 등의 부서가 있고, 위 A은 피고인 B을 1993. 10. 7.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시킨 뒤 건설사업본부의 책임자로 임명하였고, 피고인 C과 D을 1995. 4. 13. 위 회사로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시킨 뒤 피고인 C을 감리사업본부의 책임자, 피고인 D을 엔지니어링사업본부의 책임자로 임명하였으며, 위 A의 처남인 공소외 L를 1995. 5. 4.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시킨 뒤 관리사업본부의 책임자로 임명한 사실, 위 회사의 건설사업본부, 감리사업본부, 엔지니어링사업본부에는 인사, 경리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고, 관리사업본부 소속 관리부, 업무부에서 위 회사 소속 모든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 경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사실, 또한 위 회사에서 용역을 수주하는 업무는 관리사업본부 소속 업무부 직원들이 하고 있고, 위와 같이 업무부에서 용역 수주를 받으면 위 L를 거쳐 위 A에게 보고된 뒤 위 A의 지시에 따라 토목 공사는 건설사업본부에서, 감리수주는 감리사업본부에서, 설계수주는 엔지니어링사업본부에서 그 맡은 업무를 처리하여 왔으며 그 업무처리과정에서 자금집행은 위 L가 기안을 올려 위 A이 이를 결재함으로써 이루어졌고 위 각 사업본부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고 거래업체로부터 수금한 돈 역시 관리사업본부로 바로 입금되어 이 돈으로 관리사업본부에서 위 회사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등 하여 용역의 수주, 자금관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업무는 위 A과 L의 소관사항이었던 사실, 한편 위 회사의 위임전결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채용, 승급, 급여계산 등은 위 회사의 회장인 위 A의 결재사항으로 되어 있고, 위 A은 이에 따라 말단 사원까지 그 명의의 사령장을 수여하였으며, 이사급 이상의 임원에 대하여는 직접 그 명의로 인사발령을 내렸고, 다만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하여는 내부적인 위임에 따라 위 각 대표이사 명의로 인사발령을 내린 사실, 피고인 B, D, C은 위 회사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들 역시 피고인 A으로부터 월급을 받으면서 맡은 바의 소속 임무만을 수행하는 전문경영인에 불과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 B, C, D은 비록 위 회사의 대표이사직에 있었다고는 하나 이들은 그들이 맡은 분야 업무를 각자 수행하였음에 지나지 않고 위 회사사무에 관하여 대내외 관계에 있어 독자적으로 업무를 담당 집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을 위 회사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업경영자라고 할 수는 없고, 또한 앞서 본바와 같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업무는 위 피고인들의 소관업무가 아니므로 위 피고인들을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 사업주인 위 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며, 위와 같이 위 A과 L의 소관업무에 속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에 있어서 위 피고인들이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위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기준법 제15조 소정의 사용자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피고인 B, C, D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논지는 이유있다.

나.

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원심판결을 살펴보아도 위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직권조사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다만,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원심판시 제2항에 해당하는 공소사실을 아래 판시와 같은 내용으로 변경하고 이에 따라 그 적용법조 중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여 본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결국 변경 전의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에 터잡은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이에 본원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및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본원이 인정하는 피고인 A에 대한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시 범죄사실 중 "피고인 A은, B(또는 C, D)은 공모하여"를 "피고인은"으로, 그 판시 제2항을 "가. 1990. 5. 10. 위 E에 입사하여 재직 중이던 근로자 H의 95. 3월 상여금 1,850,000원과 같은 해 6월 상여금 1,850,000원, 같은 해 7월 임금 2,015,000원, 같은 해 8월 임금 2,330,000원을 임금정기 지급일인 매월 해당말일에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원심판시 별지 2. 순번 1 내지 45에 기재한 바와 같이 위 E 감리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45명에 대한 임금 합계 금 229,732,000원을 매월 해당말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고, 나. 1994. 7. 7. 위 E에 입사하여 1995. 7. 18.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합계 금 5,482,890원을 비롯 원심판시 별지 2. 순번 46 내지 70에 기재한 바와 같이 위 E 감리사업본부 소속 근로자 25명에 대한 임금 등 합계 금 139,980,200원을 각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 합의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고"로 각 변경하는 하는 이외에는 모두 원심판시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같은 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