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1996. 11. 14. 선고 96노655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15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제집행면탈의 점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원심판시 사기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판시 사기죄를 범하였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고, 둘째 원심판시 강제집행면탈죄에 대하여 이사건 당시 피고인은 강제집행을 당할 우려가 없었으므로 객관적으로 강제집행을 면탈할 상태에 있지 않았고, 주관적으로도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이 없었으며, 이 사건 공장, 아파트에는 이미 B은행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되어있어 채권자 C, D, F을 위하여는 아무런 담보가치가 없으므로 채권자들을 해하지도 않았음에도 원심은 강제집행면탈죄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으며, 셋째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먼저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쳐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는 많은 부채가 있었고 은행 대출금으로 신축한 공장이 매출신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은행 대출금 원리금 상환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매월 7,000만원 정도의 사채할인을 하여야 하였음에도 이 사건 피해자들로부터 계속하여 납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사기 범죄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넉넉하여 이 점에 대한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다음으로 항소이유 제2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강제집행면탈죄는 행위자에게 주관적으로 강제집행면탈의 의도가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강제집행을 면탈할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인바, 우선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강제집행을 면탈할 상태에 있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강제집행을 면탈할 상태라 함은 민사소송법에 의한 강제집행 또는 이를 준용하는 가압류, 가처분 등의 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염려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공장 부지 및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1995. 7. 29. 공소외 F 명의로, 피고인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1995. 7. 28. 공소외 G 명의로 각 경료되었음에 반하여(수사기록 제3책 제2권 제38쪽~제51쪽에 편철된 각 등기부등본), 이 사건 채권자들인 C, D, E이 물품대금으로 지급받아 소지하고 있던 약속어음은 그 지급기일이 C의 경우 1995. 7. 31.부터, D의 경우 같은 해 8. 31.부터, E의 경우 같은 해 9. 1.부터 각 도래하여 위 각 이전등기 이후인 사실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위 채권자들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1995. 7. 28과 같은 달 29.을 전후하여 어음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 가처분을 신청하려는 기세에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발행한 약속어음 중 일부가 1995. 7. 28.부터 부도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와 같이 보는데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 당시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탈할 상태에 있었다고 할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강제집행면탈죄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항소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우리 법원은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우리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삭제하는 이외에는 모두 원심판시와 같으므로 같은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