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버스운송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상시근로자가 300명이 넘는다. 원고 A은 2000. 5. 15., 원고 B은 2003. 5. 2. 참가인 회사에 각 승무직(시내버스 운전기사)으로 입사하여, 모두 부산광역시 C 버스 노선(이하 '이 사건 노선'이라 한다)의 운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민주버스 부산 삼성분회(이하 '삼성분회'라 한다) 소속 조합원들이다.
원고 A은 2013. 2. 5. 참가인으로부터 5회차 버스 운행을 17:54에 시작하라고 지시받았으나, 8분 지체 후 18:02에 지연 출발하였고, 6회차 버스 운행을 21:45에 시작하라고 지시받았으나, 6분 지체 후 21:51에 지연 출발하였다.
원고 B은 2012. 2. 6. 참가인으로부터 5회차 버스 운행을 18:16에 시작하라고 지시받았으나, 9분 지체 후 18:25에 지연 출발하였고, 6회차 버스 운행을 21:58에 시작하라고 지시받았으나, 7분 지체 후 22:05에 지연 출발하였다(원고들이 위와 같이 지연 출발한 일자들을 이하 '이 사건 일자'라 한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들이 사용자의 정당한 배차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A에 대하여는 2013. 2. 21. 정직 20일, 원고 B에 대하여는 같은 달 28. 역시 정직 20일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고, 그 후 2013. 3. 11. 원고 B에 대한 재심위원회를, 같은 달 21. 원고 A에 대한 재심위원회를 각 개최하여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정직 10일로 각 감경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징계사유가 부존재하고,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으며, 위 징계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5. 27, 원고들의 신청을 기각하였고(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13부해203, 204, 205/부노12, 13, 14 병합), 중앙 노동위원회는 2013. 8. 23. 위 초심판정에 대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노동위원회 2013부해545, 547/부노85, 87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징계사유의 부존재
근로기준법 제54조, 부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부산지역버스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14조는 근로자에게 휴게시간 1시간을 보장하고 있고,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 등에는 운전기사들이 버스 운행을 종료한 후 다시 시작하기 전에 갖는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일자에 2회의 대기시간을 갖게 되었으므로, 법률상 보장된 1시간의 휴게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이 30분씩 보장될 필요가 있었는데 참가인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다음 회차 버스 운전을 하라는 부당한 배차 지시를 하였다. 원고들은 그와 같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30분의 충분한 휴게 시간을 가진 후에 버스 운행을 시작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들을 징계할 수 없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상 원고들의 근로시간이 9시간으로 정해져있는데 원고들의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에 불과하므로 평균적으로 볼 때 약정 근로시간에 미달하는 1시간만큼의 휴게시간이 매일 보장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들의 근로계약상 근로시간이 9시간으로 정해진 것은 형식적 기재에 불과하여 이를 기준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미달한 만큼의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산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고 있어 평균적으로 1일 1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된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②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휴게시간은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져야 하는 것이고, 이는 매일 일정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평균을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근무시간 도중이 아닌 근무시간 이후에 부여되는 것으로 의제되는 휴게시간을 월별로 합산하여 평균치를 내면 1일 1시간이 된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강행규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의 배차 거부는 이와 같은 위법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원인으로 한 징계는 위법하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참가인 회사가 과거에 다른 직원들이 배차지시 거부를 하였던 경우 내린 징계들과 비교해 보면 참가인의 배차지시 대비 10분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연 출발한원고들에게 정직 10일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징계재량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부당노동행위
참가인 회사에는 노동조합으로 부산지역버스 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삼성지부'라 한다)와 원고들이 가입되어 있는 삼성분회가 설립되어 있는데, 참가인은 삼성분회의 총회소집공고문을 일방적으로 훼손하거나 조합비공제를 거부하는 등 삼성분회를 삼성지부와 차별하여 취급해 왔다. 원고들에 대한 징계 또한 원고들이 삼성분회 소속 조합원으로 가입 및 활동을 한 것에 대한 보복성 징계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징계사유로 내세운 배차지시 거부는 표면적인 사유에 불과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징계사유 부존재에 관한 첫 번째 주장 부분
인정 사실
이 사건 노선의 배차방식은 정규배차와 수시배차가 있다. 정규배차는 평상시 하는 배차방식이고, 수시배차는 차량정체가 심한 경우 차량 흐름에 따라 정규배차 시간표에서 배차간격만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배차방식이다.
단체협약 제14조는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에 따라 1일 1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는 "차량운행 중 주차장의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고, 1일 1시간 이상 휴식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일자의 각 오후반 운전기사들로서 3번씩 버스 운행계획이 잡혀 있어 각 일자별로 2회씩 대기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사건 일자의 정규배차 시간표에 따르면 원고들은 모두 각 대기시간별로 30분 이상의 대기시간(1일 합계 1시간 이상)을 가질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일자는 모두 설 연휴 기간이어서 교통 정체가 심해 정규배차 시간표와는 다른 시간대에 수시배차가 이루어졌다. 위 수시배차에 따른 배차지시를 따를 경우 원고들의 1일 합계 대기시간은 1시간에 미달하게 되었다.
[인정 근거] 을 제2, 4,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또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한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0548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교통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정규 배차시간표와 다르게 수시배차를 지시할 수 있어 운전기사들로서는 대기시간 중에도 언제든지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점(실제 이 사건 일자에도 원고들에게 정규배차 시간과 다른 시간에 배차지시가 이루어졌다), 운전기사들은 운행과 운행 사이에 요구되는 차량 정비 등 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위 대기시간 내에 해결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의 운전기사들이 갖는 대기시간이 참가인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거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라고 볼 수 없어 이는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되는 것으로서, 그와 같이 근로기준법 소정의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이 단체협약에 의한 것이라거나 근로자들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 하여 유효로 볼 수 없는바(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참가인과 "차량운행 중 주차장의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한다"라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참가인과 부산지역버스 노동조합 사이에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위 대기시간을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다.
위와 같이 대기시간을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는 이상 대기시간이 휴게시간임을 전제로 1일 합계 대기시간 1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연 출발한 것이 정당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에 관한 두 번째 주장 부분
인정 사실
원고들과 참가인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을 1일 9시간으로 정하고 있는데, 2012년도 임금협정서에는 "노선버스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소정근로시간 9시간에서 단축 또는 초과근무시간(야간근로시간 포함)은 월간 통산하여 서로 상계하여 급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노선은 운행대수가 23대로서, 오전에는 위 23대 중 8대가 3회, 15대가 2회씩 운행하고, 오후에는 23대가 전부 3회씩 운행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일자의 경우 오전에 2회 운행한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대기시간 포함)은 6시간을 넘지 않았고(약 5시간 30분 안팎), 오전에 3회 운행한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은 9시간을 넘지 않았으며(약 8시간 45분 안팎), 오후에 3회 운행한 운전기사들의 경우는 9시간을 초 과하여 운전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은 오전반 및 오후반으로 나누어 근무하고 있으며, 오전반과 오후반은 서로 교대하며 근무한다.
한편, 참가인과 삼성지부는 2012. 7. 30.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아래와 같은 특례합의(이하 '이 사건 특례합의'라 한다)를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을 제2,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특례합의의 효력과 그 의미 해석
이 사건 특례합의 제2항 단서는 휴게시간과 관련하여 "운행 종료 후 조기 퇴근하는 사항을 감안하여 서로 상계 처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① 계약상 정해진 9시간의 근로시간을 채우기 전에 운행이 종료하여 조기 퇴근하는 경우 9시간에 미달한 만큼의 시간을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으로 본다는 것과 ② 그와 같이 부여된 휴게시간이 1일 1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1일 1시간 미만으로 휴게시간이 부여된 날과 상계처리가 가능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위와 같은 합의가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하고, 8시간 근무한 경우 반드시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이 부여되어야 한다(즉, 1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이를 다른 날 1시간 이상 부여하는 방법으로 상계처리하는 것을 금지)는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에 반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59조는 운수업(제1호)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한 경우에는 제54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특례합의는 운송업을 하는 참가인과 근로자대표인 삼성지부 사이의 서면합의이므로 그 내용이 휴게시간의 본질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특례합의에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과 다소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여도 이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들의 근로시간을 1일 9시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서 및 2012년도 임금협정서의 각 기재를 단순히 형식적 의미만 갖는 것으로 볼 증거가 없는 이상 앞서 본 이 사건 특례합의에 해석에 따라 원고들이 1일 근로시간 9시간을 채우지 않고 버스 운행을 종료한 경우 원고들에게 그 미달 시간만큼의 휴게시간이 주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와 같이 주어진 휴게시간의 평균이 1일 1시간에 달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이 보장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원고들의 휴게시간 보장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이 사건 노선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선의 버스 운전기사들은 오전 3회 및 오후 운행을 하는 경우 전체 근로시간 9시간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지는 못하나, 그와 같이 보장받지 못한 휴게시간을 오전 2회 운행 시 보상받음으로써 전반적으로 볼 때 1일 평균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적절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원고들이 이를 보장받기 위해 한 지연 출발이 정당하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징계양정의 일탈·남용 부분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있어서 사용자가 승무직 근로자인 운전사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근로자인 운전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용자의 배차지시에 따라야 할 것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징계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3119 판결 참조).
원고들의 경우 배차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10분 내의 범위에서 지연하여 출발한 것에 불과하기는 하나,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에는 원고들이 위와 같이 배차 거부를 한 무렵 원고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다른 근로자들에 의한 배차 거부도 몇 차례 일어나는 등 사용자인 참가인 회사로서는 근로자들의 그와 같은 부당한 배차 거부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배차 지시를 거부한 원고들에 대하여 정직 10일의 징계처분을 한 참가인의 조치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부당노동행위 부분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징계가 정당한 이상 그 징계를 두고 부당노동행위라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택(재판장) 하정훈 김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