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6. 2. 선고 2015구합765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은행은 한국산업은행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상시 2,50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산업의 개발·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89. 2.경 참가인 은행에 입사하여 2013. 7. 26.부터 참가인 은행의 시화지점에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3. 5. 14. 정기건강검진과정에서 뇌혈관질환(뇌동정맥 기형 및 뇌내출혈 가능성) 진단을 받고, 2013. 7. 17. 개두술 방식의 뇌수술을 받은 후 2013. 9. 2.부터 같은 해 11. 14.까지 업무외 인병휴가를, 2013. 11. 15.부터 2014. 1. 27.까지 인병휴직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4. 1. 27. 참가인 은행에게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인병휴가를 부여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으나, 참가인 은행은 2014. 2. 5. 원고에게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 제6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 질병 이외의 질병으로 인한 인병휴가를 승인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4. 5. 7. 참가인 은행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2014부해1251, 부노61(병합)호로 부당해고등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7. 21. 참가인 은행이 원고에게 업무외 인병휴가를 허가한 조치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미치는 행위가 아니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2014. 8. 11.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등 부분에 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4부해814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10. 2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원고는 2014. 12. 5. 위 재심판정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이 법원은 2015. 7. 2. 참가인 은행이 업무상 인병휴가를 거부한 행위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위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2014구합74015호),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5. 12. 23. 항소를 기각하였다(2015누51783).

바.

원고는 2015. 2. 3. 참가인 은행 시화지점장에게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2015. 2. 5.부터 2015. 8. 3.까지 업무상 질병 관련 인병휴가를 신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으나, 참가인 은행은 2015. 2. 5.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 제6조 제2항에 따라 2015. 2. 5.부터 2015. 5. 6.까지 업무외 인병휴가를 승인하였다.

사.

원고는 2015. 3.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2015부해801호로 '참가인 은행이 2015. 2. 5. 원고에게 행한 업무외 인병휴가조치는 부당휴직 및 부당감봉임을 인정하라', '참가인 은행은 원고에게 업무외 인병휴가조치를 취소하고 2015. 2. 5. 업무상 인병휴가 조치를 부여하라'는 취지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9.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 제6조 제1항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은 '업무상 부상 또는 업무상 질병'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참가인 은행이 원고의 업무상 인병휴가 신청에 대하여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무외 인병휴가로 조치한 것은 참가인 은행의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구제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아.

원고는 2015. 6.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5부해580호로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8. 2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자.

참가인 은행의 취업규정, 휴가세칙, 직무성과급제규정 시행세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3, 4, 5, 8호증, 갑 제10호증의 4, 을가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등 구제신청제도는 노사간 법률적 분쟁에서 야기되는 근로자의 불이익을 행정적 구제절차에 의하여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에 의한 구제신청의 대상은 그 형식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과하는 모든 불이익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 은행이 원고의 2015. 2. 3.자 업무상 인병휴가 신청을 거부하고 업무 외 인병휴가를 승인한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양 휴가기간의 차이에 해당하는 60일을 휴직하도록 강요받았고, 그 휴직기간 동안 기준급의 일부만 지급받는 감봉의 불이익을 받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에 의한 구제신청의 대상이 같은 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것에 한정된다고 잘못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판단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8조 제1항에서 근로자는 '부당해고등'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제31조 제2항에서 사용자나 근로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해행정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상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제도는, 사적자치가 지배하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법률관계에 관한 다툼은 기본적으로 민사적 해결방법을 원칙으로 할 것이나, 그 중 부당해고등과 같이 근로자의 신분상 지위나 급여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사용자의 부당한 제재적 행위에 한해서는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을 통해 근로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를 행정소송을 통해 검증하도록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열거된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은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근로계약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결과나 상태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서울행정법원 2012. 12. 21. 선고 2012구합27435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휴직'이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고(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참조), 감봉 역시 노무제공 태만이나 직장 규율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근로자가 실제로 제공한 노무 급부에 대한 임금액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참가인 은행의 휴가세칙이 정한 인병휴가는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하여 출근이 불가능한 근로자의 신청에 의하여 해당 근로일에 근로제공의무를 면제하면서도 일정 부분의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에 대한 복리후생을 증진하고자 마련된 수익적 제도이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상 인병휴가 신청에 대한 참가인 은행의 앞서 본 조치를 원고에 대하여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조치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비록 참가인 은행이 원고의 업무상 인병휴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원고가 신청한 업무상 인병휴가 기간과 참가인 은행이 승인한 업무외 인병휴가 기간의 차이만큼 원고가 추가적으로 인병휴직을 하여야 할 상황이 되어 급여가 감소되는 결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인병휴가를 얻지 못한 것에 따른 사실적 효과에 불과할 뿐, 그로써 참가인 은행의 위 조치를 휴직이나 감봉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업무상 인병휴가 거부 및 업무외 인병휴가 조치와 같이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으로서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인정된 경우라 주장하는 부당휴업, 대기발령, 직위해제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조치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된 사안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근로자가 스스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제공 의무를 면제하여 달라는 신청을 한 경우와 같이 볼 것은 아니다.

결국 원고의 업무상 인병휴가 신청에 대한 참가인 은행의 조치는 참가인 은행이 원고에게 제재로서 가한 불이익한 조치가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소정의 부당해고등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에 의한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