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회사는 근로자 100여 명을 고용하여 공동주택관리, 경비업 등을 영위하며, 서울 강남구 B빌라(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의 경비용역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4. 6.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빌라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들은 2014. 12. 19.경 반상회에서 경비인건비 상승에 따른 관리비 상승을 이유로 경비원 3명 중 1명을 감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회의를 한 후, 원고 회사에 경비원을 감원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 회사는 2015. 1. 13.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의 회의 결과 관리비 절감을 위하여 근무자 1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이유로 참가인에게 2014. 1. 24.까지 근무를 종료하여 줄 것을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3. 24. 원고 회사의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원고 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6.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회사의 주장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들은 감시단속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이 100% 적용됨에 따라 관리비 상승요인이 발생하자 경비원 감원을 결정하여 원고 회사에 경비원을 감원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경비원의 임금이 공동주택의 관리비에서 지급되어 입주자들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서 있는 원고 회사로서는 위와 같은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어 이 사건 통보를 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참가인과 체결한 근로계약 제2조 제2항은 이 사건 빌라 입주자대표회의와 원고 회사와의 도급관리계약이 근로계약기간 중에 부득이한 사유로 중도해지되거나 기간만료로 종료되는 경우 원고 회사와 근로자의 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만약 원고 회사가 감원을 거부할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 회사와의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2명의 경비원만으로 관리할 업체와 계약을 하거나 자치관리로 전환하여 중도해지에 따른 근로계약의 자동종료로 감원효과를 얻으려 했을 상황을 고려할 때, 위 조항을 유추해석하여 이 사건 통보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평소 근무환경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았고, 입주민들에게 동료 근무자들을 폄하하는 등 입주민들로부터 인심을 잃었으며, 이 사건 빌라의 경비원 중 가장 늦게 입사하였던 이유로 참가인을 감원대상자로 결정하였다. 즉 참가인을 감원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통보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통보가 해고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빌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닌 원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빌라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근로관계의 종료를 원한 사실이 없음에도 2015. 1. 13. 참가인에게 2015. 1. 24.까지만 근무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해고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통보가 정당한 해고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고는 그 사유에 따라 통상해고, 징계해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 구분되는바,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므로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즉 통상해고 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해고에 해당한다면 거기에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는지가 문제된다. 차례대로 살펴보기로 한다.
통상해고 여부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해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가 아닌 이상 그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로 볼 수 있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7누18189 판결 참조).
그런데, 갑 제2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 어디에도 '입주 민들의 감원 요구'만으로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통상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취업규칙 제9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입주민들이 관리비 절감을 위한 경영상의 이유로 감원을 요구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지 않다.
근로계약서 제2조 제2항은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원고 회사와의 도급관리계약이 본 근로계약기간 중에 부득이한 사유로 중도해지되거나 기간만료로 종료되는 경우 원고 회사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통보는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원고 회사와의 도급관리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 회사가 감원을 거부할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 회사와의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2명의 경비원만으로 관리할 업체와 계약을 하거나 자치관리로 전환하여 중도해지에 따른 근로계약의 자동종료로 감원효과를 얻으려 할 것'이라는 원고 회사 주장의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상황만으로 이 사건 빌라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원고 회사와의 도급관리계약이 종료된 상황에 갈음하여 이 사건 통보에 위 조항이 유추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그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 없이 위 조항의 문언을 넘어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제8조는 계약기간 중의 근로관계 종료사유로 5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 거기에 '입주민들의 감원 요구' 사유가 포함될 만한 것은 없다.
그밖에 '입주민들의 감원 요구'만으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정당성 여부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통보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를 통상해고, 징계해고로 보기 어려운 반면,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의 경비원 감원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경영상 필요에 기인한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통보를 정당한 해고라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가 문제될 수 있을 뿐이다.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그 경우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인의 어느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가 분리되어 있으며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법인의 일부 사업부문 내지 사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법인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05. 28. 선고 2012두25873 판결 참조). 한편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0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참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란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해야 하는 경영상 이유, 정리해고를 시행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시행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0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가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빌라의 경비원을 고용할 목적으로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의 급여가 이 사건 빌라 입주민들이 납부하는 관리비에서 지급되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빌라 입주자들의 경비원 감원 요구에 따라야 하는 사정이 있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 및 을가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빌라 입주자들이 감원을 요구한 인원에 대한 급여를 원고 회사가 부담하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된 이 사건 빌라에서의 영업이익의 감소 내지 손실 때문에 반드시 인원삭감을 하여야 할 정도로 원고 회사에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고, 원고 회사가 참가인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 대상자로 선정함으로써,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 회사가 자신의 영업수입, 회사의 규모, 회사의 자산 및 부채 등 회사 전체의 경영실태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 않다.
원고 회사는 근로자 100여 명을 고용하고 있고 그 중 60여 명은 서울 소재 7~8개 공동주택 단지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계약서 제8조 제5항에는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빌라의 경비원에게 전직, 전보, 배치전환을 명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참가인에게 전직, 전보, 배치전환 등을 시도해 본 사정이 드러나 있지 않다. 그밖에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빌라 경비원들의 근무시간을 조정한다든지, 참가인에게 일시휴직 내지 희망퇴직 등을 권유하는 등 해고 회피를 위하여 노력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평소 근무환경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았고, 입주민들에게 동료 근무자들을 폄하하는 등 입주민들로부터 인심을 잃었으며,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가장 늦게 입사하여 감원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평소 근무환경에 불평불만이 많았고 입주민들로부터 인심을 잃었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밖의 주장 사유만으로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대상자가 선정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