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 12. 선고 2016구단5819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5. 7. 24.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아래에서는 소외 회사라 쓴다) 화성공장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자인바, 2015. 6. 24. 15:30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소재한 위 공장에 출근하여 직원용 차량 구입을 위해 공장 내 차량판매 상담센터에서 차량구입 신청을 마친 후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지하차도에서 넘어지는 사고(아래에서는 이 사건 사고라 쓴다)로 경추 제3-4번간 척수손상, 경추 제3-4번간 외상성 추간판 파열, 경추 3-4번간 불안정성 탈구 등으로 진단받았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5. 7. 24.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출근 후 업무시간 중 개인차량 구입신청을 위해 상담센터에 다녀오다가 발생한 사고로 회사 업무가 아닌 사적 용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처분(아래에서는 이 사건 처분이라 쓴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3, 4호증 각호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업무시간 중 팀장의 허락을 얻어 사업장 내에 소재한 차량상담센터에 다녀오던 중에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고, 사업장 내 차량상담센터를 이용하여 차량을 구매하는 행위는 사업주에 의해서도 장려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업무시간 외에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①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주어진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사고에 준하여 보아야 하거나, ② 사업주의 지시 하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을 이용하여 업무현장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1991. 4. 21. 소외 회사에 입사하였고,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소재 2부에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소외 회사 화성공장 소속 직원들의 근무방식은 2교대 작업형태로서 1직 근로의 경우 07:00부터 15:30까지 근무를 하고, 2직의 경우 15:40부터 01:40까지 근무를 하게 된다.

(2)

소외 회사의 직원들은 소외 회사에서 생산한 차종을 구입하는 경우 '직원용 차량구입 운영조건'에 의거하여 근속연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할인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외 회사 화성공장 인근에 소재한 대리점들의 경우 판매실적이 다른 지점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 다른 지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었고, 반면 각 대리점의 영업직원들로부터는 직원용 차량에 대한 판매실적이 직원 개인의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이 제기되었다.

(3)

위와 같은 불만이 제기되자 소외 회사는 자동차 판매부문 노동조합 조합원들과의 합의로 '직원용 차량판매 상담센터'를 설치하기로 하였고, 2015. 1. 2. 소외 회사 화성공장에 직원용 차량판매 상담센터가 개설되었다. 위 차량상담센터는 소외 회사 화성공장 컴퓨터 센터 2층에 위치하고 있는바, 영업시간은 08:30부터 17:30까지이다.

소외 회사 노동조합에서는 2015년 1/4분기 노사협의회 회의 안건으로 공장 직원들이 직원용 차량상담센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소 공장별 회의실을 활용한 순환상담을 시행하고, 내부 전산망인 '오토웨이'에 예약상담시스템을 구축하여 다양한 방법을 통한 견적 제공 서비스를 시행해 줄 것을 제안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 당일 2직 근무자로서 15:30경 통근용 버스를 타고 회사에 출근한 후 조회에 참석 하였고, 팀장인 B로부터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한 뒤 17:00까지 작업현장으로 복귀하라는 허락을 받아 사업장 내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하였다. 원고는 사내 셔틀버스 운행이 종료된 관계로 등록된 자전거를 이용하여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하였고, 계약을 마치고 근무 장소로 복귀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지하차도를 내려가다가 차선을 옮기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게 되었다.

(5)

소외 회사 C팀 D 과장은 16:30 무렵 이 사건 사고로 쓰러진 원고를 발견하였고, 원고는 사내 앰블런스를 통해 E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원고는 아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되어 2015. 6. 25. 경추 3-4번간 후방감압술 및 고정유합술을 받았으나,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는 바람에 경추 척수가 손상되어 사지가 마비된 상태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1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이 법원의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나.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

다.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라.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

마.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

바.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32조(업무상 사고)

사고로 인한 근로자의 사상이 다음 각호의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1.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한 업무를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수행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물의 결함 또는 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여 사상하였을 것

2.

사고와 근로자의 사상 간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을 것

제34조(작업시간 중 사고)

①

근로자가 사업장내에서 작업시간 중에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행위를 하고 있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사고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작업

2.

용변 등 생리적 필요행위

3.

작업준비·마무리행위 등 작업에 수반되는 필요적 부수행위

제35조(작업시간외 사고)

①

근로자가 사업장내에서 작업시간외의 시간을 이용하여 제34조제1항 각호의 1에 해당되는 행위를 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는 동조 제1항 본문의 규정을 준용한다.

②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차량·장비등을 포함한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재해가 작업시간외의 시간 중에 발생한 때에도 당해 근로자의 자해행위 또는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관리 또는 사용권이 사상한 근로자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시설을 이용하고 있던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35조의2(휴게시간 중 사고)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휴게시간 중에 사업장내에서 사회통념상 휴게시간 중에 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 사상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취업규칙 등을 위반하거나, 고의·자해 및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재해가 업무수행중의 재해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업무수행성이라 함은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이루어지는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및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재해의 원인이 발생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정규의 근무시간 외의 행동은 그것이 업무를 위한 준비작업 또는 본래의 업무의 마무리 등으로 업무에 통상 부수하거나 업무의 성질상 당연히 부수하는 것이 아닌 한 일반적으로 업무수행으로 보지 아니하고, 또한 업무장소에서 업무시간 내에 발생한 사고라도 비업무적 활동 때문에 생긴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직원용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사업장 내에 소재한 차량 상담센터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발생하였는데, 소외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직원용 차량구입제도'는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할인율에 따라 할인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고, 차량을 구입한 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차량을 보유한 후 다시 새로운 차량을 할인된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차량구매방식으로 소외 회사의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복지제도인 점, ②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소외 회사 공장에 소재한 직원용 차량 상담센터는 '직원용 차량'에 대한 판매실적이 판매직원 개인의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직원들이 영업시간을 할애하여 직원용 차량 판매와 관련한 상담을 꺼려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노사 간의 합의에 따라 설치된 시설이고, 공장 밖에 상담센터를 설치할 경우 직원들이 장기간 작업장을 비우게 됨으로써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공장 내 컴퓨터센터 2층에 마련된 것으로 사업주가 관리하는 물적 시설에 해당하는 점, ③ 소외 회사의 직원들이 직원용 차량을 구매하는 것은 소외 회사에게도 이익이 되는 행위이고, 이에 따라 소외 회사는 직원들로 하여금 위 차량상담센터를 이용하여 차량을 구입할 것을 장려하면서 이를 위해 상담센터 운영에 따른 비품이나 설비를 지원하기도 하였던 점, ④ 원고의 소속부서인 F공장 작업반장 B은 17:00까지 업무장소로 복귀할 것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상담센터 방문을 허용하였고,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원고를 대신하여 작업하도록 조치하였으며, 원고가 작업장을 비운 시간만큼 원고에게 연장근무를 할 것을 지시한 바도 없었던 점, 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차량구입을 위한 상담업무 외에 다른 개인적 용무를 볼 수 없었을 것이므로 원고가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작업장을 이탈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시간은 원고의 자율적 처분에 맡겨진 시간이 아니라 사업주의 지배 관리가 미치는 시간이고, 차량상담센터 외에 자유롭게 다른 장소를 방문할 수도 없었으므로 공간적으로도 사업주의 지배 관리가 미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는 사내 운행이 허용된 등록된 자전거를 이용하여 상담센터를 방문하였고, 계약을 마치고 자전거를 이용하여 복귀하던 중에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인바, 시간 내에 작업장으로 복귀하기 위한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발생된 사고인 점, ⑦ 이 사건 사업장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이 어려웠고, 이에 대부분의 직원들은 통근버스를 이용해서 출·퇴근을 하였는데, 통근버스는 출·퇴근시간에 맞춰 출발하므로 업무시간 외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차량상담센터를 방문하기는 사실상 어려웠던 점, ⑧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는 사업주가 지배 관리하는 공장 내 도로였고, 이 사건 사고로 도로에 쓰러져 있던 원고는 위 시설을 관리하는 C팀 직원이 도로를 순찰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시간적 장소적으로 사업주의 포괄적인 지배 관리 하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