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 19. 선고 2016구합56837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1. 29.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2015부해1144/부노213(병합)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다만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원고는 1959. 8. 5. 설립되어 합성수지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2009. 10. 26., 참가인 C는 2004. 4. 1., 참가인 D는 2006. 7. 1. 각각 원고에 입사하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였고, 참가인들은 2013. 11. 5.경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A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가입하였다.

나.

원고는 아래와 같이 2015. 7. 16. 참가인 B을 '유통4팀'으로, 참가인 C를 '유통6팀'으로, 2015. 7. 17. 참가인 D를 '유통5팀'으로 각각 인사발령(전환배치)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전환배치'라고 한다).

다.

참가인들은 2015. 8. 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각 전환배치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0. 5.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정당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참가인들은 그에 불복하여 2015. 11.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 29. "이 사건 각 전환배치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나,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매우 크고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보기 어렵고,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6호증, 을가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인사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주고 있으며,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로서 그로 인해 현저한 불이익을 발생하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근로자와 사전 협의를 하거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적법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위법하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들의 주장 요지

원고가 2016. 9. 12. 참가인들에 대하여 새로 인사발령(전환배치)을 함에 따라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무의미한 것이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갑 1, 2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 사건 각 전환배치를 즉시 취소하고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없도록 적재적소에 전환배치하라"는 등의 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한다)을 받은 후 그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실, 원고가 2016. 9. 12.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전환배치와 다른 내용(담당 지역, 출근 형태 등)의 전환배치를 새로 하였고 그에 대해 참가인들의 동의가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중 이 사건 각 전환배치가 부당 인사로 인정되어 이를 취소하고 재배치할 것을 명한 부분이, 새로운 전환배치라는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더 이상 구속력이 없어져 무의미한 것으로 되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여전히 그 구제명령에 기초하여 종전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을 납부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의 이행강제금 부과 중지 및 반환 사유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구제명령이 취소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그 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참가인들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1)

원고는 본사(서울)와 6개 영업소(부산, 대전, 대구, 광주, 전주, 강원)를 두고 있었고, 원고의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 당기순이익, 근로자 현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영업 조직을 일부 개편하면서 2013. 10. 14. 참가인 B을 '충청영업팀'에서 '호남영업팀'으로, 참가인 C를 '호남영업팀'에서 '경북영업팀'으로 전보하는 등의 인사발령을 하였다(참가인 D는 당시 '호남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참가인들을 포함한 영업직 근로자 34명은 2013. 11. 5. 이 사건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2014. 7.경 그 조합원 수는 6명으로 감소하였다).

3)

원고는 본사와 1개 영업소(부산)를 제외한 나머지 영업소를 모두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2013. 12. 16. 참가인들을 포함한 영업직 근로자 23명(조합원 18명, 비조합원 5명)을 본사(인사총무팀)로 대기발령하였고, 2013. 12. 19. 참가인들의 대기발령 장소를 변경하고 일부 근로자를 추가로 대기발령하였다.

4)

참가인들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전보 및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2014. 2. 20. 원고와 사이에 아래 내용의 화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화해'라고 한다). 이에 원고는 2014. 3. 1. 대기발령 상태에 있던 참가인들을 포함한 영업직 근로자 15명에 대하여 교육발령을 하였고, 2014. 3.부터 2015. 4.까지(13개월) 해당 임금을 지급하였다.

5)

원고 조직도(2015. 7. 15.)에 의하면 유통팀은 소재지, 대상 업체, 판매 방식 등에 따라 아래와 같이 6개로 구분되고, 이 사건 각 전환배치에 따라 참가인 B은 유통4팀에서 '충남권 대리점', 참가인 C는 유통6팀에서 '숙박(강원권, 충청권)', 참가인 D는 유통5팀에서 '호남권, 영남권 대리점'에 관한 영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6)

한편 원고는 위 교육발령 기간 중인 2014. 6.부터 2015. 5.까지 영업직 근로자 6명을 신규 채용하였고, 2015. 6. 30. 원고의 여비규정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은 국내부임비 항목을 삭제하였다.

7)

한편 원고는 아래 판매관리규정에 따라 참가인들에게 그 휴대전화에 'AR System'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참가인들은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출장비, 교통비 등 영업활동지원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 후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12. 8. 'AR System'을 사용하기로 합의하였고, 참가인들도 2016. 1.경부터 이를 사용하고 있다.

8)

원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중 이 사건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5, 7~19호증, 을가 1~5, 7, 8, 11~13호증, 을나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이 사건 각 전환배치가 적법한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한다.

가)

업무상 필요성과 생활상 불이익 관련

(1)

회사(원고)의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

원고가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본사(서울)와 1개 영업소(부산)를 제외한 나머지 영업소를 모두 폐지함에 따라 지방 영업소에서 근무하던 참가인들은 대기발령 상태에 있게 되었고,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그 영업조직 개편을 수용하고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 대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화해가 이루어졌다. 그 후 참가인들에 대한 교육발령 기간이 상당히 경과한 상태에서 원고는 두 지역(서울 또는 부산)을 중심으로 참가인들에 대한 업무조정, 재배치 및 직무전환 등을 할 수 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에 있었다. 이처럼 이 사건 각 전환배치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2)

근로자(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들은 복귀할 업무가 본사(서울) 또는 영업소(부산) 중 어느 한 지역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참가인들이 부담하게 된 출근 의무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른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에 해당한다.

참가인들이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이러한 출근 의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비록 참가인들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기는 하였지만, 이는 지방 영업소들이 폐지된 후 참가인들이 복귀하게 됨에 따라 발생한 불가피한 상황이고,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원고의 다른 영업직 근로자와 비교할 때 특별히 형평에 반한다거나 합리적 근거 없는 불이익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들 대신에 다른 근로자들을 그처럼 전환배치하고 업무를 맡기는 것이 매우 곤란한 것으로 본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5조 제5항은 "회사는 업무상 필요에 따라 직원에게 거래처 등에 현지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임의규정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출근 의무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경시키게 되는 것이어서 원고가 그 필요성이나 시기·방법 등을 결정하는 데에 보다 폭넓은 권한을 가진다고 본다. 즉 원고가 이 사건 각 전환배치와 동시에 그와 같은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피고 측이 주장하는 출근 형태와 관련된 일부 근로자들과의 형평 문제는, 이 사건 각 전환배치와 별도로 참가인들이 원고에게 현지 출근 또는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등의 조정 절차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한편 참가인들의 보수액이 이 사건 각 전환배치 전후로 동일하다. 또한 원고가 국내부임비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AR System' 제도를 신설하여 장거리 출장 업무 등을 수행하는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추가 비용(출장비, 교통비 등)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이를 통해 이 사건 각 전환배치로 인한 참가인들의 경제적 손실은 상당 부분 보전될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 원고의 인사규정 제12조 제1항은 "보직은 직종과 직무의 자격요건에 비추어 직원 개인의 경력, 적성 또는 능력 등을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참가인들의 경력 등을 고려하여 종전과 같이 영업 업무를 수행하는 '유통팀'에 배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원칙 또한 준수되었다. 한편 같은 조 제3항은 "당해 직원 생활근거지 등의 연고지를 고려한다"고 규정하여 연고지도 보직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부가적인 요소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부분도 고려하여 참가인 B(대전 거주)은 '충남권 대리점', 참가인D(광주 거주)는 '호남권, 영남권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영업 업무를 하도록 배치한 것으로 본다(참가인 C가 속한 유통6팀의 경우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게 되므로 연고지를 고려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각 전환배치로 인하여 참가인들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결코 작다고 볼 순 없지만,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

사전 동의나 협의 절차 관련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등 참조).

참가인들이 복귀하면서 본사(서울) 또는 영업소(부산) 중 어느 한 지역에서 업무를 하게 됨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각 전환배치의 경위 및 내용 등을 감안하여 볼 때, 원고가 그 과정에서 참가인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거나 별도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전환배치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각 전환배치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의 행위가「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증명하여야 하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전환배치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적법하게 이루어진 이상, 그 전환배치를 전후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법적 분쟁이 계속 중이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에 대한 전환배치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 정한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나 참가인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전환배치 당시 원고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라.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전환배치는 적법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결국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