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등
원고는 1998. 7. 28. 서울 송파구 C건물에 B판매대리점(이하 '이 사건 대리점'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자동차판매대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5. 9. 18. 전국의 자동차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2014. 8. 1. D과 자동차판매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D은 2016. 1.경 참가인에 가입하였다.
원고는 판매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2016. 11. 3. D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구두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라 한다).
참가인은 2016. 11. 3.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면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다음날에도 원고에게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촉구하는 서면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를 공고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6. 11. 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1. 14. 'D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리고 D이 2016. 11. 1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2016부노95호로 구제신청을 하였기 때문에 D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대리점에 참가인의 조합원인 D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인용하였다(서울2016교섭28호).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6. 12.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6. 12.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위법이나 월권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6교섭29호,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한편, D과 참가인은 2016. 11. 1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용역계약해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 9. 이를 기각하였다(서울2016부노95호). D과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2017. 2.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4. 10. 이를 기각하였다(중앙2017부노17호, 이하 '중앙2017부노17호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D의 판매실적이 극히 부진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 당시에는 D이 참가인에 가입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는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 이후에야 비로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바,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로 이 사건 대리점에 더 이상 참가인의 조합원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의 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를 살펴본다.
관련 법리와 논의의 전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에 대하여 관계당사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취소를 구하려면 일반 취소소송과 마찬가지로 사실심 변론 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취소를 구할 구체적인 법률상의 이익, 즉 소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이후에 '사정변경'이 생겨 더 이상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시정명령의 실현이 무의미하거나 객관적으로 불능하게 된 경우 그 시정명령은 기초를 상실하여 구속력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사용자는 더 이상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시정명령에 따를 의무가 없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그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D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2016부노95호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기 때문에 D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대리점에 참가인의 조합원인 D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전체 사업장에 공고하도록 시정명령을 하였다.
만약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가 무효라면, D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와는 상관없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를 계속해서 부담한다.
그러나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가 유효라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지되었던 D의 근로자 지위는 중앙2017부노17호 재심판정이라는 사정변경이 생긴 2017. 4. 10. 소멸한다.
D의 근로자 지위가 2017. 4. 10. 소멸한 이상, D 이외에 이 사건 대리점에 참가인의 조합원이 존재함을 인정할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더 이상 참가인과 단체교섭 자체를 할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는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 원고로서는 새삼스럽게 이미 소멸한 위 의무를 다투기 위해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된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재심결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원고에게 공법상 제재가 가해진다면, 원고로서는 여전히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① 중앙2017부노17호 재심판정이라는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가 소멸하는지 여부, ② 이 사건 재심결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원고에게 공법상 제재가 가해지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 소멸 여부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의 효력 유무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을 경우 그 해고는 무효이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 따라서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루어진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는 무효이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갑 제1, 2,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대리점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영업사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 ② D은 원고와 판매실적에 따라 차종별 용역수당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2조 제1항), 실제로도 원고로부터 기본급을 지급받지 아니하고 판매실적에 따라 차종별 용역수당을 지급받았던 사실, ③ D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D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을 제5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원고는 이 사건 대리점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영업사원들이 준수하여야 할 업무지침을 정하였고 위 영업사원들을 위해 일정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임계약의 경우에도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D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서면이 아닌 구두로 통지한 것은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의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
민법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D이 D의 판매실적이 극히 부진할 경우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약정한 사실(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8조 제1항 제1호)을 인정할 수 있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D은 이 사건 대리점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동안 총 31대(월 평균 자동차 판매대수 1.29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사실, ② 그런데 같은 기간 이 사건 대리점 소속 영업사원들의 월 평균 자동차 판매대수는 4.48대인 사실, ③ 원고가 2015. 12.경, 2016. 1.경, 2016. 3.경 D과 판매실적 부진에 관한 면담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의 판매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는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 소멸 여부에 관한 판단
결국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는 유효이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지되었던 D의 근로자 지위는 중앙2017부노17호 재심판정이라는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2017. 4. 10.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더 이상 참가인과 단체교섭 자체를 할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는 소멸한다.
이 사건 재심결정 미준수시 원고에게 공법상 제재가 가해지는지 여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6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함에 있어 교섭요구 사실, 조합원 수 등에 대한 이의가 있는 때에는 노동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조합의 신청을 받아 그 이의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은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다르게 공고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7항은 '제6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및 효력은 제69조와 제70조제2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69조 제4항은 '중재재정이나 재심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관계 당사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법 제90조는 '제69조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는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행정형벌법규를 유추해석하거나 확장해석해서는 아니 되므로 노동조합법 제90조가 제69조 제4항을 준용하는 제29조의2 제6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위반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 밖에 달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6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제재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재심결정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에게 가해질 공법상 제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더 이상 참가인과 단체교섭 자체를 할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 원고의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는 소멸하였으므로, 원고는 새삼스럽게 소멸한 위 의무를 다투기 위해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