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주택건설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가입자이다.
원고는 '안산시 단원구 C 공동주택 신축공사'의 원수급인으로서 주식회사 D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주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B는 주식회사 D 소속 근로자로 2017. 6월경부터 19일 동안 위 나항 기재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석재를 붙이는 작업을 수행하였고, 2017. 7. 7. 원자력병원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아 피고에게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18. 10. 1. B에 대하여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요양승인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재해자가 근무하였던 유해사업장 중 하나의 사업장을 질병 발생의 주된 사업장으로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하는 피고의 '업무상 질병 적용사업장 판단 절차에 관한 처리지침(2007-31호)'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의 통지서에 적용사업장이 원고로 기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전 항변
원고가, B의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사업장에서의 업무와는 무관하게 발병한 것임에도 이 사건 처분에서 적용 사업장이 원고로 특정됨으로써 원고는 향후 산재보험료 증액, 산업재해발생률 상승 등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불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데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사업장으로 특정되었다 하더라도 산재보험료 상승의 불이익이 없고, 산업재해발생률 상승의 우려 또한 이미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시정되었거나 다른 불복절차를 통하여 다툴 수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관계 법령상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할 것이며,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의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갑 제8호증, 을 제7 내지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별지 관계법령의 내용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피고의 요양승인결정은 재해근로자의 요양급여 권리와 피고의 요양급여의무라는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근로자 B이다. 비록 피고는 재해근로자의 요양신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장의 사업주를 특정하게 되나, 이는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내부적인 판단에 불과할 뿐이어서 그러한 판단 자체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두47426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서의 요양승인결정은 사업주인 원고를 직접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침해적 행정처분이라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서 원고가 적용사업장으로 결정됨으로써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에서 정하는 산재보험료가 증액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55호로 개정되어 2019. 1. 1.부터 시행된 것, 이하 '이 사건 개정 시행령'이라 한다) 제17조 제3항 제3호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하여 지급이 결정된 보험 급여액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 제17조에 따라 개별실적요율의 적용을 위한 보험수지율, 즉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합산액 산정시에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 사건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는 '제17조 제3항 제3호의 개정규정은 이 영 시행 이후 각 사업에 적용되는 개별실적요율 및 산재예방요율을 결정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업무상 질병인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B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은 이 사건 처분 이후 결정되는 2019년부터의 보험료율 산정시에 합산되지 않아 이 사건 처분에서 원고가 적용사업장으로 결정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산재보험료가 증액되는 법률상 불이익은 없다 할 것이고, 실제로 피고 제출의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2019년 및 2020년 각 개별실적요율 산정에서 B에게 지급된 보험급여는 모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피고가 제외되었다고 주장하는 요양급여의 지급결정일이 각 2018. 2. 28., 2018. 3. 30. 및 2018. 4. 10.로서 이 사건 처분일 이전이므로 원고의 사업장과는 무관한 보험급여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으로 특정되는 재해발생일은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확정 진단받은 2017. 7. 7.이 되는 것이므로 그 후에 지급된 요양급여들은 원고를 적용사업장으로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는 산재보험급여 총액 산정시 보험급여가 개정 시행령 시행 이후에 지급이 결정된 것일 경우에만 산입하지 않는 것인지, 개정 시행령 시행 이전에 지급이 결정된 보험급여라 하더라도 개정 시행령 시행 이후에 개별실적요율을 정하는 경우에는 산재보험급여 총액에 산입하지 않는 것인지 해석이 불분명하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개정 시행령 부칙 제2조의 규정은 객관적 문언 자체에 비추어 보더라도 '개정규정의 적용 시기'에 관하여 정하는 것일 뿐 개정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는 보험급여를 지급결정 시기에 따라 포함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개정규정의 적용 시기에 관하여는 조문구조 및 어의에 비추어 그 의미를 넉넉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위 규정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한편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의 근로자 산업재해 발생건수, 재해율 또는 그 순위 등을 공표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 국토교통부장관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의 규정에 의하여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당해 건설업체의 산업재해발생률에 따른 공사 실적액의 감액 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에 따른 입찰참가업체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시에 건설업체의 산업재해발생률에 따른 가감점 부여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8조 제1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 제6, 7호). 또한 국토교통부장관은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건설업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그 건설업자의 건설공사 실적, 자본금, 건설공사의 안전·환경 및 품질관리 수준 등에 따라 시공능력을 평가하여 공시하여야 하는데(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 제1항), 그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신인도분야에서 평가년도 직전년도 중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정한 평균재해율을 기준으로 배점이 가감된다(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제23조 제2항 [별표1]). 나아가 건설공사의 발주자 등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한 건설사업관리자의 시공능력 등을 기준으로 수급인 등의 자격을 제한할 수 있고(건설산업기본법 제25조 제3항),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8. 12. 4. 대통령령 제293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4항 제1호 및 제2호에서는 일정한 조건의 공사 또는 용역 입찰에 대해서는 각 입찰자의 입찰가격, 공사수행능력 및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 심사하여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도록 정하는데, '공사계약 종합심사낙찰제 심사기준'에서는 '건설안전'의 요소에서 입찰자의 사망만인률, 재해율 등의 점수를 확인하고 심사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업재해 발생건수, 발생률을 공표하거나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산업재해발생률을 통보하게 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정한 산업재해발생률은 다른 행정청의 집행행위나 판단 등의 별도의 절차 없이 건설업체 시공능력의 평가와 관련하여 공사 실적액을 감액하거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시 신인도를 평가함에 있어 그대로 적용되고, 근로자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지급 처분에 있어 적용사업장으로 정하여지는 경우 이는 그대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정하는 산업재해발생률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에 기하여 인터넷이나 관보 등을 통하여 건설업체들의 산업재해발생률을 공표하는 것은 시공능력을 기초로 하여 또는 입찰에 참가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 건설업체들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할 수 있어, 위 공표는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의 하나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므로, 원고를 적용사업장으로 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산업재해발생률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받는 원고의 불이익은 위 공표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장관은 건설업체에 산업재해발생률 및 그 산정내역을 통보하여야 하고, 이에 불복하는 건설업체는 통보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 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2항].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19. 4월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2018. 12월까지의 자료를 기초로 산정된 '2018년 환산재해율'을 3. 31로 통보받고, 2019. 5. 8. B를 재해자 수 산정에서 제외하여 달라는 이의신청을 하였으며, 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2018년 환산재해율이 1.38로 정정되었고, 2019. 7. 1.자 기준으로 이와 같이 확정된 2018년 환산재해율이 2019. 7. 1.부터 2020. 6. 30.까지 적용된바 있다.
원고는 또한,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원고가 산업재해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되는 불이익을 입을 수 있고, 산업재해 발생률이 같은 업종의 규모별 평균 산업재해율보다 높은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안전보건개선계획의 수립·시행명령을 받을 수 있으며(산업안전보건법 제50조 제1항 제1호), 산업재해율이 같은 업종 평균 산업재해율의 2배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안전·보건진단을 받아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제출명령을 받을 수 있는 등(산업안전보건법 제50조 제2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31조 제7항 제2호)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산업재해발생률이 같은 업종의 규모별 평균 산업재해율보다 높거나 또는 2배 이상에 이르러 구체적으로 원고 주장의 제제들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 원고의 이의신청에 따라 재해율이 시정된바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성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