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10. 16. 선고 2018구합5640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여객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1979. 4. 18. 설립된 합자회사로서 상시근로자 40명을 사용하여 택시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4. 8. 1. 원고에 택시운전원으로 입사하였다. 참가인이 2014. 8. 15.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참가인은 E노동조합 F 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 한다)의 조합원으로 활동하였다. E노동조합은 전국의 택시산업 종사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0. 5. 8.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45,000명이다. 이 사건 분회는 2014. 9. 30. 설립되었고, 조합원 수는 참가인과 분회장 G 2인이다. 원고는 이 사건 분회가 2016. 9. 21. 및 2016. 9. 26. 통보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일정 관련 문서를 교섭요구로 보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16. 10. 9. 'H기업노동조합'(2003. 1. 23. 설립, 조합원 수 31명, 상급단체 없음. 이하 '기업노조'라 한다)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원고는 기업노조와 교섭을 실시하여 2017. 2. 28.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7. 7. 3. 참가인에 대하여 취업규칙 제4조 및 제73조 제5 내지 7호 및 근로계약서 제11조 위반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는 아래와 같다(이하 순번대로 '이 사건 제○징계사유'라 하고, 전부 지칭할 때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0. 24.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제3 내지 5징계사유만이 인정되고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참가인에게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정직 3월의 중징계를 한 것은 징계양정이 위법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징계이며 이는 참가인의 노동조합활동에 지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전부 인용하였다(K/L.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 2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18. 5. 15. 참가인을 업무지시 위반, 사업주를 상대로 금품 요구 및 협박 등을 이유로 해고하였다. 참가인은 위 해고처분에 불복하여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20. 위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15.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90411호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현재 위 소송이 계속 중이다.

사.

한편, 참가인에 대하여 2019. 11. 29. 위 해고처분의 주요 징계사유인 사업주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면서 협박을 하였다는 사실 등과 관련된 아래의 각 범죄사실에 관한 공소가 제기되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2020. 6. 23. 아래의 각 범죄사실에 대하여 공갈미수, 재물손괴,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의 유죄를 인정하고, 참가인이 택시 차량 리모컨을 가지고 간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징역 2월, 나머지 죄에 대하여 징역 10월 및 위 각 형에 대하여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2019고단3068. 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위 판결에 대하여 참가인이 항소하여 대전지방법원에 항소심 소송이 계속 중이다(2020노215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및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전부 존재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적법한 징계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위축을 목적으로 하는 부당노동행위 역시 성립할 여지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및 단체협약, 취업규칙의 관련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징계의 적법 여부

1)

참가인에게 단체협약의 징계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가)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분회 조합원이기 때문에 기업노조 가입의 자격이 없는 근로자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징계사유 및 양정에 있어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이에 징계사유 및 양정의 판단의 전제로서 참가인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도 미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41224 판결 취지 참조).

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상시 사용 근로자 수는 40명 가량이며 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31명이고, 기업노조가 교섭단체 대표로서 원고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분회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도 참여하였으므로, 기업노조가 아닌 이 사건 분회의 구성원인 참가인에게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친다.

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이 사건 제3 내지 5 징계사유: 인정

(1)

이 사건 제3징계사유는 참가인이 배차받은 택시의 블랙박스를 끈 채 운행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제4징계사유는 참가인이 배차받은 택시의 스마트 콜 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였다는 것이며, 이 사건 제5징계사유는 참가인이 택시 차량 열쇠를 고의로 절도하였다는 것이다.

(2)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의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이 실수로 몇 차례 블랙박스의 전원을 끄고 택시를 운행하거나 스마트 콜 번호를 다른 번호로 입력하고 운행하였던 사실 및 2016. 12. 26. 무렵 자신에게 배차된 차가 아닌 N의 차량 열쇠를 집에 가져갔다가 그 다음 날 집에 두고 출근하였으며 참가인이 반환을 요청하여 위 열쇠를 반환하였던 사실을 인정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에서도 위 사실관계를 다투지는 않는다.

(3)

위와 같은 참가인의 각 행위는 택시운전원으로서 업무상 당연히 준수하여야 할 복무 원칙의 준수를 고의로 어기거나 게을리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8조<2>에서 정한 징계사유 중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 명령에 불복한 자'(2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3 내지 5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나)

이 사건 제1 내지 2징계사유 등: 인정하지 않음

(1)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사납금을 미납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과 다르게 다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참가인과 사이에서 월급 600,000원을 선수령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를 공제한 금액인 1일 77,000원으로 사납금을 납입받기로 약정하였고 참가인에 이에 따른 사납금을 납입해 온 사실을 인정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점이 부당하다고 다툴 뿐 그 이유나 구체적인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참가인이 사납금을 미납하였다는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제2징계사유는 참가인이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는 불성실 근무를 하였다는 것으로서 징계처분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사실이 고지되지 않았으나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참가인이 2017. 4. ~ 2017. 5. 평소 운행시간의 절반 정도인 1일 평균 40분 정도를 운행'하는 방법으로 불성실 근무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운행시간이나 운송수입금이 평소보다 줄었다는 것은 정황에 불과하고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 역시 원고는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입증을 하지 않았고 만연히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는 불성실한 근무를 인정하였다고 주장할 뿐인데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사실 가운데 운행시간 등의 감소와 관련된 부분은 없고 택시 리모컨을 반납하지 않은 범죄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사실은 이 사건 정직처분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이 부분 징계사유를 유죄로 인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징계사유도 인정할 수 없다.

(3)

한편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고의로 훼손한 행위'도 징계사유로 인정되는지 다투어졌다.<3>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다른 징계사유의 추가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지만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블랙박스 메모리가 결과적으로 훼손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될 뿐 참가인이 이를 고의로 훼손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보아 결론에 있어 위 행위를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으므로<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이 사건 단체협약은 제39조에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면직을 규정하고 있고, 그 중 정직(제4호)는 1회에 한하여 10일 이내의 배차정지로 규정되어 있다. 반면, 원고의 취업규칙 제75조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 정직, 징계해고를 규정하고 그 중 정직(제3호)은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근을 정지시키는 것으로서 정직기간 중의 임금은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앞서 판단한 대로 참가인에게도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며, 노동조합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면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이다.

다)

징계사유 중에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남은 징계사유만으로 징계처분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그러한 경우라도 원고는 자신에게 부여된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징계를 하여야 하고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부여된 징계재량권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규율된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에 있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9조에 따른 징계 종류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징계를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더 불리할 뿐 아니라 원고에게 적용되지도 않는 취업규칙의 징계의 종류를 선택하고 그에 따른 양정을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양정은 원고의 징계재량권을 벗어나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라.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1)

노동조합법 제81조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제1호)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근로자의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징계처분 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징계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징계처분을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7685 판결, 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누3001 판결 등 참조). 또한,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거나 그 징계 절차가 단체협약에 정하여진 규정에 위반한다는 등의 사정은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판단하는 하나의 자료가 된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누9572 판결).

2)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정직처분은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주고 이 사건 분회의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위축을 초래할 목적으로 행하여 진 것으로 보이므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된다.

①

앞서 판단한 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 제35조에 의하여 참가인에게도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참가인이 기업노조의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적용하지 않았다.

②

그런데 앞서 살펴본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징계종류 및 양정이 원고의 취업규칙에 비해 훨씬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원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 적용이 되지도 않고 내용상 훨씬 불리한 취업규칙을 근거로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원고로서는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여부가 의문스러웠다면 이를 전문가에게 조회하여 확인할 수도 있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굳이 더 불리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적용한 것은 원고의 법률에 대한 부지 내지 착오에서 기인하였다기보다는 이 사건 분회의 조합원인 참가인에게 불이익을 가하려는 의도에서 행하여 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이 사건 제5징계사유의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이 N 차량의 열쇠를 집에 두고 출근한 뒤 원고의 요청에 따라 반환한 행위는 일회적인 실수였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원고는 이를 '절도행위'로 명명하여 징계사유로 삼았는바 이는 참가인의 행위에 상응하는 징계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참가인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가 이 사건 제1징계사유로 삼은 사납금 미납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월급을 운송수입금에서 선수령한 것으로 상계처리하고 사납금을 77,000원을 납부 받았기 때문에 징계사유가 될 수 없었음에도 원고는 참가인이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사납금 미납을 징계사유로 삼았다. 이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 심문회의 당시 참가인의 진술에 의하면 'G 분회장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원고가 미납된 사납금을 납부하라고 공고하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참가인 측에서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하는바, 위 주장이 맞다면 원고와 이 사건 분회 조합원인 G, 참가인(이 사건 분회의 조합원은 위 둘 뿐이다)의 사이 분쟁의 일부가 징계사유로 편입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박남진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