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5. 22. 선고 2019구합221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 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엔터테인먼트, 교육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2017. 9. 21.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및 중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F어학원(이하 '이 사건 어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B, C, D(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2018. 4. 1. 원어민 영어강사로서 원고에 입사하여 이 사건 어학원에 근무하고 있었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18. 7. 5. B을, 2018. 7. 6. C, D을 각 해고(이하 '이 사건 각 해고'라 한다)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각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각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8. 8. 1. 및 2018. 8. 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9. 27.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 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8. 11.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2. 26.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9. 3. 31.까지로 하고, 급여를 월 300만 원으로 하며, 원고가 주거를 제공하기로 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4.초 한국에 입국하였다.

2)

이 사건 어학원은 당초 예정과 달리 2018. 6. 1. 개원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8. 4.부터 6.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3)

이 사건 어학원이 개강한 2018. 6. 기준으로 이 사건 어학원에 등록한 학생 수는 8명이다.

4)

원고는 2018. 6. 25. 재정난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들에게 100만 원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받고 퇴사하거나, 2018. 10. 1.까지 3개월간 임금의 지급을 유보하고 근무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5)

원고는 2018. 7. 3.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원어민 영어강사들과 퇴직 및 잔류조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원어민 영어강사가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 퇴직위로금을 140만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 및 잔류를 선택하는 경우 매달 5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이를 2018. 10. 1.에 지급하는 임금에서 공제하지 않으며, 첫 50명의 수강생에 대하여는 각 수강료의 3%를, 51~100번째 수강생에 대하여는 각 수강료의 2%를 보너스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6)

B은 2018. 7. 4. 원고에게 위 5)항과 같이 변경되는 방안을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제안한 조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8. 7. 5.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원어민 영어강사들에게 '투자자가 6. 23.부터 투자를 중단하였고, 수강생은 9명에 불과한데 임대료가 20,540,000원에 이르는 등 비용 대비 수익이 낮아 파산 위기를 겪고 있고 있으므로 일정 수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7)

원고는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 중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하였다. 한편, 나머지 원어민 영어강사 중 3명은 스스로 퇴사하였고, 3명은 잔류하였다.

8)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미국 국적자로서, 이 사건 각 해고 후 B만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여 한국에 남고, 나머지 근로자들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9)

이 사건 각 해고 당시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의 집단적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근로자 대표가 선정된 사실이 없고, 취업규칙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쟁점의 정리

가)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제1항),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제2항 본문),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제2항 본문),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제3항)고 정하고 있다.

나)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44647 판결 등 참조). 이하에서는 이 사건 각 해고가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살펴본다.

2)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에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또한 노동조합의 파업 등으로 인하여 일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웠다는 사정만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누3076 판결 취지 참조).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재무상태표상 2017. 12. 31. 기준 자산 총계는 271,032,251원, 부채 총계는 270,278,046원, 당기순손실은 9,245,795원이고, 2018. 12. 31. 기준 자산 총계는 466,957,510원, 부채 총계는 1,076,703,406원, 당기순손실은 610,500,101원이다.

(2)

2018. 6. 기준으로 이 사건 어학원에는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가 재직하고 있었고, 그 중 G 1인은 월 400만 원의,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나머지 원어민 영어강사들은 월 300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 또한 원고는 2018. 6. 기준으로 위 인건비 외에 한국인 강사를 포함한 직원에 대한 인건비, 원어민 영어강사의 오피스텔 임대료, 이 사건 어학원의 임대료 등의 고정비용을 부담하였다.

(3)

이 사건 어학원의 2018년도 매출내역은 다음과 같다(갑 제6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내지 9,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해고 당시 원고의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이었던 사정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해고 당시, 원고에게 정리해고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어학원을 2018. 6. 1. 개원 후 한달도 지나지 않은 2018. 6. 25. 원어민 영어강사 전원에게 100만 원의 퇴직위로금을 받고 퇴사하거나 3개월간 임금 수령을 유보하는 조건으로 잔류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②

원고는 재직 중인 원어민 영어강사 '전원'을 대상으로 위 ①항과 같이 퇴사 내지 잔류를 선택하라고 종용하였으면서도, 현재까지 이 사건 어학원을 운영 중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에도 이 사건 어학원을 폐업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어학원에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가 있고, 그 투자자가 2018. 6.말 무렵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주장사실을 입증할 자료는 없다.

④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해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채용사이트에 영어강사 5명에 대한 채용공고를 하고, 갑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각 해고 직후인 2018. 7. 16. 파트타임 영어강사를 단기간으로 고용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갑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퇴사한 원어민 영어 강사 H에게 2018. 7.말 경 재입사를 권유하기도 하였고, 미디어 수업을 잘 아는 미국인 여자강사를 고용하고 싶으니 추천할 사람이 있는지 묻기도 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2018. 8.말경 잔류를 희망했던 원어민 영어강사 I에게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 중에 근무를 선택하도록 하기도 하였다(갑 제18호증).

⑤

원고의 재무상태는 2017년에 이 사건 어학원의 개원 준비를 하고 2018년 6월에 이 사건 어학원을 개원하였기 때문에 2017년부터 2018년 두해 동안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긴 하였으나, 원고의 개원 이후 매출 추이를 보면 매출액이 점차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해고 당시 원고의 재정적 위기는 개원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도산 회피나 장래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인원을 감축하였다기보다는 정규직 원어민 영어강사의 규모를 축소하고 해당 업무를 파트타임으로 전환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사건 각 해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3)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갑 제21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B에게 2018. 6. 30., 2018. 7. 5. 두 차례에 걸쳐 이적동의서를 써준 사실, B은 원고로부터 해고된 후 J시설에 취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갑 제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퇴사를 선택한 원어민 영어강사 3명에게 원고가 이직을 위한 추천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대로 원고는 이 사건 어학원 개강 후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원어민 영어강사 전원을 상대로 100만 원의 퇴직위로금을 받고 퇴사 또는 3개월 임금수령 유보를 조건으로 잔류를 결정할 것을 종용한 점, 원고가 처음에 제시한 조건은 이후 퇴사 시에는 퇴직위로금 140만 원으로, 잔류 시에는 3개월 후인 10. 1.에 수령할 급여에서 공제되지 않는 조건으로 매월 50만 원의 생활비를 지급받는 등의 조건으로 변경되었는데 변경된 조건에 의하더라도 원어민 영어강사는 잔류를 선택할 경우 3개월 동안은 생활비 50만 원만 받고 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원어민 영어강사들과 고용을 유지할 의사가 있었다면 일시 휴직, 근무시간 단축 등의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각 해고 직후 원어민 영어강사 신규채용도 병행한 것으로 보이고, 안내원·(리셉셔니스트) 총무를 모집한 점, 원고가 그 외 경비절감을 위하여 노력을 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나)항 기재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데,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해야 하는 경영상 이유, 정리해고를 시행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시행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나)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2018. 6. 당시 재직 중이던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 중 이 사건 근로자들만을 해고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원고는 9명의 원어민 영어강사 중 스스로 퇴사한 3명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6명 중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 내지 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B의 경우 퇴사를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6명의 원어민 영어강사들을 대표해서 2018. 7. 4.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원고는 2018. 7. 5. 재직 중이던 원어민 영어강사 중 B을 가장 먼저 해고한 점, B, C에 대한 해고통지서에는 해당 근로자들의 태도와 능력이 업무에 부적합하다는 취지의 사유를 기재하면서 '학원 상황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사유를 들고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공통적인 해고 사유로서 '임금 합의 가능성이 없다'는 사유를 들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객관적 선정 자료나 선정기준을 두지 않은채 사용자에게 비협조적인 근로자를 선정하였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각 해고에 있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5)

근로자 대표와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성실한 협의를 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어학원에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어학원에 재직하던 근로자들이 근로자 대표를 선정한 사실도 없었던 사정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이 근로자 대표가 존재하지 않았던 이상 원고가 근로자 대표와 해고의 기준 등을 미리 통보하고 이에 관하여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

한편, 원고는 G이 근로자 대표에 해당하고 원고가 G과 이 사건 각 해고 등에 관한 협의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6)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박남진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