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10. 22. 선고 2019구합783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강원도에 소재한 육상운수업 및 관련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1988. 9. 2.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상급단체는 G A연맹이다. 원고의 조합원 수는 약 2,100명이고, 2016. 4. 2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한 H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를 인준하여 산하 지부로 두게 되었으며, 이 사건 지부를 포함하여 산하에 15개의 강원도 내 지부를 두고 있다.

나.

참가인은 1958. 2.경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00명을 사용하여 원주시 및 횡성군 일대의 시내버스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여객운송사업자이고 2017. 5. 22.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아 회생절차 진행 중이다. D는 원고가 ‘2018. 11. 14.부터 2019. 1. 31.까지 이 사건 지부 위원장 직무대리’로 임명하고 ‘2018. 11. 15.부터의 노동조합 전임자’로 지정한 근로자이고, I은 2018. 11. 14. 원고로부터 ‘이 사건 지부의 지부위원장 인준취소’ 통보를 받은 근로자이다.

다.

원고, D는 2018. 12. 20.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아래와 같은 신청취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라.

강원노동지방위원회는 2019. 4. 9. 제1, 2, 3 행위에 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나 이 사건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그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마.

원고와 참가인은 2019. 5. 15. 및 2019. 5. 20. 각 위 초심 판정의 패소부분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11. 위 초심지방노동위원회 판정과 같은 취지로 쌍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단체협약은 조합비 일괄공제를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조합규약을 통해 ‘조합원의 조합비 납부의무 및 임금에서의 일괄공제 동의’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에 소속된 조합원들이 조합비 납부를 반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조합규약이 정한 절차에 따라 탈퇴가 인정되고 납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에게 조합비를 일괄공제하여 인도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참가인이 조합비 일괄공제 및 원고에 대한 인도를 거부한 것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2)

가사 조합원들이 탈퇴하였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탈퇴서를 작성·제출한 2018. 11. 24. 내지 2018. 11. 26.까지는 원고 소속 조합원이었으므로, 2018. 11.분 조합비 일괄공제분 중 조합원들이 원고 소속이었을 무렵까지의 조합비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인도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2018. 11.분 조합비를 일할계산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이는 명백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다.

3)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지부의 조직형태 변경 및 단체협약 체결 등

가)

참가인의 사업장에는 2015. 8. 이후 ① 1980. 9. 2. 설립된 K 노동조합이 2015. 7. 22. 명칭을 ‘L 노동조합’으로 변경한 노동조합, ② 2015. 8. 참가인 소속 근로자 2명이 가입한 소외 노동조합이 존재하여, 복수 노동조합이 유지되고 있었다.

나)

L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인 단위노동조합이었으나 2016년경 상급단체가 G인 원고의 지부가 되기로 결의하고, 2016. 4. 21. 조합규약 제12조에 따라 원고로부터 산하지부로 인준받음에 따라 2016. 4. 28. 조직형태를 ‘지역단위 산업별 단위노조의 산하조직’으로 변경하여 이 사건 지부가 되었다. 이에 원주시장은 2016. 5. 3. ‘조직형태 변경’을 이유로 종전 L 노동조합을 직권해산하였다.

다)

이 사건 지부는 2017. 4. 1. 단체협약(유효기간 2019. 3. 31.까지)을 체결하였다(이하 ‘단체협약’). 한편 2018. 10. 8. 기준 이 사건 지부 소속 조합원은 75명, 소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은 1명이었다.

2)

I과 원고의 대립 및 조직형태 변경 결의 투표 등

가)

I은 2011. 7. 10.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6. 5. 10.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으로 취임하였고 예정 임기는 2019. 4. 30.까지였다. I은 2018. 8. 17. 원고의 원주지역 시내 버스 공동교섭과정에 불만을 품고, 2018. 8. 24.부터 이 사건 지부가 원고에 납부하여야 하는 의무금 납입 중단을 결정하였으며 원고 내부 각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등 대립하기 시작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1. 14. 노동조합 규약(이하 ‘조합규약’) 제50조 제1항 제6호를 근거로 I에 대한 이 사건 지부 위원장 인준을 취소하고, 2018. 11. 15.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통보하였다. 또한 같은 날 참가인에게 ‘금일자로 이 사건 지부의 위원장(I)에 대한 인준을 취소하여 그 직위를 해제함을 알리니 I을 원직에 복귀시켜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조치하고, I 위원장의 직위상실에 따라 위원장이 임명한 사무국장 등 상무집행간부 전원이 해임되었음을 알리며, 지부의 정상운영을 위한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조합원 D를 지부위원장 직무대리로 임명하니 노조전임자 유급처리 등 협조를 부탁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

다)

I은 2018. 11. 15. 임시대의원회를 소집공고하였고 2018. 11. 16. 총 7명이 참석한 임시대의원회 및 상집간부회의를 열어 ‘상급단체를 G에서 M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조합원 총투표’를 안건으로 회부하여 가결하였으며 ‘이 사건 지부의 대표자 위원장’ 자격으로 위 안건에 대한 2018. 11. 24.자 조합원 총투표 실시를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투표’).

라)

이 사건 투표 결과 재적조합원 75명 중 73명이 투표하여 찬성 65표, 반대 7표, 무효 1표로 조직형태 변경이 가결되었다.

3)

원고로부터의 탈퇴서 및 소외 노동조합에 대한 가입서 취합 등

가)

I과 지부 사무국장 N는 2018. 11. 24.부터 2018. 11. 26.에 걸쳐 원주시 O에 위치한 사무실(이 사건 지부 사무실)에서 조합원들로부터 원고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탈퇴서와, M을 상급단체로 하는 소외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내용의 가입원서를 제출받았다. D, P을 제외한 나머지 71명의 조합원이 탈퇴서를 작성하였고(이하 ’이 사건 탈퇴서‘), 추가로 다른 2명을 포함한 73명이 소외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가입서‘).

나)

이 사건 탈퇴서는 수신자를 ‘원고 대표자 위원장 귀하’로 하여 ‘삼가 본인은 귀노조를 탈퇴하고자 본 서면을 작성하여 이를 제출합니다.’라는 내용이 인쇄되어 있고 작성자의 인적사항과 서명․날인이 있다.

다)

원고는 2018. 11. 26. 제3차 조합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사건 지부에서 이 사건 투표가 실시된 경위, I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하였다. 의 결결과 I, N(사무국장)등에 대한 징계처분이 ‘제명’으로 결정되었다. 원고는 같은 날 징계대상자들에게 위 징계처분 결과를 발송하였다.

4)

공제 조합비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 등

가)

참가인은 관할 행정청인 고용노동부 원주지청 근로개선지도과에 ’사업장의 노무관련 사항의 감독‘과 관련하여 현장지도를 요청하였다. 2018. 12. 4. 관할 지청의 근로개선지도과장과 근로감독관이 참가인의 사업장에 현장지도를 위해 파견되었고, 제반 사정을 들은 후 참가인에게 ’공인노무사로부터 자문을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조언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노무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소외 노동조합은 2018. 12. 6.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가입서 제출을 통하여 조합원수가 과반수가 되었음을 주장하며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자문계약을 체결한 노무법인에 조언을 요청하였고 2018. 12. 7. 담당 공인노무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자문서를 받았다.

다)

참가인의 임금 지급일은 매월 10일이고, 통상적으로 지급일 오전 09:00이전에 임금 지급을 마쳐 왔다. 참가인은 2018. 11. 이전까지 단체협약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조합비를 공제한 후, 공제분을 이 사건 지부 위원장 지위에 있었던 I 명의의 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조합비를 지급하여 왔다.

라)

참가인은 2018. 11.분 조합비 또한 사전에 공제하여 보관하고 있었으나, 2018. 12. 10. 무렵이 되자 원고와 소외 노동조합 중 지급대상자를 결정하지 못하여 지급을 지연하고 있었다. 참가인은 2018. 12. 13. 이 사건 탈퇴서 사본을 제출받은 후, 같은 날 그 기재내용에 따라 2018년 11월 조합비 공제 금액 합계 4,347,238원 중 4,258,465원은 I 명의 계좌로, D 공제액 24,438원은 D 명의 계좌로, P 공제액 64,335원은 P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지급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9. 1. 10., 2019. 2. 11., 2019. 3. 8.에도 이 사건 탈퇴서의 내용에 따라 소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조합비는 I 명의 계좌로, 원고 소속 조합원 3명으로부터 공제한 공제액 135,578원은 D 또는 R 명의 계좌로 지급하였다.

바)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8. 12. 27.부터 원고에게 수차례에 걸쳐 공문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전달하였다.

5)

조합비 공제 및 탈퇴 관련 규정

나머지 관련 규정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을가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판단의 순서

이 사건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투표로 이 사건 지부가 동일성을 지니고 소외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결의가 가결되어 단체협약에 따라 소외 노동조합에 조합비를 이체한 것이고, 가사 위 결의가 유효하지 않더라도 조합원들이 이 사건 지부에서 탈퇴하고 조합비 공제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므로 참가인이 더 이상 이 사건 지부에 그 조합비 공제분을 이체할 의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순차로 본다.

2)

이 사건 투표로 인한 조직형태 변경의 효력 여부

가)

이 사건 지부의 전신인 K 노동조합(이후 명칭이 L 노동조합으로 변경)은 기업별 노동조합 형태로 설립되었으나 2016. 4.경 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 분회(지회)로 조직변경이 이루어졌고, 종전 L 노동조합은 직권해산되었다. 조합규약 제55조에 의하면 지부의 운영과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은 조합규약에 의하여 시행되고, 지부의 각종 기관은 노동조합연합 및 조합규약, 결의사항 또는 지시․명령에 위반되는 의결을 할 수 없으며(제1항), 지부는 이 사건 노동조합에 사전보고하고 지부대의원의 투표에 의한 찬성을 얻지 않는 한, 독자적으로 별도의 제규정 및 규칙을 운용할 수 없다(제2항). 원고가 이 사건 지부의 자체규약을 승인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지부가 기업별 노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던 무렵 자체규약을 제정한 바 있고, 그 자체규약을 원고 산하 지부가 된 이후에도 폐기하지 않은 채 유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조합규약의 내용에 비추어 대외적으로 해당 자체규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지부의 지위, 조직형태 변경 의결의 요건, 원고가 I에 대하여 한 인준․인준취소의 효력은, 자체규약이 아닌 조합규약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

나)

노동조합의 조합규약은 조합 내부의 자치규범으로서 그 내용이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조합원 및 조합 산하기관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조합규약에 위반하여 개최된 총회에서의 결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조합규약 제50조 제1항 제6, 8호에 의하면 원고의 조합위원장은 지부위원장에 대한 인준권 및 인준취소권, 지부위원장 직무대리 임면권을 보유하고 있고, 조합규약 제57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의하면 지부위원장의 인준이 취소되면 ’사고지부‘로 결정되어 당해 지부의 업무는 조합위원장이 지부위원장 직무대리를 임명하여 집행하도록 하거나 조합이 직접 집행하게 된다. 조합규약 제57조 제3항은 지부위원장 직무대리 또는 조합은 사고지부의 필수유지업무만을 집행할 수 있고, 지체없이 지부위원장 보궐선거 또는 차기 지부위원장 선거가 치러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지부는 사업장별로 설치되는 기구 단위로서 ‘조합의 산하기구’로 예정되어 있고, 지부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며 교섭을 통한 단체협약 체결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55조).

다)

위 규약내용에 의하면, 조합위원장의 권한에는 원고의 산하기구 지위에 있는 지부위원장에 대한 인준․인준취소권이 포함되고, 조합위원장은 지부위원장의 유고, 궐석 또는 지부위원장에 대한 인준취소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지부 소속 조합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직무대리를 임명하여 당해 지부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조합위원장의 예정된 권한내용을 고려하면, 조합위원장의 인준취소가 발생하면 그 지부위원장은 더 이상 당해 지부 대표자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2018. 11. 14. 이 사건 지부위원장 I에 대한 인준을 취소하여 이 사건 지부가 사고지부로 결정되었고, 조합규약 제57조 제2항을 근거로 D를 지부위원장 직무대리로 임명한 이상, I은 더 이상 대표자 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조합규약 제60조는 지부의 기관으로서 조합원회를 규정하고 조합원회는 조합원 총투표로 대체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제1항).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 조합 및 상급단체의 가입․탈퇴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회에서만 의결할 수 있고(제62조 제8, 9호), 조합원회는 지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부의사항을 명시하여 연서․날인한 소집요청서를 제출한 때에 지부위원장이 소집하여야 한다(제61조 제2항). 위 제2항 후문에도 불구하고 지부위원장이 조합원회를 소집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조합에 소집권자 지명을 요청할 수 있고, 조합위원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집권자를 지명하여야 한다(제3항). 한편 노동조합법 제18조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조합원 또는 대의원의 1/3 이상(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 있어서는 그 구성단체의 1/3 이상)이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제시하고 회의의 소집을 요구한 때에는 지체 없이 임시총회 또는 임시대의원회를 소집하여야 하고(제2항),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위 회의의 소집을 고의로 기피하거나 이를 해태하여 조합원 또는 대의원의 1/3 이상이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구한 때에는 15일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하고 노동위원회의 의결이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회의의 소집권자를 지명하여야 한다(제3항).

마)

위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지부의 조직형태 변경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조합원회 또는 조합원 총투표에서 가결되어야 하고, 그 소집은 지부위원장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D에게 요청하거나, 원고에게 소집권자 지명을 요청하거나, 위 조항의 정족수를 갖추어 행정관청에 소집권자를 지명할 것을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어야 한다. I이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투표 안건을 부의하고, 이 사건 투표에서 ‘원고에서 탈퇴하고 소외 노동조합의 지부로 가입하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내용의 안건을 가결’한 것은, 총회의 소집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2241 판결 취지 참조).

바)

따라서 이 사건 투표를 통해 이루어진 조직형태 변경은 효력이 없다. 이와 달리 소외 노동조합이 이 사건 지부와 동일성을 지닌 채 그 조직형태를 변경한 것으로서 종전과 동일하게 단체협약에 따라 조합비 공제금액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행위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의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된다. 사용자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주장한 사유와 달리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참가인은 단체협약 제21조에 따라 원고가 공제 조합비 지급을 요청하였음에도, 이 사건 탈퇴서에 기재된 조합원들의 의사에 따라 일괄공제한 조합비 중 D, P, R 3명의 근로자 외의 조합비 부분은 소외 노동조합의 지부 대표자인 I 명의의 이 사건 계좌에 이체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행위가 외관상 원고와 소외 노동조합을 차별하여 대우하는 객관적 요건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어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1)

2018. 11. 이후 참가인의 사업장은 원고와 I의 대립으로 이 사건 투표를 통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가결되고, 조합원들이 원고로부터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조직형태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지부 소속이었던 조합원 75명 중 71명은 2018. 11. 24. 및 2018. 11. 25. 이 사건 탈퇴서를 작성하고 참가인 사업장의 근로자 중 73명이 소외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다는 가입서를 작성하여, 원고에서 탈퇴하고 소외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였고, 이는 다음과 같이 효력이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①

위 라. 2)항과 같이 이 사건 투표를 통한 결의로 이 사건 지부가 이 사건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문제와,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기를 원하는 소속 조합원들이 각자 조합규약 제11조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였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보장하고 근로자가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헌법 제33조 및 노동조합법의 내용을 고려하면,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탈퇴할 수 있고, 그 탈퇴의 의사표시가 조합에 도달하면 효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과 같이 산별 노조의 단위 지부 소속 조합원이 조합으로부터 탈퇴를 원하는 경우, 그 조합원은 자기가 속한 조합의 단위 지부에 객관적으로 인식이 가능한 방법으로 탈퇴의 의사를 명시하면 탈퇴 의사표시에 따른 효력이 있고, 원고 측의 허가나 승인 등이 효력요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다만 조합의 입장에서 조합원의 지위 획득 및 상실과 직결되는 가입 또는 탈퇴 의사를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탈퇴서 작성 및 수리에 관한 부수적 절차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위와 같이 행정적 절차를 간명히 한다는 취지에서 그 절차에 따라 탈퇴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조합규약 역시 개개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원고에 가입하거나 탈퇴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11조 1항에서 ‘조합을 탈퇴하고자 하는 자는 탈퇴서를 당해 지부에 제출하면 탈퇴가 확정된다. 다만 지부가 결성되어 있지 아니한 사업장의 조합원은 탈퇴서를 조합에 직접 제출하면 탈퇴가 확정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탈퇴서가 도달하였는지 여부는 탈퇴의 의사표시가 지부에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②

이 사건 탈퇴서는 2018. 11. 24.부터 영업소 내지 이 사건 지부의 조합사무실에서 I, N 등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작성・제출되었다. I에 대해 2018. 11. 14. 지부위원장 인준이 취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아직 제명처분 등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대표자 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었음은 별론으로, 지부 조합원으로서 지부에 제출되는 탈퇴서를 받을 권한 도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N는 이 사건 지부내 총무부의 부장이었고, I에 대한 인준취소가 N의 지위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2018. 11. 27.무렵까지 영업소 내지 조합사무실에서 I, N에게 탈퇴서를 제출하였다면, ‘지부’에 탈퇴서를 제출하였다고 볼 수 있고, 조합규약 제11조 제1항이 요구하는 ‘탈퇴서를 당해 지부에 제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③

이 사건 지부 소속이었던 근로자 중 65명은 이 사건 투표를 통해 더 이상 산업별 노조인 원고의 지부 지위에서 원고로부터 간섭과 통제를 받는 것을 거부하는 의사를 명시하였고 그 직후 6명이 더해진 71명이 이 사건 탈퇴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이는 조합원들이 조직형태변경(상급단체변경) 결의가 유효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탈퇴서를 제출한 것으로서, 원고로부터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었고 이를 객관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보인다. 앞서 본 노동조합 탈퇴의 자유 및 조합규약의 취지 등에 비추어, 근로자들이 조직형태 변경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것에 대비하여 이 사건 지부사무실에 탈퇴서를 작성・제출하면서, 실제로 탈퇴서 접수·수령업무를 하고 있는 조합원의 적법한 탈퇴서 접수·수령 권한을 원고에게 확인하거나, 조합규약에 따라 ‘지부에 제출’된 것인지를 의심하여 별도로 상급단체인 원고에게 송부·수령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2018. 11. 26.자 원고 제3차 조합운영위원회에서 ‘조합원들의 탈퇴서와 M 가 입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는 사실’이 보고되었던 점, 원고의 정책부장 S이 2018. 12. 13. 참가인의 관리인과 통화할 당시, 참가인이 이 사건 탈퇴서 사본을 제출받았음을 언급하고 이를 직접 S에게 보내겠다고 제의하였으나 거절하는 취지의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는 그 무렵 위와 같은 탈퇴 의사를 인지하고 있었고 탈퇴서를 서면으로 제출받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D나 원고가 당시 조합원들에게 탈퇴서를 직접 D에게 제출하거나 상급단체에 보내라는 내용의 고지를 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탈퇴의 의사표시는 이미 원고에게 그 무렵 도달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탈퇴서 실물을 제출받지 않았다고 하여 탈퇴의 효력이 지연되거나 제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단체협약상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비 일괄 공제제도는 조합원이 조합비를 납입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는 것을 방지하여 노동조합의 안정적인 재정확보와 노동조합의 단결권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조합원의 조합비 납부 의무를 전제로 한다. 또한 조합원의 조합비 납부 의무는 그 조합에 대한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전제로 한다. 위와 같이 조합원들이 원고 조합 탈퇴 및 공제동의 철회의 의사표시를 하고 그 효력이 인정되는 이상, 참가인은 더 이상 이 사건 지부 소속이 아닌 조합원들의 임금에서 조합비를 공제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노동조합법이 사용자의 ‘지배・개입’을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하는 이유는 근로자의 단결권 행사와 그 결과인 노동조합의 조직ㆍ운영에 대하여 사용자의 개입ㆍ간섭ㆍ조종을 배제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ㆍ독립성과 조직력을 확보ㆍ유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투표나 이 사건 탈퇴서의 작성은 원고와 I이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이루어졌을 뿐이고 그 과정에 참가인이 개입하거나 사용자로서의 의도를 반영한 부분은 전혀 없다. 참가인은 단체협약에 따라 조합비를 일괄공제한 채 조합이 공문으로 지정하는 계좌로 조합비를 이체해 오던 것으로 보이고, 2018. 12. 이후로는 위와 같이 대립이 발생하자 이 사건 투표를 통한 조직변경의 효력, 이 사건 탈퇴서의 효력 등을 확신하지 못하여 처리방안을 모색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참가인은 관할 노동청에 현장지도를 요청하였으나 근로감독관 등으로부터 명확한 처리방침을 전달받지는 못하였고, 행정지도 취지에 따라 노무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하여 그 자문 내용에 따라 조합탈퇴의사 등을 서면으로 확인하고 확인된 개별 조합원의 의사에 따라 조합비를 이체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참가인의 규모에 비추어 사용자로서의 중립의무를 지키기 위해 나름의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이 참가인이 확인한 내용, 사전에 취한 조치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의 운영에 개입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4)

2011. 10. 13. 고용노동부 질의회신(노사관계법제과-2039호)은 조합원이 노동조합을 탈퇴한 월의 조합비는 조합비 공제시점에서 조합원이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취지이고, 조합원이 탈퇴한 시점까지의 조합비가 노동조합에 귀속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명확히 판시한 선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사로 2018. 11.분 조합비를 일할계산 하지 않았다거나 조합비를 이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2018. 11.분 조합비에 대하여 이 사건 탈퇴서 효력 발생 이전 부분을 일할계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소결론

이 사건 행위가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 따른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