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3. 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 사이의 D 주식회사 B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광주 광산구 E에서 자동차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전국의 금속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참가인 회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회(2020. 1. 5. 설립)를 두고 있고, 상급단체는 F단체이다.
한편, 피고보조참가인 C 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20. 1. 7. 광주 광산구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고, 상급단체는 G단체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원고는 2020. 1. 6. 참가인 회사에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요구 문서(이하 ‘이 사건 교섭요구 문서’라 한다)를 팩스로 발송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0. 1. 7. 이 사건 교섭요구 문서를 접수 처리한 뒤, 2020. 1. 8.부터 같은 달 14.까지 그 사실을 공고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1. 13. 참가인 회사에 서면으로 교섭을 요구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0. 1. 15.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공고기간: 2015. 1. 15.부터 같은 달 19.까지)하였고, 2020. 1. 20. 원고와 참가인 노동조합에게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 통보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되지 못하자,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2. 3. 참가인 회사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과반수 노동조합’이라 한다)이라는 사실을 통지하였다(원고도 2020. 2. 4. 참가인 회사에게 과반수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을 통지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0. 2. 4. 참가인 노동조합의 과반수 노동조합 통지 내용을 공고(공고기간: 2020. 2. 4.부터 같은 달 8.까지)하였다.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원고는 2020. 2. 6. 참가인 회사의 위 2020. 2. 4.자 공고에 대하여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2. 21. 참가인 회사가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한 2020. 1. 15.을 기준으로 하여 조합원 수를 산정한 뒤(원고: 191명, 참가인 노동조합: 207명),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참가인 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H).
원고는 2020. 3. 9.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3. 23. 초심판정과 마찬가지로 참가인 회사가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한 2020. 1. 15.을 기준으로 하여 조합원 수를 산정하였고(원고: 203명, 참가인 노동조합: 207명), 참가인 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인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8호증의 1, 2,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 노동조합은 설립총회 당시 재적조합원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9명의 조합원만이 출석하여 규약을 제정하고, 임원을 선출하였다. 이는 강행규정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6조를 위반한 것이므로,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절차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후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참가인 노동조합은 과반수 노동조합 산정 기준일 당시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이 아니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은 2020. 1. 6. 19:49경 참가인 회사에 도달되었다. 따라서 과반수 노동조합 확정을 위한 조합원 수 산정의 기준일은 참가인 회사가 실제로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한 2020. 1. 15.이 아닌 2020. 1. 14.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2020. 1. 15.을 기준으로 하여 조합원 수를 산정하였으므로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산정된 조합원 중 다음과 같은 조합원들이 제외되어야 한다. 위 조합원들을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서 제외하면 원고가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 노동조합의 규약은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는 자’에 대해 가입을 허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1. 7.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으므로 그 소속 조합원들은 2020. 1. 7.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2020. 1. 7. 전에 이미 원고에 가입하였던 조합원 52명은 위 규약에 따라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 중 56명이 2020. 1. 14. 탈퇴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위 56명은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 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 중 주식회사 I 소속인 22명, 해외법인 파견 근로자 8명은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 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관련 법령 및 법리
구 노동조합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은 그 요건으로 단체성이 요구된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누19830 판결 등 참조).
단체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을 가지는 규약을 만들어 이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되고,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자본의 구성,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다4504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규약의 제정(제1호) 및 임원의 선거와 해임(제2호)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총회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며, 규약의 제정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제16조 제2항). 이러한 규정들은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총회의 의결방법에 관한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8. 29.자 95마645 결정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1. 4.경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2020. 1. 4.경 참가인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제출한 참가인 회사 근로자들의 수는 적어도 39명 이상이었다.
J 등 9인은 2020. 1. 5.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총회를 개최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규약을 제정하고, 임원(위원장: J, 부위원장: K, 사무국장: L)을 선출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1. 6. 조합원수를 9명, 설립총회 개최일을 2020. 1. 6.로 기재한 설립신고서를 작성하였고, 2020. 1. 7. 위 설립신고서를 광주 광산구청에 제출하였다. 광주 광산구청장은 2020. 1. 7. 참가인 노동조합에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2. 6. 및 같은 달 8. 임시총회를 개최하였다. 위 임시총회 당시 설립경과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졌고, 2020년 3월내로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규약을 개정하기로 결의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2. 20.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하였다. 위 대의원회 당시 조합의 구성 및 가입, 탈퇴에 관한 규약 제5조를 개정하는 의결이 이루어졌다. 또한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3. 11.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규약 개정안 등을 의결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5. 8. 임시총회를 개최하였다. 위 임시총회에서는 조합규약 제정안 및 임원(위원장: J, 부위원장: K, 사무국장: L) 선임에 관한 의결이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1, 13, 19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2, 제2호증, 을다 제47호증, 제49호증의 1 내지 4, 제50호증의 1, 2, 제51호증의 1 내지 3, 제5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수리하는 행정기관은 노동조합의 임원선출 또는 규약의 제정절차가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2항 내지 제4항에서 정한 총회의 의결방법을 위반한 경우, 노동조합에게 보완을 요구할 수 있고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설립신고를 반려하여야 한다[구 노동조합법 제12조 제2항, 제3항 제2호 및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2021. 6. 29. 대통령령 제31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 제1항 제2호]. 따라서 임원선출, 규약제정에 관한 총회의 의결방법을 정한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2항은 노동조합의 설립총회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노동조합이 설립총회에서 임원을 선출하고 규약을 제정하는 경우 재적조합원, 즉 노동조합 가입의사를 밝힌 조합원의 과반수가 출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 노동조합이 설립총회를 개최한 2020. 1. 5. 당시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한 참가인 회사 근로자가 적어도 39명 이상이었던 사실, 2020. 1. 5. 개최된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총회에 J 등 9명만이 참석하여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을 한 사실은 모두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총회 당시 재적조합원의 수는 적어도 39명 이상이었다고 봄이 타당한데, 그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9명만이 출석하여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을 한 것은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1, 2호 및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을 위한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총회에서 이루어진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은 강행규정인 구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1, 2호 및 같은 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이와 같은 참가인 노동조합 설립총회 의결의 하자가 치유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2020. 2. 6. 및 같은 달 8.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대의원회에서 규약을 개정하기로 의결하고, 이후 2020. 2. 20. 및 2020. 3. 11. 개최된 대의원회에서 규약개정을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대의원회에서 총회 의결사항인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규약에서 이러한 사항을 규정하여야 하는데(구 노동조합법 제17조 제1항), 앞서 본 바와 같이 설립총회에서 의결한 규약이 무효이므로 대의원회에서 이루어진 규약 개정 의결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참가인 노동조합이 2020. 5. 8.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을 하였으므로, 이로써 설립총회에서 이루어진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이 사후적으로 추인되었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무효행위를 추인한 때에는 달리 소급효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는 한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적법하게 추인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인바(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35033 판결 등 참조), 구 노동조합법령에서 무효인 총회의결에 대한 사후 추인의 소급효를 인정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2020. 5. 8.자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추인으로 인해 설립총회 의결의 하자가 소급적으로 치유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참가인 노동조합은 그 설립신고가 이루어진 2020. 1. 7. 무렵에는 규약과 임원 등 대표자를 갖추지 못하여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인 단체성을 결한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2020. 5. 8.자 임시총회에서 임원선출 및 규약제정에 관한 의결이 이루어짐으로써 비로소 단체성을 갖추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참가인 회사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대해 법외노조 통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참가인 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서 정한 법외노조통보는 구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 및 제2조 제4호 단서 각목에서 정한 소극적 요건에 관한 것이므로,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한 실질적․적극적 요건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에 대한 판단
관련 법령 및 법리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 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은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되(제2항), 이를 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과반수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다(제3항).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8항은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조합원 수산정 기준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는데, 그 위임에 따라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7은 교섭대표 노동조합 확정방법에 대해 정하고 있다. 즉,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경우 7일간 이를 공고하여야 하고(제14조의3 제1항), 그 기간 내에 교섭을 요구한 다른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위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날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이를 5일간 공고하여야 하며(제14조의5 제1항), 과반수 노동조합 확정을 위한 조합원수 산정의 기준일은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한 날’로 한다(제14조의7 제5항).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7 제5항에서 정한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인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한 날(이하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이라 한다)’의 의미에 관하여 본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을 허용하면서도 그 교섭에 있어서는 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는 것으로 복수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이 어디든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런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 구축이라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점, 위 제도는 필연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규정은 전반적으로 강행규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나아가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은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기 위하여 조합원 수를 확인하는 날로서의 의미 외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간, 개별교섭 요구 및 동의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는 데 있어서도 기준일이 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은 실제 사용자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한 날이 아니라 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이 되어야 하는 날로 보아야 한다. 이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에 대한 이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 판단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때로부터 7일간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이다(구 노동조합법 제14조의3 제1항, 제14조의5 제1항). 여기서 ‘교섭요구를 받은 때’라 함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의사가 담긴 서면이 사용자에게 도달된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바, 이 때 ‘도달’은 사회관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지칭한다고 해석되므로, 상대방이 이를 현실적으로 수령하였다거나 그 통지의 내용을 알았을 것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다3128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0호증, 을나 제8호증의 1, 2,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팩스로 발송한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이 2020. 1. 6. 19:49 참가인 회사 측에 수신된 사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 제48조는 근로시간을 ‘주․야간 2교대제’로 정하면서, 주간 근무자의 근로시간을 ‘07:00부터 15:40까지’, 야간 근무자의 근로시간을 ‘16:00부터 익일 00:40까지’로 각 정하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은 참가인 회사 취업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야간 근무자의 근로시간 중 참가인 회사 측에 수신되었으므로, 이로써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은 2020. 1. 6. 19:49경 참가인 회사에 도달되었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 회사가 그 다음날인 2020. 1. 7.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을 접수 처리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참가인 회사는 문서수발을 담당하는 사무직원의 근무시간은 17:00까지라고 주장하며 일부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을나 제9호증)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정에서 문서수발을 담당하는 사무직원의 근무시간을 달리 정하고 있지 않은 점, 야간 근무자들의 근무시간에도 업무상 문서의 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므로 야간 근무자들의 근무시간 중에는 문서수발에 관한 업무가 전혀 수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부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시간만으로 2020. 1. 6. 19:49경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교섭요구 문건이 2020. 1. 6. 참가인 회사에 도달되었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그 다음날인 2020. 1. 7.(민법 제157조에 따라 초일을 산입하지 않는다)부터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야 하고,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은 위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날인 2020. 1. 14.이 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성
참가인 노동조합이 참가인 회사에 교섭요구를 한 2020. 1. 13. 및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인 2020. 1. 14. 당시, 참가인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인 단체성을 결한 상태였다.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단체교섭권의 정당한 주체로 될 수 있는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누2125 판결 등 참조), 이와 달리 참가인 노동조합이 2020. 1. 13. 및 2020. 1. 14. 당시 단체교섭권의 정당한 주체로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이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설령, 참가인 노동조합이 2020. 1. 13. 및 2020. 1. 14. 당시 단체교섭권의 주체로 될 수 있는 노동조합에 해당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한 과반수 노동조합 결정 기준일인 2020. 1. 14.이 아닌 2020. 1. 15.을 기준으로 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판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이 사건 취소소송의 대상은 이 사건 재심판정인바,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2020. 1. 14.을 기준으로 한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전혀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따라서 2020. 1. 14.을 기준으로 한 과반수 노동조합 판단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다른 처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것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는 점(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7076 판결 등 참조), 피고와 참가인들은 2020. 1. 14.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참가인 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20. 1. 14.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참가인 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심리․판단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