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9. 3. 선고 2020구합8172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2. 9. 28. 설립되어 상시 4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류, 잡화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2019. 2. 11. 원고에 입사하여 상품기획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해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3. 2. 참가인에 대하여 해고사유를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시기를 ‘2020. 4. 1.’로 각 기재한 해고통지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17.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의 사직의사 표시로 종료되었으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라.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0.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실질적으로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하고,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으로, 이 사건 해고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경영상 필요에 따라 원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실시한 것으로서 정당한 해고이다. 예비적으로,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해고예고통지를 받은 후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원고와의 최초 근로계약 기간(입사일로부터 1년)이 만료된 후, 계약기간을 2020. 2. 1.부터 2020. 8. 10.까지로 하는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가 ‘본사’로, 담당직무가 ‘MD’로, 근로시간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09:00부터 18:00까지 주 40시간’으로, 월 급여가 ‘225만 원’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2)

참가인은 2020. 2. 25. 원고의 패션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E 사장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3)

E 사장은 2020. 3. 2. 참가인에게 “회사 사정이 어려워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며 해고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예고하는 내용의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

4)

참가인은 위 해고통지서를 교부받은 당일 원고에게 사직원(갑 제13호증, 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을 제출하였는데, 위 사직서의 ‘퇴직사유’란에는 ‘권고사직’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퇴사일자’란에는 당초 ‘2020. 3. 18.’이라고 기재되었다가 ‘2020. 3. 19.’로 수정되었으며 그 옆에 참가인의 성명이 자필로 기재되어 있다.

5)

참가인은 2020. 3. 3. ‘G’이라는 카카오톡 ID를 사용하는 직장 동료와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았다.

6)

참가인은 2020. 3. 3. ~ 3. 4. 원고의 H 차장에게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7)

참가인은 2020. 3. 4. ‘연차기간을 2020. 3. 4. 14:00부터 2020. 3. 20.까지 12일간’으로 하는 취지의 휴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이후 더 이상 원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8)

참가인인 2020. 3. 6. 원고의 경영지원부서 I 과장에게 실업급여 신청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 받았다.

9)

원고는 2020. 3. 24. 참가인에 대하여 상실일을 ‘2020. 3. 20.’로, 상실사유를 ‘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으로 인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해고, 권고사직 등)’으로 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2020. 3. 25. 서울고용센터에 이직사유를 ‘경영상 이유로 인한 해고’로, 이직일(최종근로일)을 ‘2020. 3. 19’로 기재하여 고용보험 수급자격 인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10)

참가인은 2020. 4. 8. 원고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해고예고수당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이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20. 4. 24.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위반 없음’으로 행정종결 처리를 하였다.

11)

한편, 원고의 매출과세표준액은 2019년도 하반기 11,243,925,569원에서 2020년도 상반기 7,700,279,391원, 2020년도 하반기 6,685,948,655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고, 이에 원고는 매출이 부진한 일부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하였다. 나아가 원고의 일부 임직원들은 2020. 3. ~ 4.분 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진 반납하였고, 2020. 9.부터 2021. 3.까지 원고의 임직원들의 급여가 일부 삭감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즉 정리해고의 경우에는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0두9373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2020년도 상반기부터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인하여 원고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가 일부 매장을 폐점하고 임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등 경영상 위기에 봉착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참가인을 대상자로 선정하였는지 여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였는지 여부 등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로서 이 사건 사직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실질적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른 이 사건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주장 역시 이유 없다.

(1)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 및 제출 경위에 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2020. 3. 2. 원고로부터 해고예고통지를 받자 스스로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반면, 참가인은 ‘참가인이 2020. 3. 2. 구두 해고통지를 받고 J 전무의 지시, 종용으로 형식상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이 해고예고수당 지급을 요구하자 원고가 해고시기를 30일 이후인 2020. 4. 1.로 하는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먼저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 참가인이 원고에게 퇴직의사를 밝힌 바 없는 점, 이 사건 사직서에 기재된 퇴사일자(2020. 3. 19.)는 참가인의 잔여 연차유급휴가 일수(12일) 소진을 감안하여 산정된 것인바, 참가인이 해고시점인 2020. 4. 1.까지의 임금 및 잔여 연차유급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기한 채 근로관계를 조기에 종료하려고 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점, 참가인이 2020. 3. 2. 이후 꾸준히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 및 제출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의 주장이 보다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2)

참가인이 2020. 3. 3. 직장동료에게 ‘고용노동부로부터 “사직서는 합의된 퇴사인데 왜 쓰려고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무님에게 사직서는 안 낸다고 해야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는바, 위 메시지 내용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2020. 3. 2. 당시 원고를 자진퇴사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후 2020. 3. 3. 및 3. 4. 오전경까지 원고에 출근하였는데, 참가인이 위 기간 동안 H 차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자진퇴사를 결심한 상황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원고에 출근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참가인은 2020. 3. 3. 당시 원고가 근로계약에서 정한 업무가 아닌 포장 업무를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수용하고 계속 근무하고자 하였는데, 2020. 3. 4. 원고로부터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자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4)

설령 이 사건 사직서가 참가인의 진정한 사직의 의사표시로 제출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사직서상의 퇴사일자(2020. 3. 19.)는 참가인이 2020. 3. 2. 이후 더 이상 근로제공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원고가 2020. 3. 3. 참가인에게 포장업무를 지시하고, 이에 참가인이 2020. 3. 3. 및 3. 4. 오전까지 근로를 제공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원고의 동의에 따라 유효하게 철회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