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1. 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발생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은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연구 및 기초과학 기반 순수 기초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창조적 지식 및 원천기술 확보와 우수 연구인력 양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원고는 2012. 12. 1.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후 피고보조참가인 산하 C연구단(이하 '이 사건 연구단'이라 한다)의 연구단장 겸 D 학연교수로 임명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고에 대하여 종합감사를 하였고, 2019. 6. 5.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요구하였다. 원고가 위 감사결과에 대하여 재심의를 요구하였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 9. 30. 재심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 10. 18. 원고에 대하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2019. 10. 11.)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 11. 7.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2019년 제1회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 통보를 하면서 징계규칙 제19조(재심청구)에 의거 이의가 있는 경우 1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심의 결과통보'라 한다).
원고는 2019. 11. 22. 피고보조참가인에 징계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1. 17. 2020년 제1회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심을 기각하고, 2020. 2. 12. 원고에게 징계가 확정된 사실과 2020. 2. 12.자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임(학연교수 신분 종료)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과 통보'라 한다).
원고는 2020. 5. 4.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3. '원고가 징계처분을 받은 날은 2019. 11. 7.이고, 원고가 징계처분을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7.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6.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8, 10 내지 19, 2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제척기간의 준수
징계의결에 따라 징계를 결정하고 이를 근로자에게 통보, 집행하는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징계행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 재심을 허용하는 경우에 원 징계의결에 따라 징계통보와 징계집행을 진행하되 그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하도록 하는 경우와 재심이 있을 때까지는 징계통보와 징계집행을 하지 않고 재심결과가 나온 뒤에 비로소 징계처분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재심이 징계처분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원 징계심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재심이 나오기 전까지는 징계처분이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아니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징계규칙(이하 '징계규칙'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에 의하면, 원장이 징계대상자 및 징계요구자에게 징계심의결과를 통보하도록 하고 있고,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징계대상자는 징계심의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징계대상자가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거나 재심 등의 절차를 거쳐 징계가 확정된 경우 원장이 즉시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하고 징계를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심의 결과통보에 의하여 징계집행을 하지 않고 있어 이를 징계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심의 결과통보를 하면서 징계의결서, 재심청구서, 확인서 3가지 문서를 첨부하여 보냈는데, 원고를 해임한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고, 해임일자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다. 반면 이 사건 재심결과 통보에는 해임통지서가 첨부되어 있고, 거기에 원고를 해임한다는 사실과 그 사유, 해임일자가 명시되어 있다. 여기에 2020. 2. 12.까지 원고의 연구단 단장 지위가 유지되고, 월급이 지급되었으며, D이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주고받은 공문과 공공기관 공시시스템에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일이 2020. 2. 12.로 기재되어 있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징계심의 결과통보는 징계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알려주면서 재심을 청구할 권리가 있음을 안내하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에 대한 해고는 2020. 2. 12.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해고가 있은 날인 2020. 2. 12.부터 3개월 이내인 2020. 5. 4.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제척기간을 준수하였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개별 징계사유에 대한 주장
연구비 편취 부분 : 이 사건 연구단은 특정 회계연도에서 소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을 다음 해에 사용할 수 있도록 거래업체에 선급금으로 결제해준 것일 뿐 연구비를 편취한 것이 아니다. 피고보조참가인이 선급금에 상응하는 물품 및 용역서비스 청구권을 취득하여 손해를 입지 않았고, 원고가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착복한 금액도 없다.
재료비 대납 부분 : 원고가 유관 분야 교수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연구단이 부담하여야 할 부담분을 지급한 것이지 이를 이 사건 연구단의 연구와 무관한 재료비 대납으로 볼 수 없다.
인테리어 공사비 전용 부분 : 사무실 공사는 정식 내부결재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집행되었고, 연구비를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한 사실이 없다.
상품권을 납품받은 부분 : 상품권은 수용비로 구매하였는데, 수용비는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예산항목이므로 위법이 아니다. 상품권은 연구원들에 대한 격려금으로 지급되었고, 이 사건 연구단이나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다.
행정인력에게 연구수당을 집행한 부분: 해당 행정인력은 연구자료 조사ㆍ수집ㆍ정리, 연구재료 수집ㆍ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업무는 연구원의 업무에 속하는 것으로 연구수당을 집행할 수 있다.
책임주의 원칙 위반
이 사건 연구단의 예산집행은 연구원이나 행정원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원고는 구체적 예산집행이 법령이나 지침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집행되는 줄 몰랐다. 원고가 지휘 감독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위법 부당한 예산집행을 지시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방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직접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징계시효가 도과된 징계사유
징계규칙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징계시효는 3년이고, 제2항에 따르더라도 중점 부패행위의 징계시효는 5년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징계, 시정요구 공문(갑 제11호증의 2)을 보면 피고보조참가인은 5년이 넘은 사안도 징계사유로 삼고 있다.
징계양정의 부적정
징계규칙 제15조 제1항 제1호는 고의로 인하여 극히 중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바와 같이 원고에게 비위행위에 대한 고의가 없으므로 해임 처분을 할 수 없다.
원고는 편의상 예산집행 절차를 어긴 정도에 불과한데 그 직에서 쫒아내는 해임 처분이라는 중징계를 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어긋난다.
우리나라의 많은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연말에 예산이 남은 경우 이를 불용처리하거나 반환하지 않고 선결제하는 관행이 있는바, 원고에 대해서만 선결제 관행을 문제 삼아 해임을 하는 것은 평등원칙 위반이다.
징계규칙 제15조 제4항 제1호에 의하면, 공금의 횡령ㆍ유용에 해당하는 경우에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 그러나 원고는 공금의 유용 등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고, 대통령 표창, 장관 표창 2회를 수상하는 등 징계 감경사유가 있다. 따라서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다.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제척기간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 함은 그것이 징계해고이든 정리해고이든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내지는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단독행위라고 할 것이고, 이러한 해고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회사의 단체협약에 징계처분을 받은 자가 이에 불복이 있는 경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재심의 절차는 근로자에 대한 하나의 구제절차에 불과하고 일단 내려진 징계해고는 그 즉시 효력을 발생하여 사용자와 징계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된다고 할 것이며, 다만 재심에서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뿐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1누11698 판결).
구제신청기간은 근로기준법 제28조 소정의 해고 등 사용자의 불이익처분이 있은 날(다만 계속하는 행위인 경우에는 그 종료일)로부터 기산된다 할 것이고, 해고 등 불이익처분에 대하여 근로자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따른 재심절차를 밟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다 할 것이며, 구제신청기간은 이와 같이 신속·간이한 행정적 구제절차로서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그로써 행정적 권리구제를 신청할 권리는 소멸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누11238 판결 참조).
인정사실
징계규칙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2. 14. D에 원고가 해임(2020. 2. 12.자, 학연교수 신분 종료)되었음을 통보하였다.
D은 2020. 7. 23.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연구단의 2020년도 인건비를 청구하면서 원고의 해임일을 2020. 2. 12.로 명시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연구개발비 편취 등으로 인하여 원고를 2020. 2. 12. 해임 처분 하였다고 공시하였다.
원고는 2020. 2. 12.까지 연구단 단장 지위에서 월급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22, 23, 26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에 의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해고가 있었던 날이 언제인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노동위원회규칙 제40조 제4호에 의하면, 징계 재심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원처분일을 구제신청기간의 기산일로 함을 원칙으로 하되, 징계의 재심절차에서 원처분이 취소되고 새로운 징계처분을 한 때(가목), 징계의 재심절차에서 원처분이 변경된 때(나목),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재심청구시 재심이 결정될 때까지 원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도록 규정한 경우(다목) 재심처분일을 기산일로 보고 있다.
징계규칙 제20조 제1항은 "징계대상자가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기간 내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거나 재심 등의 절차를 거쳐 징계가 확정된 경우 원장은 즉시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하고 징계를 집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징계규칙 제19조 제5항을 고려한다면 징계규칙 제18조의 징계심의결과 통보만으로도 징계의 효력은 발생하지만, 징계대상자가 재심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재심절차가 종료되어 징계가 확정되는 경우에 징계집행을 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징계규칙 규정에 따르면 징계대상자가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절차 종료 후에 비로소 징계가 확정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여기에 이 사건 재심결과 통보에 첨부된 해임통지서에 해임일자가 2020. 2. 12.로 기재되어 있는 점, D이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주고받은 공문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원고에 대한 해임일 또는 징계처분일이 2020. 2. 12.로 기재되어 있는 점, 2020. 2. 12. 원고의 이 사건 연구단장의 지위가 2020. 2. 12.까지 유지되고, 월급이 지급된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재심결과 통보를 징계처분으로 인식하였다고 보인다.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재심결과 통보를 받은 2020. 2. 12.을 해고일로 보면, 2020. 5. 4. 제기된 이 사건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19년 제1회 징계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수사결과에 따라 처분하자는 견해와 감사결과에 따라 징계절차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누어져 있었으나, 후자에 따라 징계절차를 진행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 등은 원고를 고소하였다. 검사는 2020. 12. 31.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혐의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20, 21호증,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사유 1)은 원고가 허위 견적서를 징구하도록 부하직원에게 지시하여 연구비를 부당으로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원고가 허위견적서를 징구하도록 부하직원에게 지시한 점이 밝혀지지 않았고 연구개발비를 거래업체에 선지급한 후 재료와 시료를 납품받은 사실만 확인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 2)는 원고가 연구단 연구와 무관하게 지인 교수 및 연구원의 재료비를 대납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원고가 다른 교수들과 공동연구를 하였고, 재료비 지출이 피고보조참가인의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징계사유 3)은 원고가 본인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에 연구비를 집행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 Q의 대표가 이 사건 연구단으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선지급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를 인테리어 공사 업체에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인테리어 업체 대표 역시 위 ㈜Q으로부터 공사비를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징계사유 4)는 원고가 백화점상품권을 부당 납품받아 임의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당 업무를 수행한 행정직원 등이 원고가 구체적인 연구개발비 집행내역에 대하여 잘 모를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연구개발비로 상품권 대금을 결제한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밝혀지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고, 징계사유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