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고인'이라 한다)는 D 주식회사에서 근무한 분진 이력으로 2012. 2. 13. 진폐증 진단을 받아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았고, 2019. 3. 6. 재진단 결과 장해등급 제1급 및 요양대상으로 결정되어 요양을 받던 중 2020. 1. 10. 사망하였다.
고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0. 2. 1.부터 진폐유족연금을 지급받던 중 '근로기준법의 평균임금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의 특례임금(이하 '진폐고시임금'이라 한다)을 비교하여 평균임금산정 특례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이하 '특례 고시'라 한다)에 따른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59,847.17원을고인의 평균임금으로 정정하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평균임금 정정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 지급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0. 8. 4. '특례 고시 제5조에 따라 확인된 동종근로자의 임금을 진폐진단일인 2012. 2. 13.까지 증감한 고인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은 102,147.60원으로, 현재 적용되고 있는 진폐고시임금과 연도별로 비교한 결과 2018년부터 진폐고시임금이 더 상위의 임금으로 확인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0. 10. 26. 피고로부터 심사청구 기각결정을 받았고, 이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7. 7.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로부터 재심사청구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하 같다), 을 제1, 3, 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특례 고시 제5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는 각 호에서 정한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하는데, 피고가 임의로 정한 업무처리요령에 따라 제3호 사항(동종 근로자의 임금)만을 나머지 각 호의 사항들보다 우선하여 적용한 점, 피고의 산정방법은 동종 근로자의 임금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일정 수 이상의 동종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을 기준으로 하지 않은 점, 피고가 적용한 동종 근로자의 업종 및 직종이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세부 직종에 따른 임금의 편차가 너무 클 뿐만 아니라, 대상 지역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하여 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특례 고시 제5조 제5호에 따른 임금구조통계조사보고서 및 2000년 건설업 임금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른 각 임금까지 고려하여 고인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5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이하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의 취지는, 일정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아, 이러한 경우 그 평균임금 대신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른 동종 직종 근로자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이 이러한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둔 취지와 함께 산재보험법상 각종 보험급여의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이 휴업 또는 폐업되거나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곧바로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아야 하고, 그러한 방법에 의하는 것이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보다 근로자 보호에 부적당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례 고시 제5조는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 수준 및 물가 사정에 관한 사항(제1호),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기재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국민연금법·국민건강보험법·고용보험법에 따라 신고된 보수월액·소득월액·월평균임금 등에 관한 사항(제2호),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제3호),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대하여 본인 또는 그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 경우 사업주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제4호),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발간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보고서 및 사업체노동력조사보고서 등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제5호)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례 고시 제5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특례 고시 제1조 내지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결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특례 고시 제5조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대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0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고인이 퇴직한 2000년도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른 코드711(석공), 경력년수 10년 이상의 평균임금이 59,847.17원, 2000년 하반기 적용 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른 석공(11번)의 개별직종 노임단가가 64,890원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12호증, 을 제11, 17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특례 고시 제5조 제3호에 따른 동종 근로자의 임금 51,055.93원을 고인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함을 전제로, 위 평균임금을 진단일까지 증감한 금액과 진폐고시임금을 연도별로 비교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고인이 퇴직한 2000년을 기준으로 고인과 소속 사업장 해당지역(서울지역본부), 업종(제조업), 규모(30인 미만), 근속기간(10년 이상)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의 재해근로자 현황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조회하였고, 그 중 연번 6번 재해근로자(이하 '이 사건 동종 근로자'라 한다)가 고인과 성별, 연령, 근속기간, 직종 등이 가장 유사하다고 보아 그 평균임금 51,055.93원을 고인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하였다.
피고의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지침(2013. 4. 3. 개정,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Ⅲ. 1.에서는 근로자의 실제임금에 관한 자료가 없는 경우, 근로자가 소속되었던 사업장 소재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당해 근로자와 직종 및 경력 등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하고,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그 근로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임금액과 가장 유사한 금액을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나아가 피고는 업무의 통일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 중 실제 임금자료가 없는 경우 평균임금 산정 업무처리요령(2019. 12. 31. 이하 '이 사건 업무처리요령'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는데, 위 업무처리요령에서는 '실제 임금을 추정할 자료가 없는 경우 ① 특례 고시 제5조 제3호에 따라 동종 근로자 임금을 조사하여 적정임금을 산정하고, ② 동종 근로자가 없는 경우 제5호에 따른 사업체노동력조사(구. 매월노동통계조사)상 임금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지침이나 이 사건 업무처리요령은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마련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즉 재량준칙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특례 고시 제5조 제5호에서 정하는 각 통계자료의 경우 사업장 소재지, 연령, 성별, 근속기간 등의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고려한 평균임금의 편차가 반영되어 있지 않거나 미흡한 반면, 제3호의 동종 근로자 임금은 피고가 조사 가능한 산재근로자들의 평균임금 중에서 위와 같은 세부사항을 최대한 반영하여 산정할 수 있는 점, 만약 위와 같은 산정기준을 세워두지 않는다면 피고의 담당자나 재해근로자별로 각각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형평성 및 공정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침이나 이 사건 업무처리요령에서 정하고 있는 산정기준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객관적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보이고, 그것이 헌법 또는 법률에 반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가 특례 고시 제5조에 따른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조사한 동종 근로자의 임금을 재해근로자에게 전부 공개하여야 할 법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조사 가능한 동종 근로자는 해당연도의 산재근로자에 한정되는바, 업종, 재해일, 지역 등의 세부사항에 따라 동종 근로자의 수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수의 동종 근로자들 중 가장 적합한 동종 근로자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동종 근로자의 수를 일정 범위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거나, 그러한 동종 근로자들의 임금 평균액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해당 사업장 소재 지역의 임금수준 및 물가를 반영하기 위하여 통계청에서 조사하는 소비자물가지수 동향 조사의 지역구분이 광역시·도인 점과 앞서 보았듯이 피고가 조사할 수 있는 대상이 해당연도의 산재근로자에 한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고인이 근무한 사업장이 소재한 의정부시가 속한 피고의 서울지역본부를 관할 지역으로 하여 동종 근로자를 조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2021. 6. 1. 개정된 이 사건 지침에서는 특례 고시 제5조 제3호에 따른 동종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함에 있어서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른 소분류를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직종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으나, 위 개정 지침은 시행일인 2021. 6. 1. 이후 최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므로 그 시행일 이전에 내려진 이 사건 처분에 적용되는 산정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사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동종 근로자의 업종은 '기타금속제품제조업'이고 직종은 '생산직'인데, 2000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고인의 직종(석재 절단 및 조각종사자<1>)의 월급여액이 1,412,289원(연간특별급여액 4,956,596원)인 반면, 이 사건 동종 근로자가 속한 직종을 금속, 기계 및 관련기능 종사자로 볼 경우에는 월 급여액이 1,494,463원(연간특별급여액 5,164,918원), 금속주형, 용접 및 관련기능 종사자로 볼 경우에는 월 급여액이 1,504,970원(연간특별급여액 5,361,144원)이므로, 고인의 직종인 석공의 평균임금이 이 사건 동종 근로자와 같은 다른 제조업 생산직 직종의 평균임금보다 당연히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민
각주1) 근속기간 : 10년 이상, 성별 : 남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