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11. 선고 2021구합6423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6. 11. 18. 설립되어 상시 약 7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비계구조물 철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2020. 4.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현장 공무직 등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20. 4. 25. 참가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1차 해고

1)

참가인의 직원인 D 부장은 2020. 5. 7. 원고에게 '근태 불량, 상사의 업무지시 불이행, 현장근무 부적응 등'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

2)

원고는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6.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5. '참가인이 주장하는 해고 사유는 입증이 충분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고,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3)

참가인은 2020. 8.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원고를 본사로 복직명령하였다.

라.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2차 해고

참가인은 2020. 9. 1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해고의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마.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0.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8. "제1 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제2 징계사유 중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 및 '업무방해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며,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무단결근 1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1)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3. "제1 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제2 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행위'와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며,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무단결근 1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여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원고는 2021. 4. 23.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3, 4호증, 을나 제1, 3호증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제1 내지 3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제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비계구조면허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고, F 이사가 'G이 실질적으로 비계구조면허가 있는 업체이고 참가인 회사는 G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일을 하는 업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참가인 회사가 비계구조면허가 없다는 내용으로 이해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E 이사가 2020. 8. 18. 원고에게 합의금을 받고 참가인 회사에서 나가 달라는 취지로 말하자,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퇴사를 종용하는 것에 대한 순간적인 불쾌감 내지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종전 부당해고 구제절차에서 언급했던 합의금을 달라는 요구와 함께 비계구조면허에 관한 언급을 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공갈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공갈미수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20. 8. 18. 참가인의 직원인 E 이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2)

검사는 2022. 3. 16. 원고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아래와 같은 공갈미수의 공소사실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2. 3. 28. 벌금 2,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원고는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3. 1. 11. 공갈미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벌금 2,000,000원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정442). 이에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3노68).

(3)

참가인은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면허, 석면해체제거업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도급업자인 G 주식회사가 관련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을나 제8, 10, 14, 1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2020. 8. 18. 자 행위는 형법 제352조, 제350조 제1항의 공갈미수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①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협박이 성립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고,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참가인이 비계구조 관련 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참가인의 이사 지위에 있는 E에게 '저는 지금 저는 손해 볼 것이 없어요. 사실, 저는, 톡 까서 얘기해서 저는 할 것 많아요. 이거 아니더라도 저는 할 게 엄청나게 많아요. 만약에 대표님이.... 하신 거면 실수하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전화드린 거예요. 기회나 한번 드려야 될까 싶어서, 일단 목요일에 노동청 가고 그다음에 또 중요한 게 많아요. 아마 형사고발, 그래서.... 확보되는 건 아닌데.... 저는 원만하게 그냥, 대표님도 잘한 건 아니잖아요. 너무하신 거잖아요. 저한테는 실수하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합당하게 금액적으로는 4000 원해요. 1년 연봉하고, 합의금, 퇴직금 좀 해 가지고', '소송까지 갈 생각이었어요'. '예, 나중에 뭐 증거를 갔다가, 한다고 그랬으면, 할 생각이었어요. 얘기했어요. 그때 문제될 게 없으니까 갈 거니까. 그렇게 하시라고, 저는 제가 이길 줄 알고 있었으니까요. 저도 그 정도 원하고 있어요. 금액을, 제가 봤을 때에는 큰 금액이 아닐 거예요. 분명히 큰 금액이, 큰 금액이 아닐 거예요', '우리 회사 뭐,거, 비계구조, 뭐 그거, 면허 없이 그냥 하는 거 아니에요?', '면허 없이 그냥 하는 거 아니에요. 면허도 없이, 그게 구조해체, 면허도 없고, 그래서 저한테, I한테 그거 G, G, 그거 명함 주라고, 명함 주라고, 그런 거 아니에요. 걸릴 거 엄청 많다는 거예요. 우리회사가, 조심해야 될 거예요. 진짜, 거, 대표한테 전해주세요. 아마 클 거예요. 아마, 이거보다 심한 거, 정말 많아요. 정말 많은데, 아마 그냥 하자는 대로 하는 게 좋으실걸요'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E를 통하여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전한 말은 객관적으로 볼 때 참가인의 대표이사로 하여금 '참가인 측에서 원고에게 40,000,000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관할 관청의 조사 또는 수사기관의 수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참가인은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면허, 석면해체제거업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고, 도급업자인 G 주식회사가 관련 면허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설령 참가인이 하도급업자로서 관련 면허가 필요 없어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실제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은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으로 인정된다.

②

원고는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함으로써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하였고, 참가인 측으로부터 40,0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③

원고가 E에게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할 당시 참가인 측은 원고에게 5,000,000원을 지급할 의사만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E를 통하여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그보다 훨씬 큰 금액인 40,000,000원을 요구하였고, 그러한 요구를 하면서 '비계구조물 철거업 등을 영위하는 참가인 회사가 비계구조 관련 면허가 없다는 내용으로 관할 관청에 신고하거나 수사기관에 형사고발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바, 원고에게는 참가인의 대표이사를 협박함으로써 참가인 측으로부터 40,000,000원을 받아내겠다는 공갈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④

이에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3. 1. 11. 공갈미수죄로 벌금 2,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바 있다.

2)

제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상관명령 불복종 부분

원고가 상관명령에 불복종한 사실이 없고, 이를 인정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 중 상관명령 불복종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2)

업무방해 부분

원고는 2020. 8. 14. F 이사와 시비가 붙어 언쟁을 하고 있었고, 원고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도 F이었으며, 원고가 거래처 직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 또한 원고는 당시 거래처 직원과 계약체결 일정이 있는 것도 알지 못하였고, 거래처 직원과도 초면이었는바, 원고에게는 참가인 또는 F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 또한 참가인은 며칠 후에 거래처와 정상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원고에게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제2 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나)

상관명령 불복종 부분에 관한 판단

참가인 측이 원고에게 2020. 8. 14.부터 2020. 8. 20.까지의 4회 지각에 관하여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사실, 원고가 시말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가 시말서를 제출하라는 업무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한편 참가인이 징계사유로 주장하는 '원고가 복직명령 확인서의 작성을 거부하였다'는 것은 복직명령 확인서가 반드시 작성되어야 하는 서류가 아니고, 원고에게 작성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 외 참가인이 징계사유로 주장하는 '원고가 안산 현장 및 평택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현장 책임자들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불이행하는 등 지휘체계를 무시하였다', 'F이 2020. 8. 19. 원고에게 출근시각을 엄수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예전부터 탄력근무를 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F이 2020. 8. 19. 원고에게 공무 업무를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업무용 PC의 지급을 요구하며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F이 원고에게 자택 대기기간에 일일 유선보고 하라고 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무시하였다'는 것은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의 상관명령 불복종 부분 중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

업무방해 부분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20. 8. 14. L와 고철 물량 2,000t에 관한 납품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고, 이에 L의 직원 M이 2020. 8. 14. 16:40경 참가인의 직원인 F 이사를 만나기 위하여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였다.

(나)

원고는 M이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기 전에는 F 이사와 별다른 언쟁 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으나, M이 방문한 이후 F으로부터 퇴근하라는 이야기를 듣자 아래 대화 내용과 같이 폭행 사건을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다)

M은 2020. 8. 14. 고철 물량 2,000t에 관한 납품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참가인의 사무실을 떠났고, 참가인은 2020. 8. 20.에야 L와 위 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M은 2020. 9.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마)

검사는 2021. 6. 28. 원고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아래와 같은 업무방해의 공소사실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1. 7. 15.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원고는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1. 12. 16.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벌금 1,000,000원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고정845). 이에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2667).

(바)

F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고정845 형사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4호증, 을나 제2, 6, 8, 9, 13, 17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0. 8. 14. 16:40경 참가인의 사무실에서 한 행위는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①

원고는 M이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한 이후 새삼스레 폭행 사건을 언급하면서 M에게 폭행 사건을 알리려는 듯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F이 그만 하고 가라고 하는데도 약 25분간 지속적으로 F과 언쟁을 하였다. 비록 F이 원고보다 상급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거래처 직원인 M이 있는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원고의 행위는 F의 자유의사를 제압 · 혼란하게 할 만한 행동으로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9410 판결 등 참조).

M은 평일 근무시간에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였는바, 원고는 M이 참가인과 관련한 업무를 위하여 방문하였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로서는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F의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지, F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따라서 원고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도3231 판결 등 참조).

F은 2020. 8. 14. 16:40경 M을 만나 고철 물량 2,000t에 관한 납품계약을 체결하려고 하였으나,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당일에 위 납품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는바, 이로써 F의 계약체결 업무가 방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원고가 퇴거한 이후 위 납품계약의 체결이 가능하였다거나 추후 위 납품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정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④

이에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1. 12. 16. 업무방해죄로 벌금 1,000,000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바 있다.

3)

제3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지각 4회 부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에 "평일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현장인 안산, 평택에서 근무할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원고가 2020. 8. 14. 서울에 있는 참가인의 본사로 복직함에 따라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로 되었다. 원고는 최대한 출근시간을 지키려고 하였으나, 서울의 교통 상황, 참가인 본사의 주차 문제 등으로 인하여 사무실에 약간 늦게 들어오게 되었다. 참가인의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변경으로 인하여 부득이 발생한 일을 지각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2)

무단결근 1회 부분

원고는 2020. 8. 14. 참가인 측에 2020. 8. 17. 자로 연차를 사용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F이 원고에게 연차를 쓸 수 없다거나 연차 양식이 없다고 말하면서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고, 이에 관한 언쟁이 발생하자 F이 결국에는 원고에게 연차를 쓰고 가라고 하여 원고가 휴가원(연차)을 작성하였다. 결국 원고는 참가인 측의 지시에 따라 연차를 사용한 것이어서 이는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제3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 1회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나)

지각 4회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20. 8. 14. 09:23경 출근한 사실, 원고가 2020. 8. 18. 09:52경 출근한 사실, 원고가 2020. 8. 19. 09:56경 출근한 사실, 원고가 2020. 8. 20. 09:26경 출근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과 달리 원고의 근무시간이 09:00부터 18:00까지로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서울의 교통 상황, 참가인 본사의 주차 문제 등은 지각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으므로,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다)

무단결근 1회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20. 8. 14. 참가인 측에 2020. 8. 17. 자로 연차를 사용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전에 신청한 이상 이를 무단결근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3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 1회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4)

소결

따라서 제1 징계사유, 제2 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행위' 및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 중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 제3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 1회'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

해고금지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상병으로 하여 산재 승인을 받았고, 그에 따라 2020. 8. 22.부터 2020. 11. 22.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원고가 산재로 통원치료를 받는 기간은 해고금지기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해고는 2020. 9. 11. 이루어졌으므로, 이는 해고금지기간 중의 해고로서 위법하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는바,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에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그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이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라 함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 여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해고를 전후하여 그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이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그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등 참조).

3)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20. 8. 20. 원고에게 '근무태만, 업무지시 불이행, 인사서류 제출거부 등'을 사유로 하여 자택 대기 발령을 하였다.

나)

원고는 우울감, 불안, 의욕저하, 불면 등의 증상으로 2020. 8. 22.부터 2021. 10. 8.까지 Q의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원고에 대한 2020. 8. 22. 자 Q의원 외래기록지 기재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 9. 9. 원고에 대하여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상병으로 하여 산재 승인을 하였다(요양기간 2020. 8. 22.~2020. 11. 22. 통원 93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5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9. 11. 당시 휴업을 할 객관적 필요성이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해고금지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①

원고는 복직명령일인 2020. 8. 14.부터 자택 대기 발령일인 2020. 8. 20.까지 참가인의 본사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원고가 2020. 8. 20. 자택 대기 발령을 받기 전에 참가인에게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호소하였다거나 이를 이유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호소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2020. 8. 22. Q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참가인 회사에서 폭행과 폭언,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당함에 따라 우울 증상 등이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폭행과 폭언, 직장 내 괴롭힘 등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F이 2020. 8. 14. 14:30경 원고에게 욕설을 하며 원고의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2020. 11. 16.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오히려 앞서 본 원고의 공갈미수 행위 및 업무방해 행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자택 대기 발령을 받자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을 만들기 위하여 2020. 8. 22. Q의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④

Q의원 의사 R은 원고에 대한 2022. 2. 5. 자 소견서에서 '상기 환자 본인 진술에 의하면 8월 중순경 직장 내 괴롭힘을 받으면서 우울감, 불안, 의욕저하, 불면 등의 증상으로 2020. 8. 22.부터 2021. 10. 8.까지 본원 정신과 외래진료 실시했으며 당시 증상의 악화와 회복을 반복하였고 업무 제외를 포함한 안정가료와 규칙적 약물 및 면담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원고의 진술에 기초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소견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당시 신체 또는 정신상의 이상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황이어서 휴업을 할 객관적 필요성이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다)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 · 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은 제1 내지 3 징계사유 중 제1 징계사유, 제2 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행위' 및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 제3 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 중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 제3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 1회'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본 원고의 공갈미수 행위는 원고가 E에게 40,000,000원을 요구하면서 '비계구조물 철거업 등을 영위하는 참가인 회사가 비계구조 관련 면허가 없다는 내용으로 관할 관청에 신고하거나 수사기관에 형사고발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것이고, 앞서 본 원고의 업무방해 행위는 원고가 약 25분간 지속적으로 F과 언쟁을 하면서 위력으로써 F의 계약체결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공갈미수 행위와 업무방해 행위는 참가인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를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한 것으로서 그것만으로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