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3. 30. 선고 2021구합7826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8. 1. 1. 행정군무서기보로 임용되어 각급 부대에서 근무하다가 행정군무사무관으로 승진하였고, 2018. 7. 9.부터 C(이하 ‘이 사건 부대’라 한다)의 인사행정처에서 근무하였으며, 2020. 1. 31.부터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D과에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21. 6. 18. 원고에 대해 아래 가.항 내지 다.항과 같은 각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수도방위사령부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다.

위 징계위원회는 2021. 7. 22.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강등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위 의결에 따라 2021. 7. 29. 원고에 대하여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에 관하여

1)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개정되기 전 무기계약근로자 등 인사관리 훈령이나 공무직 근로자 등 인사관리 훈령(국방부훈령 제2210호, 2018. 10. 31. 전부개정된 것, 이하 ‘인사관리 훈령’이라 한다)에 의하면 ‘무기계약근로자 등을 신규로 채용하는 경우’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만 근로계약 체결 및 근로계약서 교부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국방부가 이 사건 부대의 근로자들을 2018. 1. 1. 모두 무기계약직인 공무직근로자로 전환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근로계약이 계속 존속하고 있었던바, 원고는 위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그들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의무가 없었다.

(2)

제1-1 징계사유에 관하여, 설령 원고에게 근로계약 체결 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부대의 인사행정처장(이하 ‘인사행정처장’이라 한다)과 의논하여 새롭게 근로계약 체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고, 다만 해당 근로자가 근무하는 부처에서 요청이 오면 근로계약을 체결해 주었을 뿐이다. 문제되는 미체결 근로자 11명에 관하여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유는 해당 부처에서 이를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제1-2 징계사유에 관하여, 설령 원고에게 근로계약서 교부 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문제되는 56명의 근로자들 중 55명에 대하여는 각 인사업무 담당자들이 근로자들의 도장을 날인한 근로계약서를 들고 와서 관인을 날인하여 이를 교부하였고, 나머지 1명에 대하여는 2019. 9.경 등기우편으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였다.

나)

구체적인 판단

(1)

근로계약 체결 및 근로계약서 교부 의무의 존부

(가)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1>

인사관리 훈령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공무직근로자’란 상시적·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서 공무원이 아닌 자를 말하고, ‘기간제근로자’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서 공무원이 아닌 자를 말하는데, 같은 훈령 제22조 제1항은 ‘각급 기관 및 부대의 장이 공무직근로자 등<2>을 신규 채용하는 경우에는 표준근로계약서와 서약서에 의하여 서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서 정본 1부를 교부하여야 한다’, 제2항은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여야 한다’, 제3항은 ‘공무직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조항의 내용을 종합하면, 각급 기관 및 부대의 장은 ① 공무직근로자나 기간제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경우, 그리고 ② 기간제근로자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 모두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여야 하고, 다만 공무직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계약서에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을 뿐이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 사건 부대에서 공무직근로자 등의 인사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원고는 2018. 12.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계약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공무직근로자 등과 2019. 1. 1.자로 계약기간이 개시되는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그들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는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국방부가 2018. 1. 1. 이 사건 부대의 기간제근로자 142명을 공무직근로자로 전환함으로써 원고의 이 사건 근무기간 당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존속하고 있었던 이상, 문제되는 미체결 근로자 11명 및 미교부 근로자 56명 등 총 67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관하여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인사관리 훈령 제43조 제1호는 기간제근로자의 공무직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사항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근무기간 당시 시행 중이던<3> 인사관리 예규 제35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로 임용되어 2년을 초과하여 계약하는 자는 계약만료일 익일을 기준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제1항의 무기계약직 전환 여부는 기간제 계약 2년간의 근무성적 평균이 70점 이상일 경우에 한하여 시설 인력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사위원회 등의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에서 제외하는 사유들을 열거하고 있다. 위 각 조항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대에서 근무하는 기간제근로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여야만 공무직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갑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국방부가 기간제근로자였던 이 사건 근로자들을 2018. 1. 1. 아무런 조치 없이 모두 공무직근로자로 자동 전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나아가 구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위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는바(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등 참조), 기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상 계약기간이나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새로운 근로계약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지위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새로운 내용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 원고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공무직근로자로 전환되었다는 시점인 2018. 1. 1.에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되는데, 당시에는 계약기간을 1년으로 명시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8. 1. 1. 기간제근로자에서 공무직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여전히 그들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는 직무를 수행하여야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제1-1 징계사유의 존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1. 30.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근로자로부터 근로계약서를 작성, 날인받아 제출하면 검토 후 관인을 날인하겠다’는 취지의 온나라 메모 보고를 각 부처 담당자에게 보내 업무 협조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처럼 원고가 해당 직무를 일정부분 수행하기도 한 이상 이 사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의무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인사행정처장과 의논하여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면 원고는 각 부처의 인사담당자에게도 그러한 취지로 안내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각 담당자에게 새로운 근로계약서의 초안을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독려하기까지 하였다.

원고는 미체결 근로자 11명에 관하여는 해당 부처에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부대의 해당 인사업무 담당자인 원고로서는 각 부처에서 요청을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여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아무런 근거 내지 권한이 없었다. 더군다나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을 잘 알고 각 부처에 근로계약서의 초안 작성 및 제출을 독려까지 한 상태에서는, 2019. 1. 30. 온나라 메모 보고를 보낸 이후에도 제대로 협조가 되지 않은 부처들에 재차 확인하여 독촉했어야 함에도, 원고가 그리하였다는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설령 각 부처에서 먼저 계약체결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원고의 불성실한 직무 수행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것이다.

원고는 자신의 전임자가 근무하던 시기인 2018년 말경까지 근로계약이 체결되어야 했으므로 원고가 이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관련 규정의 내용으로부터 인사업무 담당자가 반드시 기존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근로계약 체결을 완료할 직무상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1-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3)

제1-2 징계사유의 존부

원고는 문제되는 미교부 근로자 56명 중 55명에게는 각 부처 담당자를 통하여 직접 근로계약서를 교부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수도방위사령부 조사관과의 문답 당시 ‘저는 그것에 대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근로계약서 관인을 찍고 담당자에게 교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담당자에게 교부하지 않았다면, 사용부서 담당들이 가져갔어야 합니다’라고 하여(12, 13쪽) 자신이 직접 경험했다면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진술할 수 있는 부분을 모호하게 진술하다가, 뒤늦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합니다. 당시에는 꼭 필요한 일인지 몰랐습니다’라고 하여 잘못을 자인하기도 한 사실(23쪽)이 인정될 뿐이다.

한편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미교부 근로자 56명 중 나머지 1명인 이 사건 민원인(F)에 대하여는 2019. 5.경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2019. 10. 11.경 이 사건 민원인에게 등기우편으로 이를 교부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구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는 시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인바,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민원인이 노동청에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등기우편으로 근로계약서를 우편으로 발송한 것으로 보이므로(을 제3호증 14, 15쪽), 원고가 이 사건 민원인에 대한 근로계약서 교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제1-2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2)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사관리 훈령이 2018. 10. 31. 전부개정되었으므로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부대의 인사담당자로서 인사관리 예규를 개정하여 취업규칙으로 신고하는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툼이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 이유는 2019. 5. 31. 인사행정처장으로부터 인사관리 예규 수정본을 받은 뒤에 2019. 7. 16. 병가를 떠남으로써 인사관리 업무를 사실상 종료한 때까지 다른 업무가 매우 과다하여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므로,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6 내지 8, 17, 18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인사관리 예규의 개정 및 취업규칙 신고 업무를 하지 못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인사관리 예규는 이 사건 부대의 인사담당자들에게 핵심적인 업무지침의 역할을 하므로 상위법령인 인사관리 훈령이 개정되었다면 그에 맞춰 위 예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정하여 취업규칙으로 신고할 필요가 있는바, 그 업무의 중요도가 다른 업무에 비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는 인사행정처장으로부터 수정사항을 반영한 인사관리 예규 수정본을 받았으므로, 세부 내용의 일부 수정, 근로자 과반의 의견을 조회했다는 서명 수령, 예규 공포, 취업규칙 변경 신고 등(을 제5호증 6쪽) 실질적인 내용의 수정과는 무관한 작업 위주로 수행하면 되었기 때문에 그 업무가 위 기간 내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도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는 2019. 7. 16. 병가를 갈 때에도 상급자인 인사행정처장과 논의하여 업무대행을 지정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업무인계를 하지 않은 점(을 제3호증 8쪽)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다른 업무도 어느 정도 맡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사관리 예규의 개정 및 취업규칙 신고 업무를 처리하지 않은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3)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원고 주장의 요지

국방민원 처리에 관한 훈령(이하 ‘민원처리 훈령’이라 한다) 제39조 제5항은 ‘민원에 대하여 친절하고 성실하게 답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이므로, 설령 원고가 답변한 내용에 사실이 아닌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 훈령에 위반한 사실이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민원인에 대한 재고용 여부는 심의의결서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일 뿐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

나)

구체적인 판단

군무원인사법 제16조는 ‘군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2022. 1. 11. 법률 제187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민원처리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민원 처리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민원의 공정하고 적법한 처리와 민원행정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같은 법 제4조는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는 담당 민원을 신속·공정·친절·적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 제1항은 ‘민원인은 행정기관에 민원을 신청하고 신속·공정·친절·적법한 응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원처리 훈령 제39조 제5항도 같은 취지에서 국방기관의 장에게 ‘민원에 대하여 친절하고 성실하게 답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위 각 조항의 내용을 종합하면, 국방기관의 민원처리 담당자인 군무원은 법규에 정하여진 절차와 요건에 따라 바르게 민원업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법규를 잘못 적용하거나 불분명한 상태로 처리함으로써 민원인의 요구를 충족해 주지 못하여 불편이 생기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심지어 담당자가 명백히 허위임을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하여 문서로 민원 회신을 작성하여 보내는 것은 그 회신을 신뢰한 민원인에게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 등에 의한 형사처벌 대상까지 될 수 있는바, 이는 민원처리법상 민원 담당자의 공정·적법한 처리의무를 위반하여 민원인의 공정·적법한 응답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군무원인사법상 법령준수의무 및 성실한 직무수행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하고, 나아가 민원처리 훈령에서 말하는 ‘성실한’ 민원 답변이라고 볼 수도 없다.

살피건대,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부대는 이 사건 민원인을 촉탁직<4> 채용 심의·의결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사실, ② 이에 원고는 2019. 6. 11. 13:59경 이 사건 민원인에 대한 퇴직명령 문서를 기안하였는데, 같은 날 21:08경 인사행정처장이 위 문서를 결재하였으며, 다음 날인 2019. 6. 12. 08:15경 이 사건 부대의 참모장 전결로 위 문서의 결재가 완료된 사실, ③ 같은 날인 2019. 6. 12. 원고가 간사로 참여한 채 이 사건 민원인을 제외한 G, H, I에 대한 촉탁직 채용 심의·의결이 이루어진 사실, ④ 자신이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이 사건 민원인은 다음 날인 2019. 6. 13. ‘촉탁직 재심 요청’ 민원을 제기한 사실, ⑤ 이 사건 민원인에 대한 채용 여부는 인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위 민원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비밀이며, 번복될 수 없는 사항임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원고는 인사업무 담당자로서 이 사건 민원인에 대한 퇴직명령을 미리 기안하는 등 이 사건 민원인이 인사위원회의 촉탁직 채용 심의 대상에조차 포함되지 않았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마치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민원인을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된 것처럼 허위로 민원 회신을 하였다. 이는 민원처리 훈령상 성실한 민원 답변이라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고, 민원처리법을 위반하여 군무원으로서의 법령준수의무 및 성실한 직무수행의무를 위반한 것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제3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4)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존재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양정에 관하여

1)

원고 주장의 요지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업무의 미숙함으로 인한 것일 뿐 직무태만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특히 제2 징계사유는 당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에 비하여 원고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것에 기인한 점, 원고는 약 20여 년간 성실히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원고가 국방부장관 표창 등 다수의 표창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2)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긴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 할 것인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29540 판결 등 참조),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재량권의 일탈·남용 사유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두57564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다가 갑 제6, 7, 10 내지 1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부대의 인사업무 담당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체결 및 근로계약서 교부, 인사관리 예규의 개정 및 취업규칙 신고, 인사 관련 민원에 대한 답변 등의 중요한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수행한바, 원고의 각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나)

징계사유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1 징계사유의 경우, 이 사건 부대의 기간제근로자 142명 중 절반에 가까운 67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가 교부되지 않음으로써 해당 근로자들은 상당히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되었는데, 근로계약서 교부의무를 정한 구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위반한 사용자는 같은 법 제114조에 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까지 될 수 있다. 제2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인사관리 예규의 개정 및 취업규칙 신고 업무를 해태하여 개정 작업이 늦춰짐에 따라 이 사건 부대의 인사담당자들이 인사업무를 처리하는 데 상당한 혼란과 차질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그 피해가 이 사건 부대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었다. 제3 징계사유의 경우, 단순한 업무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고의를 가지고 허위의 민원 답변을 한 것은 공정하고 적법한 민원 처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할 수 있는 행위이므로 비록 비위의 상대방인 민원인이 1명에 그쳤다고 할지라도 그 이유를 불문하고 엄중하게 다룰 필요성이 크다.

다)

원고는 이미 과거에 2차례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고, 특히 원고가 2019. 3. 14. C단장으로부터 받은 징계처분(이하 ‘선행 징계처분’이라 한다)<5>은 근무지이탈금지의무위반(무단이탈), 성실의무위반(직무태만), 복종의무위반(지시불이행)을 징계사유로 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고는 주어진 임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무기간 도중에 징계처분을 받았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재차 이 사건 각 징계사유 기재 행위에 이르렀다.

원고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아 2019. 3. 25.부터 2019. 5. 17.까지, 2019. 7. 16.부터 2019. 8. 14.까지 2차례 병가를 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위와 같이 장기간 병가를 낼 경우 후임자가 인사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서는 원고가 전임자로부터 받은 것(을 제5호증)과 같은 문서를 작성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구두에 의한 업무의 인수인계는 반드시 필요함에도, 원고는 상급자인 인사행정처장과 논의하여 업무대행을 지정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업무인계를 하지 않는 등 업무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원고가 한부모 가정의 양육자라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이 직무를 전반적으로 매우 불성실하게 수행한 것은 앞서 본 군무원인사법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정당화되기 어려운 것이고, 동종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

라)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국방부훈령 제2656호, 이하 ‘징계훈령’이라 한다) 제33조 제1항 단서, 제74조에 의하면 징계심의대상자가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이나 경고 전의 표창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바, 원고에게 국방부장관 표창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으나, 이는 모두 원고가 2019. 3. 14. 선행 징계처분을 받기 전의 것이므로 원고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없다.

마)

징계 훈령 [별표 13]에 의하면, 법령준수의무위반(직무수행관련의무위반) 유형의 징계양정기준은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정직’,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경우 ‘정직~감봉’으로 정하고 있고, 징계 훈령 제33조 제4항, 제74조에 의하면, 징계등 심의대상자에게 서로 관련이 없는 여러 개의 비행사실이 경합되는 경우에는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양정 기준 상의 징계 종류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

제1·2징계사유는 앞서 나)항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최소한 중과실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정직~감봉’의 양정기준이 적용된다. 한편, 제3 징계사유는 앞서 나)항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파면~정직’의 양정 기준이 적용된다. 그런데 제3 징계사유가 서로 전혀 관련이 없는 제1, 2징계사유와 경합하는 이상 1단계 위의 징계인 ‘파면~강등’으로 의결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인 ‘강등’은 위 양정 기준의 범위 내에서 가장 경한 처분에 해당한다. 설령 제3 징계사유의 경우 그 비행의 정도가 중하지는 않다고 보더라도, 고의는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1·2징계사유와 마찬가지로 ‘정직~감봉’의 양정 기준이 적용되고, 그 1단계 위의 징계는 ‘강등~정직’인바, 이 사건 징계처분인 ‘강등’은 가능한 징계양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양정 기준을 준수한 것이고,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강등’이라는 징계양정이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바)

한편 원고는, 원고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전 C단장이 원고를 괴롭힐 의도로 원고의 비위를 찾아내어 조사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갑 제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개시의 단서가 어떤 것인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가리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없기도 하다.

다.

소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