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5. 9. 3. 식품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부산 · 울산 ·경남 지역에 'E'이라는 브랜드로 40여 곳의 지점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9. 2. 4. 원고의 지점 중 울산 남구 F에 위치한 'D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고 한다)의 직원으로 채용된 근로자이다.
이 사건 식당의 업무는 시간대별로는 ① 주간근무(09:00 ~ 21:00)와 ② 야간근무(21:00 ~ 다음날 05:00)로, 분야별로는 ① 주방 담당(요리)과 ② 홀서빙 담당(음식 전달)으로 각 구분되었고, 참가인은 그중에서 야간 홀서빙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울산광역시장은 2020. 12. 7.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라고만 한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2020. 12. 8.부터 2020. 12. 28.까지 울산 전역의 일반음식점에서 21:00 이후의 야간영업을 제한하는 취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행정조치고시(울산광역시 고시 제2020-321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를 공고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에게 2020. 12. 8.부터 05:00 ~ 09:00의 새벽 시간대에 출근하여 그날의 주간영업을 준비하는 업무(이하 '준비업무'라고 한다)를 맡겼고, 그 대신 참가인의 임금은 종전의 반액으로 감축되었다.
그 후 원고는 2020. 12. 23. "현재까지 진행 중인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음식점 영업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이 사건 식당에서 더 이상 야간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식당에 소요되는 막대한 인건비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구조조정을 결정하였다. 그러므로 위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참가인을 2020. 12. 23.자로 이 사건 식당에서 해고한다"라는 내용의 해고통지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위 해고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1. 3. 4.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G), 이에 대하여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이하 '정리해고'라고 한다)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같은 법 제27조에 정한 서면통지의 방식을 따르지도 않았다"라는 이유를 들어 2021. 5. 5.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6.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10.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주장 ①
원고는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이 사건 식당의 야간영업을 상당 기간 중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원고로서는 야간근무를 담당하던 참가인을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주장 ②
이 사건 통보를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정리해고로 보더라도, 이 사건 통보는 위 규정에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춘 적법한 해고이다.
주장 ①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코로나의 창궐 및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음식점의 야간영업 제한은 원고의 의사로 좌우할 수 없는 외부적인 사건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고시는 2020. 12. 8.부터 같은 달 28.까지 적용되는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한데다, 이 사건 고시에 대응하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는 대신에 참가인의 업무를 야간근무에서 준비업무로 전환시킨 점을 보면, 당시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불가피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고시의 유효기간이 앞으로 언제까지 연장될지 가늠할 수 없었고, 사전에 원고가 참가인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참가인의 거부로 인하여 무위로 돌아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 주장 ②에 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해고의 요건으로 정한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주장 ②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하려는 경우에는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당해 정리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2017. 6. 29. 선고 2016두52194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법리의 적용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다가 갑 제4 내지 6, 11 내지 13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는 점도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원고에 대한 손익계산서, 재무제표, 공인회계사 자문서 등 회계자료(갑 제4, 5, 11 내지 13호증)에 따르면,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부터 원고의 매출, 영업이익, 유동비율을 비롯한 여러 재무 지표가 하락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다만 이러한 재무 지표는 기존의 영업 현황을 반영한 결과에 불과하므로, 더 나아가 원고가 인력 감축 외에 선택 가능한 여러 자구책의 내용 및 그 자구책의 실행에 따른 원고의 장래 전망과 회생가능성 등을 검토할 수 있는 다른 자료가 없는 한, 위와 같은 지표상의 수치만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고시의 발효로 인하여 영업에 한층 중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에도,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고 다만 참가인의 업무를 준비업무로 전환시킨데 그친 것은,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더라도 참가인의 업무시간과 임금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함으로써 이 사건 고시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계산하였기 때문이라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고시의 유효기간은 2020. 12. 8.부터 같은 달 28.까지 3주간으로 한정되어 있었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고시의 종기가 도래하기도 전인 2020. 12. 23. 이 사건 통보를 단행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이 사건 고시의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어서 이 사건 고시의 만료를 기다리지 않고 중도에 이 사건 통보를 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통보 이전에 울산광역시 측에서 이 사건 고시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혔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② 그 밖에 당시 원고가 이 사건 고시가 장기화될 것이라 판단을 바꿀 만한 사정변경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한 점, ③ 한편으로 이 사건 무렵에는 이미 코로나가 국내에 전파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이었고, 그동안 전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강화 · 완화 · 연장을 반복하여 경험하고 있던 터였으므로, 원고는 처음부터 이 사건 고시 기간의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원고는 참가인이 준비업무 전환으로 인하여 감축된 임금에 불만을 표시하자, 참가인에게 '04:00 ~ 14:00로 근무시간대를 변경하여 근무할 것'을 제안(이하 '이 사건 제안'이라고 한다)한 것으로 보인다(갑 제6호증).
그런데 ① 원고는 위와 같이 참가인의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나서야 비로소 참가인에게 근무시간대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제안을 거절한 뒤에도 원고는 참가인에게 근무시간대를 변경하는 인사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준비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점(갑 제6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원고 본인도 참가인의 준비업무를 급박하게 해제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일반적인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까지 해고하여야 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해고의 회피를 위한 노력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제안을 함으로써 참가인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갑 제6호증)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제안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근무시간대 변경과 정리해고 사이에 양자택일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단지 참가인으로 하여금 준비업무보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무시간대로 변경할 선택권을 부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제안 당시에 참가인에게 '근무시간대 변경에 불응하면 정리해고될 수 있다'는 취지를 분명하게 고지하였다면, 참가인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근무시간대 변경에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1>
그렇다면 이 사건 제안은 해고가능성을 전제로 하여 참가인의 진지한 근로계속의사를 확인하려는 조치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써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의 합리성 · 공정성
원고는, 야간근무에 배치된 전체 직원들 중에서 근무시간대 변경 제안을 거절한 사람은 참가인이 유일하였으므로,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제안을 하면서 정리해고의 가능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 아닌 이상, 그 후에 참가인이 이 사건 제안을 거부하였다는 결과만을 문제 삼아서 참가인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정한 것은 합리적이거나 공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없다.
해고 회피 방법과 해고의 기준에 관한 성실한 협의절차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안의 내용은 정리해고의 회피 방법이나 기준과 별다른 관계가 없고, 달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통보가 서면통지의 방식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 또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결여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