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 소속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2021. 4. 8. 14:30경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E병원 F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소위 뿜칠<1> 작업용 호스를 이동시키다가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되었다.
원고는 이송 당일 G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상세불명의 뇌내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1. 11. 30.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요양불승인 결정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 11. 30.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불승인 상병명: 상세불명의 뇌내출혈)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4, 5, 6호증의 각 기 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건축물 7층의 H빔에 뿜칠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5층 H빔 위에 있는 약 200kg에 이르는 뿜칠 작업용 호스 장비를 다른 인부와 함께 5층에서 7층으로 운반하여야 했던 점, 원고는 고공에서 무게가 약 20kg이 나가는 분사기를 들고 하루 종일 뿜칠 작업하는데, 작업을 중단할 경우 호스 안에 들어 있는 내화피복 재료가 굳기 때문에 도중에 휴식 시간 없이 계속적으로 작업을 하여 육체적 부담이 컸던 점, 원고는 이 사건 현장에서 H빔 위에 고체연료를 피워 놓고 극한의 추위와 싸워가면서 과중하게 근로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위와 같은 업무상 부담 요인이 통상적인 경과 이상으로 상병의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근무이력
2020. 10. 7. ~ 2021. 1. 14. 주식회사 H, I지구 현장 근무 / 뿜칠 업무
2021. 1. 15. ~ 2021. 4. 8. D, 이 사건 현장 / 뿜칠 업무
근로관계 및 업무내용
고용형태: 일용직, 고정주간근무
근무시간: 1일 평균 8시간(07:00 ~ 17:00) / 1주 평균 5일 / 1주 평균 40시간 (1) 발병 전 1주일 동안 총 업무시간: 30시간(3일 휴무)
발병 전 4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43시간 37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2시간 57분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 제외)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3시간 13분
식사 및 휴게 시간: 점심시간 1시간, 오전 및 오후 각 1회 15~30분 휴식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일 업무내용
원고의 주된 업무는 뿜칠이었고, 이 사건 상병 발생일 호스를 당기는 일을 하였는데, 5층까지는 기계로 끌어올리고 그 위로는 기계가 닿지 않아 7층 까지 근로자 2~3명이 계단으로 끌어올림
이 사건 현장의 안전팀장의 진술에 따르면, 호스의 경우 고무재질이고, 원고 는 층간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였는데, 끌어올리는 부분만 무게가 실리기 때문 에 무게는 가늠이 안 되며, 1인이 당겼을 때 올라오는 무게로 작업을 하였음 3) 건강검진 내역: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지 않음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
원고 주치의(J병원)의 의학적 소견
응급실 내원기록(2021. 4. 8. G병원 응급의학과)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이 법원 감정의[M병원(신경과: 뇌졸중)]의 의학적 소견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9,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내 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J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M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령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는 한편, 그 제2호 가목에서 '업무상 질병' 중 하나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을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이라는 표제하에 제1항에서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별표 5의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속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하는 한편, 그 각 호에 해당하는 요건으로서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경력이 있을 것'(제1호),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업무시간, 그 업무에 종사한 기간 및 업무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될 것'(제2호), '근로자가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거나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제3호)을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별표 5]는 '1. 업무상 질병의 범위' 중 하나로 '사. 업무상 과로 등으로 인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하고, 같은 시행령 [별표 3]은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위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1호 다목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구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15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은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1두30427 판결,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각 증거들과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요인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내지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일 중 4일을 일하고 3일은 휴무였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당일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07:00부터 근무를 시작하여 약 1시간 30분의 휴게시간을 가졌고 뿜칠 작업을 하였던 점, 이후 14:30경 쓰러지기 전에 뿜칠 작업을 위해 동료와 함께 호스를 5층에서 7층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여 어느 정도의 육체적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뿜칠 작업용 호스 장비 전체를 옮긴 것은 아니므로 장비의 전체 무게를 원고가 오롯이 감당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원고에게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일 동안 원고의 총 업무시간은 30시간이고, 이 사건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33시간 13분으로서, 전자가 후자보다 30% 이상 증가하지 않았고, 특별히 업무 강도나 책임 및 업무환경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뀌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그 밖에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이 사건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3시간 37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32시간 57분이다. 즉 원고의 근무시간은 이 사건 고시에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경우, 즉 발병 전 12주 동안 근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고시에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근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당일 응급실에 내원하였을 당시 혈압이 167/86mmHg이었고,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에 의하면 2018. 4. 26. J병원에서, 2019. 11. 16. K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각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내역이 나타난다. 특히 J병원에 대한 사실조회에 의하면 원고는 2018. 4. 26.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받고 귀가하였고 약물 복용 후 혈압 재측정 및 혈액검사를 권유받았음에도 다시 내원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바, 원고는 고혈압을 진단받았음에도 이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뇌내출혈 발병의 주요 원인이고, 고혈압에 의한 뇌내출혈의 호발 부위는 기저핵, 피질하 백질, 시상부, 뇌교, 소뇌 부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부위는 우측 기저핵 부위에서 발생한 것인바, 고혈압성 뇌내출혈의 호발 부위에 해당한다. 또한 흡연, 과한 음주도 뇌내출혈의 발병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원고는 20년간 매일 1갑의 담배를 피웠고, 매일 소주 1병 가량을 마셨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에게 고혈압의 기왕력이 있는 경우 체질적 소인 및 기왕증(흡연, 과한 음주, 남자, 당뇨)이 70%, 중량물 이동작업이 30%의 비율로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G병원 응급실 기록에서 뇌출혈이 우측 기저핵부위에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전형적으로 고혈압성 뇌출혈이 생기는 위치이다. 만성적으로 고혈압에 노출되면 뇌 안에 있는 작은 혈관에 변화가 일어나서 혈관의 탄력성이 낮아지고 미세동맥류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혈압이 상승하면, 혈관이 파열되어 뇌출혈이 발생하기 쉽게 된다. 원고에게 원래 고혈압이 있었다면, 이러한 선행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원래부터 좀 더 취약한 상태라고 생각된다.'라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중흠
각주1) 건설현장에서 H빙이 건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분사장비를 사용하여 H빔에 분말형태의 내화피복 재료를 분사하여내화피복 재료를 덧의우는 작업을 말한다.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2구단52815
판결선고
2023. 9. 13.
서울행정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