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1.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1부해1489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원고는 1999.7.5.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고 한다) F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초·중등교육법상의 학교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설립된 재외 교육기관(한국학교)으로서, 상시 1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업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5.9.1.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었다가, 고용 휴직 후 2018.3.1. 원고에 입사하여, F에서 초등 영어 교사로 근무하던 자이다.
참가인이 2019.11.1.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원고는 2021.7.20.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노동계약해지통지(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를 하였다. <다음 생략>
참가인은 2021.8.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1.9.28. ‘이 사건 구제신청에 대한 위 위원회의 심판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해고의 사유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11.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1.10.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21부해1489,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준거법은 중국법임에도, 대한민국 법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또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고 참가인의 다른 교원들과의 분쟁과 복무규정 위반 등에 비추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구체적 판단
구 국제사법(2022.1.4. 법률 제186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 사이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합의를 통해 준거법을 결정하도록 하되(제25조제1항),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은 때에는 해당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하도록 하면서도(제26조제1항), 위 제26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제28조제2항).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은 중국법이라 보아야 하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 절차나 그 구제 절차는 역시 대한민국 법(근로기준법)이 아닌 중국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대한민국 법인 ‘근로기준법에 따른 판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판단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에 적용되는 준거법이 대한민국 법이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위법하다.
원고는 전적으로 중국에서만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대한민국에서는 어떠한 영업도 하지 아니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을 보더라도 보수 지급 역시 위안화로 하기로 되어 있고(제4조), 중국법에 의한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며(제5조), 근로계약(자동 종료사유에 관하여도 중국법 적용을 예정하고 있고(제7조), 분쟁해결과 관련하여서도 F 노동쟁의조정위원회나 중국 법원에 관할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에(13조), 대한민국 법의 적용을 예정하고 있는 내용은 보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교직원 인사규정(을가 제1호증의 5)을 보더라도 교직원의 인사에 관하여 주재국법령을 적용할 것을 정하고 있는 점, 2018년 참가인이 근로를 시작할 당시 최초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중화인민공화국노동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을가 제4호증의 2 제8쪽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은 위 최초계약을 갱신한 것인 점, 비록 갱신하며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위와 같이 중국법에 근거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중국법의 준거법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이유로 위와 같이 계약서가 변경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최소한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묵시적으로나마 중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설령 중국법을 준거법으로 한다는 묵시적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근로계약의 경우에는 구 국제사법 제28조제2항에 따라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여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르면 참가인은 전적으로 중국 F에서만 노무를 제공하므로, 구 국제사법 제28조제2항에 의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참가인이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곳인 중국의 법이 준거법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재외국민 교육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학교로, 원고 대표자, 교원들, 참가인 등이 모두 대한민국 국적자이고, 참가인에 대한 채용절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원고 운영과 관련하여 교육부나 F 한국 공관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일부 재정적 지원도 받는 점에 비추어 구 국제사법 제8조제1항에 따라 준거법이 대한민국 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 국제사법 제8조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 법이 준거법이 되기 위하여는, 대한민국 법이 이 사건 근로관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중국법이 이 사건 근로관계와 근소한 관련만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중국법과 근소한 관련만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한편, 피고는 이 사건 근로관계가 대한민국과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으므로 노동위원회가 ‘심판’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실질적 관련성 여부는 구 국제사법 제2조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는 경우에 있어 고려할 요소일 뿐이고,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것은 준거법이 대한민국법인지 여부의 문제일 뿐이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은 구 국제사법 제28조제1항을 근거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2023.2.8.자 참가인 준비서면 제6, 7쪽 참조), 구 국제사법 제28조제1항은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이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 아닌 이상 위 규정을 근거로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재심신청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나아가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재심신청은 근로자의 여러 권리 실현 방법 중 하나인 구제수단을 규정한 것이어서 위 절차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8조를 근로자 보호를 위한 실체적 강행규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대
판사 신철민
판사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