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2. 9. 원고와 B 주식회사 사이의 C 근로조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06. 8. 30. 설립되어 상시 약 16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지상파 방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8. 4.부터 2021. 9. 3.까지 이 사건 회사의 보도국 월드뉴스팀에서 외신번역 스크립터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1. 11. 17. ‘이 사건 회사가 채용공고에 명시된 근로조건을 위반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근로조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14.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 체결시 명시한 근로조건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위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9.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확정된 근로조건이 없고, 채용공고문을 근로조건으로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 체결 시 명시한 근로조건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회사는 채용공고에서 ‘① 근무형태: 프리랜서, ② 근무시간: 14:00∼21:00’라는 근로조건을 제시하였고, 이는 이 사건 회사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회사는 일방적으로 위 근로조건을 ‘① 근무형태: 파견계약직 또는 개인사업자등록, ② 근무시간: 14:00~22:00’로 변경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 체결 시 명시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회사는 2021. 7.경 인터넷 구인·구직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외신모니터링을 담당할 스크립터를 모집한다는 구인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이 사건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였고, 2021. 8. 3. 이 사건 회사의 보도국 월드뉴스팀 소속 E 팀장과 면접을 보았다. E은 면접 당시 원고에게 “근무종료시간은 21:00이 아닌 22:00까지”라고 이 사건 공고의 근무시간 기재를 정정하여 고지하였다.
E은 2021. 8. 3. 17:00경 원고에게 전화로 합격을 통지하면서 ‘2021. 8. 4.부터 출근하라’고 요청하였고, 원고는 이에 ‘알겠다’고 대답하였다.
원고는 2021. 8. 3. 20:25경 E에게 다음과 같이 근무시간을 14:00부터 21:00까지로 조정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근무시간 조정 요청과 관련하여, 원고와 E은 2021. 8. 3. 21:30경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화통화를 하였다.
원고가 2021. 8. 4.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자, E은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정책이 바뀌어서, 파견계약직 또는 개인사업자로만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알리면서 “원고가 파견계약직과 개인사업자등록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라”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E으로부터 파견계약직 또는 개인사업자 형태의 계약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후, “이 사건 공고와는 다르다. (파견계약을 하는 경우와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는 경우의 차이 등을) 사실 잘 모르겠다. 생각을 해 보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E은 원고에게 “집에 가서 2~3일 정도 생각해보라”, “(파견계약과 관련하여)저희가 거래하고 있는 회사한테 우리가 뽑아 놓은 사람이 있으니 이 사람을 채용하는 절차로 해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지금 제 생각에는 차라리 그 회사한테 적당한 사람을 보내달라고 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절차가 조금 복잡하지 일할 게 달라질 것이 아니면 오늘부터 근무를 하시는 게 낫기는 하다”는 등으로 말하였다. 이에 원고가 “오늘부터 근무를 한다고 생각하고 왔다”고 말하여, 2021. 8. 4.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2. 2. 9.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2021. 8. 4. 원고가 출근했을 때 프리랜서, 파견직 계약, 개인사업자 등 3가지의 차이를 설명하였고, 원고가 파견직을 수용하여 파견업체와 논의하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와 E이 2021. 8. 15. 및 2021. 8. 16.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E은 2021. 8. 20. 원고로부터 파견계약의 세전 급여 등을 문의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제 더 자세한 건 연락하는 파견사하고 이야기하면 될 겁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2021. 8. 24. 파견회사로부터 주민등록등본과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2021. 8. 30. 파견회사 계약서를 받아보았는데 실제로 생각했던 근로조건과 많이 달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와 파견회사 사이에서 파견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원고는 2021. 8. 31. E에게 “여러 가지 문제로 부득이하게 오래 다니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늦어도 일주일 정도 안에 사람을 뽑으셨으면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1. 9. 3.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후 퇴사하였다.
2021. 12. 14.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및 2022. 2. 9.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프리랜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사업소득세율) 3.3%가 원천징수된 급여를 받는 자로 생각하였다. 이전에는 재택 프리랜서로 여러 업체와 일을 하고 3.3%를 떼고 임금을 받고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프리랜서는 출퇴근을 하므로 사실상 겸업하기 어렵다”, “2021. 8. 3. 채용면접 때 E이 퇴근시간은 22:00이라고 얘기하기는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회사가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하는 것은 탈법적인 요소가 있으니 정상으로 바로 잡으려면 파견직으로 해야 한다고 해서 2021. 8. 1.자로 회사의 정책이 바뀌었다”,“원고는 1개월만 근무했으므로 4대 보험 공제 없이 (사업소득세율) 3.3%만 공제하고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등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를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급으로 계산한 월 보수에서 사업소득세율 3.3%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 급받기는 하였으나, ① 원고가 이 사건 회사가 정한 근무시간에 구속되어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에 출근해 외신번역 스크립터 업무를 담당하였고, 위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은 점, ②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이 사건 회사에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지니는 점, ③ 원고가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거나 다른 사업을 병행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도 다툼이 없다.
한편, 이 사건 공고의 근무조건에는 근무형태가 ‘프리랜서’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는 원고가 2021. 8. 4.부터 2021. 9. 3.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형태와 같이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채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회사는 2021. 7.경까지는 외신번역 스크립터를 사업자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위와 같은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근로계약상 근로조건의 내용
청약은 이에 대응하는 상대방의 승낙과 결합하여 일정한 내용의 계약을 성립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표시인 반면, 청약의 유인은 이와 달리 합의를 구성하는 의사표시가 되지 못하므로 피유인자가 그에 대응하여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계약은 성립하지 않고 다시 유인한 자가 승낙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비로소 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서 서로 구분되는 것이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다2515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채용 공고를 통하여 사원을 모집하고 입사 지원자가 그 모집에 응모·응시하여 사용자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은 경우, 통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용자의 모집 공고는 근로계약을 위한 청약의 유인이고, 지원자가 그 모집에서 정한 채용절차에 응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채용절차를 거친 후 지원자에게 합격통지를 하여 승낙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채용 행위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지원자 사이에 근로계약의 체결이 이루어진다.
이 사건 공고의 근무조건란에 ‘근무형태: 프리랜서, 근무시간: 14:00∼21:00’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인터넷 구인·구직사이트에 게시한 이 사건 공고는 청약의 유인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데 불과하므로, 이 사건 공고에 기재된 내용이 곧바로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근로조건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다.
⑴ 2021. 8. 3. 채용면접에서 E이 원고에게 ‘업무종료시각은 21:00가 아닌 22:00’라고 이 사건 공고에 기재된 업무종료시각을 정정하여 고지하였고, 이에 관해 원고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이 종료되었으며, 같은 날 17:00경 E이 원고에게 합격을 통지하여 출근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서 원고의 업무종료시각을 22:00으로 정하는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⑵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1. 8. 3. 채용면접에서 E은 원고에게 “급여는 월 200만 원 안팎이고, 4대 보험은 가입하지 않는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원고의 고용형태를 설명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 원고가 개인사업자등록을 하였는지 여부는 채용 조건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고용형태를 이 사건 회사가 2021. 7.경까지 운영해온 프리랜서 고용형태와 동일하게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사업자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사 업소득세율 3.3%에 상당하는 금액을 원천징수한 나머지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는 프리랜서’로 하며, 원고가 별도로 개인사업자등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한 순간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공고에 기재된 내용에 관한 법적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원고의 업무종료시각은 이 사건 공고에 기재된 21:00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을 들고 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아파트 분양계약서에 목적물인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하여 별다른 내용이 없어 그 자체로서 완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 견본주택의 조건이나 분양광고의 내용 등에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구체적 거래조건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계약 내용으로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면,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이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는 것인바, 근로계약 체결 이전의 채용면접 과정에서 업무종료시각이 22:00로 명확히 고지된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위 대법원 판결이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근로조건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제17조에 따라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근로계약 체결 시에 사용자가 명시한 근로조건이 근로계약 체결 후에 사실과 다른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근로계약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근로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취업 초기에 근로자가 원하지 않는 근로를 강제당하는 폐단을 방지하고 근로자를 신속히 구제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누5732 판결 등 참조).
업무종료시각 위반 여부
2021. 8. 3.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업무종료시각을 22:00로 하는 근로조건을 고지하였고 이에 관해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합격 통지 및 출근 통보를 받은 이후인 2021. 8. 3. 20:25경 E에게 근무종료시각을 21:00으로 조정할 것을 요청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대해 E이 같은 날 21:30경 원고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원래 회사가 정한 근무시간이 22:00까지이다. 다만 밤늦게 국제 뉴스 관련 업무가 매일 있는 것은 아니니, 맡은 일을 마치고 21:30경부터 22:00까지는 퇴근시간에 유도리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는 ‘정식 근무종료시각은 22:00이나, 담당한 업무량에 따라 30분 정도의 범위 내에서 일찍 퇴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에 그칠 뿐,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종료시각을 변경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시간(14:00~22:00)을 위반하여 임의로 원고의 업무종료시각을 변경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위 근무시간의 범위를 벗어나 근로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원고에게 명시한 업무종료시각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고용형태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와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고용형태를 ‘프리랜서’로 정하였고, 이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소득세율 3.3%에 상당하는 금액을 원천징수한 나머지 금액을 보수로 지 급받는 프리랜서’에 해당하며, 원고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마칠 필요는 없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회사는 고용관계가 성립하여 2021. 8. 4.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한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려면 파견회사와 근로자 파견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가 개인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취지로 통보하여 근로계약 체결 당시 합의된 고용형태와 다른 고용형태를 선택하거나 다른 요건을 갖출 것을 선택하도록 요구하였는바, 위와 같은 요구 사항은 근로계약상 근로자의 지위 및 고용의 법적 성질 등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원고가 당초의 합의와 다른 고용형태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망설이자, E은 원고에게 “집에 가서 2~3일 정도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등으로 위와 같이 변경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고에 대한 고용을 철회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에 위 선택 사항을 정하지 않은 채 근무를 시작한 원고가 이후 이 사건 회사가 지정한 파견회사와 근로자 파견계약 체결 여부를 협의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와의 근로계약 체결 당시 명시된 근로조건에 미치지 못하는 계약 내용 등을 이유로 결국 파견계약 체결을 포기하고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위와 같이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당초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명시한 것과 다른 내용으로 중요한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그와 같이 변경된 근로조건 하에서만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유지될 수 있다는 취지로 고지한 것은 근로계약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한 근로조건에 따라 근로하도록 강제하는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17조 및 제19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론
이 사건 회사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명시한 업무종료시각에 관하여는 근로조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나, ‘프리랜서’라는 고용형태에 관하여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르므로 근로조건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