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3. 7. 16. 설립되어 상시 약 25,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통신판매업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1. 7. 14. 참가인과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에 입사하여 대형 트럭 운전기사(이하 ‘D’라 한다)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1. 10. 5. 원고에게 이메일 및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수습부적격 본채용 거절 통지서’(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 한다)를 발송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E).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2. 16. ‘원고가 업무적격성을 평가받는 시용근로자라는 사실에 다툼이 없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본채용을 거절한 것은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ㆍ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3.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5. 27. ‘원고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본채용 거절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이 아니라 확정적 근로계약이므로, 원고는 참가인에 정식으로 채용된 근로자이다.
원고가 3차례 정도 안전레버(속칭 ‘깔깔이’) 미결속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는 안전레버 없이도 파레트 고정과 서행운전으로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면서 화물운송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1. 9. 3. 안전레버 체결의 중요성에 대하여 지적받은 이후로 이를 준수한 점, 원고가 발생시킨 두 건의 차량 사고는 해고사유 내지 본채용 거절 사유가 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 내지 본채용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통보서를 서면으로 받지 못하였으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1. 7. 초순경 ‘라인홀 5톤 이상 트럭기사’를 모집하는 다음과 같은 채용공고를 게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
원고는 2021. 7. 14.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에 입사하여 D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1. 8. 25. 참가인의 남양주 물류센터에서 배송직원(F)이자 플랙스 매니저<1>인 G과 다음과 같이 언쟁을 하였다.
G은 위 2021. 8. 25. 있었던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원고와 G은 2021. 9. 3.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 G: 예 A님 저 G인데요. 혹시 I<2> 님이 깔깔이 갖고 뭐라 하시던가요
원고는 2021. 9. 4. 참가인의 남양주 물류센터에서 운전하던 차량의 후미로 정차된 다른 트럭의 왼쪽 사이드미러를 파손시키는 사고를 발생시켰다(이하 ‘이 사건 제1사고’라 한다). 원고는 2021. 9. 9. 참가인의 오산 물류센터에서 운전석에 앉아 리프트 리모컨을 조작하다가 본인이 운전하던 차량의 브릿지 철판을 파손하는 사고를 발생시켰다(이하 ‘이 사건 제2 사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1. 9. 28. 원고에게 구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통보서를 교부하면서 이에 서명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서면 통보서를 우편으로 보내 달라면서 그 서명 및 수령을 거부하였다.
참가인은 2021. 9. 30. 원고에게 내용증명으로 이 사건 통보서를 발송하였으나, 원고의 부재로 반송되었다. 참가인은 2021. 10. 5. 위 내용증명이 반송된 것을 확인하고 퀵서비스를 통해 재발송하겠다며 원고에게 수령 가능한 주소와 시각을 문의하였으나, 원고는 지방에 체류중이라고만 답변하고 위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에게 이메일 및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통보서를 발송하였다.
참가인이 2021. 6.부터 2021. 12.까지 원고를 포함하여 D의 본채용을 거절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내지 10, 13, 15, 18호증, 을가 제3, 5, 7호증, 을나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법적 성질
시용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계약으로서 일종의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사용자가 근로자를 정식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할 경우 향후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을 말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2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수습기간은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시용기간의 성격을 가진다고 해석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시작일인 2021. 7. 14.부터 12주 동안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의 배송기사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제8조에서 ‘신규로 채용된 자 또는 수습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는 최장 6개월의 범위 내에서 수습기간을 정할 수 있으며, 양자 간 합의로 수습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이 만료된 시점에 기능, 지식, 근무태도, 자질, 건강상태, 업무수행능력, 리더쉽 역량 및 기타 직원으로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채용공고를 게시하면서 ‘6개월 계약직(계약연장 및 정규직 전환 가능)’의 근무형태를 기재하였고, 원고는 위 채용공고를 통해 참가인에 입사하여 ‘원고는 최초 입사일로부터 12주간 수습기간(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체결하는 경우 제외)이 적용됨에 동의한다’, ‘참가인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수습기간을 연장ㆍ단축할 수 있고,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이 만료된 시점에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본 계약을 해지(해고)할 수 있다’(제6조)고 명시하고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참가인에 입사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 등의 내용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12주간의 수습기간을 정한 취지는 그 기간 동안의 업무적격성 평가를 토대로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이른바 시용기간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학계의 다수설은 '시용기간'은 정식 채용을 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정식 채용 후에 근로자의 업무수행능력 양성ㆍ교육을 목적으로 설정된 '수습기간'과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같이 시용기간과 수습기간을 구별하는 것이 '수습'이라는 단어의 국어사전적 의미<3>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습기간을 시용기간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며, 판례<4>도 시용기간과 수습기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양 개념을 혼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근로기준법 제35조 제5호의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와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수습사용 중인 자’라는 개념에는 그 법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가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바 법률에서도 ‘수습’이라는 용어를 ‘시용’과 엄밀히 구별되는 별개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하여 ‘수습기간’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참가인이 제출한 2021. 6.부터 2021. 12.까지 원고를 포함한 ‘D 본채용 거부사례’(을가 제2호증, 을나 제9호증)에 의하면, 원고와 유사하게 수습기간 중 발생한 운전 미숙, 차량 사고, 업무이해도 부족, 관리자 지시 불이행, 근무태도 등으로 본채용을 거절한 사례들이 다수 있음이 확인되는바, 위 ‘수습기간’의 실질적인 의미는 일정기간(이 사건의 경우 12주) 동안 원고의 업무적격성 등을 판단한 후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시용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의 존부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ㆍ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ㆍ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등 참조).
98두5965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6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법정진술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절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은 D들에게 파레트를 차량에 적재할 때 적재물의 이탈 및 추락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레버를 결속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교육을 실시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2021. 7. 30., 2021. 8. 25., 2021. 9. 3. 등 최소 3차례 안전레버를 결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였다.
이와 관련된 원고의 비위행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원고가 위 2021. 7. 30. 차량의 안전레버를 미결속하는 바람에 적재물이 기울어지는 것을 발견한 G은 이를 몸으로 지탱하였고, 그 과정에서 G이 다가오는 지게차에 발을 밟혀 타박상을 입는 사고로 이어졌다. ② 원고는 위 2021. 8. 25. 플랙스 매니저로서 사실상 원고의 업무를 어느 정도 지휘ㆍ감독하는 역할을 하였던 G과 언쟁을 하면서 ‘월권’을 한다는 등의 부적절한 언행 및 태도를 보였고, 위 언쟁에 이르게 된 원인이 G이 원고의 안전레버 미결속을 지적하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원고가 도착시간을 준수하지 못하였기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원고는 G이 도착시간의 미준수를 지적하자 안전레버를 결속하지 않아 적재물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운행하는 바람에 늦었다고 변명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적어도 원고가 위 일자에 안전레버를 결속하지 않은 채 차량을 운행한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③ G은 위 2021. 9. 3. 원고의 안전레버 미결속 사실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상급자에 그 사실을 들키지 않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안전레버를 결속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단순히 원고의 안전레버 미결속으로 인하여 상급자의 질책을 받기 싫어서 그리하였다는 G의 진술에 일응 수긍이 가는 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G의 발언과 상관없이 원고는 이미 안전레버의 결속 및 그 결속 여부의 확인이 D의 기본 업무이자 원칙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간과한 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2021. 9. 4. 운전하던 차량의 후미로 정차된 다른 트럭의 왼쪽 사이드미러를 파손시키는 이 사건 제1 사고를 발생시켰고, 불과 닷새 뒤인 2021. 9. 9. 리프트가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본인이 운전하던 차량의 운전석에 앉아 리프트 리모컨을 조작하다가 위 차량의 브릿지 철판을 파손하는 이 사건 제2 사고를 발생시킨바, 이와 같은 원고의 안전수칙 미준수와 업무상 부주의는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참가인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약속된 시간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배송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는 회사이므로, D(배송직)로 채용된 원고가 차량을 능숙하게 운전하여 화물을 안전하게 운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참가인에게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서에 적시된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 프로세스 내지 업무지시 미준수’ 등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D로 채용된 원고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업무수행능력, 근무태도가 현격히 부족하다는 사유 하나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본채용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앞서 본 ‘D 본채용 거부사례’에 의하면 수습기간 중 발생한 운전미숙, 차량 사고, 업무이해도 부족, 관리자 지시 불이행, 근무태도 등으로 본채용을 거절한 사례들이 확인되는바, 위 사례들과 비교하여 볼 때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절이 명백히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본채용 거절의 절차적 정당성 유무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ㆍ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은 2021. 9. 28. 원고에게 구두로 이 사건 통보서를 교부하면서 이에 서명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우편으로 보내달라’면서 그 서명 및 수령을 거부한 점, ② 이에 참가인이 원고의 요청대로 2021. 9. 30.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서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으나 원고의 부재로 반송된 점, ③ 이를 확인한 참가인이 2021. 10. 5. 퀵서비스를 통해 재발송하겠다며 원고에게 수령 가능한 주소와 시각을 문의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알려주지 않는 등 서면 통보에 협조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21. 10. 5. 원고에게 이메일 및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통보서를 발송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본채용 거부에는 합리적 사유가 존재하며 어떠한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