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2. 8. 선고 2022구합8658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2. 24. B에게 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 정정 처분을 취소한 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는 2017. 3. 14.경 원고가 운영하는 C병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간호조무사로 입사하여 근무해 오던 중, 2020. 11. 13. 출근하다가 넘어져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같은 날 13:52경 D병원에 입원한 뒤 2021. 6. 30.까지 수술 및 치료를 받았다.

나.

원고는 2020. 11. 24. 피고에게 B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하 '피보험자격'이라고만 한다) 상실일을 '2020. 11. 21.'로, 상실사유를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로 신고하였다.

다.

B는 2021. 10. 13. 피고에게 고용보험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자신의 피보험자격상실사유가 '권고사직'이라며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21. 12. 24. B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사_권고사직'로 정정하고(이하 '이 사건 정정확인'이라 한다),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정정확인에 불복하여 2021. 12. 30.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2. 3. 10. 기각되었다. 원고는 2022. 4. 27.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2. 10. 26.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정정확인은 B의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처리한 것이므로 법률상 이익이 있는 직접 상대방은 B이고, 원고는 B를 고용한 사업주의 지위에서 이 사건 정정확인을 통지받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정확인이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 등 법률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다.

나.

판단

1)

고용보험법 제15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그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 등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다만, 고용보험법 제115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1. 12. 31. 대통령령 제32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5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피보험자격에 관한 신고의 수리 등 권한이 피고에게 위탁되었다], 같은 법 제17조는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사람은 언제든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피보험자격의 취득 또는 상실에 관한 확인을 청구할 수 있다.'(제1항),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청구에 따라 피보험자격의 취득 또는 상실에 관하여 확인을 한다.'(제2항), '고용노동부장관은 제2항에 따른 확인 결과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확인을 청구한 피보험자 및 사업주 등 관계인에게 알려야 한다.'(제3항)고 규정한다.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은 고용보험법 제17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피보험자격의 취득 또는 상실에 관하여 확인한 결과를 해당 청구인과 그 청구인을 고용하거나 고용하였던 사업주 또는 하수급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고용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제17조에 따른 피보험자격의 취득·상실에 대한 확인 등에 관한 처분(원처분등)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89조에 따른 심사관에게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결정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99조에 따른 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04조는 '재심사의 청구에 대한 재결은 행정소송법 제18조를 적용할 경우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로 본다.'(제1항), '심사 및 재심사의 청구에 관하여 이 법에서 정하고 있지 아니한 사항은 행정심판법의 규정에 따른다.'(제2항)고 규정한다.

2)

원고는 B에 대한 사용자로서 고용보험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B의 피보험자격상실에 관한 신고를 하였고, 이 사건 정정확인은 B가 같은 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정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취지의 확인 청구를 한 데 대하여 피고가 고용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근거하여 한 '원처분등'에 해당한다.

그런데 고용보험법 제87조 제1항, 제104조, 행정소송법 제18조 제1항에 따르면, 원고는 위 '원처분등'에 대하여 이의가 있다면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고용보험심사관의 결정에 이의가 있다면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실제로 재심사 청구를 하여 그에 따라 고용보험심사위원회가 재결을 하게 되면 그 재결은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로 간주되고, 원고로서는 행정심판에 해당하는 재심사 청구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원고는 이러한 법령 규정에 따라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정정확인을 통지받은 뒤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를 하였다가 기각 결정 · 재결을 각 받은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3)

이와 같이 관계 법령에서 피보험자격 상실에 관한 확인 결과를 청구인인 피보험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인 원고 등 관계인에게도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원고에게 정정 확인에 이의가 있는 경우 심사 또는 재심사청구를 통해 다투거나 또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원고에게 이 사건 정정확인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음을 전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행정절차법 제26조는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그 밖에 불복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절차 및 청구기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정정확인에 관한 통지서(갑 제6호증)에 "위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고용보험법 제8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근로복지공단 부산동부지사를 거쳐 심사청구를 제기하거나, 전심 절차없이 관할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기재하였다.

피고가 위와 같이 불복방법 안내를 하였던 점을 보면,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 정정확인이 행정절차법과 행정소송법이 적용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고, 그 상대방인 원고로서도 이 사건 정정확인이 행정쟁송의 대상인 처분이라고 인식하였을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이와 같이 불복방법을 안내한 피고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되자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행정절차법 제4조)에도 어긋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두61137 판결,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 등 참조).

5)

결국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이하에서는 이 사건 정정확인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E는 이 사건 사고 이후 2020. 11. 23.까지 B에게 퇴사를 종용하거나 사직을 권유하는 전화를 한 사실이 없고, B가 직접 2020. 11. 23. 건강상 이유로 사직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피고는 B의 일방적인 진술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B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B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F 진술 등은 신빙성이 결여되어 있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고 발생일에 이 사건 사업장 내 간호조무사들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아래와 같이 B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B의 퇴사 및 대체근무자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고, B는 그 다음 날인 2020. 11. 14. 작별인사를 하고 단체 채팅방을 나왔다.

2)

B는 2020. 11. 16.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수술을 받았다.

3)

B는 이 사건 사고 후 1주일이 지난 무렵에 이 사건 사업장의 간호이사로 근무하는 E와 산업재해보상보험 처리 및 사직에 관하여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4)

B는 2020. 11. 27. 산업재해요양급여 신청을 하여 그 이후 승인되었다.

5)

B는 원고가 B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한 때(2020. 11. 24.)부터 약 2개월 뒤인 2021. 1. 12. 이 사건 사업장에 방문하여 사직일을 '2020. 11. 21.'로 한 사직서를 작성하였다. 위 사직서에는 '개인적 사유로 인하여 사직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6)

B는 2021. 9. 23.경 이 사건 사업장을 찾아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퇴직사유를 '자진퇴사'에서 '권고사직'으로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당시 B는 "상실사유가 권고사직으로 정정되면 실업급여 받을 수 있는데, 만약에 병원 측에 과태료 300만 원이 나오면 내가 부담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다.

7)

B는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

이 사건 사고 직후 이 사건 사업장 직원 L, 같은 층에 근무하는 성명불상의 간호사에게 연 락하여 사고사실을 알렸으나, 사고 당일 간호부장인 E와 통화한 사실은 없다(B는 단체 채 팅방에서 자신의 퇴사를 언급한 G과의 통화 여부에 대하여, 원고 대리인 신문 시에는 통 화 사실이 없다고 답변하였다가, 피고 소송수행자 신문 시에는 G 아니면 M과 통화를 한 것 같다고 답변하였다).

-

사고 당일 이 사건 사업장 측에서 퇴사하라고 말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으로 통화한 사실 은 없다. 단체 채팅방을 보고 '내가 퇴사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건강보험으로 치 료 및 수술을 받았다가 D병원의 간호사가 '출퇴근은 산재 처리가 된다'는 말을 해서 2020. 12. 27.경 달이 서류를 작성하러 이 사건 사업장에 간 것 같다. 그때까지 이 사건 사업장이 원고에게 '실업급여 줄 테니 퇴사하라'고 말하거나, 내가 '실업급여 달라'고 말한 사실은 없 다.

-

E가 2020. 11. 16.에 수술 받을 때 나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수술받느라 전화를 못 받았고, 그 이후로 E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다가 2020. 11. 23.에 통화를 하였는데, 출근 문 제를 생각할 겨를은 없었고, '퇴사해야지'라고 소리를 몇 번 하였다. 내 딸이 근로복지공단 인가 알아보고 위와 같이 통화할 무렵에 사직서 지금 써도 된다고 해서 '그럼 사직하겠습 니다'라고 쓰라고 해서 문자메시지로 간결하게 셨다. 그 당시 E는 '퇴사해야지'라는 소리를 몇 번 하였다.

-

단체 채팅방에서 퇴장한 이유는 다쳐서 근무를 못하니까 아마 나간다고 했을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 7, 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구체적 판단

1)

을 제1호증의 기재, B의 이 법정에서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B는 이 법정에서 E가 2020. 11. 23. 전화를 하여 출근 문제 언급 없이 '퇴사해야지'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B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F이 "병원 측에서 너무 빨리 독촉하고 전화가 오니 마지못하여 사직서를 작성한 것 같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이 된다.

2)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를 권유하였다는 B의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려우므로 B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가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가 아닌 '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사_권고사직'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B는 이 사건 사고를 입은 다음 날인 2020. 11. 14. 간호조무사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저는 더 이상 근무하기 어려우니 단톡방을 나가 보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고 단체 채팅방에서 퇴장을 하였는데, B는 그 의미에 관하여 "근무를 당연히 못하니까 나간다고 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을 하였다. 따라서 B는 이 사건 사고 직후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더 이상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보인다.

나)

B는 이 법정에서 2020. 11. 16. 수술을 받을 때까지 E와 통화한 사실은 없고, 2020. 12. 27.경 자신의 딸이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신청 관련 서류를 작성하러 이 사건 사업장에 갈 때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하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다)

B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요양급여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020. 11. 23. E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B와 E가 2020. 11. 20. 및 2020. 11. 23.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B가 E에게 사직의 의사표시가 늦어진데 대하여 사과를 하고 있는바, B는 이미 사직을 결심한 상태에서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최종적으로 사직 시기만을 고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B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약 10개월이 지나 2021. 9. 23.경 이 사건 사업장을 찾아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퇴직사유를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할 때까지 실업급여 내지 퇴직사유에 관하여는 B나 이 사건 사업장에서 서로 언급한 사실이 없었고, B는 오히려 2021. 1. 12.경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여 사직서를 작성함에 있어서도 퇴직 동기를 '개인적 사유'로 기재하였다. 그럼에도 B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20. 11. 24.경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한 사실을 알고도 약 10개월이 지나는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심지어 퇴직사유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과태료를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B가 이 사건 사업장의 퇴사 권유에 못 이겨 퇴사를 하였다는 B의 이 법정에서의 일부 증언을 쉽게 믿기 어렵다.

마)

비록 B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F은 "병원 측에서 너무 빨리 독촉하고 전화가 오니 마지못하여 사직서를 작성한 것 같다"는 취지로 확인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F이 위 대화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점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B가 이미 사직을 결심한 상태에서 사직 시기만을 이 사건 사업장의 직원과 조율하는 통화 내용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장이 사직을 독촉한 것으로 오해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명희(재판장) 윤민수 권오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