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29. 선고 2023구단805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2020. 11. 19. 주식회사 C이 운영하는 'D' 사당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조리 담당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21. 1. 14.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를 진단받고, '위 상병이 동료 직원의 폭언, 무시 등으로 발병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21. 11. 10. 위 상병을 '적응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변경 심의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2021. 1. 14.부터 요양승인을 받아 요양하던 중 2023. 5. 15. 피고에게 '요양기간 2023. 6. 1. ~ 2023. 8. 31. 통원 92일'로 하는 진료계획(이하 '이 사건 진료계획'이라 한다)의 승인을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23. 5. 30. 원고에게 "직전 진료계획서 제출 당시 피고 자문의사회의에서 '2023. 5. 31. 요양 후 증세 고정으로 치료 종결함이 타당함'이라고 심의하였고, 피고 자문의도 '최근 진료기록을 검토해 보면 증상이 점차 안정되고 투약도 고정되어 가 고 있는 상태로 보여 이전 자문의사회의 결과대로 치료 종결함이 타당하다'는 소견이다."라는 이유로 진료계획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상병은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였으므로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증상이 고정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4호는 치유의 의미를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비롯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요양급여), 제51조(재요양), 제57조(장해급여), 제77조(합병증 등 예방관리) 등의 각 규정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는 치료종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두36618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진료계획이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를 넘어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에 해당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적응장애'란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에 속하는 질환으로, 인식 가능한 분명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하고, 통상적으로 증상은 스트레스 요인이 종료된 후 6개월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아 2021. 1. 14.부터 2023. 5. 31.까지 2년 이상 요양하였고, 이 사건 상병의 스트레스 요인이었던 이 사건 사업장을 이미 퇴사하였음에도 그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

나)

원고가 진료받고 있는 F건강정신의학과의원 진료기록상 원고는 1년여 전부터 약물 용량이 크게 변화가 없었고, 늘 비슷하게 증상이 기록되어 있어 큰 변화없이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진료계획상 계획된 약물치료, 정신치료는 그동안 주치의가 원고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시도하여 왔던 치료로서, 원고는 지속적인 치료에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치료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바, 이 사건 진료계획에 따른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다)

이 법원 감정의(정신건강의학과)는 '현재 진료중인 의원에서의 치료를 유지하는 중에는 증상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증상의 호전이나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태라는 것에 동의한다. 의무기록상으로는 원고가 1년여 전부터 호소하던 증상이 그대로 작성이 되어 있어 변화의 여부를 평가하기는 힘들다. 현재의 치료에는 치료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인 피고 자문의들의 의학적 견해도 이에 부합한다.

라)

한편, 위 감정의는 '기록상으로는 증상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원고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현재의 치료에 저항성의 증상이 있다면, 의학적으로 약물의 변경, 추가, 용량증가 및 다른 치료방법의 도입(인지행동치료, 심리치료)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원고의 경우 1년여 동안 거의 같은 용량의 항우울제(미르젠탁정), 항정신병약물(아빌리파이정), 항불안제(환인클로나제팜)를 투약 받고 있다. 추가적인 치료에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원고가 증상 호전을 위해 추후 새로운 종류의 약물치료 및 인지 행동 치료 등을 포함한 정신치료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하였다.그러나 이는 원고가 장기간 같은 내용의 치료를 받았으므로 새로운 종류의 약물치료등을 받는다면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다는 일반적인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불과해 보인다. 위와 같은 일반적 가능성만으로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마)

위 감정의의 소견에 따르면, DSM-5 진단 기준은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있는 경우에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만성적응장애로 간주하고, 스트레스 요인이 해소되었는데도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정신질환의 진단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의하면 원고의 경우 다른 정신질환의 진단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거나,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로 보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업무상의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7조는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된 사람 중에서 합병증 등 재요양 사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그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받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고정된 증상과 관련하여 향후 장해등급 판정절차를 거치거나, 요양종결 후 합병증 등 예방관리를 통해 관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

결국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처분 당시 그 증상이 치료에 따라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에 있었던 것이 아니며,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치료는 이는 증상 개선보다는 증상 악화의 예방과 유지를 위한 치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치료종결사유에 해당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