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D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9. 4. 1.부터 중국 소재 E유한공사(이하 ‘중국 현지법인’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던 자이다.
망인은 2020. 7. 7. 10:30경 근무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020. 7. 7. 12:08경 사망하였다. 부검 결과 망인의 사망 원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으로 추정된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0. 10. 19.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1. 4. 30.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2조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에서 정한 해외파견자 임의가입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사업장에서 망인에 대해 해외파견자 임의가입을 신청한 사실도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1. 7. 27. 이 법원에 위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21구합72796, 이하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 한다), 이 법원은 2022. 11. 24.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2. 12. 17. 확정되었다.
원고는 2022. 12. 26. 재차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1. 26.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2조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에서 정한 해외파견자 임의가입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사업장에서 망인에 대해 해외파견자 임의가입 신청한 사실도 없었기 때문에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에서 정한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국내에서 근무하다가 D 주식회사의 지시에 따라 해외로 근무장소를 변경하였고, ② 중국 현지법인은 D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였으며, 망인 역시 D 주식회사의 업무지시를 받았고, ③ 망인의 월급은 D 주식회사와의 연봉계약에 의하여 결정되었으며, 임금의 일부가 본사에서 지급되었고, ④ 망인의 퇴직 시점에 D 주식회사 재직 경력으로 중국 현지법인 근무를 그대로 인정하고 있으며, 퇴직금 산정 역시 D 주식회사의 기준에 따라 지급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근로의 장소가 중국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D 주식회사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망인의 중국 현지법인에서의 업무 내용
담당 업무: 영업기술 및 설치업무(2019. 4.부터 2019. 8.까지), 영업기술(2019. 9.부터 사망 무렵까지), 2019. 12.까지는 영업기술 총감의 직책을 수행하였으나 2020. 1.에 현지인 총감이 선임되면서 본사 커뮤니케이션 및 현지인 총감 조언 역할만 수행하였음
근무형태: 고정주간근무
근무시간: 08:30~17:30, 휴식시간 1시간
망인의 D 주식회사 근무이력(갑 제8호증)
망인과 중국 현지법인 사이의 근로관계
망인은 2019. 4. 22. 중국 현지법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4. 22.부터 2023.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노동합동)을 체결하였고(을 제6호증), 2019. 6.부터 2020. 7.까지 중국에 개인소득세를 납부하였다(을 제7호증).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의 D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D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8호증, 을 제4 내지 7, 9,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국외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을 포함하는지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은 노동부장관이 관장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주가 당연히 보험에 가입되고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정하여지며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공공보험이라는 점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1조에서 국외의 사업에 대하여 특례를 정하고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2조에서 해외파견자에 대하여는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비로소 위 법을 적용하도록 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국외에 파견되어 근무하게 된 경우에 그 근무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았을 때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경우에는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게 되나, 그 밖에 위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국외파견 근로자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0. 10. 24. 선고 98두18503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228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4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중국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D 주식회사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D 주식회사는 중국 현지법인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로서 자회사인 중국 현지법인의 의사결정에 대하여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모회사와 자회사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고, 자회사인 중국 현지법인은 중국법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별도의 독립된 실체가 있다.
망인은 중국 현지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중국 현지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았으며, 중국 현지법인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또한 망인은 중국에 개인소득세를 납부하였다.
망인은 중국 현지법인에서 중국 현지법인의 영업 내지 기술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고, 망인이 중국 현지법인에서 근무를 시작한 후에 D 주식회사가 망인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구체적 사정이 보이지 않으며. 망인이 D 주식회사에 직접 업무보고를 하였다는 구체적 사정 역시 보이지 않는다.
한편 망인이 2019. 6. 1. D 주식회사에 이메일로 중국 외주설치업체 직원 사고 발생의 건에 대하여 보고하기는 하였으나(갑 제9호증), 이러한 업무보고가 모회사와 자회사 간에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형태를 넘어 계속적·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망인이 실질적으로 D 주식회사에 소속하여 D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중국 현지법인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D 주식회사는 망인이 중국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망인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망인에게 복지포인트 현금정산분, 우리사주조합 주식취득 지원금, 개인연금지원금, 의료지원금, 이자지원금 등을 지급하였으며, 중국 현지법인의 근무기간을 D 주식회사의 근무기간으로 인정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모회사인 D 주식회사에 근무하는 직원과 자회사인 중국 현지법인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급여나 복지혜택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직원들의 중국 근무 기피를 방지하거나 근무를 촉진하려는 정책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D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망인의 퇴직금 등 지급 절차를 안내하였고, D 주식회사가 발급한 망인의 경력증명서에 중국 현지법인 경력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망인에 대한 배려 및 유족들의 편의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망인이 실질적으로 D 주식회사에 소속하여 D 주식회사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