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서울특별시 A구(이하 ‘원고 A구’라 한다)는 지방자치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설립되어 공무원 1,916명이 지방행정 관련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 B은 2022. 7. 1. 원고 A구의 대표자인 구청장으로 취임한 자이며,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A구 소속으로 재직 중인 공무원인바, 그 보직은 아래와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3. 26. 설립되어 약 150,000명의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된 전국단위 노동조합으로서 중앙행정기관과 국·공립대학, 교육청, 사법부, 입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지부를 두고 있는바, 그 중 서울지역본부 산하 A구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는 2018. 3. 29. 설치되어 원고 A구 소속 공무원 약 1,500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참가인과 I(2020. 3. 1.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으로 당선되었고, 2022. 초경 재선된 자이다, 이하 ‘A지부장’이라 한다)은 2022. 10. 28. ① 원고 B, C, D, E, F, G가 공모하여 원고 A구의 간부직원들 명의로 노동조합 활동을 비방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게 한 행위, ② 원고 A구 소속 행정안전국장 K, 후색복지팀장 L이 ‘M법에 따른 노동조합 가입범위 안내’라는 문서를 전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발송한 행위, ③ 원고 B이 참가인과 A지부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1인 피켓 시위를 하는 외부인들에게 서울 특별시 A구청 내 주차편의를 제공한 행위, ④ 원고 B이 2014년 이래 참가인이 사용하고 있던 차량을 2022. 7. 14. 일방적으로 취거 후 반환하지 않고 있는 행위가 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27. 위 ④ 부분에 대하여는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하고, 나머지 ①, ②, ③ 부분에 대하여는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N).
참가인과 A지부장은 2023. 1. 30.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 2.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4. 24. 위 다항 기재 ① 부분의 일부인 2022. 10. 13. 자 입장문 발표 행위(이하 ‘이 사건 입장문 발표’라 한다)에 대해서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여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한편, 나머지 재심신청은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이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들은 2023. 5. 24.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과 A지부장은 원고 B에게 이면합의라는 명목으로 승진 심사 방법 등 비교섭사항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강요하였으나, 이는 교섭금지사항으로서 애초에 단체교섭의 목적이 될 수조차 없는바, 원고들의 이 사건 입장문 발표는 불법적인 요구에 대하여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M법’이라 한다)을 준수하고 위법한 합의의 이행을 강요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고, 일부 강경한 어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내용일 뿐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의 조합원 수가 현격히 줄어든 것은 그 집행부의 비정상적인 활동에서 원인을 찾아야지, 원고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에서 이유를 찾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입장문 발표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1. 9. 17. 원고 B의 전임 구청장과 2021년도 단체협약서를 체결하였는데, 거기에는 아래와 같이 인사제도 운영 관련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 B이 취임하기 전의 구청장들과 사이에 2002. 7.경부터 2021. 5.경까지 인사·운영 관련 별도의 노사합의문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은 2023. 2.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과 서울특별시 A구청이 체결한 2021년도 단체협약서와 2018년 이후 노사 간 체결한 7개의 노사합의문의 일부 조항이 M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위한 의결요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7. 위 의결요청 건에 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의 의견을 일부 인용하는 의결을 하였다. 이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은 2023. 5. 23. 참가인과 원고 B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1조 제3항에 따라 단체협약의 시정을 명하였고, 원고 B과 A지부장은 2023. 12. 22. 위 단체협약 시정명령과 관련하여 대상 조항 전부(42개 조항 삭제, 10개 조항 수정)를 상호 성실히 이행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원고 B이 원고 A구의 구청장으로 취임하기 전후로 참가인과 사이에 노사갈등이 발생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 A구 소속 간부직원들은 그 명의로 아래와 같이 총 5건의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이 사건 입장문 발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3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장소, 그 내용, 방법,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 정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7두54005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의 지배, 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5. 7. 선고 96누2057 판결, 위 대법원 2017두54005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사용자가 대항적 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한다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자의 지배, 개입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22. 5. 26. 선고 2019헌바341 결정 참조). 위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는 위와 같은 목적이나 취지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입장문발표는 참가인의 단결활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주관적인 의도, 목적 또는 의욕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인정되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서 금지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B은 구청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참가인과 전임 구청장들이 체결한 인사·운영 관련 별도의 노사합의문에 법적인 문제점이 있음을 전제로, 위 노사합의문에 따르지 아니한 채 인사조치를 실시하였고, 참가인과 A지부장 등은 이에 항의하면서 피켓시위,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집회 등 집단행동을 하였다.
원고 A구 소속 간부직원들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위와 같은 참가인과 A 지부장 등의 집단행동에 대응하여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입장문 발표행위가 반복될수록 그 내용이나 표현의 강도 및 참여자 수도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용자가 노사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의견 표명이나 대응도 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어서, 참가인과 A지부장 등의 집단행동에 대한 원고들의 대응행위도 일정한 한도 내에서는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의 일환으로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러한 언론의 자유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라는 전제 하에 노사 간의 실질적 자치를 달성하려는 헌법상 노동3권과의 관계에서 일정 정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용자의 언론이라는 것은 노사관계 내 우월적 지위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만 하는바, 보복·폭력의 위협 또는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이나 이익의 제공 내지 이익 제공의 약속 등을 포함하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사용자의 발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보복·폭력·징계의 위협 또는 이익의 제공·이익 제공 약속 등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노동조합의 단결권 침해의 결과나 위험을 야기하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입장문 발표는 그 이전의 입장문들의 제목이 추상적·일반적으로 ‘노조의 단체행동에 관한 입장문’, ‘공무원 여러분에게 당부드립니다’, ‘노조에 촉구한다’, ‘시위 중단하고 구정에 동참하라’였던 것과 다르게 제목 부분에서부터 “노조 간부 3인은 즉각 사퇴하라”고 기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결론 부분에 “노조 간부 3인은 A구민과 A 공직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지고 사퇴하여야 한다.”, “A구청장은 A구청 사무직 노조간부 3인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주시길 건의드립니다.”라고 기재하기도 하였는바,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보복이나 불이익의 위협을 포함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 데다가, 기관의 장이자 징계권자인 원고 B이 이 사건 입장문 발표를 묵시적으로나마 용인한 상황에서 위와 같은 기재 내용이 단순한 의견 표명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참가인과 A지부장 등의 집단행동에 대해서 그 상대방에 불과한 원고들이 일방적으로 불법성을 규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고, 양측 당사자들 간 갈등의 계기가 된 노사합의문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바, 앞서 인정사실 부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로서는 실제 고용노동부에 단체협약시정요청을 하는 등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신속히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사퇴’, ‘책임’ 등을 언급한 이 사건 입장문 발표에까지 나아가게 된 것인바(원고 A구가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단체협약시정요청은 이 사건 입장문 발표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2023. 1.에야 있었다), 이는 그 자체로 징계, 고소·고발이나 손해배상의 청구 등 불이익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단결권 침해의 위험을 초래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갑 제9호증, 을나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입장문 발표를 전후한 시기에 그 이전보다 현저히 많은 숫자의 조합원들이 탈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다만 그 이후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탈퇴하는 조합원의 수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이 사건 입장문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이 사건 입장문 발표와 조합원들의 탈퇴 사이에 일말의 연관성조차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아니할뿐더러, 설령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단결권 침해의 현실적인 결과 발생을 요하는 것도 아니므로,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입장문발표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입장문 발표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