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2. 9. 13.부터 참가인이 운영하는 D요양병원(상시 근로자 약 60명. 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2층 집중치료실에서 수간호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2. 12. 10. 아래와 같은 원고의 취업규칙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11. 시용근로자인 원고가 상급자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불이행하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은 해고의 합리적인 이유로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7.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정당한 업무명령 거부'는 인정되지 않으나,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해고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며, 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2호증, 을나 제8, 9,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수습근로자이지 시용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가 시용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병원은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원고에게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 하자가 있다. 나아가 원고에게는 근무태도 불량 및 성실의무 위반,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설령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가장 중한 징계처분인 해고를 한 것은 부당한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및 양정에도 하자가 있다.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 해당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2조(근로계약기간) 제1항이 본 계약의 계약기간은 2022. 9. 13.부터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항이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3개월간은 수습계약기간으로 하며, 참가인은 동 기간 중 원고의 적성, 자질, 능력, 적응도, 건강상태 등을 종합평가하여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7조(수습 또는 시용) 제1항이 '신규로 채용된 자에 대해서는 최초로 근무를 개시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수습 또는 시용기간으로 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월 책정 급여의 70~90%의 범위 내에서 정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3항이 '수습 또는 시용기간 중인 자로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그 임용을 취소하거나(수습 경우) 본채용을 거절할 수 있다(시용 경우)'고 하면서 결근 지각, 동료와의 불화 등 근무태도가 불성실하거나 사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1호), 입사시 제출 서류의 주요사항을 허위 기재한 자(2호), 채용 예정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자(3호), 기타 지시 불이행 등 당해 직원의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4호)를 각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근로계약서에 '수습계약기간'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점, 취업규칙 제7조 제3항에 수습의 경우 각 호 사유가 있을 때 '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근로계약서 제2조 제3항에도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자신이 수습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수습계약기간'은 본채용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일시적인 사용이라는 의미의 '시용기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3개월의 시용기간을 적용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학계의 다수설은 '시용기간'은 정식 채용을 하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정식 채용 후에 근로자의 업무수행능력 양성·교육을 목적으로 설정된 '수습기간'과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같이 시용기간과 수습기간을 구별하는 것이 '수습'이라는 단어의 국어사전적 의미<각주1>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습기간을 시용기간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판례<각주2>도 시용기간과 수습기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양 개념을 혼용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35조 제5호의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와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수습사용 중인 자'라는 개념에는 그 법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가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바 법률에서도 '수습'이라는 용어를 '시용'과 엄밀히 구별되는 별개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근로계약서에 '3개월의 수습계약기간'이라고 기재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7조가 시용 외에 수습을 규정하면서도, 시용 또는 수습기간 중인 자를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근무태도 불성실이나 채용 예정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근로관계를 종료(수습의 경우 임용 취소, 시용의 경우 본채용 거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정한 것은 수습보다는 시용의 개념에 부합하는데다가, 앞서 본 기업 실무를 함께 감안해 볼 때 참가인은 수습과 시용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은 채 혼용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수습계약기간에 관한 근로계약서 제2조 제3항은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다), 참가인은 원고의 간호사 경력 등을 인정하여 수간호사로 채용하면서도 3개월의 수습계약기간을 두었는바, 그 취지는 업무수행능력 양성·교육을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해당 기간동안 원고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여 정식채용 여부를 결정하려는 의사로 봄이 합리적인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에서 정한 3개월의 기간은 일정 기간 동안 원고의 업무적격성 등을 판단한 후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의미의 시용기간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병원의 간호부장은 '의욕 및 태도, 업무능력, 인간관계, 교육참여, 환경미화' 항목에 관하여 원고를 2022. 10. 14. 1차 평가하였고, 2022. 11. 14. 2차 평가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2병동 팀원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임. 일머리가 없어 같이 일하는 사람이 힘들고 인계받은 다음 듀티도 몰라서 업무 파악이 어려우며 이중삼중으로 일이 힘들다고 호소함. 같이 일하기 힘들다며 한명씩 사직서 내고 있음'이라는 내용의 원고 업무 능력 및 조직 적응도 평가 일지를 작성하여 원고의 업무적격성 등을 판단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는데, 시용기간 중에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기간종료 시 정식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 통상의 해고보다는 광범위하게 인정되는바(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참조), 아래에서는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의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해고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절차 하자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0호증, 을나 제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60조는 직원의 징계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제14조는 '인사위원회의 구성'이라는 제목 하에 제2항에서 '인사위원회는 병원장과 부서장(또는 그에 준하는 직급의 직원) 중 병원장이 임명하는 자로 구성하며, 위원의 수를 위원장 포함 총 5명 이내로 하되 필요시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항에서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은 병원장 또는 병원장이 위임한 자로 한다. 인사위원회에서는 인사(총무)담당자 1명을 간사로 둔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인사위원회에는 병원장인 참가인이 위원장으로, 물리치료실의 물리치료사인 F과 영양과의 영양실장인 G 및 원무부의 계장인 H이 각 위원으로 참석하였으며, H이 간사 역할을 맡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F과 H은 부서장이나 그에 준하는 직급의 직원이 아니고, 위원인 H은 간사를 겸직할 수 없으므로 인사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8호증, 을나 제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이 사건 병원의 부서는 진료부, 약제과, 원무부, 영양과, 물리치료실, 미화부, 간호과로 구분되는데, 물리치료실 소속 유일한 물리치료사인 F은 물리치료실이라는 부서의 부서장 또는 그에 준하는 직급의 직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원무부의 원무부장은 I이기는 하나, 계장 H은 원무부장 부재시 업무대행권한을 가지는데다가, 이 사건 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부서장 단체대화방에도 포함되어 부서장 전달사항을 수령하고 있으므로(물리치료사 F도 위 부서장 단체대화방에 포함되어 있다) 부서장에 준하는 직급의 직원이라고 볼 수 있는 점, 취업규칙 제14조 제3항이 위원회에 간사를 둔다고 규정한 것은 인사위원회 구성원에 관한 같은 조 제2항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인사위원회 구성원인 위원 중 간사를 둔다는 뜻으로 해석할 것이지, 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제3자를 간사로 선정하여 둔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병원 행정부서로서 인사, 총무, 회계 등을 총괄하는 원무부 소속 H은 취업규칙 제14조 제3항에서 정한 인사(총무)담당자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인사위원회 구성에 취업규칙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 7호증, 을나 제10, 1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62조 제1항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징계의결을 위한 회의 3일 전까지 징계대상 직원에게 서면으로 출석요구통지를 통보한다고 정하고, 제4항이 인사위원회는 의결 전에 해당 직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은 2022. 12. 7.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안건(원고의 10월 초 10시경 201호 라운딩 후 간호부장에게 항의, 아미노필린 믹스 주사제 관련 지시 불이행 및 간호부장에 대한 항의, 액팅 관련 간호부장에 대한 항의, 근무표 작성 관련 지시 불이행 및 제공 근무표 양식 폐기, 간호부장에 대한 치매끼 언급 등 폭언, 근접오류 사건 예방에 대한 지시사항 전달 과정에서 간호부장에 대한 폭언, 10월 15~16일 근무 M번으로 허위 근무표 제출 행위, J 조무사에 대한 폭언, 간호조무사 E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한 징계 결정에 대한 건)과 인사위원회 위원 명단, 개최 일시 및 장소가 기재된 인사위원회 출석 통보서를 보낸 사실, 원고는 이에 대해 소명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2022. 12. 10.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각 징계사유에 대해 소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어떠한 사유로 징계가 이루어지는지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였다고 보이는바, 이 사건 해고에 소명 기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절차 하자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 하자 주장에 대하여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15, 18, 19, 22 내지 24호증, 을나 제1 내지 7,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22. 10.경 201호 병동을 회진할 때 간호부장이 참가인 앞에서 원고에게 환자 자세를 제대로 고치라고 지적하자, 앞으로는 참가인이 있는 자리에서 위와 같은 지적을 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 위해 간호부장에게 위 일을 언급하였다. 그런데 간호부장이 곧바로 위 일을 기억하지 못하자, 원고는 간호부장에게 '치매끼 있으신 건 아니세요?'라고 말하였다(원고도 이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병원의 간호조무사 E은 2022. 10. 28.경 간호부장에게 고충상담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원고가 "너는 간호조무사다. 간호조무사 일이나 똑바로 하면 된다. 나는 수간호사인데 간호조무사가 지적하자 마라"고 사람들 있는데서 큰 소리로 나무라듯 하여 창피하고 인격적 모욕감을 느꼈다. 또 새로 들어온 간호조무사들에게 물품 정리 등에 대한 오티(교육)를 해주었더니 원고가 간호조무사가 무슨 교육을 하느냐고 면박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간호부장은 '행정적 조치와 경험 많은 수간호사로 대체가 필요함. 원고에게 멤버들의 애로사항을 전하고 개선해줄 것을 요청하니, 원고는 본인이 무슨 잘못이 있고 멤버들이 힘들어 하는지 인정 못하겠다고 함. 간호부장이 원고를 모함한다며 믿을 수 없다고 함'이라고 처리결과를 기재하였다.
외부 노동법률사무소는 2022. 12.경 E이 신고한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하였는데, E은 위 조사에서 '근무표에 관한 개선 건의를 했다가 원고로부터 간호조무사 주제에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면서 어디서 간호조무사가 수간호사인 본인에게 근무표를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냐는 발언을 들었고 주변 동료들이 보고 있는 상태에서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원고는 위 조사에서 'E이 원고에게 근무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가 E에게 "간호조무사 주제에"라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은 없다. 다만 E이 선을 넘는 언행들이 있어 "선생님은 조무사시잖아요. 선생님은 선생님 일이나 하시면 돼요"라는 발언을 한 사실은 있다. 원고가 상급자이고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계속해서 선을 넘는 지적을 하다보니 한 발언이다. 당시 E은 불쾌해했는데, 간호조무사들은 본인들을 선생님이 아니라 조무사라고 호칭하면 불쾌해한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이 사건 병원의 간병사는 원고가 E에게 "간호조무사 주제에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야"라고 소리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다른 간호조무사는 E이 신입인 자신에게 물품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있는데, 원고가 E에게 "간호조무사 일이나 똑바로 하라"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외부 노동법률사무소는 위와 같은 조사를 거쳐 2022. 12. 7. 원고가 E에게 '간호조무사 주제에', '간호조무사 따위가'와 같은 비하 발언을 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2. 11. 12. 간호부장이 자신에게 평간호사로 내려갈 것을 강요하고 액팅 업무를 부당하게 지시하였다며 참가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고, 2022. 11. 1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에도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하였다. 참가인은 2022. 12. 20. 및 2023. 2. 9. 조사결과 간호부장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은 2023. 3. 15. 사업장 자체조사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불인정되었다며 원고가 제기한 진정 사건을 종결 처리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가 간호부장이 지난 사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간호부장에게 '치매끼 있으신 건 아니세요?'라고 말한 것은 직장 상사인 간호부장이 충분히 모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발언으로, 실제로 간호부장은 원고로부터 치매 환자 같다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 잠도 못자고 밤을 새우고 출근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아가 원고가 간호조무사인 E에게 '간호조무사 주제에' 등으로 비하 발언을 한 것(원고는 E에게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E이나 이 사건 병원의 다른 직원들이 원고가 간호조무사 비하 발언을 하였다고 일치되게 진술하고 있고, 원고 스스로도 E이 선을 넘어 E에게 '선생님은 조무사다. 선생님은 선생님 일이나 하면 된다'고 발언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직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60조 제6호(성실의무 위반 - 폭언), 제10호(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간호부장에 대한 발언은 간호부장의 기억력이 진심으로 걱정되어 한 것이고, E에 대한 발언은 간호조무사에게 수간호사의 권한을 침해하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간호부장에 대한 발언은 그 전후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간호부장을 모욕하고 비난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하고, 객관적 내용도 상대방에게 모욕감과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바, 위와 같은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인 변명에 불과하다. 나아가 E이 수간호사인 원고의 권한을 침해하려 하였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원고는 'E이 선을 넘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선'의 내용도 불명확하다), '간호조무사 주제, 따위' 등의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수간호사로서 위계질서를 세우기 위한 목적이었다기보다 E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며, 이처럼 다른 직원들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83조 제3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전형으로서 그 자체로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바, 이를 원고 주장처럼 수간호사가 간호조무사에게 할 수 있는 정도의 발언으로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수간호사로서 다른 동료직원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등 2층 집중치료실의 건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음에도 상급자인 간호부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였고, 간호조무사에게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 원고의 위 행위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원고는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반성하는 등의 태도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 계속 근무할 경우 이 사건 병원의 근무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는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참조), 이 사건 병원 소속 직원 상당수가 2022. 10.경부터 '원고가 수간호사 업무를 제대로 못해서 아래 직원들이 같이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 원고는 자기 역할은 못하면서 수간호사로서의 권위는 엄청 부린다. 빠른 대책이 필요하고, 문제가 지속된다면 사직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고충상담을 하였고, 간호부장은 시용기간 동안 원고를 평가한 결과 총점 130점 중 1차 평가 52점, 2차 평가 32점으로 최하 수준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에 대한 업무 능력 및 조직 적응도 평가 일지를 작성하였다(원고는 이에 대하여 평가의 객관성이 흠결되었다고도 주장하나, 각 평가항목은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이고, 평가결과 내용 역시 앞서 본 다른 직원들의 고충상담 내용과 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평가가 자의적이라거나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그 상당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이는 근로계약 제2조 제3항에서 정한 계약 취소 사유 및 이 사건 병원 취업규칙 제7조 제3항에서 정한 '동료와의 불화 등 근무태도가 불성실하거나 사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 채용 예정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자'라는 본채용 거절 사유에도 해당한다.
원고는 참가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원고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한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2022. 11. 12.경 간호부장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사실은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정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의 신고 자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고, 이 사건 해고와 같이 별도의 취업규칙 위반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아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아닌 점, 나아가 원고가 제기한 진정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아 종결 처리되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당시 간호부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불리한 처우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김준영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