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순천시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및 「순천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따라 1~2년 단위로 운영대행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하여 I(이하 ‘이 사건 I’이라 한다)에 대한 시설 운영 및 관리를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I에서 운영업무(미화, 경비, 관람차정비 등)를 담당해 온 사람들로, 이 사건 I의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변경된 용역업체에 고용되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2022년도 용역업체인 주식회사 J 등은 2022.11.28.경 원고들을 포함한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2022.12.31.자로 근로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된다고 통지하였다.
2023년에 개최되는 박람회(이하 ‘이 사건 박람회’라 한다)의 성공적인 준비 및 운영을 지원하기 위하여 2021.8.17. 「2023 K박람회 지원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 (이하 ‘L법’이라 한다)이 제정되었고, 위 법 제5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박람회 준비를 위한 ‘M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라 한다)가 새로 설립되면서 순천시가 아닌 조직위원회가 운영대행사에 이 사건 I에 대한 운영대행 용역을 맡기는 구조로 변경되었다.
조직위원회는 2022.10.경 ‘2023 K박람회 박람회장 운영 대행 용역’ 입찰(정정) 공고(이하 ‘이 사건 입찰공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이 사건 입찰공고에는 ⅰ) 과업내용은 ‘과업지시서 및 제안요청서 참조’, ⅱ) 사업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023.12.31.까지’, ⅲ) 기타 유의사항에 ‘본 용역의 낙찰자(대행사)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준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를 하여야 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이 사건 입찰공고에 첨부된 제안요청서에는 ⅰ) 행사기간은 ‘2023.4.1.(토)부터 2023.10.31.(화)까지 7개월간’(휴장기간: 2023.1.1.~2023.3.31., 2023.11.1.~2023.12.31.)으로, ⅱ) 과업목적은 ‘박람회장 운영 전반에 대한 과업을 수행할 우수 대행사 선정(입·퇴장 관리, 관람객 서비스, 운영인력·물자관리 등)’으로, ⅲ) 주요 과업분야는 ‘박람회장 운영 전반’으로, ⅳ) 과업수행 특별사항으로 ‘대행사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입찰참가 시 제출해야 하며, 향후 계약 체결 시 계약서에 첨부함’이라는 내용이 각 명시되어 있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N(이하 ‘N’이라 한다)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입찰공고에 응찰하면서, 제안요청서 내 과업수행 특별사항에 입찰참가 시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2022.11.15. 조직위원회에 제출하였는데, 원고가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이하 ‘이 사건 이행확약서’라 한다) 제3항에는 “이 사건 지침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를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참가인과 N이 이 사건 박람회의 운영대행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참가인과 N은 2022.12.16. 조직위원회와 사이에 ‘2023 K박람회 박람회장 운영 대행 용역 기본협약서’(이하 ‘기본협약서’라 한다)를 체결하였는데, 위 기본협약서 제19조제2항에서는 ‘주관대행사는 아래의 투입단계를 고려하여 박람회 분야별 적정한 운영인력을 운영·배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고, 투입단계 및 투입시기에 관하여 ‘① 준비(휴장)기간 2013.1.1.~2023.3.31., ② 박람회 운영기간 2023.4.1.~2023.10.31., ③ 정비·정산기간 2023.11.1.~2023.12.31.’로 명시하고 있었다. 이후 참가인과 N은 2022.12.26. 대표계약자를 N으로 하여 조직위원회와 사이에 용역기간을 2022.12.26.~2023.12.31.로 하여 ‘2023 K박람회 박람회장 운영 대행 용역(협상에 의한 계약)’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원고들과 원고들이 소속된 O노동조합 전남본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는 2022.11.경부터 이 사건 I 동문 쪽에 천막을 치고 참가인, 조직위원회, 순천시에 ‘이 사건 박람회 준비기간 및 박람회 종료 후 휴강 기간에는 무급휴직을 통해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이후 원고들이 수행하던 업무에 복귀’하는 방식 등으로 일괄적인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해왔고, 2023.1.6.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사무실에서 위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하여 참가인과 원고들이 참석한 ‘노사간담회’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2022.12.23. 이 사건 박람회 개막 전 준비기간(2023.1.1.~2023.3.31.)에 근무할 기간제근로자(4개 분야: 청소, 주야간 경비, 주간 출입관리, 관람차 정비기사) 15명을 공개 채용한다는 내용의 ‘기간제근로자(경비원, 청소원, 관람차 정비기사) 특별채용공고’를 하였는데, 위 특별채용 공고문의 응시자격 관련사항을 보면, ⅰ) 공통사항으로 ‘공고일 1개월 전 이후 주민등록상 순천시 소재 거주자, 공고일 기준 만 19세 이상이며 신체 건강한 자, 공고일 기준 이 사건 I 근무자’가, ⅱ) 직무분야 자격요건으로 ‘주야간 경비, 주간 입·출입 관리, 환경미화 관리’ 분야는 ‘이 사건 I 현 근무자’가, ‘관람자 정비’ 분야는 ‘이 사건 I 동직에 근무했던 자, 자동차 정비기능사 이상 자격 소유자’가 각 명시되어 있었다. 원고들은 참가인이 앞서 본 원고들의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위 특별채용공고에 대한 응모를 거부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순천고용센터에 채용업무를 위탁하여 15명을 선발하였다.
참가인은 2023.1. 말경 이 사건 박람회 운영기간(2023.4.1.~2023.10.31.)에 필요한 ‘경비 및 청소분야 기간제근로자 118명 내외’에 대한 공개 채용공고를 하였는데, 위 채용공고문의 응시자격 관련사항을 보면, ⅰ) 공통사항으로 ‘공고일 1개월 전 이후 주민등록상 순천시에 등록이 되어 있는 자(거주자), 공고일 기준 만 19세 이상이며 신체 건강한 자, 참가인 취업규칙 제6조(채용결격사유)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자’등이, ⅱ) 직무분야 자격요건으로 ‘경비원’은 경비직무교육이수자/경력자 우대, ‘청소원’은 별도 제한 없음/경력자 우대(단 수거조의 경우 2종 면허 이상 소유자)가 각 기재되어 있었고,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을 거쳐 고득점자 순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전형방법이 이루어져 있었다. 원고들은 위 채용공고에도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순천고용센터에 채용업무를 위탁하여 선발된 118명과 위 운영기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2023.3.21.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I의 새로운 용역업체인 참가인이 2023.1.1. 자로 고용승계를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5.23. ‘원고들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P).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6.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9.5. ‘원고들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은 존재하나 그 기대권을 배제할 특별한 사정 또한 존재하는데, 원고들이 참가인이 한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아서 참가인이 원고들을 채용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참가인의 고용승계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H,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0 내지 17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 4, 11,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참가인은 조직위원회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확약하는 취지의 이 사건 이행확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이 사건 I의 경우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이 승계되어 온 관행이 존재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는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된다.
2023년에 이 사건 박람회의 운영 주체가 순천시에서 조직위원회로 변경되고, 박람회 운영기간이 2023.4.1.에서 2023.10.31.까지로 단축되긴 하였으나, 이러한 운영형태의 변화는 사회통념상 고용승계가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더욱이 원고들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들이 참가인에 대하여 갖는 고용승계기대권과 이 사건 이행확약서 제3조 등에 근거하여 참가인 또는 조직위원회, 순천시 등에 원고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의사표시를 지속적으로 하여왔는데, 참가인이 이 사건 이행확약서 제3조 등의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한 공개채용 방식을 취하면서 원고들에게 ‘채용 절차에 임하라’는 말만 반복하였기에, 참가인이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 고의로 면접점수를 낮게 주는 방식으로 불합격시킬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했던 원고들로서는 위 채용 절차에 응할 수 없었던 것인바, 원고들이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원고들이 참가인에게 고용승계 요구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거나 ‘참가인에게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해석해서는 아니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피고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해 부담하는 고용승계 의무는 법적 의무에 따른 당연승계와 같이 포괄적인 범위의 고용승계 의무가 아닌, 당사자 간 계약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하면 되는 제한적인 범위의 고용승계 의무에 그친다고 봄이 타당한데, 2023년에 박람회 운영방식 및 그 기간 등이 변경된 점, 원고들이 농성 등 집단적 의사표시를 통해 고용승계를 요구했을 뿐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아 참가인이 원고들을 채용할 수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참가인
참가인의 용역기간 도과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에 따른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이상, 원고들의 원직복직 구제신청은 구제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들이 참가인이 실시한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는 등 참가인에게 고용을 요구한 사실 자체가 없는 점, 원고들이 참가인에게 응시원서 조차 제출하지 아니하여 당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들의 신원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이 원고들을 고용할 수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이 공개채용 절차를 실시한 것 자체를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으로 보거나, 혹은 어떤 이유에서든 참가인이 원고들을 고용하지 아니한 것을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으로 보더라도, 참가인의 고용승계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였다.
구제이익의 존부
근로자의 구제이익 유무는 처분 시인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1.15. 2003두1124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2.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나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조직위원회와 체결한 용역계약의 계약기간이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도과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 재심판정일(2023.9.5.) 이후의 사정 변경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원고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그 구제이익이 존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고기간 동안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 또한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근로자의 보호나 절차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근로자가 신속한 구제를 받기 위해 행정적 구제절차를 이용했는데 행정소송 계속 중에 사업자의 용역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그 신청인을 구제절차에서 배제하거나 그동안 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조사나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린 판정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법리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고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6.11.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4.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당연히 고용관계 및 근로조건 등을 포괄적으로 승계해야 하는 수준의 고용승계까지는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관계가 승계되리라는 고용승계 기대권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
이 사건 I의 경우 2014년 이후 매년 거듭되는 용역업체 변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용역업체에서 형식적인 채용 절차를 거친 후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왔고,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에 고용되어 이 사건 I에서 기존에 하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여 왔다. 특히 이 사건 I에서의 미화·경비업무는 상시·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로, 원고 A의 경우 3회, 원고 B, C의 경우 각 2회, 원고 D의 경우 8회 에 걸쳐 연속적으로 고용이 승계되어 이 사건 I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I에서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용역업체에서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는 관행 및 이에 대한 위 원고들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조직위원회가 2022.10.경 공고한 이 사건 입찰공고 유의사항에는 ‘본 용역의 낙찰자(대행사)는 이 사건 지침을 준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를 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위 입찰공고에 첨부된 제안요청서의 과업수행 특별사항에서는 ‘대행사는 공고일 현재 이 사건 I에 근무 중인 근로자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세부적 기준을 마련해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에 반영·시행하여야 함’이라고 각 명시되어 있었으며, 대행사로 하여금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입찰참가 시 제출하도록 하고 있었다.
참가인은 2022.11.15. 조직위원회에 ‘이 사건 지침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를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이행확약서를 제출하여 이 사건 박람회 운영대행사로 선정되었다.
참가인은 2023.8.29. 이 사건 재심판정 심문회의에서 ‘고용승계라는 것이 영업양수도나 합병과 같이 당연승계가 되는 것이 아니고,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 고용을 거절하지 않고 채용하는 것을 말하며, 근로자들이 지원 신청했으면 다 받았을 것이다. 이는 이 사건 박람회 운영방식 자체가 L법에 의해 순천시가 운영하던 것이 조직위원회로 넘어갔고 7개월만 운영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되었기 때문으로, 법리적인 고용승계 기대권과는 차이가 있다. 운영방식 자체가 7개월로 바뀌었기 때문에 7개월 동안은 기존의 근로자들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으로 했고, 모든 기존 용역업체 근로자들이 지원만 하면 7개월에 대해서는 고용승계하겠다고 이미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 이에 따르면 참가인은 당연승계 의미의 고용승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용역업체 변경 시 기존 용역업체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형성되어 있음은 인식하고 있었던 사정이 확인된다.
다만, 원고 E의 경우 2022.7.15. 경 관람차 운행지시 불이행, 대행사 팀장에 대한 폭언 및 욕설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이후 그 직무가 주차관리로 변경되었는바, 주차관리 업무는 박람회장 운영업무의 일환으로 참가인이 아닌 참가인과 함께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N에서 담당한 직무로, 그 채용 또한 N에서 담당하였으므로, 주차 요원으로 근무한 원고 E의 경우 N에 대해 고용승계 기대권을 주장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참가인에 대해 고용승계 기대권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고용승계 거부의 존부 및 고용승계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고용승계를 거절하였을 때 그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6.3. 선고 2020두45308 판결 등 참조).
다만, 종전 용역업체와의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 이후 새로운 용역업체의 고용승계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10.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계약기간 중에 해고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구체적 판단
고용승계 거부의 존부
이 사건 입찰공고 유의사항에 ‘본 용역의 낙찰자(대행사)는 이 사건 지침을 준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를 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위 입찰공고에 첨부된 제안요청서의 과업수행 특별사항에 ‘대행사는 공고일 현재 이 사건 I에 근무 중인 근로자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② 참가인은 이 사건 입찰공고에 응찰하면서 ‘이 사건 지침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를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이행확약서를 작성·제출하였고, 이 사건 박람회 운영대행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기본협약서로 정한 참가인의 용역업무 내용은 계속적·상시적으로 수행되는 업무라 할 수 있는 ‘박람회장 시설 및 경비분야(건물위생관리업, 시설경비업)’이었던 점, ③ 원고들은 일괄적인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해왔고, 2023.1.6. 개최된 노사간담회에서도 원고들은 근무조건을 어느 정도 타협하면서까지 고용승계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참가인은 채용공고에 응시한 기존 근무자들의 경우 경력점수 가점을 일괄 부여하는 방식으로 모두 채용하였는바, 참가인이 기존 근무자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원고들과 같이 일부 응시하지 않은 기존 근무자들도 존재함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들이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더라도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들이 고용승계를 원하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그럼에도 고용승계를 거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고용승계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6 내지 9호증, 을나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입찰공고, 제안요청서 내 과업수행 특별사항, 그리고 이 사건 이행확약서 등에는 참가인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를 하여야 함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위 특별사항에는 대행사가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객관적 세부기준을 마련해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에 반영·시행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조직위원회에서 고용승계 등의 방식에 대하여 별도의 조건을 붙이거나 제한을 가한 것은 없었다. 기본협약서 역시 ‘주관대행사는 투입단계(준비기간, 운영기간, 정비·정산기간)를 고려하여 박람회 분야별 적정한 운영인력을 운영·배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조직위원회와 참가인은 용역업체 변경으로 인해 이 사건 I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고용승계 및 고용유지의 원칙을 정하되, 구체적인 인력의 운영 및 배치에 관하여는 참가인에게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부담하는 고용승계 의무의 범위는, 예컨대 영업양도가 이루어져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 등과 달리, 조직위원회와 체결한 계약의 내용에 따라 박람회 분야별 적정한 인력의 운영·배치를 위해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세부기준을 마련하여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를 부담함에 그친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지침에서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해 ‘용역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사회통념상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역시 고용승계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과 달리 사용자인 참가인 측의 사정에 해당하는 박람회 운영의 주체·방식·기간의 변경 등 운영형태의 변화가 고용승계 거절의 합리적 이유인 ‘특별한 사정’의 판단요소로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I은 기존에는 연중 상시 운영을 하였으나, 2023년에는 이 사건 박람회 정부지원실무위원회에서 2023.4.1.부터 2023.10.31.까지 7개월간만 운영하기로 의결하였고, 이를 주무관청인 산림청에서 2022.8. 승인함으로써 그 운영계획이 최종 확정되었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박람회 운영기간(2023.4.1.~2023.10.31.)과 그 외의 기간(준비기간, 정비·정산기간)을 구분하여 용역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으로 계획한 후 각 기간별 인력 운용 계획에 따라 용역비 예산을 편성하였다. 참가인은 이러한 전제 하에 이 사건 입찰공고에 응찰하여 이 사건 박람회의 운영대행사업자로 선정되었다.
당초 운영계획과 달리 박람회 운영기간 외의 기간 중에 필요한 인력을 초과하여 채용함으로써 임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예산 항목 및 지출에 변동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데, L법 제16조는 ‘조직위원회는 다음 연도의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작성하여 다음 회계연도 개시 1개월 전까지 산림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조직위원회가 별도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변경하지 않는 한 용역업체에 불과한 참가인이 계약 내용에 따른 기간별 인력 규모 등을 임의로 변경하여 운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비, 청소 등의 업무가 용역업체 변경과 관계없이 계속적·상시적으로 수행되는 업무라고 하더라도, 조직위원회에서 L법에 따라 박람회 운영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이 사건 I을 휴장하기로 한 이상 이 사건 I의 휴장기간에 필요한 경비, 청소 등의 인력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운영기간에 필요한 인력보다 적은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은 휴장기간에 무급휴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였다고 주장하나, 무급휴직의 경우에도 4대 보험이 유지되고 퇴직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등 인력 예산이 소요된다).
따라서 조직위원회가 2023년 기존 운영방식 등을 변경하고 그에 맞추어 용역비 예산을 편성한 것은, 이 사건 입찰공고와 이 사건 이행확약서에서 고용승계의 예외사유로 정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이 사건 박람회 운영기간에 근무할 경비, 청소원 등에 대하여 채용공고를 할 당시 공개채용의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이 사건 I의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 여러 차례 형식적으로나마 변경된 용역업체의 신규채용절차를 걸쳐 고용이 승계되었고, 특히 전년도인 2022년에는 참가인이 한 채용공고와 마찬가지로 면접심사 점수 고득점 순으로 선발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취한 채용 방식이 특별히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은 개막 전 준비기간(2023.1.1.~2023.3.31.) 동안 근무할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함에 있어 응시자격을 ‘공고일 기준 이 사건 I 근무자’로 한정하는 방식 등으로 기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만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박람회 운영기간(2023.4.1.~2023.10.31.) 동안 필요한 인력을 채용함에 있어서도 채용공고에 응시한 기존 근무자들에게 경력점수 가점을 일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우대하여 모두 채용하고, 부족한 인원만 신규 인력으로 보충하였는바, 고용승계 거절의 범위를 최소화하고자 한 참가인의 이러한 채용방식은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춘 채용방식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못한 이유는 원고들이 무조건적인 당연승계 또는 2023.1.1.부터 2023.12.31.까지 1년간의 채용을 희망하면서 3개월짜리, 7개월짜리 위 각 채용공고를 문제 삼으며 공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의 고용승계 거부 사유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원고들 주장과 같이 과거 기존 용역업체에서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고용을 거부한 선례가 있었다거나,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적대감을 표출한 바 있는 등 원고들이 채용공고 절차에 응시하지 않은 데에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가정하여 보더라도,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른 자발적인 근로관계 단절 내지 휴식기간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참가인에게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원고들에까지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여 그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고용승계를 하여 줄 의무까지 부담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원고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나, 참가인이 위 원고들의 고용승계를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 E의 고용승계 기대권의 존부에 관하여 이 법원과 판단을 달리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참가인의 고용승계 거절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결론에 있어서는 위법하지 않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최수진
판사 신일성
판사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