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8. 3. 원고에게 한 요양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1>
관련 규정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2021. 11. 16. 치유되거나 증상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요양이 필요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승인하지 않은 2021. 11. 17.부터 2022. 7. 4.에도 계속하여 치료를 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2022. 1. 11.부터 2022. 6. 28.까지(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의 요양비 역시 지급하여야 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의 쟁점은 요양종결일인 2021. 11. 16. 당시 이 사건 상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였는지 여부이다.
이는 요양기간을 2021. 11. 16.까지만 인정하여 그날 요양이 종결된 것으로 보겠다는 내용의 요양종결 처분의 성격을 갖는 피고의 2022. 7. 6.자 진료계획 단축승인이 정당한지의 문제와 직결되고, 원고가 위 진료계획 단축승인(요양종결)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다투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가 요양종결 이후에 이 사건 신청과 같이 요양기간연장 신청의 실질을 갖는 요양비지급 청구가 가능함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도 당사자들 사이에 위 진료계획 단축승인이 적법하였는지에 대한 공방이 이루어진 점, 위 진료계획 단축승인과 이 사건 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일종의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행처분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게 되는 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선행처분의 후행처분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는 점(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8542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쟁점, 즉 2021. 11. 16. 당시 증상이 고정된 상태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부상 또는 질병을 치유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기 위하여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 또는 이를 대신하는 요양비 지급의 형태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이므로(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1조 제1항, 제2항), 근로자의 부상 또는 질병의 치유되는 때까지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서의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4호).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4, 9, 10,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요양종결일인 2021. 11. 16. 기준으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상병의 경우 통상 수개월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면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고, 그렇게 하여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방법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주치의가 2022. 6. 9. 작성한 진료계획서에는 2021. 4. 1.부터 2022. 7. 31.까지 70주 동안 치료가 필요하고, 증상 지속 및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 시 호전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의 경우 진단일인 2019. 6. 24. 이후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였으므로 2021. 11. 16. 증상이 고정된 상태라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2019. 6. 24. 초진 진료부터 2021. 9. 28.까지 지속적으로 약물치료, 도수치료 등 외래진료를 받은 기록들이 있으며, 2021. 11. 16. 진료기록이 위 진료기록의 연장선상에 있고 2021. 11. 16. 우측 견관절의 증상이 잔존하여 약 처방 등을 받은 기록이 확인되므로, 2021. 11. 16. 당시 증상이 고정되지 아니하여 증상의 개선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감정의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2022. 7. 6. 진료계획 단축승인 한 후 불과 3개 월 후인 2022. 10. 14. 재요양 기간을 2022. 7. 5.부터 2023. 8. 31.까지로 하여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재요양 승인이 이루어졌고, 피고가 진료비를 부지급한 이 사건 기간(2022. 1. 11. ~ 2022. 6. 28.)은 최초 요양기간 종료 후 2개월이 되지 않는 시점부터 재요양 기간 시작 약 1주일 전까지의 기간이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제출된 진료기록상 2022. 6. 29.부터 2022. 10. 14. 사이에 이 사건 상병이 악화되거나 재발하는 등의 특별한 변화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밝혔는바, 최초 요양기간과 재요양기간 사이의 5개월에 불과한 이 사건 기간 동안의 치료 역시 증상의 개선을 위한 치료의 연속선상에 있었고, 피고가 2022. 10. 14. 승인한 재요양은 2021. 11. 16. 요양종결 후 재발되거나 악화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닌 기존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이 사건 기간 동안 청구하고 있는 진료비는 원고가 2019년부터 계속하여 진료를 받고 있던 D병원에서의 2022. 1. 11., 2022. 3. 15., 2022. 5. 3., 2022. 5. 23. 및 2022. 6. 28. 5회의 외래진료비 중 본인부담진료비 합계 100,500원이다. 피고는 2021. 11. 16. 이후에는 2~3개월 간격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증상이 고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주장하는 기간보다 외래 진료가 짧은 간격으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기간에도 외래진료를 통해 도수치료, 약물치료 등이 시행되었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위와 같은 도수치료, 약물치료가 보존적 치료방법이기도 하지만, 상병의 호전 또는 증사의 악화 방지를 위해서도 모두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고는 2022. 12. 7. 우측 견관절 관절경 하 이두박근 건고정술과 견봉하감압술, 관절 수동 조작술을 받았고 이는 견관절 회전근개 부분파열과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 건병증 증상을 치료하는 수술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는 실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위 진료계획 단축승인과 이 사건 처분을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의 일종으로 보더라도, 피고의 그릇된 판단에 기초한 진료계획 단축승인으로 인하여 원고는 요양기간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이 사건 기간에 대하여 요양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은 점, 이 사건 기간에 대한 진료비가 비교적 다액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원고가 소송비용을 지출할 능력이 없어 소송구조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2024. 3. 15. 원고에게 이 사건의 변호사 보수, 인지액, 송달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한다는 결정을 하였던 점(이 법원 2024아166) 등을 고려하면 진료계획 단축승인의 구속력이 원고로 하여금 수인한도를 넘는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진료계획 단축승인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각주1)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7조 제1항에 근거하여 2022. 7. 31.까지 요양기간을 연장하기 위하여 진료계획을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21. 11. 16. 치료종결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진료계획 단축 승인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