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생)은 D광업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로, 1998. 2. 10. 진폐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았고, 2011. 8. 22. 진폐 정밀진단결과 ‘진폐병형: 제4형(4B), 심폐기능: 정상(F0), 합병증: 활동성 폐결핵(tba)’으로 진단받아 요양하던 중 2023. 6. 3. 사망하였다(이하 B을 ‘고인’이라 한다).
원고는 고인의 배우자로서 2023. 10. 23. 피고에게 고인의 사망 전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의 장해등급은 제1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향된 장해등급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장해급여 및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장해위로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미지급보험급여청구(이하 ‘이 사건 청구’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24. 2. 6. 원고에게 고인의 사망 전 2020. 7. 10.자 폐기능검사 결과를 근거로 고인의 생전 심폐기능이 경도장해(F1)에 해당한다고 보아 고인의 장해등급을 제5급으로 상향하고 이에 따른 장해급여 차액분은 지급하되, 장해위로금청구권은 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하게 된 진단(검사)일인 2020. 7. 10.부터 이 사건 청구일까지 시효기간 3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부지급하는 결정(이하 장해위로금 차액 부지급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은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다가,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이 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면서 ‘진폐재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의 진폐판정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이하 “진폐장해등급”이라 한다)이 결정된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다만,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되지 아니한 근로자가 진폐로 사망한 경우에는 산재보험법 제91조의4 제3항에 따라 진폐유족연금을 산정할 때 결정되는 진폐장해등급을 기준으로 그 유족에게 지급한다’고 개정되었는바, 개정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의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근로자’는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의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를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에다가,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취지와 성격 및 권리행사방법 등을 고려하면,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은 피고의 장해등급 결정 및 장해급여 지급 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피고의 고인에 대한 장해등급 제5급 결정 및 장해급여 지급 결정이 있었던 2024. 2. 6.부터 진행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청구 당시에는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았다.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두13012 판결 참조).
진폐예방법 제28조는 ‘제24조에 따른 위로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는바, 진폐예방법 부칙(2010. 5. 20.) 제4조,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에 따른 장해위로금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폐근로자가 구 진폐예방법에서 규정한 장해위로금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현행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 본문은 ‘진폐재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의 진폐판정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1>,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에서는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진폐 장해등급 결정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 ① 진폐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으며, 산재보험법령은 그와 같은 진폐증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폐증에 대하여는 다른 일반 상병의 경우와는 달리 진폐증이 장해등급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반드시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아 진폐증이 완치되거나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여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참조), ②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5. 20. 법률 제10305호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진폐를 원인으로 한 장해급여 청구를 받은 피고로서는, 장해급여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0. 11. 15. 대통령령 제224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지도 아울러 심사하여 보험급여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보험급여 청구에 앞서 별도로 진폐판정 또는 장해등급의 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장해급여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는 점(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두14297 판결 참조)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일반 상병의 경우와는 달리 증상의 고정 여부와는 무관하게 진폐증이 장해등급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진폐증으로 인한 장해위로금청구권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2>
구체적 판단
고인은 2020. 7. 10. 폐기능검사 결과를 실시한 결과 심폐기능이 경도장해(F1)로 악화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피고에게 진폐 장해등급의 상향을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고인의 진폐 장해등급이 제5급에 해당하게 된 진단일인 2020. 7. 10.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청구일인 2023. 10. 23. 이전에 진폐예방법 제28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 지급 신청 시 ‘장해급여 수령 연월일’과 ‘장해등급’을 기재하도록 장해위로금 지급 신청서 양식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은 장해보상일시금의 60/10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결정되고, 장해등급 결정 이후에 민법상 손해배상청구와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의 유불리를 비교한 후 어느 청구를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으므로, 장해등급 5급 결정 및 그에 따른 장해급여 지급 결정이 있기 이전까지 객관적으로 장해위로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소멸시효의 기산일 자체를 다르게 판단할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의 불성취와 같은 법률상 장애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에 원고 주장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