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57년 경부터 1983년 경까지 약 26년 간 소음작업장인 B 주식회사 C광업소에서 채탄, 굴진(1957~1965년), 선광, 선별(1965~1969년), 생산감독(1969~1983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7. 3. 23.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이유로 장애인복지법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라 국가장애진단(청각장애)을 받고 2017. 8. 14. 청각장애 4급 장애인 복지카드를 발급받았다.
원고는 2024. 6. 14. D이비인후과에서 양측 상세불명의 난청 진단을 받고, 2024. 10. 16. E이비인후과 의원에서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은 후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10. 17. '원고가 2017. 3. 23. 이미 청각장애 진단을 받아 청각장애인으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나 이에 대한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최초 진단 이후 업무로 인한 추가 소음노출이 없어 2024. 10. 16. 자 진단에 대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 기간의 기산점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고, 동법 제70조에 의하면 장해연금청구권의 경우 치유된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매월 진행하고 그 지급받을 권리가 소멸한 달의 말일까지 진행한다. 한편 원고의 2017. 3. 23. 자 진단 내용에 따르면 원고의 장해등급은 제7급 상당으로, 장해연금 대상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원고가 장해연금을 청구한 때로부터 역산하여 5년 이내의 부분 및 장래 발생할 장해연금 청구권은 원고의 2024. 10. 16. 장해연금 청구로 인하여 시효 진행이 중단되었는바, 원고의 장해연금 청구권이 이미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장해보상연금 지급의 시기
관계 법령 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은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 수급권자(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되, 장해급여를 장해보상연금으로 할지 장해보상일시금으로 할지는 수급권자의 선택에 따르며, 연금인 보험급여는 지급사유가 발생한 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시작되고, 그 지급받을 권리가 소멸한 달의 말일에 끝난다고 규정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2항, 제42조 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 6. 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장해'란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으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를 말하고,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8. 7. 1. 노동부령 제30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제5호].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들과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에 드러난 다음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2017. 3. 23. 진단 당시 그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르렀다 할 것이고, 그때 이미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하여 위 원고들이 지급청구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지급사유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위 원고들에게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이 2024. 8. 19. 자 2024두41120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한 서울고등법원 2024. 4. 18. 선고 2023누49587 판결 참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 제도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렸다가 나은 후에도 잔존하는 신체의 결손이나 기능 감소에 따라 노동능력을 상실한 경우, 그로 인한 근로자의 미래소득의 상실분을 보상하여 생계위협을 방지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그 증상을 치유하거나 그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른때부터 이를 지급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료를 종결한 후에도 신체 등에 장해가 남은 경우 지급하는 것이므로, 치료 종결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을 때 그 지급사유가 발생하고, 그때 근로자가 장해급여 지급청구권을 취득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두1295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직업력, 소음노출력, 진단 내역, 원고에 대한 국가장애진단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 증상 고정일을 2017. 3. 23.으로 인정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청구'[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2항]는 수급권자가 피고에 대하여 장해급여의 지급을 결정하는 처분을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강학상 신청에 불과하다. 위 법률 조항의 '청구'에 따른 피고의 지급결정으로 구체적 장해보상연금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일 뿐, 연금 지급의 개시 시점까지 그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나 하위 법령들도 달리 수급권자의 청구나 그에 첨부한 진단서의 발급시점을 장해급여 지급사유의 발생 시점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수급권자는 과거 신체 등에 장해가 남아 장해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함으로써 취득한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실제로 장해급여 청구 당시 제출한 진단서는 위와 같이 장해가 남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의 하나에 불과하다.
장해보상연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는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 중 장해급여를 받을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제1항)
한편,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이를 행사할 수 있을 때부터 진행하고(민법 제166조 제1항),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는다.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란 그 권리의 행사에 이행기의 미도래나 정지조건의 불성취 등 법률상 장애가 있는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 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그렇게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두1076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장해급여와 관련하여 보유하는 청구권은 피고의 장해등급 및 급여액 결정을 예정하는 추상적 권리인 '장해급여 청구권'과 위 원고가 피고에게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하여 피고로부터 지급결정을 받은 후 다달이 발생하는 구체적 권리인 '장해보상연금 월별 수급권'으로 구별할 수 있다. 2017. 3. 23.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고정 상태에 이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때 원고에게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여 원고가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야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므로, 원고의 장해급여 청구권은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