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1,672,09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5.부터 2025. 1.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1986. 1. 8. 제정된 석탄산업법 제31조에 따라 석탄광산의 폐광대책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이 설립되었고, 2005. 5. 31. 제정된 광산피해의 방지 및 복구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근거하여 광해방지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광해방지사업단이 2006. 6. 1. 설립되면서 같은 법 부칙 제3조 제2항에 따라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의 권리 · 의무를 승계하였으며, 광해방지사업단은 2008. 3. 28. 위 법률이 개정되면서 2008. 6. 28.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 후2021. 3. 9. 제정된 한국광해광업공단법에 근거하여 2021. 9. 10. 피고가 설립되면서위 법률 부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모든 권리 ·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 피고는 한국광해광업공단법 제8조에 근거하여 석탄산업법상의 폐광대책비, 석탄생산감축지원금 지급 등 광산피해의 예방 및 원상회복을 위한 광해방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B은 1989. 9. 4.부터 C 주식회사 D광업소(이하 '이 사건 광업소'라고 한다)에서 채탄선산부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광업소는 1991. 9. 13. 광업권의 소멸등록을 마치고 폐광하였는데, 구 석탄산업법(1993. 3. 6. 법률 제45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석탄산업법'이라고 한다) 제39조의3 제1항에 따른 폐광대책비의 지급대상이다.
B은 1996. 4. 2. 진폐증[진폐병형 제1형(1/1), 심폐기능 정상(F0)]을 진단받은 후,2002. 7. 3. 장해등급 제11급[진폐병형 제2형(2/2), 심폐기능 정상(F0), 비활동성 폐결핵(tbi)] 판정을 받았다. B은 2005. 10. 20. 요양결정을 받아 요양하던 중인 2011. 11.14. 사망하였고(이하 B을 '고인'이라고 한다), 고인의 배우자인 E과 자녀인 원고, F, G, H, I가 고인을 공동상속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 4. 5. 고인의 심폐기능이 중등도 장해(F2)로 악화되었다고 보아 고인의 장해등급을 제3급으로 상향하였다.
E은 2021. 11. 4. 피고에게 자신의 명의로 고인의 장해등급 제3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184,200,555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7. 5.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고인의 재해위로금을 102,892,290원으로 산정한 다음 원고와 E, F, G, H, I에게 각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E : 23,744,370원, 원고, F, G, H, I : 각 15,829,580원)을 지급하고(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10원 단위 미만의 돈을 버림으로써 102,892,290원보다 20원이 적은 102,892,270원이 지급되었다), 2024. 7. 8. 그 지급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지급통지'라고 한다).
E, F, G, H, I는 2024년경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석탄산업법에 따른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 전액을 양도하였고, 위 채권양도사실은 2025. 6. 25. 채권양도 확인서 및 통지서(갑 제4호증)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통지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의 발생
관련 법리
구 석탄산업법 제39조의3 제1항은 폐광대책비의 지급 대상이 되는 광산의 석탄광업자가 당해 광업권 · 조광권 또는 계속작업권의 소멸등록을 마친 때에는 석탄산업합리화 사업단은 당해 광산의 퇴직근로자 및 석탄광업자 등에게 다음 각 호의 금액을 폐광대책비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4호에서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폐광대책비'를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1990. 12. 31. 대통령령 제132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1조 제3항 제4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는 "폐광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내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지급하는 재해위로금. 이 경우 재해위로금액은 퇴직근로자가 지급받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의5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동법 제9조의6 제1항의 유족보상일시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폐광된 광산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은, 국내의 석탄수급상황을 감안하여 채탄을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경제성이 없는 석탄광산을 폐광하면서 그 광산에서 입은 재해로 특히 전업 등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될 근로자에게 사회보장적인 차원에서 통상적인 재해보상금에 추가하여 지급되는 위로금의 성격을 갖는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1두9592 판결 등 참조).
진폐증은 석탄광업소의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무상 재해로서, 현대 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등 참조). 또한 진폐증에 걸리면 여러 합병증에 노출되는데, 요양급여는 주로 진폐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지급된다. 이러한 진폐증의 특성을 고려하면, 폐광일 전에 발생한 진폐증이 그 즉시 장해등급이 부여될 정도인지 또는 점차 악화되어 폐광일 후에 장해등급이 부여될지 여부는 예측 곤란한 진폐증의 진행 속도에 따른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7두6983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는 일단 최초의 요양을 종결하고 그에 따른 신체장해등급 판정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재해위로금을 받았다가 폐광일 이후 해당 상병이 재발하거나 또는 해당 상병에 기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여 재요양을 받게 된 피재근로자도 포함되며, 이 경우 재요양 후의 새로운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에서 최초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의 차액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2598 판결,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두60523 판결 등 참조).
진폐증의 특성을 기초로 관련 규정의 내용과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의 입법 목적을 종합하면, 분진작업에 종사하던 근로자가 폐광일 이전에 장해등급 판정을 받지 못하였더라도, 폐광일 후에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 판정을 받게 되거나 또는 폐광일 후에 진폐병형이나 심폐기능에는 변화가 없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진폐 장해등급 판정기준의 개정에 따라 장해등급 판정을 받게 된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하고(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7두69830 판결 등 참조), 폐광된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망한 후에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 장해등급 변경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그 유족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두3142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고인은 이 사건 광업소가 폐광한 1991. 9. 13.경까지 채탄선산부로 근무한 후 폐광일후인 1996. 4. 2. 최초로 진폐 진단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고, 장해등급 제11급 결정을 받은 다음 진폐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 후인 2021. 4. 5. 장해등급을 제3급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받았다. 앞서 본 법리와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고인은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재해발생기간에도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고인의 장해등급 변경은 생전에 있었던 진폐정밀진단 결과에 기초한 것이므로, 장해등급 변경판정만 사후에 이루어졌을 뿐 장해등급 변경사유는 생전에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인이 생전에 '장해등급 변경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에 관한 권리가 고인에게 발생하였고, 이는 상속재산으로서 고인의 상속인들에게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두31426 판결 등 참조).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의 산정
관련 법리
폐광된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람이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청구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비로소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종전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지 않고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산정된 장해보상일시금'으로 재해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두3142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에 관한 권리는 고인이 생전에 장해등급 변경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에 발생하였으므로, 위 재해위로금의 액수는 그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한편, 고인이나 상속인이 기존 제11급의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청구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등급이 제3급으로 변경된 후 비로소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청구한 경우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기존 제11급의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지 않고 최종 변경된 장해등급 제3급에 따라 산정된 장해보상일시금으로 재해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2항, [별표 2]에 따르면, 장해등급 제3급의 장해보상일시금은 평균임금 1,155일분인데, 고인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은 159,795.99원이므로,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은 184,564,368원(= 1,155일 × 159,795.99원, 원 미만은 버림)으로 산정되고, 여기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102,892,270원을 공제하면 81,672,098원(= 184,564,368원 - 102,892,270원)이 남게 된다.
소결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재해위로금에 관한 고인의 권리를 상속하거나 양수한<1> 원고에게 위 잔존 재해위로금 81,672,098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일인 2021. 11. 4.로부터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2조의2 제4항에서 정한 30일의 지급기간 만료일 다음날인 2021. 12. 5.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5. 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고인의 재해위로금 청구권은 고인의 장해등급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망일인 2011. 11. 14.로부터 10년이 도과한 2021. 11. 14. 무렵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이 사건 조항은 재해위로금 지급요건으로 장해등급 '판정'이 아니라 장해등급 '확정'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진폐증의 특성을 고려하여, 폐광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 장해등급 판정이 나중에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변경된 경우 최종적으로 판정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7두6983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퇴직 근로자가 폐광된 광산에서의 탄광 업무로 인하여 진폐증이라는 업무상 질병을 얻게 되었고, 퇴직 후 그 증상 악화로 사망하게 된 이상, 최종 장해등급 판정이 퇴직근로자의 사망 후에 이루어졌다고 하여 망인이나 그 유족들을 그 보호대상에 제외할 이유가 없으므로, 폐광된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망한 후에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 장해등급 변경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그 유족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두31426 판결 등 참조). 한편,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기산점에 관한 판단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경우에는 근로자가 폐광한 광산에서 퇴직한 때가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겠으나,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근로자의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은 장해등급이 확정되는 때 행사할 수 있게 되므로, 근로자가 사망한 후에 장해등급이 변경되어 확정된 경우 그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청구권은 장해등급이 변경되어 확정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조항 전문은 재해위로금의 지급요건으로 '폐광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내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도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1항이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사건 조항 전문은 그 지급요건으로 장해등급이 확정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의 문언 · 체계 · 취지 등에 더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에 따라 장해급여 청구를 받은 근로복지공단이 결정해야 할 사항인'장해급여의 지급 여부와 지급 내용 등'에는 '장해등급의 결정'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진폐를 원인으로 한 장해급여 청구를 받은 근로복지공단으로서는 장해급여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 정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지도 아울러 심사하여 보험급여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보험급여청구에 앞서 별도로 진폐판정 또는 장해등급의 결정을 받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장해급여청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두142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해등급의 결정이 없더라도 진폐 진단과 검사 결과 등에 기하여 곧바로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피고는 '재해위로금 신청자가 석탄산업법령에서 규정한 폐광대책비의 지급 대상이 되는 폐광된 광산의 퇴직근로자에 해당하고, 업무상 질병으로 진폐증이 발병하여 광산의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경우 또는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았다가 폐광일 후 진폐증이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확정(변경 결정)된 경우'에 해당하면 그 퇴직근로자나 상속인 등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진폐 장해등급의 결정에 관한 권한이 없으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장해등급 결정에 따라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지급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퇴직근로자나 상속인 등은 산업재해보상법령에 따른 근로복지공단의 장해등급 결정이 있기 전에는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처럼 다른 법령에 의한 다른 행정청의 장해등급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사정은 위 재해위로금청구권의 행사에 대한 사실상의 장애가 아니라 법률상의 장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7001 판결 취지 참조).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폐광된 광산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은 국내의 석탄수급상황을 감안하여 채탄을 계속하는 것이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경제성이 없는 석탄광산을 폐광하는 한편 그 광산에서 입은 재해로 인하여 전업 등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될 퇴직근로자를 대상으로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통상의 재해보상금에 추가하여 지급하는 지원금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통상의 재해보상금인 산재보험급여와는 제도의 취지와 성격이 다르다(대법원 2020. 9. 24. 선고 2020두3169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앞서 본 것과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장해급여청구권과 석탄산업법령상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은 각 근거법령에서 정한 지급요건도 다르다. 즉,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장해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과 반드시 일치시켜야 할 당위성이나 필요성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민법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란 권리를 행사함에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없음을 의미하는 개념이지, 권리의 발생일만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다.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에 관한 판단
고인의 장해등급이 제3급으로 최종 변경 · 확정된 날이 2021. 4. 5.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고인의 사망일인 2011. 11. 14.부터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전제에 있는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가정적 판단)
판단의 전제
원고는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청구권의 기산점이 고인의 사망일인 2011. 11. 14.이고 소멸시효기간이 10년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다투지 않으면서 아래와 같이 소멸시효의 중단 내지 시효이익의 포기 주장만을 하고 있으므로, 원 · 피고가 전제하는 바에 기초하여 가정적으로 판단한다.
원고의 주장
고인의 상속인들은 소멸시효의 완성 전인 2021. 11. 4. 피고에게 재해위로금 지급청구를 하였고, 이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의 최고에 해당한다. 위 최고의 효력은 피고가 2024. 7. 8. 고인의 상속인들에게 이 사건 지급통지를 하였을 때까지 계속된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그 때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24. 12. 30.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가 고인의 상속인들에게 2024. 7. 5.<2> 재해위로금 중 일부를 지급하고,2024. 7. 8. 재해위로금 지급채무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지급통지를 한 것은 소멸시효 완성의 이익을 포기한 것이다.<3>
판단
관련 법리
소멸시효제도 특히 시효중단제도는 그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에 관한 기산점이나 만료점은 원권리자를 위하여 너그럽게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므로 민법 제174조 소정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최고도 채무이행을 최고받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등에 대하여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채권자에 대하여 그 이행의 유예를 구한 경우에는 채권자가 그 회답을 받을 때까지는 최고의 효력이 계속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같은 조 소정의 6월의 기간은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회답을 받은 때로부터 기산되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43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에게 2021. 11. 4. 제출된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서의 신청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F, G, H, I는 모두 고인의 자녀들이자 고인의 배우자 E의 자녀들인 점, ② E은 2021. 11. 4. 피고에게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해자란에 고인에 관한 내용(성명, 생년월일, 탄광명, 재해발생일)을 기재하고, 보험급여의 종류란에 고인의 장해등급 제3급에 따라 산정되는 장해보상일시금 중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일부 금액만 특정하여 기재한 것이 아니라 고인의 재해위로금 전액을 기재하였던 점, ③ 피고가 마련한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서의 서식에 의하더라도 유족의 대표 신청인에 의한 지급신청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 이를 제한하는 취지의 문언은 발견되지 않는 점, ④ 피고는 E으로부터 고인의 재해위로금 전액이 기재된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을 받았음에도 E에게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재해위로금을 초과하는 금액까지 포함하여 지급신청을 하는 이유를 문의하거나 E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금액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바 없는 점, ⑤ 피고는 E의 계좌번호뿐만 아니라 고인의 다른 상속인인 원고, F, G, H, I의 계좌번호도 파악하고 있었던 점, ⑥'폐광된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람이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청구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청구한 경우'의 재해위로금 산정방식에 관한 법률문제를 해명한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두31426 판결이 선고된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헌법 제101조에 의하여 법령의 최종적인 해석 · 적용 권한을 가지는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한 채 이 사건 지급통지에 '우리 공단의 산정 방식에 따라 확정된 재해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피고는 지급일수 공제방식에 따른 산정방식만을 인정하고<4> 최종장해등급에 따른 산정방식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5> 주장하면서까지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되어야 할 정당한 액수의 재해위로금을 감액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피고의 업무처리 방식과 노력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서의 신청인란에 기재되어 있지도 않은, 즉 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재해위로금의 지급을 신청하지도 않은 원고, F, G, H, I에 대하여 그들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재해위로금을 각각 계산하면서까지 피고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해위로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업무처리를 하였다는 것은 대단히 부자연스럽고 쉽게 믿기 어려운 일인 점 등을 종합하면, 고인의 배우자인 E이 2021. 11. 4. 피고에게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을 한 것은 고인의 자녀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상속인들의 대표자의 자격으로 한 것이라고 봄이 합당하고,<6> 그 신청서의 명의인이 고인의 배우자로만 되어 있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판단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피고에게 2021. 11. 4. 제출된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서의 신청인은 고인의 상속인들 모두이다.
소멸시효의 중단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인의 상속인들은 고인의 사망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1. 11. 4. 피고에게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을 하였고, 이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최고에 해당한다(민법 제168조 제1호, 제174조).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퇴직근로자로부터 재해위로금의 지급청구가 있는 경우 근로복지공단 보험급여원부, 재직기간 확인서류 등 제반 서류를 제출받고 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산정하여 퇴직근로자가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인지 여부 등에 관한 심사 등을 거쳐 재해위로금 지급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결정하므로, 고인의 상속인들의 지급신청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내부 심사절차를 거칠 것이 그 당시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②고인의 상속인들이 재해위로금 청구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부 심사를 마친 피고의 지급결정을 필요로 하는 점, ③ 석탄산업법 시행령 제42조의2 제4항 제1문에 의하면 피고는 재해위로금 지급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폐광대책비를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위 30일을 넘어 약 3년의 기간이 경과하여서야 비로소 재해위로금을 지급한 점 등에 더하여 시효중단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시효중단 사유인 보험급여 청구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는 청구의 효력이 계속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5두39897 판결의 취지까지 종합하면, 비록 피고가 명시적으로그 이행의 유예를 구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그 이행의 유예를 구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고인의 상속인들로부터 재해위로금의 지급신청을 받은 피고가 재해위로금 지급대상 여부 등에 관한 심의를 마치고 2024. 7. 5. 고인의 상속인들에게 각각 재해위로금을 지급함으로써 이에 대한 회답을 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고인의 상속인들이 한최고의 효력이 계속된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위 2024. 7. 5.로부터 6개월 내인 2024. 12. 30. 자신이 상속 또는 양수한 재해위로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7> 위 2021. 11. 4.자 재해위로금 지급신청에 의하여 재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이 중단되었다고 판단된다(소멸시효의 완성 전에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원고의 재항변을 받아들이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전제로 하는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원고의 재항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소결론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