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3부해1836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원고는 2022. 7. 1.부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재단에서 일반직 ○급 본부장 직위로서 K팀장을 겸직하며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3. 2. 2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인사규정 제41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직위해제를 한다는 것을 통지하였고, 2023. 2. 24.자로 직위해제를 명하고 K팀장 겸직을 해제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7. 20. 이 사건 직위해제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서울2023부해1520),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1. '이 사건 직위해제의 업무상 필요성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비하여 원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으로 입는 불이익이 크고, 거기에 더하여 참가인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에 걸쳐 직위해제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23부해1305, 이하 '선행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은 선행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이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8085), 1심 법원은 '이 사건 직위해제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직위해제로 인하여 원고가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작으며, 이 사건 직위해제의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선행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이하 '선행 판결'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4누64330).
한편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3. 7. 26.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23. 7. 28. 원고에게 2023. 8. 1.자 해임의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징계처분이유서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피해자 F 대리(이하 '피해자'라 한다)에게 2023. 1. 10. 폭행 및 폭언한 행위'(이하 '제1 징계사유'라 한다), '입사 4개월 차 직원에게 과도한 업무량을 부여하여 업무 고충을 방치한 행위'(이하 '제2 징계사유'라 한다), '직원에게 그의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지시하면서 "이건 갑질이 아니라 직장 상사로서 얘기하는 거다."라고 발언한 행위'(이하 '제3-1 징계사유'라 한다) 및 '인사업무 담당자에게 경력이 어떻게 되며 어떤 업무로 입사 했는지 묻고, 인사업무를 못하는 직원으로 낙인찍는 공개적 발언을 한 행위'(이하 '제3-2 징계사유'라 하고, 제3-1 징계사유와 통칭하여 '제3 징계사유'라 한다)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16.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서울2023부해2728).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중앙2023부해1836),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5.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나,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4. 2. 7.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다음과 같은 폭행 및 근로기준법위반<각주1>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3고단1067 판결(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현재 항소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24노227)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9 내지 11, 17 내지 20, 23 내지 25, 4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으므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징계양정은 과도하여 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규정 제62조의2 역시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하고 있다. 한편 복무규정은 제6조에서 '직원은 관계법령과 조례, 재단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며 맡은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제1항), 직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상사의 직무상 명령과 지시에 복종하여야 하며 직무에 전념할 의무를 진다(제2항), 상사는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며 부하를 성실히 지도 통솔하고 직무 수행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제3항)'고, 제7조에서 '직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재단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제1항)'고 규정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56조 제1항은 '임직원이 법령 및 제규정에 의한 준수사항을 위배한 경우(제1호),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제2호), 복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제3호), 직무의 범위를 막론하고 재단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시켰을 경우(제4호),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람(제7호)' 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두12765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부당해고구 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고,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제1 징계사유의 존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련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원고에 대한 폭행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관련 형사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이 아니라 원고의 행위가 형사법적 관점에서 폭행 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그치는 것이므로, 관련 형사판결과 무관하게 원고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및 복무규정 제62조의2 등을 위반하여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3. 1. 10.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가 입고 있던 패딩 조끼 가슴 부분을 잡아당긴 행위(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⑴ 원고는 2023. 1. 10. 17:00경 참가인의 L팀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너가 그렇게 싸가지 없는 놈이라며", "야, 너 계급장 다 떼고 이리 나와 봐 빨리 와 새끼야" 등의 말을 하면서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과 어깨 중간 부분의 겉옷을 1~2초 정도 잡아당기는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관련 형사판결도 원고가 위와 같은 이 사건 행위를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다).
⑵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인 2023. 1. 13.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원고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제8조(폭행의 금지)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2023. 1. 18. 서울서부경찰서에 원고를 폭행죄로 고소하는 등,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⑶ 비록 유형력의 행사가 미미한 정도에 그쳤고, 다른 직원들이 없는 곳에서 피해자와 대화할 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원고가 이어서 피해자에게 싸움을 걸거나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려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징계양정에 있어 고려할 요소에 불과하고, 부하 직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면서 옷을 잡아당기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형사법상 폭행죄 등이 성립하는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2, 3 징계사유의 존부
이 법원이 제2, 3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
재심판정이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그르쳤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징계위원회 등에서 징계처분의 근거로 삼은 징계사유에 의하여 징계처분이 정당한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여러 징계사유를 들어 징계처분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재심판정에서 징계사유로 인정한 것 이외에도 징계위원회 등에서 들었던 징계사유 전부를 심리하여 징계처분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776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제2, 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피고가 이 법원에서 같은 취지로 주장함으로써 재판상 자백을 하였으므로, 피고 측에 보조참가한 참가인이 이에 반하여 제2, 3 징계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재심판정에서 인정하지 않은 징계사유를 사용자인 참가인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다투는 경우, 이 법원은 참가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⑴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는 대등한 당사자였던 근로자와 사용자가, 행정소송 단계에서는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라는 대등하지 않은 지위로 바뀌게 되는 것은, 준사법적 행정행위인 재심판정에 대한 불복을 일반 행정처분과 마찬가지로 행정청을 피고로 하는 행정소송을 통하도록 설계함으로써 발현된 문제이므로, 그 해결은 준사법적 행정행위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행정법 법리를 수정하는 법해석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⑵ 2024. 5. 23.자 보조참가신청서에 의하면 참가인이 한 피고보조참가는 행정소송법상 제3자의 소송참가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판결의 효력이 참가인에게 미치는 점 등 행정소송의 성질에 비추어 보면, 부당해고 등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참가의 법적 성격은 민사소송법 제78조에서 규정하는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30069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 제1항, 즉 '소송목적이 공동소송인 모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공동소송의 경우에 공동소송인 가운데 한 사람의 소송행위는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서만 효력을 가진다'고 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피참가인의 소송행위는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서만 효력을 가지고,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인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두13729 판결. 한편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9333 판결은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의 경우 참가인이 피참가인인 피고와 저촉되는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일부 징계사유의 불인정에 관하여 원고와 일치하는 주장을 하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재판상 자백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된다.
⑶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다. 따라서 법원이 재심판정의 이유 중 일부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더라도 해고가 정당하다는, 또는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의 결론 자체가 타당하다면 재심판정을 취소할 수 없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소송의 결과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참가인에게도 재심판정의 이유 중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관하여 다툴 기회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의 기초가 된 사실이 동일하다면 노동위원회에서 주장하지 아니한 사유도 행정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90. 8. 10. 선고 89누8217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보더라도 소송 상대방인 원고에게 특별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⑷ 행정소송 단계에서 참가인의 주장까지 고려하여 해고의 정당성 전체를 판단하는 것이 신속한 근로자의 구제라는 부당해고 등 구제제도의 목적 또는 소송경제실현에 부합한다.
제2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28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참가인은 <지자체명>가 주최하는 '2022 N축제'(2022. 10. 1. ~ 2022. 10. 8. 개최되었다. 이하 'N축제'라 한다) 행사를 담당하였고, 2022. 3.부터 ○급 M 과장과 ○급 F 주임(입사 1년 차) 두 명은 다른 업무 없이 이벤트 대행회사와 함께 N축제 업무를 준비하였는데 2022. 7. 말경 M이 퇴사한 사실, ② 원고는 F의 행정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분산시키고 청년 인턴 1명을 추가 배치한 사실, ③ N축제 이후 F이 원고에게 미국에서의 친구 결혼식 참석을 이유로 대체 휴무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문의하여 이를 승인받아 F이 보름 정도의 휴가를 다녀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① 이처럼 N축제를 2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원고가 퇴사한 직원과 같은 수준의 직원을 신규로 채용하기에는 시간상 한계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는 F의 업무량을 덜어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점, ③ 입사 1년 차인 F이 장기 휴가를 다녀오는 등 원고와 F 사이에 대체 휴무에 대한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따라서 F이 과도한 업무량에 대하여 고충을 신청하거나 N축제 이후에 '원고와 G(참가인의 이사)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업무 고충을 방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위 증상만으로 F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구체적인 이유가 원고의 괴롭힘인지 불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제3-1, 3-2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8호증, 을나 제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제3-1, 3-2 징계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⑴ '직원에게 그의 업무와 관련 없는 일을 지시하면서 "이건 갑질이 아니라 직장 상사로서 얘기하는 거다"라고 발언한 행위'(제3-1 징계사유)에 관하여, 설령 참가인 주장과 같이 사업부서에서도 에어컨 등 시설 수리를 일부 담당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으로 시설 수리는 L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므로, 원고가 2022. 8.경 L팀 소속 F 대리에게 "L팀에서 에어컨을 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한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⑵ '인사업무 담당자에게 경력이 어떻게 되며 어떤 업무로 입사 했는지 묻고, 인사업무를 못하는 직원으로 낙인찍는 공개적 발언을 한 행위'(제3-2 징계사유)에 관하여, 2022. 9. 내지 2022. 10.경 ○○공유회 전체회의에서 원고가 인사업무 담당자 O 과장에게 "직원들 인사기록카드를 달라."고 하자 O이 "개인정보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고 답한 사실, 회의 후 L팀장이 원고를 따라 나와 "사실은 인사기록카드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자 원고가 "O은 인사업무 하던 친구가 맞느냐?"고 물어본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회의실 밖에서 L팀장에게 위와 같은 수위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O을 낙인찍는 '공개적' 발언을 함으로써 비인격적 대우를 한 것이라거나 O을 모욕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3-1, 3-2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을가 제7호증, 을나 제8, 34 내지 4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징계사유에 불과하고, 나머지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는 징계양정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에서 당연히 고려되어야 한다.
상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하급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 및 비인격적 대우 등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갑질행위'는 업무기간 동안 하급자의 지위에서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는 상대방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업무의 능동적·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시정의 필요성이 크다. 원고는 참가인 내 최고 관리자 직책인 본부장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는 등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고, 그럼에도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망각하고 직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고 유형력을 행사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은 직장의 질서와 직장 내 분위기를 저해함으로써 해당 사업장이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비위행위이므로, 근무환경의 개선 및 건전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1 징계사유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살펴보면, 참가인의 K팀 강좌 담당자 P이 무선 공유기를 임의로 설치하여 사용하자 피해자가 그 사용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결국 P 앞에서 위 무선 공유기를 쓰레기통에 던져 임의로 폐기하는 행동을 하였는데, 원고는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태를 보고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피해자를 찾아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제가 뭐를 잘못했습니까?"라고 반발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이 사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P의 무선 공유기 사용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이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나아가 위 공유기를 임의로 폐기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 있음에도 피해자가 별다른 잘못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원고가 격분하여 이 사건 행위에 이른 것은 동기에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행위는 일회성에 그쳤던바, 그 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에 비추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보다는 비난가능성이 낮아 그 자체만으로는 해고 사유의 하나로 삼을 정도의 중한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G 이사는 2023. 1. 26. H 대리를 불러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다툼과 관련하여 조사를 맡아줄 것을 부탁하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바, 이는 피조사자의 지위에 있는 원고가 조사자 선임에 관여함으로써 조사에 개입한 것에 해당하고, 원고가 하급자인 피해자와 다툼으로 인하여 언론기사가 보도되게 한 것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평가할 여지가 없지는 않으나,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으로서는 해고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처분을 통해 원고에게 이 사건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조직질서나 근무기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 이 사건 행위와 관련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 역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적정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참가인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사정이 징계양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 내 최고 관리자 직책인 본부장 지위에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을 엄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음이 충분히 고려된 이상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면서 사용자라는 이중적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는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크게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 할 것인데(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참가인 재단의 '총괄본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K팀장을 겸직하고 있었고, 당시 시행되고 있었던 직제 및 정원규정(을나 제34호증)은 '본부장은 본부 업무 및 본부를 총괄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① 위임전결규정에 의하면 본부장인 원고가 전결하는 사항은 없었던 점, ② 관련 형사판결에 의하면 G는 이 사건 행위 당시는 원고에게 각 팀을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하기 전이고 정관변경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직위해제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에 관하여 선행 재심판정, 선행 판결 모두 원고가 단순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가 사실상 전결권을 일부 행사하였다거나 다른 사기업의 등기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일부 인정되나,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