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7. 4. 4. 설립되어 상시 3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회계감사업을 하는 법인이고, D는 원고의 대표이사이다(이하 ‘D 대표’라 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2. 8. 1. 원고 법인에 입사하여 한국공인회계사로서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23. 7. 3.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참가인에게 징계처분 통지서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하고, 위 징계처분 통지서를 ‘이 사건 해고 통지서’라 한다).
참가인은 2023. 9.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3. ‘이 사건 해고 통지서에 징계사유에 대한 기재가 없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E).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3. 12.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2. 8. ‘징계절차에 징계 자체를 취소하여야 할 정도의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징계사유의 존재가 인정되지만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이 해고일부터 판정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59,595,256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절차적 위법 유무에 관한 판단
참가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 통지서에는 징계의 근거로 원고의 취업규칙 제67조, 제73조 내지 제76조가 기재되어 있을 뿐 징계사유는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위 취업규칙 규정들을 징계사유라고 볼 여지도 없다. 2023. 6. 26.자 인사위원회의 소집 통지서에도 참가인을 해고하는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 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 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1호증, 을가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 통지서에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 통지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 통지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여기에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는 기재되어 있지 않고, 근거로 기재된 원고의 취업규칙 조항은 징계해고 사유, 징계의 절차, 인사위원회에 관한 규정으로, 이에 의하여 참가인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D 대표는 2023. 6. 26. 참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인사위원회 소집 통지서를 보내고 소명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알리며 취업규칙 파일을 송부하였다. 인사위원회 소집통지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아래 소집통지서 기재 제6의 1)항 내지 3)항을 ‘제1 징계사유’ 내지 ‘제3 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의안
위 인사위원회의 소집 통지서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업무상 지시명령에 불복 및 반항’, ‘무단결근’, ‘사전 동의 없이 상사에게 협박을 가할 목적으로 몰래 녹취, 노사간의 신뢰를 고의로 상실 및 방해’라는 3가지 징계사유가 특정되어 있고 그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도 축약하여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업무상 지시명령에 불복 및 반항’이라는 기재만으로 참가인이 어떤 지시명령에 불복했고 어떤 반항을 했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이 부분 비위행위에 관하여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D 대표와 참가인 간의 갈등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D 대표의 어떠한 지시명령 불복에 관하여 문제삼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참가인이 인용하는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사안은 통상해고에 관한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로 이 사건 사안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위 대법원 판결을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는 어렵다.
각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인정)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의 취업규칙 제67조 제2호에 비추어 보면 상사가 괴롭힘 등 목적으로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경우 직원이 그에 따르지 않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이를 징계해고 사유로 삼을 수 없는데, D 대표의 업무 지시는 참가인을 괴롭히기 위하여 한 것으로 부당한 것이고, 업무 지시의 내용을 보더라도 애당초 이행할 수 없거나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에 불응하였더라도 징계해고 사유로 삼을 수 없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4, 8 내지 10호증, 을가 제3, 5 내지 11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D 대표와 참가인은 2023. 6. 22. 3차례 미팅을 하였는데, 1차 미팅에서 참가인이 2023. 8. 1.자 사직을 제안한 반면 D 대표는 참가인에게 2023. 6. 30.자로 퇴사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해고임을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자, D 대표는 참가인에게 계속 근무할 것을 요구하였고, 3차 미팅 이후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아래와 같은 업무지시(이하 아래 이메일에 기재된 각 항의 지시를 순번에 따라 ‘제1 지시’ 내지 ‘제6 지시’라 하고, 이를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지시’라 한다)를 정리하여 보냈다. 이에 참가인은 D 대표에게 “업무의 목적과 효과를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보냈고, D 대표는 “고용관계에서 포괄적 근로업무지시 감독 관계에 있으므로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보여지지만 이번에 한하여 설명드리면 1. 입사 시 제출서류의 적정성 검토, 2. 대표이사의 업무감독권을 발동하여 회사 자원의 개인적 유용 여부 확인, 3. 업무성과가 낮고 근무 태만한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정당한 업무 요구 및 관리 감독의 일환입니다”라고 답하였으며, 이후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하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67조 제2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업무상 지시명령에 불복하거나 반항하거나 협박을 가한 자’를 징계해고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D 대표의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는바,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각 지시에 불응할 정당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참가인의 지시 불응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지시는 참가인을 괴롭히기 위하여 한 것으로 부당한 것이고 지시 내용을 보더라도 애당초 이행할 수 없거나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것이므로 이를 거부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지시를 부당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내용상 이행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각 지시에 불응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각 지시는 D 대표와 참가인 간 RM 회계사<각주1>로서의 성과 등을 둘러싼 갈등 이후 참가인에 대한 업무 분담의 조정, 그에 따른 업무 관리, 기존 업무에 대한 검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고, 제4 내지 6 지시도 직원 관리 등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지시가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은, 제1 지시와 관련하여 D 대표가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총무팀 업무를 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실상 RM 회계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으므로 제1 지시를 이행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설령 참가인이 RM 회계사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2023 RM 업무 주단위 업무계획서를 제출하는 것 자체는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제2 지시와 관련하여 한국공인회계사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일반 사무업무로서 총무팀 직원의 업무는 근로계약에서 예정한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참가인의 근로계약서에서 업무의 내용에 관하여 ‘구조화금융 업무를 포함한, 회계감사·실사·자문·컨설팅 등 회계법인 업무 전반’이라고 폭넓게 정하고 있는바, 총무팀 직원의 업무가 참가인의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은, RM 회계사는 주로 외근을 하는 반면 총무팀 직원은 주로 사무실에 상주하며 보조 업무를 담당하므로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우선 제2 지시에 따라 총무팀 직원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제3 지시와 관련하여 영업 상대방으로부터 확인 서명을 받아오는 것은 영업 상대방의 의사에 달린 것이므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이를 이행할 수 없음이 지시 내용 자체로 명백하다고 볼 수는 없고, 참가인이 영업 상대방으로부터 확인 서명을 받으려고 노력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제4 내지 6 지시 역시 그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제6 지시와 관련하여 자신의 개인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의 경우 자신의 법률행위 외관을 작출할 수 있는 문서이므로 제출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도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 제출하는 것도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지시의 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2 징계사유(인정)
참가인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가 허용하던 마이너스 연차를 사용한 것이므로 마이너스 연차 사용을 소급적으로 무단결근이라고 처리한 것은 부당하다. D 대표는 2023. 6. 22. 저녁 참가인에게만 앞으로 연차 사용은 최소 한 달 전에 회사와 협의하라고 요구하였으나, 2023. 6. 23. 및 6. 26. 연차는 참가인이 D 대표에게 미리 알리고 업무관리시스템 캘린 더에도 기재하고 사용한 것이고, 참가인이 위 각 시점에 연차를 사용한다고 하여 원고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던 이상 원고가 참가인의 예정되었던 위 각 연차 사용을 거부할 수 없다. 2023. 6. 30.의 경우 참가인이 D 대표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D 대표가 “가세요. 사직서 제출했으니까”라는 말을 해서 사직서가 수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사무실을 떠난 것이므로 무단이탈이라고 볼 수 없고, 2023. 7. 3.의 경우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가 의결된 당일이므로 당일 발생한 사유를 즉시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으며, 참가인이 해고처분이 예정된 날에 출근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 3, 5, 6, 12, 15 내지 17호증, 을가 제12호증, 을나 제4 내지 7, 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참가인의 근무기간에 의하면 참가인에게 보장된 근로기준법상 연차 유급휴가(이하 ‘연차’라고만 한다) 일수는 10일인데, 참가인은 위 기간 동안 총 24.5일을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은 법상 보장된 연차 일수를 14.5일만큼 초과하여 결근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연차 청구사유의 발생 이전에 앞으로 발생 예정인 연차를 미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연차’를 허용하여 왔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취업규칙상 위와 같은 마이너스 연차를 허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직원들이 업무관리시스템(F) 캘린더에 연차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연차를 사용하여 왔고, 법정 연차 일수를 초과하는 연차이더라도 위 캘린더에 기재가 가능하였으며, 법정 연차 일수를 초과하는 연차 사용에 대하여 원고가 그동안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고, 원고의 연차 사용현황 파일을 보면 일부 다른 직원도 법정 연차 일수를 초과하여 연차를 사용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직원들에게 일반적으로 마이너스 연차를 허용하였다거나 참가인에게 마이너스 연차를 사용할 권리가 당연히 인정된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마이너스 연차가 허용됨을 전제로 한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의 2023. 6. 23. 및 같은 해 6. 26. 연차 사용의 경우에도 마이너스 연차가 허용됨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결근으로 봄이 상당하다. 2023. 6. 30.의 경우 참가인은 사직서가 수리되었다고 여겨 사무실을 떠난 것이므로 무단이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52조 제1항에 의하면 ‘직원이 퇴직하고자 할 때에는 45일 전에 퇴직원을 제출하고 잔무 인계시까지 종전의 업무를 계속 집무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이 2023. 6. 30. D 대표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45일이 지나야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무지 이탈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2023. 7. 3.의 경우 징계의결이 예정된 날이라고 하여 참가인이 출근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인사위원회 소집통지서에 참가인의 법정 연차 초과를 이유로 한 무단결근을 제3 징계사유로 삼고 있으므로,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의결 당일 발생한 사정까지 고려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바,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제3 징계사유(부정)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이 D 대표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대화를 녹음하였고, D 대표에게 기본상여금에 관해 거짓말을 하거나 근로계약서 위조를 언급하며 겁박하였으며, 잔여 연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속이거나 거짓 해명 및 자료 조작을 하였으므로,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나, 대화 당사자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들은 사실이 아니며, 설령 노사간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D 대표에게 귀책이 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이 D 대표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대화를 녹음하였으므로 노사간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나, 대화 당사자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은 D 대표와의 갈등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녹음하였다고 보이므로, 참가인의 녹음 행위만으로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이 자신의 퇴사와 관련된 원고의 의사결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신의 근로계약서에 1년 단위 기본상여금이 있다는 거짓말을 하였고, D 대표가 근로계약서에 그러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하자 D 대표가 가지고 있는 근로계약서는 위조한 것이라고 하며 겁박하였다고 주장하나, 참가인과 D 대표의 미팅 녹취록에 의하여 확인되는 발언과 맥락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D 대표에게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위조 발언 역시 D 대표와 참가인 간에 동일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대하여 서로 다른 주장을 하던 와중에 나온 것이며, 겁박이라거나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될 정도의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이 잔여 연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D 대표를 속이거나 자기만 볼 수 있는 ‘나의 프로젝트’에 연차를 입력하고 정당한 연차를 썼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거짓 해명 및 자료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마이너스 연차가 허용됨을 전제로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연차 사용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D 대표를 속였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참가인이 ‘나의 프로젝트’ 캘린더에 연차를 입력한 경위에 관한 참가인의 해명은 G 대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일응 수긍이 가는바, 위와 같은 사유를 이유로 노사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취업규칙은 제66조에서의 견책, 감봉, 정직, 강등 사유와 제67조에서의 해고 사유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고, 제67조는 ‘징계해고 한다’라고 하여 회사에 재량권을 부여하지 않고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무단결근, 근무이탈을 하였고,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어 업무 태도의 개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점, 특히 참가인이 퇴사 직전 약 2주간 보인 행동과 언행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사내 질서 저해 행위는 원고의 질서 유지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ㆍ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된 제1, 2 징계사유만을 이유로 참가인을 해고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타당하고, 이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취업규칙 제67조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징계 해고한다’라고 정하여, 위 조항에서 정한 해고사유가 있으면 원고에게 해고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나, 취업규칙에 위와 같이 규정되어 있고 위 규정에서 정한 비위행위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에 대한 해고의 정당성이 당연히 긍정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비위사실 등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제1 징계사유는 참가인과 D 대표의 갈등 이후 발생한 것으로, D 대표와 참가인의 2023. 6. 22.자 3차례 미팅 녹취록의 내용, D 대표가 원고의 직원들이나 H 이사에게 지시한 내용, 이 사건 각 지시 전후에 D 대표가 한 발언 등에 비추어 보면, D 대표가 이 사건 각 지시를 한 데 부적절한 동기나 의도가 함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참가인은 이러한 점을 문제삼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지시를 불응한 것에 다소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
제2 징계사유의 경우에도 참가인은 앞으로 발생할 연차를 미리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 명확히 인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이에 대하여 그동안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제1, 2 징계사유는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전보상명령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부터 판정일까지가 아니라 해고일부터 참가인이 원직 복직을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된 때까지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보상금액은 해고일부터 ① 참가인이 타 회계법인에 취업한 시점인 2023. 7. 11. 또는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에 따라 복직을 통지한 이후 참가인이 복직을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날인 2023. 12. 5. 또는 ③ 늦어도 참가인이 2차 징계해고된 시점인 2023. 12. 15.까지로 제한되어 산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재심판정은 해고일부터 판정일까지의 기간 전부에 대하여 금전보상액을 산정하였으므로 과다하게 산정되어 부당하다.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 이는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그러한 이익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의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수당 한도 내의 금액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79903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가 해고기간에 다른 직장에 종사한다고 하여 그 기간 동안 금전보상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그 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을 중간수입(다만 휴업수당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만큼)으로 공제할 수 있을 뿐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가 인용하는 대전고등법원 2018. 8. 31. 선고 2018누11324 판결 사안은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을 할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이미 만료된 경우에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이익이 있는지가 문제된 경우로, 이 사건 사안과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쟁점을 달리하여 위 판결을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해고일인 2023. 7. 3.부터 참가인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기 전날인 2023. 7. 10.까지 총 8일 동안의 임금상당액은 3,034,768원(= 일평균 임금 379,346원 × 8일)이고, 참가인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한 2023. 7. 11.부터 이 사건 재심판정일인 2024. 2. 8.까지 총 213일 동안의 임금상당액은 참가인의 휴업수당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간수입을 공제하면 56,560,488원(= 379,346원 × 0.7 × 213일, 원 미만 버림)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금전보상액은 위 각 금액을 합한 59,595,256원(= 3,034,768원 + 56,560,488원)이다’라고 산정하였고, 이러한 산정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각주1)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등의 영업을 주로 하는 회계사를 말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