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7. 11. 선고 2024구합60527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2. 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D생)는 2017. 5. 15.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회사가 운영하는 수원시 소재 직영 지점인 ‘E’(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에서 주방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가 2021년 체결한 근로계약 내용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나.

원고는 업무수행 중 부상을 당하여 2021. 6.경 근로복지공단에 ‘우측 견관절 견갑하건 파열 등’을 이유로 산업재해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의 승인을 받아 2021. 6. 29.부터 2022. 12. 31.까지 산업재해 요양 휴직을 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22. 4. 1.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개정일(2022. 4. 1.)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 중 정년을 도과한 자는 촉탁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부칙 규정을 두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음식점의 점장 F(이하 ‘F 점장’이라 한다)와 산업재해 요양 휴직 종료에 따른 복직에 관하여 논의한 후 2023. 1. 4.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였는데, F 점장은 원고의 연령이 만 69세로 취업규칙 제55조 제1항에서 정한 정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계약기간 1년의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자신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이유로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

마.

참가인 회사는 2023. 1. 13. 원고에게 촉탁직 전환 대상임에도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근로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면서 2023. 1. 31.까지 촉탁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고, 2023. 1. 17. 원고에게 개정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한 것이고, 개인별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촉탁직으로 전환하여 계속근로를 보장할 것이라며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협조할 것과 기존 근무 사업장에 출근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2023. 1. 25. 참가인 회사 인사팀장인 G(이하 ‘인사팀장’이라 한다)에게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변경신고서와 변경에 동의한 직원 수에 대한 정보’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바.

참가인 회사는 2023. 2. 7. 원고에게 계속해서 출근하지 않는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F 점장도 2023. 1. 27.부터 2023. 2. 17.까지 원고에게 출근할 것을 요구하면서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처리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사.

원고는 2023. 1. 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참가인 회사가 사업장 내 취업규칙을 비치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2023. 2. 22. 참가인 회사가 사업장에 취업규칙을 비치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원고가 제기한 진정을 종결하였다.

아.

참가인 회사는 2023. 5. 17.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후 ’①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거부, ② 무단결근, ③ 허위 사실에 근거한 고용노동청 신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고,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원고를 2023. 6. 26.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2023. 6. 14. 이 사건 해고를 유지하였다.

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6. ‘원고에게 제3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나, 제1, 2 징계사유가 각 인정되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H),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2.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 14, 15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위법하게 촉탁직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강요하면서 촉탁직 근로계약을 작성하지 않으면 참가인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여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원고의 결근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원고의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 거부 및 무단결근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제1, 2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에게 제3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1)

제1 징계사유(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 거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제97조의 각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 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참가인 회사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65세)에도 불구하고 2021. 1. 1. 이미 정년을 도과한 원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이 아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참가인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원고의 정년이 지났다거나 일정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할 수는 없고,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조건을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참가인 회사가 개정 취업규칙의 부칙 제2조에서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 중 정년을 도과한 자는 촉탁직으로 전환한다’는 규정을 두었더라도, 위 부칙 규정은 정년이 도과하기 전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정년이 도과하여 개정 취업규칙 제55조 제2항에 따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촉탁직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고, 이미 정년이 지난 후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가 위 부칙 규정에 따라 촉탁직 근로계약관계로 변경되었다거나 기존에 체결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고 볼 수 없다.

(3)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기존에 체결된 근로계약보다 근로계약기간을 단기로 변경하는 것과 다름없다. 개정 취업규칙이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 개정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로서는 참가인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를 주장할 수 있고, 참가인 회사로서는 원고의 동의를 받아 촉탁직 근로계약으로 변경할 수 있을 뿐, 개정 취업규칙 부칙 제2조를 근거로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럼에도 참가인 회사는 개정 취업규칙 부칙 제2조를 근거로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강요하고, 원고가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자 이를 징계사유로 삼았는바, 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에게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2)

제2 징계사유(무단결근)

가)

‘무단결근’이란 근로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일에 사업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하는바, 근로자의 결근이 사용자가 근로의 수령을 부당하게 거절한 데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근로자의 결근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자의 결근을 무단결근으로 보아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부당한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이를 거부할 경우 원고의 근로 제공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설령 원고가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면서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무단결근으로 보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에게 제2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①

원고는 F 점장과 휴직 종료에 따른 복직에 관한 논의를 마치고, 2023. 1. 4. F 점장의 요구에 따라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I 병원 발급 소견서를 가지고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였는바, 원고는 2023. 1. 4.부터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존재하였다.

②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2023. 1. 4. 원고가 출근하자마자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자신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는 이유로 촉탁직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함에 따라 같은 날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3. 1. 9.에도 근무시간에 맞추어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였는데, 참가인 회사 측은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하면서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한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2023. 1. 25. 인사팀장과 나눈 대화를 보더라도, 원고는 인사팀장에게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려고 하였으나, F 점장이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③

이후로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면서 이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원고에게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취지의 내용 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는 2023. 1. 25. 인사팀장에게 내일 당장 출근할 의사가 있다면서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하면 참가인 회사에서 수령할 것인지 물었으나, 인사팀장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근로계약이 없기 때문에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을 수 없다고 이를 거절하였다.

④

원고는 2023. 1. 28.부터 2023. 2. 17. 사이에 F 점장에게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과 촉탁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출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F 점장은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지 않았고, 원고가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이라는 말만을 반복하였는바, 기존 참가인 회사의 입장을 변경하여 원고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원고의 근로 제공을 수령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를 제공받겠다는 취지로 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를 해고하였다. 비록 원고가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지 않았으나, 참가인 회사가 촉탁직 근로계약의 체결이 없이는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음식점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데에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징계양정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