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D의 자회사로서 그 주소지에 본사를 두고 상시 약 29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설경비업무 등을 주로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1. 4. 6.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특수경비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의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 상 원고는 2023. 10. 1.부터 안식년(일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으면서도 근무가 면제되는 기간)이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그에 앞서 2023. 9. 18. 참가인에 선택적 안식년 근무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3. 9. 27. ‘선택적 안식년 근무평가 결과 원고가 합계 67.893점을 받아 적격 기준 점수인 75점에 미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선택적 안식년 근무 신청을 허가하지 아니하는 한편, 원고에게 2023. 10. 1.부터 안식년이 실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7. ‘참가인의 모든 근로자는 만 59세에 도달하면 당연히 안식년이 시행되고, 선택적 안식년 근무 대상자를 선발하는 것은 참가인의 재량에 해당한다. 참가인이 원고를 선택적 안식년 근무 대상자로 선발하지 않고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을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휴직 또는 그 밖의 징벌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 부당해고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5. 14.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및 을가 제1, 3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3,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근로자인 원고로 하여금 강제로 근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 사용자의 처분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휴직‘ 또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8조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대상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불공정한 평가를 통하여 원고를 선택적 안식년 근무 대상자에서 제외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금전적 손해뿐만 아니라 근무태만자라는 불명예를 입었으므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 ’휴직‘이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됨에 따라 노·사간 합의를 통하여 정년 연장기간에 적용되는 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을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2017. 1. 1. 만 58세부터 만 60세까지의 근로자들에게 일정 비율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이후 2018. 4.경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 중 만 59세부터 만 60세까지의 근로자들에게 근로 의무를 완전히 면제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임금 지급을 보장해주는 ‘안식년’ 제도를 시행하였다가, 다시 2021. 10. 1. 안식년 중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계속 근무를 허용하는 ‘선택적 안식년 근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참가인의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조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참가인은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 제9조 제3항에 따라 아래와 같이 선택적 안식년 근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2021. 10.경 사내게시판에 ’선택적 안식년 근무 선발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안식년 대상자인 원고는 2023. 9. 18. 참가인에 선택적 안식년 근무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2023. 9. 25. 원고에 대한 선택적 안식년 근무평가를 실시하였는데, 근무평가 결과 원고는 아래와 같이 합계 67.893점을 받아 적격 기준 점수인 75점에 미달하였다.
원고의 관리자인 부서장, 팀장, 차장들은 대체로 ‘원고가 복장규정을 위반하여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경우가 잦았고, 사장, 이사장 등에게 직접 근무 편성을 요구하는 등 보고체계를 무시한 행동을 하기도 하였으며, 근무 시 빈번하게 장시간 자리를 비우거나 휴대폰을 사용하기도 하였고, 안식년 대상자가 되기 이전부터 암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 문제로 인하여 계속 근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평가 의견을 제시하였다.
참가인은 2023. 9. 27. 원고의 선택적 안식년 근무를 허가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을 하였다.
한편 참가인의 근로자들 중 2021. 10. 1.경부터 현재까지 안식년 대상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9명이었는데, 그중 7명은 선택적 안식년 근무를 하였고, 1명은 선택적 안식년 근무를 신청하지 않았으며, 원고는 선택적 안식년 근무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호증, 을나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안식년 명령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휴직’이라 함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며(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참조), ‘그 밖의 징벌’이라 함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을 제외한 처분으로서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만을 의미하고, 근로계약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로, 참가인은 원고의 인사 및 보수에 관하여 법령, 정관으로 정한 것 외에는 위 특례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야 하는데, 위 특례규정 제9조 제1항은 근로자가 만 59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의 다음 날부터 1년간 근로의무를 일률적으로 면제하도록 안식년을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은 원고가 만 59세에 도달하자 위 특례규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원고가 직무에 종사하는 데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있다거나 직무 종사가 불능이라는 사유로 인하여 원고로 하여금 직무 종사를 금지시키는 개별적 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위 특례규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 원고에 대한 제재를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근무태만자라는 불명예를 입는 등 신분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위 특례규정 상 안식년에 계속 근무를 하는 경우 기본급의 61%와 그에 연동된 급여 및 기본급과 연동되지 않는 급식보조비, 교통보조비가 지급되는 데 비하여, 이 사건 안식년명령에 따라 원고는 1년간 기본급의 98%와 명절상여금만을 지급받게 되어 다소 경제적인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제재적 성격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휴직’ 또는 ‘징벌’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 부당한지 여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휴직명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참조). 참가인은 근로자들의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노·사간 합의로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을 마련하면서 만 59세에 달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원칙적으로 안식년 제도를 시행하기로 정하였으므로, 사용자인 참가인은 만 59세에 달한 근로자들 중 예외적으로 계속 근로를 허용할 근로자를 선발함에 있어 광범위한 재량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아울러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은 ‘정년연장에 따른 특례규정‘에 ‘선택적 안식년 근무’ 제도를 도입함과 동시에 그 시행을 위한 선발절차, 심사기준 등을 정하여 이를 공지하였는데, 참가인이 정한 위 선발절차나 심사기준 등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② 원고에 대한 평가 결과 원고가 적격 기준 점수인 75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는데, 원고의 최근 3년 근무성적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고, 관리자인 부서장, 팀장, 차장들의 평가의견에 비추어 보면 이들 관리자가 원고에게 낮은 점수를 부여한 것이 현저히 불공정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③ 참가인이 선택적 안식년 근무를 허가하지 않은 근로자는 원고뿐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결과만을 두고 심사 과정에서 원고에게 불공정한 기준이 적용되었다거나 원고에 대한 평가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선택적 안식년 근무를 허가하지 않은 것이 참가인의 인사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 부당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은 ‘휴직’ 또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안식년 명령이 부당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