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27. 선고 2024구합70814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F(이하 ‘이 사건 어학원’이라 한다)에서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어학원 및 영어유치원 운영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들은 원고 이전의 이 사건 어학원 운영자였던 G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영어강사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나.

원고는 2023. 2. 14. G과 이 사건 어학원에 관한 영업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각주1>

다.

원고는 2023. 6. 30. 참가인들에게 ‘경영악화로 인해 고용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해고예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라.

참가인들은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H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24.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및 해고 회피 노력 등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참가인들에 대하여 원직복직에 갈음하는 임금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와 참가인들은 모두 초심판정에 불복하여<각주2> 중앙노동위원회에 D, E(병합)으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4. 초심판정과 유사한 취지(‘참가인들은 이 사건 어학원의 영업양도에 따라 고용승계되었고, 이 사건 통지를 통해 해고되었으며, 원고는 참가인들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면서도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위 판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고용 미승계 및 해고의 부존재: 원고는 G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했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해고의 정당한 이유 존재: 설령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으로 보더라도,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요건을 준수하여 참가인들을 해고하였으므로,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

나.

관련 법리

1)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참조).

2)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7 판결 등 참조).

3)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고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38007 판결 참조). 그리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기업이 일정수의 근로자를 감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영악화 또는 기업재정상의 어려움이 계속적으로 누적되어 왔고 장래에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개연성이 있어야 하며, 일시적 경영위기만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0875 판결 참조).

4)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14779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참조). 한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정당하기 위한 요건은 사용자가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5)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중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843 판결 참조). 따라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만약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근로자의 건강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고용 승계 여부 및 해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G으로부터 이 사건 어학원에 관한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G과 참가인들간의 근로관계도 원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원고는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계약서의 표제가 「학원 권리금 양수도 계약서」이고, 부제는 「인테리어 시설 집기 비품 및 영업권에 관한 포괄적 계약서」이며,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5호가 “양수인과 기존 강사와의 새로운 고용계약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를 계약의 무효사유로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G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기로 한 특약이 존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계약 제1조는 ‘강사 및 임직원’을 양도보장 범위에 포함하고 있고, ② 특별히 참가인들에 관한 근로계약만을 승계범위에서 제외한다는 특약을 두고 있지 않으며, ③ 이 사건 계약 제8조는 계약의 무효사유를 규정한 것일 뿐 원고에게 근로계약 승계에 관한 일방적 선택권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해석되지 않고<각주3>, ④ 참가인들이 원고의 영업양수 이후 상당기간 동안 이 사건 어학원에서 근무하였던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는다는 특약의 존재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한 이 사건 통지는 참가인들과의 고용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참가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가 일방적으로 한 근로계약관계 종료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해고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

다)

결국,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통해 G과 참가인들간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고, 이 사건 통지를 통해 참가인들을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10, 11, 15, 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이후 약 4개월 간 월 평균 2,000만 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부터 이 사건 어학원의 연 매출내역 및 월 매출내역, 월간 지출내역, 수강생 및 수익상태 등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이 사건 계약서 특약사항 제1조 참조), 이 사건 어학원의 규모나 수입, 참가인과 다른 강사들의 인건비 등을 포함한 지출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4개월 간 평균 약 2,000만 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일정 수의 근로자를 감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영악화 또는 기업재정상의 어려움이 계속적으로 누적되어 왔고 장래에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실제로 원고는 참가인들을 해고하기 전인 2023. 7.경에도 적자의 규모를 약 2,485만 원에서 1,322만 원 가량으로 감축했다).

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에 관하여: 동일조건의 임대차계약 체결, 어학원 운영프로그램의 일부 폐지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경영상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경영자로서 해야 할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범주를 벗어난 자구노력으로는 보기 어렵다. 원고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 협의한 적도 없고, I의 급여를 일부 조정하는 것 외에 다른 통상적인 인건비의 효율적인 절감방안(희망퇴직, 임금삭감, 일시적 휴직 등)을 도입하지도 않았다.<각주4> 오히려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23. 4.부터 2023. 6.까지 인건비 총액이 증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비용절감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해고대상자 선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는지에 관하여: 원고는 명시적인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한 적이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수업 참관 및 평가, 학부모 상담 실태조사, 학생관리 평가 등은 어학원 운영자의 통상적인 강사평가에 불과하다. 원고는 근로자대표와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관한 합의를 한 적도 없다. 원고가 언급하는 M(실장)이나 I(부원장)이 근로자대표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논의내용(갑 제7, 35호증 등)도 정리해고대상자 기준 선정과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해고대상자 선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이 사건과 관련있는 내용만 기재한다.

각주2) 참가인들은 초심판정 중 원직복직에 갈음하는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관하여만 불복하였다.

각주3)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5호는 기존 강사 및 직원들과의 새로운 고용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학원운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었을 경우,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이 사건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으로 해석될 뿐이다.

각주4) 원고는 인건비 절감과 관련하여, ‘행정직원 J이 2023. 4.경 자진퇴직하였고, K이 2023. 5. 사직하였으나 새로 담임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L이 새로이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면서 J보다 오히려 더 많은 급여를 수령하였고, K에게도 2023. 7.까지 계속하여 급여가 지급되었다(갑 제11호증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