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6. 8. 25. 설립되어 울산 울주군 소재 본점과 울산 동구 소재 D매장(이하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 울산 남구 소재 E매장 등 2개의 지점을 운영하면서, 의료기, 의료소품, 위생용품 도 · 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B(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원고의 이 사건 지점에서 2023. 10. 23.부터 2023. 10. 30.까지<각주1> 근무 및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3. 10. 31. 이 사건 근로자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구두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의사표시(이하 '이 사건 채용거부'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채용거부가 부당하다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F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21.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전제 하에, 원고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고, 사회통념상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해고 절차도 지키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7. ① 원고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고, ② 이 사건 근로자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며, ③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이 사건 채용거부)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절차상 하자가 있어 부당하다는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 1, 2,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지점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② 이 사건 근로자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③ 설령 시용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본채용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계속적,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전체로서의 독립성을 갖춘 하나의 기업체 조직을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365 판결,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다7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 본점과 이 사건 지점은 하나의 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② 원고 본점과 이 사건 지점은 하나의 정관(을 제3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③ 그 정관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본점과 지점을 구분하여 대표이사, 이사, 이사회를 두고 있지 않은바, 그 의사결정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실제로 원고 본점의 대표이사와 이 사건 지점의 대표자는 동일인(G)이고, 이 사건 근로자 역시 G이 직접 면접을 보고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던 점, ⑤ 이 사건 지점이 원고 본점으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으로 회계를 관리하고 있다고 보이 지도 않는 점(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독립된 은행계좌에서 비용과 수익을 관리해왔다'는 취지에 불과하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본점과 이 사건 지점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계속적,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근로자가 퇴직한 2023. 11. 1. 당시 원고의 상시 근로자 수는 본점과 이 사건 지점을 합하여 총 11명(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지점의 상시근로자수를 3.35명이라고 보더라도 총 8.85명)이므로 원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등이 적용되어야 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자가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 제공하는 근로 내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명시적 약정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약정으로 성립할 수도 있다. 시용이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시용기간에 있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사용자의 해약권이유보되어 있다는 사정만 다를 뿐 그 기간에 확정적 근로관계는 존재한다. 업무적격성 평가와 해약권 유보라는 시용의 목적에 따라 시용기간에 제공된 근로 내용이 정규 근로자의 근로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를 위해 근로가 제공된 이상 시용 근로계약은 성립한다. 제공된 근로 내용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 ·훈련의 성격을 겸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두558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7, 8,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와 묵시적으로 시용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채용거부 당시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2023. 10. 12. 함께 근무할 직원을 구한다는 내용의 채용공고를 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에게 이력서를 제출하고, 그 대표이사와 면접을 본 후<각주2> 2023. 10. 16.경 이 사건 지점에서 근무 및 교육 일정을 안내받았다. 이와 같은 과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는 본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업무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23. 10. 23.부터 2023. 10. 30.까지 4일간 4시간씩
(09:00~13:00) 매장상품의 용도, 위치 파악, 고객 응대 방법 등의 교육을 받았는데, 위 교육내용은 원고가 채용공고에 기재한 근로내용(판매 및 계산, 환자 응대)과 동일한 것 으로, 원고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 · 훈련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원고는 2023. 11. 1. 이 사건 근로자에게 4일분의 일당을 급여로 지급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의 교육기간이 시용계약의 체결을 위한 평가단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고, 근로의 대가를 지불하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 · 훈련을 하는 근로기간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채용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 ·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채용거부는 구체적 ·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고,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거나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기도 어려워 무효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채용거부는 원고가 시용근로자인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본 근로계약 체결의 거절의사를 표시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전화통화를 통해 이 사건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통보하였을 뿐, 채용거부의 구체적 · 실질적 사유가 무엇인지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원고는 스스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교육기간이 2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2023. 10. 23.부터 2023. 10. 30.까지 2주가 되지 않는 기간 동안 4일간 4시간씩의 교육기간만을 거쳐 이 사건 채용거부를 하였는바, 이는 그 자체로 이 사건 근로자의 신뢰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기에 충분한 평가나 교육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업무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해 마련한 객관적 · 합리적인 평가 기준이나 방법, 객관적 평가 결과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의 불성실한 환자 응대 및 근무태도, 업무역량 미달을 이유로 이 사건 채용거부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확인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근로자가 당시 실무 교육을 받고 있었고, 근무기간이 총 4일 간 16시간밖에 되지 않아 충분히 개선의 기회가 부여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그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를 해고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가 학력사항에 'H고등학교가 아닌 I고등학교 졸업'으로 허위 기재하였으므로 채용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H고등학교는 2007. 3. 1.에 일반계고등학교로 전환하며 I고등학교로 그 명칭을 변경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자가 학력사항에 'I고등학교 졸업'으로 기재한 것은 현재의 학교 명칭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여 허위의 학력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채용거부는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2023. 10. 23.(월), 10. 25.(수), 10. 27.(금), 10. 30.(월) 4일간.¦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 'G은 원고의 대표이사 자격이 아닌 이 사건 지점의 대표자 자격으로 면접을 본 것'이라는 취 지로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본점과 이 사건 지점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계속적,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전체로서의 독립성을 갖춘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야 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