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단5322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약 2년에 걸쳐 같은 회사 팀장(현재 퇴사)으로부터 임금갈취(주로 인센티브), 폭언, 폭행, 집단내 따돌림, 헛소문 유포, 거짓보고, 협박 등 많은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재해경위(직장 내 괴롭힘 등)로 2021. 9. 17. 진단받은 '적응장애,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요양하던 중 2024. 2. 7. 피고에게 진료계획(2024. 3. 1. ~ 2024. 6. 30. 통원 122일, 이하 이 사건 진료계획'이라 한다)의 승인을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24. 2. 14. 원고에게 "이전 진료계획(2023. 12. 1. ~ 2024. 2. 29 13주)에 대하여 당시 피고 자문의사회의에서 '재해로부터 상당기간 경과하였고 상당기간 요양하였음. 법적 절차 등 스트레스 요인으로 불안, 불면 등 호소하나 최근 증상의 큰 변화 없이 고정된 상태로 판단됨. 2024. 2. 29.까지 진료계획 인정하고 이후 치료종결함이 타당함'이라고 심의하였고, 피고 자문의도 '자문의사회의 이후 증상 악화나 변화소건 보이지 않아 추가 신청한 진료계획은 인정하기 어려움. 증세 고정으로 보아 치료종결 타당함'이라는 소견이다"라는 이유로 진료계획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주치의 소견에 의하면 원고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원고가 현재도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며 회사로부터 부당한 복직 압력을 받는 상황으로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일반적인 치료 종결 기준만을 적용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4호는 치유의 의미를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비롯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요양급여), 제51조(재요양), 제57조(장해급여), 제77조(합병증 등 예방관리) 등의 각 규정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는 치료종결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두36618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진료계획이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만 필요한 경우를 넘어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에 해당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일반적으로 이 사건 상병에 해당하는 '적응장애,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는 통상적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어도 2년 이내에 보통 현저하게 증상이 호전되거나 고정되는 경향이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아 여러 차례의 연장을 통해 2021. 9. 17.부터 2024. 2. 29.까지 2년 이상 요양(통원 794일)하였다.

②

원고의 주치의(D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2023. 11. 6. 직전 진료계획(예상요양기간 2023. 12. 1. ~ 2024. 2. 29 13주)에서 예상요양기간의 필요성·치료계획과 관련하여 "2020년 9월부터 사내 괴롭힘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으며 우울감, 불면, 불안감 발생하였고, 2022년 4월부터 직장 상사로부터 폭행당하여 법적 분쟁 발생한 자로 2021년 9월부터 타병원정신과에서 약물 및 면담 치료 지속하였고, 치료 지속함에도 우울감, 불면, 불안감, 자살사고 발생하여 2022. 11월부터 본원 정신과 외래에서 상기 진단 하 약물 치료 지속하고 있는 환자임. 환자 본과 약물치료 하며 증상 다소 호전되었으나 치료 중단 시 악화 될 가능성 있어 향후 3개월 이상 약물치료 및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소견을 밝혔고, 이에 대하여 피고 자문의사회의(정신건강의학과 3인, 신경외과 1인)은 2023. 12. 15. "진료기록 검토결과, 재해로부터 상당기간 경과하였고 상당기간 요양하였음. 법적 절차 등 스트레스 요인으로 불안, 불면 등 호소하나 최근 증상의 큰 변화없이 고정된 상대로 판단됨. 2024. 2. 29.까지 진료계획 인정하고 이후 치료종결함이 타당하다"이라는 심의결과를 내었다. 이 법원의 감정의(정신건강의학과)도 "통상적인 치료기간 고려할 때, 환자의 요양기간이 통상적 기간보다 길어지고 있기에 종결 여부 및 그 타당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시점이었던 것에는 매우 동의한다"는 취지의 소견을 밝혔다.

③

원고의 주치의는 2024. 2. 7. 다시 예상요양기간을 2024. 3. 1.부터 2024. 6. 30.까지 18주로 하여 다시 이 사건 진료계획을 제출하였는데, 예상요양기간의 필요성·치료계획의 내용은 직전 진료계획과 동일한바, 이 사건 진료계획상 계획된 약물치료, 정신치료는 그 동안 주치의가 원고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시도하여 왔던 치료로서, 이 사건 진료계획에 따른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④

한편 이 법원의 감정의는 '원고의 경우 요양기간 개시가 다소 늦어지면서, 직장에 지속적으로 출근하는 기간이 있었던 것 확인되고, 또한 회사와의 지속적인 법적 분쟁 상황, 소송 상대로부터의 무고죄 고소 등 본 건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거나 지금도 진행중인 상태로 확인됨, 그로 인하여, 증상 일부에 변동성이 있으며, 2025년 진료 과정에서도 약물 조정 등은 발생하고 있으나, 진료 과정 중 약물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근거로 환자의 증상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음. 가령 전반적으로 증상이 고정된 형대로 추적관찰 하는 우울증, 조울증 환자도 일시적인 증상 변동에 대해 적정 수준의 약물 추가 또는 감량 등을 할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해당 환자가 심각한 증상의 변동성을 보인것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소견하면서도 '비록 적응장애 진단의 경우 통상적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어도 2년 이내에 보통 현저하게 증상이 호전되거나, 고정되는 경향이 있지만, 원고의 경우 진료기록 상 언급된 회사와의 분쟁, 가해자의 무고죄 고소에 대한 대처 필요성 등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사건과 관련된 실질적인 업무 처리를 해야 하고, 그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 및 압박이 지속될 수 있어 증상 변동의 요인이 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됨. 이에 더해 지속적 약물 조정이 있어왔기에, 환자의 증상이 완전히 고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고, 적절한 요양을 통해 증상의 추가적인 호전도 도모할 수 있겠음. 환자가 경험하는 전반적 상황들이 통상적인 산재 적응장애 환자들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측면(특히 회사와의 분쟁, 가해자와의 분쟁 등이 모두 발생한 상태)이 있음을 고려할 때, 적응장애에 대한 통상적 요양기간 보다 좀 더 긴 기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임. 산재 요양기간 중 치료를 통한 호전 가능성 여부도 중요하다고 판단하지만, 지금 건과 같이, 산재와 연관된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환자 경과가 변동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산재 종결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함. 일단 원고의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 및 정신약물 투약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스트레스 상황에 따른 증상변동성 파악, 그리고 그에 따른 약물 조정 등이 함께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됨. 마지막으로 산재공단 등을 통한 심리상담 등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소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감정의가 해당 질환의 일반적인 호전 및 고정에 필요한 소요시간 외에 추가적으로 증상 고정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호전 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재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관련 법적 분쟁 여부 및 지속상태 등을 제시하는데, 이는 앞서 본 재해경위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게 한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상 요인과 사실적·간접적 관련성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를 위 업무상 요인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만한 뚜렷한 사정이나 자료가 없고, 특히 원고나 감정의가 지적하는 가해자의 무고죄 고소 (갑 제3호증 제32면, 2024. 2. 16. 자 외래경과기록), 회사와 사이에서 복직명령과 해고를 둘러싼 분쟁(갑 제6, 7, 9, 10호증) 등은 이 사건 처분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관련 법적 분쟁 여부 및 지속상태 등의 사정을 들어 환자의 증상이 완전히 고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통상적 요양기간 보다 좀 더 긴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소견은 요양기간 중 치료를 통한 호전 가능성 여부를 배제한 추상적인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고 인정하기 어렵다.⑤ 이 사건 진료계획에서 주치의가 계획한 약물 및 정신치료나 감정의가 제시하는 외래진료 및 정신약물의 투약, 심리상담 등은 모두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에 해당하기보다는 증세 악화를 방지하는 소극적·보존적 치료의 범주에 있다고 보인다.

⑥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업무상의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7조는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된 사람 중에서 합병증 등 재요양 사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그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받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고정된 증상과 관련하여 향후 장해등급 판정절차를 거치거나, 요양종결 후 합병증 등 예방관리를 통해 관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⑦

결국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처분 당시 그 증상이 치료에 따라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치료는 증상 개선보다는 증상 악화의 예방과 유지를 위한 치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이는 치료종결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